2017년 8월 31일 목요일

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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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ADP 호조와 미국 2분기 GDP 상향조정에도 금리가 상승하지 못한 것은 채권 숏에는 부정적인 시그널. 지표는 괜찮은데 금리가 뜨지 않으니 유동성 컨셉의 주식에게는 최적인 환경이고 그래서 나스닥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북한 미사일로 미국채가 스탑된 것 보다 그 이벤트를 리스크 자산 롱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더 아쉽다. '9월 초 지표 발표까지는 금리가 상승하고, FOMC 이후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면서 나스닥이 다시 부스팅 받는다' 라고 생각했던 시나리오에 스스로 너무 매몰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매력적인 가격과 아이디어가 조합되기 전까지 일단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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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영향력은 거의 없었지만 7월 산생은 나름 서프라이즈. 가동률이 올라오면서 재고조정이 마무리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소매판매도 이제 슬슬 기저효과를 타고 개선되기 시작하는 모양새. 현 상황에서 지표의 개선은 한은의 성급한 인상을 부추길 수 있어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 공교롭게도 공부한답시고 영어로 포스팅하기 시작하자마자 예상치가 자꾸 빗나가서 참 글로벌리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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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 인상 우려를 배경으로 하는 플래트너 콜에 있어 불편한 요인은 글로벌 금리의 상승이었는데, 금요일 고용지표 이후 특별히 금리 상승을 유발할 요인이 없다고 본다면 플래트너 구축을 슬슬 고려해도 되는 것이 아닐지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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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방문 비교. 엄청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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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에 들어가서 주체별 호주 정부채 보유 비중을 찾아 봤는데 엑셀 자료가 2013년 9월까지 업데이트된 버젼까지만 나온다(http://www.rba.gov.au/statistics/tables/xls-disc/e03hist.xls). 좀 더 찾아보고 다른 곳에도 없으면 블벅으로 업데이트하며 봐야할 듯. 호주의 정부채 규모는 3800억불 수준으로 한국 보다도 작은데, 대신에 해외(외국인) 보유 비중이 75%로 한국의 15%보다 월등히 높다. 나머지는 RBA가 5%, 은행이 15%, 생보 0.5%, 기타 금융기관 2.8%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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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성모병원에 다시 한 번 들러 별 일 아니니 수분을 많이 섭취하라는 진단을 받고, 저녁에 jhmin과 줄루파파님이 거주 중이신 오피스에 다녀왔다. 중간중간 조금씩이라도 성취가 있지 않으면 노력의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이 분의 전투력, 혹은 기세를 믿는 입장.

2017년 8월 30일 수요일

Korea data preview: the industrial activity data will remain sluggish

A contraction in inventory has continued to be drag on Korea's industrial production for the 4th straight month, falling -0.27%YoY(-0.18%MoM) in June. Accordingly, the average capacity utilization rate for manufacturing fell to 71.3% from 71.6%, hitting its lowest level since February. This slowdown in industrial activity may jeopardize the BOK's growth forecast in the near future while geopolitical events and tightening concerns have reduced the focus on the local economic data.

I expect the industrial production in July to fall 1.41% in YoY terms(+0.12%MoM), mostly due to the inventory contraction. The data tomorrow should do little for fixed income market as investors are waiting in case there will be any surprise policy hits from the BOK's press. Should the data shows significant slowdown in the industrial activity, it may add to the likelihood of dovish press but is unlikely to impact on current low volatility.

2017년 8월 29일 화요일

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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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쯤 자다가 허리가 아파서 깼다. 데드리프트나 캐틀벨스윙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아픈지 의아해하고 있는데 복통까지 오길래 저녁 먹은 것이 조금 잘못되었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통증이 점차 커져서 뒤척이다 5시까지 밤을 꼴딱 샜다. 소화제 먹고 출근이나 빨리 해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택시를 탔다. 택시에 앉았는데도 전에 경험해 본 적 없는 수준까지 통증이 커지면서 택시에서 몸이 계속 뒤틀렸다. 이건 아니다 싶어 오피스에 가방만 던져 놓고 바로 성모병원 응급실로 가서 진통제를 맞고 검사를 받아보니 다행히 맹장은 아니고 신장 쪽에 무리가 간 것 같다는 진단. 결석이나 염증이 심한 것은 아니니깐 일단 물 많이 먹고 진통제 복용하며 이틀 후에 다시 들르기로 했다. 평소에 물을 자주 마시지 않고, 한 달 전부터는 나름 여름을 나고자 비타민을 두 배로 섭취했는데 그게 영향이 컸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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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영국 휴장이라 FX모닝이 나오지 않는 줄 알았다. 근데 병원서 돌아와서 보니 평소 발간하는 시간보다 8시간 늦게 내기는 냈다. 내용이 별 게 없고 포맷도 평소와 달라 오늘은 스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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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는 2.10%에서 스탑되어 스퀘어에서 다시 시작. 올해 기록한 것 중 가장 나쁜 콜인 대신 배운 점은 많다. 일단 긴 호흡의 포지션과 짧은 포지션을 병행하는 방식 자체는 괜찮아 보인다. 그치만 길게 가져가려는 포지션은, 1) 가급적 네거티브 캐리는 피하고, 2) 최대한 좋은 가격에서 시작한다. 이번 경우 2.30% 근처에서 진입하며 2.10%을 스탑으로 한 것은 너무 멀었다. 2.09%인 지금이 숏을 고려할 가격. 3) 지표를 주제로 하는 것은 짧은 호흡의 포지션에서 좋을 때가 많았고, 길게 보는 포지션은 축의 중심을 통화정책에 두어야 한다. 레벨상 저점 근처임에도 2.10%에 그대로 스탑이 낫다고 보는 것도 금요일 지표를 노리는 전략은 짧은 관점으로 다시 짜는 것이 편안해 보이기 때문.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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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발 리스크오프 흐름은 거의 다 되돌려져서 마감. 환율의 반전이 가장 극명하고, 주가도 갭을 여유있게 채웠고, 금리만 낙폭을 전부 회복하지 못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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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선물 시초가가 124.23 이상이면 종가를 타겟, 124.50을 스탑으로 20% 사이즈의 시초가 숏 트라이가 가능하다고 생각. 금통위 경계라는 핑계로 6월 저점 근방에서 반등한 미국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미리 프라이싱하려는 시도가 있을 개연성을 근거로.
-> 리스크오프 되돌림이 강세쪽으로 좀 더 진행되어서 별 영양가 없는 트라이가 됐다.

2017년 8월 28일 월요일

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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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에서 복귀. 어제 새벽 4시에 인천에 도착했다. 시장 업데이트는 중간중간 했으니 위클리 쓰고, FX 모닝이나 미리 번역하고, 휴가 후기를 업로드하고, 운동하고 오면 되겠다, 라고 생각한 것은 내 체력에 대한 과대평가였다. 넷 다 하지 못하고 거의 종일을 푹 잤다. 일기에 가까운 여행 후기는 오늘 내일 중으로 기록해 둘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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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와 여의도에 도착해 스타벅스에서 크로크무슈랑 아메리카노를 사서, 오피스에 들어와 관리파일 프린팅하고 FX모닝 번역을 다 하니깐 돌아온 것이 실감이 난다. 뉴욕에 도착하고 현실감을 느끼기까지는 사흘정도가 걸렸는데, 돌아온 것을 실감하는 데에 소요된 시간은 세 시간. 원래 꿈에 취하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깨어나는 것은 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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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들어 가장 긴 기간 동안 포스팅을 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한 발짝 떨어져 마켓 체킹을 하니 생각이 정리되는 기분도 들었다. 1) 올 해의 주제는 달러약세. 미국만 독주하는 형태의 경기 개선에 대한 단서가 희미해지며 처음에는 달러 전반이 약했고, 지금은 ECB의 통화정책 스탠스 전환 가능성이 주도하는 중. 2) 통화정책 방향성 전환, 특히 양국의 통화정책 차이라는 주제를 solid하게 취하려면 금리 보다는 환 포지션이 낫다. 장기금리에 얽힌 로직은 좀 더 복잡미묘하다. 3) 장기금리 숏의 주제로는 경기나 재정정책을 삼는 것이 좋다. 90년대 초와 같은 무시무시한 경기 반등, 또는 트럼프 당선이 극단적인 예. 4) 때문에 미국채 숏은 논팜 이후로는 접는게 좋아 보이고, 어느 시나리오로 가든 주식에 부정적인 요인을 찾기는 참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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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보유 주체는 크게 intragovernmental holdings와 public으로 분류 가능. 두 주체의 보유액 변화는 treasurydirect에서 조회 가능하다(https://treasurydirect.gov/NP/debt/current).

intragovernmental holdings 는 말 그대로 연방정부주체들(연준 제외)이 보유 중인 미국채 규모를 뜻하는데 전체 미국채의 약 30%를 차지하며, 세부적으로는 social security, office of personnel management retirement, military retirement fund, medicare 등으로 구분 가능. monthly treasury statement의 table 6.을 통해 체크할 수 있다. (https://www.fiscal.treasury.gov/fsreports/rpt/mthTreasStmt/current.htm)

public은 그 외 보유액들을 전부 뜻한다. 세부적으로 foreign, Fed, mutual funds, state and local government, private pension funds, banks, insurance companies, U.S. saving bonds, other investors 정도로 분류되며, 분기마다 발표되는 treasury bulletin의 table OFS-2에서 확인 가능. (https://www.fiscal.treasury.gov/fsreports/rpt/treasBulletin/current.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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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부터 포스팅 할 때 비교적 생소했던 부분들을 찾아 팩트정리를 한 개씩 하는 중. 1) 포스팅이 너무 일기화되는 것을 막고, 2) hschoi가 역량이 천양지차인 두 매니저를 언급하며 '잘 하는 사람은 모르는 종목 세미나를 들어가는데, 못 하는 사람은 원래 아는(정확히는 안다고 생각하는) 종목만 계속 들어가' 라고 했던 것이 인상 깊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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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원을 찾았다. 수요일부터 시작.

2017년 8월 18일 금요일

17/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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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운동을 하면서 '잭슨홀에서의 드라기 코멘트가 매파적일 것이라는 경계가 일정 부분 축소되는 것 같고, ECB의사록도 완화적인 편임에도 독일 금리가 별로 하락하지 못하니 숏은 어떨지' 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전환되는 초기에 금리나 FX에서는 큰 기회가 온다. 가까운 사례로 2014년에 QE를 발표한 ECB가 있었고, 반대의 케이스는 2013년 연준의 taper tantrum이 있다. 현재 독일 금리나 유로 관련 페어들이 ECB의 정책 선회를 주제로 삼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내가 보기에 1) ECB가 조만간 tapering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자체에는 별 다른 이견이 없어 보이고, 2) 다만 ECB의  tapering이 시장에 반영된 정도에 대해서만 의견이 엇갈리는 듯. 독일 금리 강세론자들의 견해는 2013년의 연준처럼 급작스러운 tapering이 아니니 반영은 이미 끝났다는 것이고, 약세론자들의 견해는 그래도 막상 tapering이 확정되면 금리가 지금보다는 상승하지 않겠냐는 것. 둘다 일리가 있지만 나는 후자에 가까운 편인데, 대신에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전고점인 0.60%를 의미있게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면에서 조금 회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 5월 이후 뚜렷해진 독일 금리와 EURUSD의 괴리를 모건스탠리는 자금흐름 관점에서만 설명한다. 그런데 자금흐름이 아닌 조금 더 그럴듯한 스토리를 붙여 보자면, 'ECB의 통화정책 선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유로화는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이에 유로화 약세로 지탱되던 유로존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독일 10년물은 별로 상승하지 못한다' 라는 문장도 성립은 가능하다. 만약 이 컨셉이 맞다고 가정하면, 독일 10년 금리가 ECB의 tapering 발표 이후 크게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2) 2014년의 유럽은 지금과 정반대였다. ECB가 과연 QE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었고, 잭슨홀에서의 드라기 발언을 기점으로 QE는 거의 확실시되어 2015년 초까지 유로 약세와 유로존 금리 하락은 이어졌다. 당시에는 나도 유로화 약세에 강한 컨빅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QE를 시작하면 QE를 하니깐 유로화가 약세로 갈 것이고, 이렇게 경기가 안 좋은데 QE도 안하면 유로존 경기가 더 박살나서 어차피 유로 강세는 제한될 것'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치만 당시의 생각을 그대로 뒤집어 지금에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싶다. 즉, 'tapering을 하면 tapering 때문에 독일 금리가 상승할 것이고, tapering을 안 하면 경기가 과열되어서 독일 금리가 상승할 것이다' 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지금 유로존 경기가 뜨거운 것인지 의문이라는 뜻.

요약하자면 독일 10년물은 현재 레벨인 0.40% 부근에서는 롱 보다 숏이 유리해 보이지만, 타겟을 0.60% 이상으로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타겟을 0.60% 이하로 잡을 정도의 뷰라면 꼭 숏을 가야만 하는지, 고민이 되는 것. 유로존 경제지표들과 금리 레벨을 비교해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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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치적 이슈와 테러를 빌미로 어딘가 석연치 않은 리스크오프가 진행되었는데, 오늘 아시아 타임만 보면 시장은 추가적인 리스크오프에 대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현재 기대 중인 그림은 경기 반등과 대차대조표 축소로 미국 금리가 상승하고, 주가는 소폭의 조정을 보이는 것. 이런 견해를 가진 입장에서 어제처럼 주가 하락이 주도하는 리스크오프가 발생하는 것은 꽤나 난감하다. 일단은 미국 금리가 다시 전저점 근방에 도달했으므로 관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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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가서 하루는 그 곳에서 일하는 친구와 저녁을 먹는데, 지난번에 문의한 미국과 유럽 채권시장 가이드북이 있는지 다시 물어보려 한다. 이 친구는 베이스가 채권이 아니라 특별한 자료를 알고 있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어제는 웹서핑을 하다가 '그들만의 시장 외화채권 입문' 이라는 책을 구입. 뭔가의 기본서로 보이는 것들은 일단 사 두는게 좋다고 생각. 작년에 샀던 최고의 기본서는 '스왑 선물 채권 트레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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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가는 것은 정확히 3년 만이다. 이 공간을 처음 만들었던 해의 9월. 그 때와는 너무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다행인 일이다. 과거를 돌이켜 봤을 때 지금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다면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큰 걱정을 하게 될 듯.

2017년 8월 14일 월요일

17/08/14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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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Y 롱은 남은 것도 접고 보는 것이 좋을 듯 (1.70%). 어제 위클리에 썼듯이 북한 이슈가 잦아들면 인상 경계가 작용할 것이고, 북한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전저점까지 약세를 트라이할테니 3년물 기준 1.80% 부근에서 추가 강세는 어렵다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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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1차 QE가 있던 2009년 4월부터 약 6개월 간 연준의 미국채 보유액은 4700만 달러에서 7700만 달러까지 확대된다. 당시 marketable treasury의 시장 가치가 약 7.5조였으니 대략 시장의 약 10%까지 보유액을 확대했던 셈. 2009년 4월 3.13% 근방에서 거래되던 미국 10년물 금리는 6월에 3.53% 근방으로 상승한 뒤 9월 3.30%까지 다시 하락세. 동 기간 ISM제조업지수는 4월 39.5에서 10월 56까지 가파른 개선세를 보인다. 연준과 정부의 강력한 부양이 경기심리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1차 QE에 따른 수급효과보다 강력해 금리가 QE 초반에 오히려 상승하다가, 시간이 지나며 소폭 하향 안정화되었던 케이스. 다만, 위기 직후 경기가 바닥에서 강력하게 탈출했던 국면이다보니 1차 QE의 시장 영향을 가늠해보기가 쉽지는 않다.

연준의 2차 QE가 있던 2010년 3분기부터 2011년 2분기까지 1년 동안 연준의 미국채 보유액은 약 7700만 달러에서 약 1.6조 달러까지 확대. 동 기간 marketable treasury는 약 9.5조. 이제 연준의 보유 비율은 약 17%에 달하게 된다. 미국채 10년 금리는 2010년 9월 2.50%에서 2011년 3월 3.5% 근방까지 상승한 뒤 2011년 9월에는 2%를 하회. ISM제조업 지수도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역시 QE가 시작되는 초기에 금리가 상승한 뒤 다시 하락하는 패턴인데, 이 시기 금리 하락의 배경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있다는 점이 노이즈.

2013년 초부터 2014년 말까지 진행된 3차 QE로 연준의 미국채 보유액은 1.6조 달러에서 2.5조 달러로 상승. 12.5조인 marketable treasury 대비 연준의 보유 비율은 20%까지 올라온다. 2012년 1.76%이던 미국채 10년이 2013년 1월 2% 근방까지 상승하지만 다시 4월 1.68%까지 하락한 뒤 2013년 12월 3%까지 올라, 큰 그림 상으로는 이번에도 QE 초기에 금리가 상승하지만 그 패턴이 매끄럽지는 못한 모습. 동 기간 ISM제조업지수는 금리 변동과 거의 일치하는 궤적을 그린다. 그러나 2014년 초부터 말까지 ISM이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동안 금리는 3%를 고점으로 2% 근방까지 추락.


정리를 하며 드는 생각들은,

1) QE가 시작되는 초기에는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로 지표와 금리 모두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2)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축소되어 QE 기간의 중반부가 지나면 지표와 금리 모두 다시 하락 반전하는 패턴도 뚜렷. 다만, 이 부분은 시기별로 매크로 배경이 달라 단정짓기는 어려운 듯.

3) 아마도 연준의 양적완화가 수급적 영향을 미쳐 금리의 절대 레벨을 전반적으로 낮춘 것은 사실일 것이다. 특히, 연준의 양적완화로 방출된 달러가 타 국가의 외환보유고 확대로 이어져 미국채 시장에 재투자되는 효과까지 고려하면, 시장에 미쳤던 영향력은 연준의 보유 비율 이상일 것. 그러나 절대 레벨과는 무관하게 금리의 흐름 자체는 역시 지표와 경기에 더욱 강하게 연동된다.


4) 이 상황의 반대 버젼이 9월의 자산 보유액 축소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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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시안 타임에서부터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진행. 북한 이슈가 잦아들었다는 점이 근거로 등장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전고점/전저점에 도달했던 가격들이 되돌아오는 힘이 작용했다고 생각. 여기에 미국 소매판매와 뉴욕연은지수가 호조를 보이며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미국 지표 호조는 금리 상승 요인이나, 그로 인해 나스닥 중심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으면서 미국 금리의 추가 상승이 제한받고 있는 중. 그러나 경기 호조에 대한 인식이 시장의 중심에 자리를 잡으면 결국 주가 조정이 제한을 받고 금리가 더 상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게 될 것으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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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전월 +0.3%MoM, 예상치 +0.3%MoM을 모두 상회하는 +0.6%MoM으로 발표. 디테일상 특별하게 개선이 편중된 섹터가 없어 부정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거의 없다. 1) MoM 기준 수치 자체가 아주 높아 보이지는 않으나 YoY 기준으로 4.2%이고, 2) 사실상 3분기 성장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hard data이며, 3) 최근의 지표 둔화로 지표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에 낮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게다가 잭슨홀 미팅도 한 주 앞으로 다가왔고, 내일은 FOMC 의사록이 발표되기 때문에 연준 긴축에 대한 인식도 환기시킬 수 있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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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점 근처에서 CPI가 부진했는데도 불구하고 채권이 더 강세를 보이지 못했던 지난 금요일의 흐름은 내가 가장 선호하는 숏 진입 타이밍 중 하나. 그 날 약속이 있어 시장을 실시간으로 보지도 못했고, 보고 있었더라도 이미 나쁜 가격에 기록해 둔 숏이 있어서 추가 숏 콜을 하지는 못했을 듯. 후자는 좀 더 생각해 볼 부분이지만, 전자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콜 스타일을 구체화 하는 것인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다. 모든 이벤트에 '오늘 지표 부진 혹은 호조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으면 반대로 진입' 이라고 코멘트를 달아 두기는 좀 애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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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에는 wclee형의 결혼을 (그리고 다른 두 분의 입사와 퇴사를)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짐 로저스가 나오는 명견만리를 틀어놨는데 가계부채와 금리 인상, 청년실업과 공무원에 대한 아무말의 방향성의 정부의 그 것과 아주 비슷했다. 소로스의 자서전에 등장하는 퀀텀펀드 시절의 로저스는 열정과 인사이트가 넘치지만, 그런 로저스는 '죽을 때까지 투자자로 기억되는 것이 싫다'면서 오토바이로 세계일주를 나설 때 이미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방송 중에 '이 곳에 트랙터를 몰 줄 아는 사람이 있나요? 없죠? 더 말할 필요가 있나요. 농업에 투자하세요' 라는 한심한 말을 인자한 표정으로 하는 모습을 보고, 직장에서 은퇴할지언정 시장에서는 은퇴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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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내가 좋아하는 거의 모든 것이 한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일요일까지도 계속 힐링을 할 수 있었던 주말. 이제 다음 주면 뉴욕으로 휴가를 가는데 1년 전에 미국을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 시간이 뭐 이렇게 빨리 지나갔나 싶다. 반대로 5월부터 8월까지는 시장 외적으로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돌이켜 보면 오히려 아득하게 멀게 느껴지기도 한다. 올해들어 8월 중순까지 업로드한 포스팅 갯수가 이미 작년 한 해에 포스팅한 갯수보다 많다.

2017년 8월 13일 일요일

Weekly (17. 08. 13.)

1. Fire and fury

특별한 일정이 없던 한 주였음에도 북한 이슈가 리스크오프를 촉발했던 한 주. 이슈 자체의 무게 보다는 변동성이 극도로 축소된 상황 하에서 휴가와 지표공백으로 얇아진 시장에 작은 불똥이 튀었다고 보는 것이 아직까지는 합리적인 듯. 다만, 코스피의 하락, 한국 CDS의 상승, KRW의 약세, 국고 금리의 상승으로 미루어 봤을 때 현재 시장이 북한을 재료로 삼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 수요일까지만 해도 잠잠하던 미국 주식시장은 목요일 비교적 큰 하락세를 보이며 VIX를 끌어올렸다. 지표 호조로 금리가 반등하면 미국 주식 시장은 정체되고, 지표 부진으로 금리가 반락하면 미국 주식 시장이 상승하던 최근의 패턴에 균열이 생긴 셈. 그러나 1) 리스크오프가 심화되어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연준의 9월 자산보유 계획이 미뤄질 수 있고, 2) 리스크오프 요인들이 해소된다면 주가가 반등할테니, 지금의 주가 하락이 붕괴의 서곡이 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 인덱스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양 시나리오의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에서 기회가 포착되기 전까지는 기다려야겠지만, 미국 주식 현물은 매수하기 시작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예상. 진짜 전쟁이 나는 스토리를 상상해보더라도 그게 중장기적으로 미국 주식에 나쁜 요인일 것 같지는 않다.




2. 한국과 미국 금리

지금 한국 금리 상승에는 정부 관계자 발언에 따른 한은의 인상 우려와 북한 리스크가 같이 녹아 있다. 주 중에 두 요인의 병존은 어렵다는 것을 근거로 2Y롱을 포스팅했는데, 이주열 총재가 북한 리스크의 시장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발언한 목요일의 3년 선물 종가가 109.08, 장 막판 북한 리스크 완화 소식이 전파되었던 금요일의 종가가 109.10이다. 때문에 해당 레벨 근방이 북한 리스크 해소 시 3년 선물이 반등할 수 있는 한계인 것으로 보이며, 8일 종가인 109.13 위로 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한은의 인상 우려가 해소되어야 할 듯. 때문에 금통위 전 까지는 금리가 상승 기조를 유지하다가 금통위 이후 하락 반전하는 것을 베이스 시나리오로 잡고 대응 중.

미국 금리는 지난 6월 말 드라기 발언으로 트리거로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했던 레벨인 2.15%에 근접한 2.19%에 금요일 종가를 형성. 잭슨홀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고, 북한 이슈가 금리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이 레벨에서 롱을 따라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 금요일 CPI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지 못한 것 역시 롱에 불리한 시그널. 다만, 최근의 인플레 관련 지표 둔화와 PPI 부진으로 지표 기대감이 높지 않던 상황이라 신뢰도가 아주 높은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다. 숏 관점은 유지하면서 절반을 독일 금리로 교체하는 계획을 실행하지 못했는데, 이번 주에 다시 기회를 찾아볼 계획.




3. Trading note

미국채 때문에 고통받는 중이지만 두 가지는 확실하게 배운 점이 있다. 1) 이런 스타일의 콜은 중기적 관점에서 필연이라고 생각되는 메인 포지션들을 배치해 놓고, 중간중간 찾아오는 짧은 기회들은 그 때마다 따로 콜을 한다. 2) 전자의 포지션에는 논리의 필연성만큼이나 좋은 가격이 필요하다. 전에도 포스팅했던 것처럼 포지션을 길게 가져갈수록 다양한 스윙에 노출되기 때문에 가격이 아주 좋아야 하는 것. 즉, 미국채 숏 뷰가 있었다면 지금 레벨 정도에서 구축해야  편안하다는 의미.

개인적인 스케쥴로 오늘 위클리를 짧게 포스팅했는데 (매크로 이슈는 공백인데 트리거는 지정학적 리스크다보니 어차피 쓸 수 있는 코멘트가 많지는 않다), 다음주는 휴가인 관계로 위클리는 휴재.


2017년 8월 10일 목요일

17/08/10

-1-
오늘도 채권시장은 외인 선물 매도 주도로 장 중에 추가 약세를 시도. 이주열 총재는 한은 행사 개막식에서 북핵 리스크에 따른 시장 영향을 주시하겠다고 발언. 북핵 이슈가 불거지면 한은이 매파적 입장을 보이긴 어려울 것, 이라는 전일의 진입 컨셉이 일정 부분 확인된 셈이라 2Y 롱의 절반은 일단 접는게 좋아 보인다 (1.697%). 캐리가 목표면 홀딩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여기에 하는 기록에서는 캐리 추구를 빼기로. 이런 컨셉의 아이디어도 재미는 있으나 그래도 호흡이 더 길고 구조적인 기회를 찾아야 실익이 클 것. 월말까지 한은 스탠스 변화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하다가 금통위를 기점으로 다시 강세 전환하는 것이 지금 그려지는 베이스 시나리오.


-2-
낮에 홍팀장님을 뵙고 근황을 전해드렸더니 아주 흥미로워하셨다. 금리가 뜬 것이 북한 때문인지 정부 때문인지 물어보시길래 2:8쯤 되는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원자재에 대한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포함해 이런저런 시장 외적인 주제까지 이야기가 뻗어 나가다보니 또 시간이 부족. 돈으로 자유를 산다는 것의 의미를 언급하신 것과, 어떤 퇴사 소식에 '꿈이 있는 친구네' 라고 하신 것이 인상깊었다.


-3-
내일 하는 스터디에서는 축하할 일들이 꽤 있어 나름 특별한 자리가 될 듯. 축하할 일 모두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 축하하기 위해서 오늘 내일은 열심히 벼락치기.


-4-
뭘 해도 박근혜보다 낫다고 해서, 모든 걸 잘 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친구의 표현이 쓰레기차 피하다 똥차 만난다는 김대표님 코멘트와 비슷해서 신기했다. 부동산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내 주변엔 이런 컨센이 아주 뚜렷하게 강화되고 있는 중.


-5-
오늘은 유럽과 미국 주식 모두 약세를 보이며 어제보다 리스크오프가 조금 더 뚜렷해지는 상황. 미국채 금리도 다시 하락 중인데, 이미 6월 말 드라기발 금리 상승이 촉발되었던 레벨 근처까지 도달한 미국채를 지금 매수하고 싶지는 않다.


-6-
PPI는 headline과 core 모두 부진. LaVorgna 이콘이 도이치를 나오지 않고 트위터를 계속 하셨더라면 '헬스케어 서비스가 전월비 0.3%, 전년비 1.4% 증가한 것은 PCE에는 긍정적 요인', 과 비슷한 멘션이 있었을텐데 꽤 아쉽다. 미국 지표 뜯어보는 것에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던 이코노미스트님. 인플레이션은 강력한 재정이 투입되지 않는 이상 구조적 반등을 기대하기란 참 어려운 상황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어제 96년 7월 미국 경제 리폿을 읽는데 기술 발전으로 물가가 눌리고 있다는 문장이 나와 기분이 참 묘했다. 당시의 headline CPI는 약 +3%YoY.

2017년 8월 9일 수요일

17/08/09

-1-
그제 장 막판부터해서 어제까지 한국 채권시장에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가 금리를 올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 인상이 필요한 경제 상황도 아니거니와 정말 그런 이유로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망가질 것이 뻔하다보니 베어플래트닝이 유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아침에는 북한 이슈까지 겹치며 약세 압력이 가중되는 중. 한은의 긴축 가능성과 북한 이슈가 조합되어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인데, 나는 두 요인이 병존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 이슈가 불거진다면 한은은 시장금리 상승을 경계해 매파적인 스탠스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 그리고 만약 북한 이슈가 잦아든다면 오늘 오전에 보인 약세폭 만큼은 되돌림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년물 1.73%에서는 매수 트라이를 해 볼만한 듯 (20% 사이즈, 1.85% 스탑).


-2-
1번에 쓴 것을 다시 요약하자면, 인상 우려와 북한 우려가 병존하기는 힘든데 둘 다 반영해서 이만큼 약세로 온 것이라면 과도하니 반등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컨셉. 정말로 부동산 때문에 인상이 단행될 것인지 여부와는 무관하다. 2Y을 고른 것은, 최근 단기자금시장 유동성이 풍부해 1Y 이하 금리는 낮게 유지되는 반면, 2Y~3Y 금리가 상승해 해당 구간의 캐리나 롤링 메리트가 부각되었기 때문. 이슈로만 보면 플래트너가 유효해 보이나 진입이 꺼려지는 이유는 미국 금리의 상승 가능성 때문이다. 지금도 외환시장에 비해 미국 금리가 리스크오프를 반영하는 폭이 작다는 점에서, 미국 금리의 하락 여력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대내 이슈가 플래트닝을 가리키더라도. 미국 금리의 상승 전환 리스크가 있는 시점에서 플래트너를 가는 것은 부담이 된다. 생각해 볼 수 있는 2Y 롱의 리스크는 금리 상승과 원화 약세가 조합되어 작년 말처럼 본드스왑 로스컷이 유발되는 것.


-3-
정부는 정말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리고 싶어할까? 이 정부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정부가 압박하면 한은이 움직일까? 지금 총재라면 정부와 맞서기 보다는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수출, 투자, 건설이 호조이니 소비 개선 여부를 확인하자는 것이 의사록의 스탠스인데, 연말까지 소비 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을 그릴 확률이 높아 소수의견 리스크도 있기는 하다. 그치만 일단 부동산 정책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관망론이 중심일테니 근시일 내 인상 리스크가 현실화되긴 어려울 듯. 내년에 정말 인상이 단행되면 자산가격은 어떻게 될까? 초반에는 충격이 크겠지만 결국 커브는 플랫되면서 주식과 부동산 가격은 오히려 지지되어 정부는 목표에서 더 멀어지게 되지 않을지.


-4-
요즘에는 어떤 자리에 가든 부동산 이야기가 80%는 차지하는 것 같다. 이미 주택을 보유 중인 분들은 안 팔면 문제가 되지 않으니 버티면 되겠다는 입장이고, 주택이 없고 조만간 살 계획이었던 분들은 가격은 별로 조정 받을 것 같지 않으면서 펀딩만 막히니 난감해하는 분위기.

'집값의 60%도 현금으로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역시 규제가 필요해 보이고, 경기도로 가면 싸고 좋은 집이 많은데 다들 서울에서만 살려고 하니깐 문제이며, 특히 젊은 사람들과 여자들이 꼭 서울에서만 살려고 한다' 라는 견해를 가진 분을 봤는데, 이것이 지금의 정부가 지닌 모순과 오류의 총정리가 아닐까 싶어 안타까웠다.


-5-
아시안 타임에서는 안전자산 선호가 채권이 아닌 FX에서 더 깊은 느낌이었는데, 자정이 넘은 지금은 미국 금리도 하락폭을 다소 확대. 추가적으로 등장한 이슈는 없어서 금리 기준 전 저점이 훼손되기는 어려울 듯. 미국 주식만 보면 이걸 리스크오프라고 하기도 참 민망한 상황.

2017년 8월 7일 월요일

덩케르크 (스포 포함)

크리스토퍼 놀란은 서로 상반된 관념 간의 벽을 허물어 그것의 본질을 세련되게 표현해내는 일의 귀재다. 놀란은 다크나이트에서 선과 악을 겹쳐서 그려내고, 인셉션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삭제하며, 인터스텔라에서는 분리된 시공간을 통합시킨다. 그리고 덩케르크에서는 삶과 죽음을 끊임없이 교차시킨다. 전쟁이라는 전형적인 소재는 영화의 표면을 장식하는 데에만 쓰였다. 영화 안에서 놀란은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인식의 세계 속 깊은 곳 어딘가로 끌고 내려간 뒤 마구 휘저어 놓는다.

죽음은 천재지변처럼 급작스럽게 찾아온다는 점을 덩케르크는 보여준다. 독일군의 공습이나 어뢰 공격에는 특별한 전조가 없다. 폭격기는 갑자기 나타나 삶을 앗아가고, 어뢰는 절망의 바다를 떠다니는 삶의 희망들을 한 순간에 산산조각 낸다. 예고 없는 독일군의 공격에 대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불쑥 나타난 죽음이 나만큼은 보지 못하고 지나쳐주길 바랄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가끔 누군가는 죽음을 대비하거나 죽음에 대응해 살아 남는다. 남들이 삶의 기쁨을 나눌 때 갑판 위에서 혼자 침몰을 두려워했던 깁슨, 죽음의 공포가 드리웠을 때 차분하게 배를 조종해 폭격을 피한 도슨은 죽음을 의식적으로 회피할 수 있었다. 희망의 꼭대기에서 절망을 대비하고, 절망의 한 가운데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인물들이다. 죽음을 두려워하고 삶을 탐욕하게 만드는 것이 생존본능이지만, 그 본능을 억제한 인물들이 생존의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남았던 깁슨은 나중에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라는 언어를 알아듣지 못해 죽는다. 깁슨처럼 조심성이 많은 인물조차 피할 수 없는 형태의 죽음이다. 죽음을 한 번 회피했던 경험이 반드시 다음에 닥칠 죽음을 피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치만 내가 가장 섬찟하게 느낀 것은 폭격도 어뢰도 깁스의 죽음도 아닌 피터의 친구인 조지의 죽음이었다. 조지는 구출된 병사와 도슨의 실랑이에 휘말려 선실 기둥에 머리를 부딪혀 죽는다. 죽음이 얼마나 일상에 널려 있는 존재인지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전쟁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죽음은 늘 삶의 곁을 맴돈다. 평소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외면하고 있을 뿐이다. 죽음은 급작스럽고 회피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공포의 대상인 것처럼 보일 때가 많지만, 사실은 일상을 함께 한다는 속성 그 자체가 가장 무시무시한 것이다.

, 본성을 거스르면 때때로 회피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 죽음이란 피할 수 없는 대상이며, 또한 언제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이 영화는 이야기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희미하게 가르는 게 결국 운명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명론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이 부분이 꽤 무겁게 느껴졌다. 본성을 거스르려 노력하거나 삶에 대한 의지를 가져봤자,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주된 요인이 그저 운명이나 운이라고 생각하면 그건 너무 슬프고 답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존은 곧 운명이라는 통찰이 삶을 내려놓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어차피 생존은 내가 어찌해 볼 수 없는 문제이니 대충 살자, 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영화에서도 생존에 대한 의지를 포기해버리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생존이 운명이라는 점은 삶과 죽음을 겸허하게 대하는 재료 정도로 쓰이면 충분하다. 죽음이 단지 불운이었기 때문에 조지의 죽음에 피터는 침착할 수 있었고, 삶이 단지 행운이었기 때문에 구출된 병사들은 기차가 역에 도착하는 순간까지도 함부로 들뜨지 않았다.

'생존이 지닌 운명적 면모를 이해하고 죽음에 대한 경의와 삶에 대한 겸손을 지킨다. 그리고 생존이 운명이라면 운명에게 선택 당하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운명을 찾아 다닌다.' 이것이 내가 이해한 덩케르크의 메시지이자, 아마도 내가 인식하고 있는 삶과 죽음의 전부.


Weekly (17. 08. 06.)

1. 7월 비농업 고용

7월 비농업 고용은 209K로 기대치인 182K를 상회했고, 전월치는 222K에서 231K로 상향 수정. 수치 자체는 전월보다 낮지만 6월에는 정부고용이 +37K였다는 점에서 지표의 디테일은 7월이 더 낫다(6월 민간고용 +194K, 7월 민간고용 +205K). ISM제조업지수의 고용 부문 하락과 ADP 보고서의 제조업 고용이 감소했음에도 제조업 고용은 +16K를 기록했고, 서비스업 고용 역시 +183K(전월 +162K)를 기록하며 ISM서비스업지수의 부진과는 괴리되는 모습. 건설업 고용이 특별히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은, 최근의 미국 건설 지표 혼조가 인건비 상승에 따른 일시적 혼조일 뿐 추세적 둔화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민간 서비스 고용 증가의 대부분이 전월 부진했던 교육(-12K)의 회복(+10)과 temporary help services의 증가(+15K)에 기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는 부분. 실업률은 4.3%로 0.1%p 하락했고, 시간당평균임금 상승률은 +2.5%로 컨센인 +2.4%를 소폭 상회.




2. 미국 금리

비농업 고용 발표 이후 미국 금리는 상승하고, 달러는 강세, 주가는 혼조. 가격이 움직인 폭으로 미루어 봤을 때, 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거나 임금상승률이 견조해서 금리가 상승했다기 보다는, 주 초부터 기대치를 하회한 지표로 인해 누적되었던 롱 베팅들이 청산되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듯.



월초 지표 밀집기가 무난하게 마무리되면서, 이제 24일 잭슨홀 미팅 전까지 남은 지표 일정은 CPI, FOMC 의사록, 소매판매 등으로 꽤 가벼운 편. 물가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높은 상황이고, 3분기 경기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hard data들이라는 점에서 CPI나 소매판매가 나름의 의미는 지니지만 금리의 방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현재 금리 하락을 전망하는 측의 입장은 대략, 1) 대차대조표 축소는 시장에 다 반영되어 있고, 2) 지표와 정책 모두 모멘텀을 상실했으며, 3) 부채한도협상 이슈가 금리를 추가로 하락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정리 가능. 상승을 전망하는 측의 입장은, 1) 그래도 대차대조표 축소가 시작되면 수급적인 약세 압력은 불가피할 것이고, 2) 고용이 견조한 가운데 투자도 반등하는 등 지표가 괜찮은 편이며, 3) 부채한도협상 불발로 인한 미국 정부 디폴트는 현실화 된 적이 없는 리스크라는 것.

나의 생각은 1) 대차대조표 축소는 시장이 반영을 하고 있는 것이 맞고, 2) 지표와 정책은 모멘텀을 상실한 상황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추가 둔화 보다는 개선에 대한 시장 영향력이 클 가능성이 높으며, 3) 2번과 같은 이유로 부채한도협상이나 예산안은 불발 시의 반응보다 통과 시의 반응이 커 보인다는 것. 한 마디로,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한 판단은 금리 하락 진영의 관점을 지지하는 편이지만, 각 요인들의 비대칭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전략은 금리 하락 보다 상승 쪽이 편안하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다만, 이 관점으로 보자면 잭슨홀을 지나 다음달 초 지표까지 확인이 필요한 것인데, 그 때까지 채권 숏을 캐리하는 것은 기간 부담이 너무 커 보이는 것이 문제. 기록해 둔 미국채 20% 중 절반은 일단 접고 생각하는 것이 나을 듯.



3. 미국의 민간신용

연준은 매주 미국 상업은행 대차대조표를 공개하는데, 이를 통해 민간 신용의 확장 여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링크 : https://www.federalreserve.gov/releases/h8/  블벅 : ALCBTLAS Index). 7월말 기준 미국 상업은행들의 총 자산규모는 대략 16.5조 달러. 연준이 월마다 보유 자산을 100억~500억 달러씩 축소한다는 계획에 따르면(3개월마다 증액), 첫 1년 간 연준이 축소시키는 자산은 대략 3천억 달러니깐, 단순하게 계산했을 때 미국 상업은행들의 대차대조표가 연간 약 2% 이상씩 확장되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상쇄시킬 수 있다. 2011년 이후 상업은행 대차대조표의 평균 YoY 성장률이 5% 정도인 상황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는 별개로 일단 경제에는 연준의 자산 축소가 큰 영향이 없을 듯.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몇몇 시기를 제외하면 상업은행의 대차대조표 확장/축소 사이클이 ISM 제조업지수에 1년 정도 후행한다는 것. ISM 제조업지수가 16년 초를 기점으로 상승 전환했다는 점에서 상업은행들의 대차대조표 확장도 조만간 더욱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4. Trading note

매력적인 뷰가 없다. EU peripheral 뷰는 쓰다가 너무 지엽적인 것 같아 삭제. 상술했듯 미국 금리는 연준의 자산 축소가 아닌 경기나 정책을 주제로 오를 가능성은 있어 보이는데 당분간은 지표 공백. 잭슨홀 경계감은 미국보다 독일금리가 더 뚜렷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잭슨홀까지도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그래도 제일 할 만한 것이 독일 채권 숏인 듯). 미국 주식은 조정 시 매수 관점이었으나 뚜렷한 조정이 나오지 않았다. 통화는 이 레벨에서 유로 롱에 가담하고 싶지는 않고, EM 통화의 약세 반전을 노리기에는 미국 금리 상승폭이 미약. 기회를 봐서 미국 10년 숏 사이즈를 줄여 독일로 교체해 기록할 계획.



2017년 8월 4일 금요일

17/08/04

-1-
어제는 기대보다 dovish했던 BOE, ISM서비스지수의 부진으로 미국채 금리는 다시 하락. 선물 기준으로 지난주의 고점 부근까지 다시 돌아와 6월 말 드라기발 약세가 촉발되기 시작할 때의 레벨이 되었다. 여기서 고용이 부진하다고 금리가 많이 하락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에 미국채 숏은 유지가 낫다고 보는데, 스탑을 크게 잡는 기록은 처음이라 이게 맞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미국채 선물이 전고점 부근인 상황이다보니 오늘 한국 국채선물은 갭 상승후 장 중 약세를 지속. 특별한 한국 대내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전일 미국채 선물이 박스 상단과 같은 저항 근처까지 강세를 보이면, 국채선물에서 오늘과 비슷한 패턴이 자주 관찰된다. 어제 미국채가 강세였으니 시초가에 반영은 하지만, 오늘 미국장에서 추가 강세는 어렵다고 보는 참여자가 많다는 의미.


-2-
9월부터 시작할 운동은 요가로 확정했다. 그런데 오늘 집 근처 요가센터를 찾아보니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세 곳이 모두 여성전용. 꼭 배우고 싶은데 난감하다.


-3-
휴가를 간 후임의 대직을 하느라 그 어느 때보다도 밀도 높은 아침시간을 보낸 한 주였다. FX morning 번역하고, 관리 파일 몇 개 뽑고, 오전 브리핑 자료 만들고, 단기자금 돌리는 것 중에 평소에는 앞에 두 개만 하는데, 다 하려니깐 이게 또 되긴 된다. 6시에 집에서 나와 버스 타고 지하철역 플랫폼까지 가는 15~20분 동안 전일 지표랑 이슈 정리하고, 지하철에 앉아 여의도 도착까지 20분간 FX morning 세 문단쯤 번역하고, 7시에 도착해서 40분 동안 자료랑 자금 업무 끝내고, 다시 20~30분정도 남은 FX morning 번역하면 딱 오전회의 시작. 다음주부터 오전 루틴에 뭐 하나 더 넣어야겠다. 계획은 지킬 수 있는 만큼만 세우는 것이 아니라 좀 무식할 정도로 빡빡하게 세우는 것이 맞는 것 같다.


-4-
비농업고용은 무난한 수준으로 발표. 화요일 ISM제조업지수를 시작으로 지표들이 조금씩 기대치를 하회하면서 쌓였던 채권롱들이 청산되는 모습. 미국채 10년 선물 기준으로 ISM제조업지수 발표 직전의 레벨까지 약세를 보인 뒤 시세가 버벅거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서부터는 매파적인 연준이나 지표의 추가 개선을 노린 베팅이 새로 유입되어야 될텐데, 이벤트들이 아직 너무 멀리 있다.

2017년 8월 1일 화요일

7월 금통위 의사록

7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었다. 개인적으로 위원1의 돌발 소수의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입장이었는데, 이번 코멘트를 보니 연내에 소수의견을 낼 확률은 아주 낮은 듯. 저금리 자체를 싫어하는 분이지만 그만큼 관망적 성향도 짙다. 확실히 위원4의 수준이 제일 높고, 위원5는 뷰가 거의 없다보니 내용이 살짝 중구난방. 시장 영향력은 제로일 것. 위원5까지만 있는 의사록이라서 좋았다.




위원 1  – 이일형
더딘 경제회복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연계성이 약화되어 완화적 기조가 장기화. 그러나 저물가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하고 통화 완화는 부작용이 많으므로 통화정책 기조를 물가갭의 잣대로 평가하는데 주의가 필요.

완화적 통화정책의 재조명이 필요해 보이나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근원인플레 반등 증거가 부족하고, 부동산 정책 효과도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시급하게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하지 말고 가계부채와 소비 회복의 트레이드 오프 등을 검토하자. 동결.



위원 2  –  함준호
2분기에도 수출과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지만 민간소비 회복세는 미흡. 수출, 건설, 설비투자 약화로 하반기 성장 모멘텀은 다소 약화될 듯. 추경까지 하면 내년 말경 마이너스 GDP갭 해소가 가능하겠지만, 이는 충분히 강한 성장보다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에 기인. 수요 압력이 높지 않은 상황이므로, 근원물가 불확실성도 높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는 미진한데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지속.

실질중립금리 수준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면 현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 다만 주요국의 긴축과 기대인플레이션의 변화가 통화완화 정도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 있음. 가계부채의 상승세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데 부담요인이므로 거시건전성정책을 강화해 관리하자. 동결.



위원 3  – 고승범 or 신인석
경제 회복의 모습은 5월과 유사하며 물가는 농산물 가격 등 일시적 요인에 의해 2%대에서 등락 중이나 근원물가는 1% 중반에 머무는 중. 가계부채도 우려스러운 정도의 증가세 지속. 소비는 심리지표는 급등했지만 실물지표 반등은 불충분. 2분기 생산 지표들은 1분기의 회복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는 다소 미흡.

수출이 내수로 파급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이 2%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다고 확신하기도 어려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세가 물가상승률을 확대시킬 수 있을 정도로 유지될 수 있을 것인지 가늠해야. 가계부채는 공공정책 규율과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관리. 동결.



위원 4  –  조동철
수출과 설비투자가 경제 성장세를 견인 중이며 반도체 시장 호황이 수출 증가를 선도. 소비는 심리만 개선되면서 정체.

4월의 성장률 전망 상향은 1분기 경기 호조를 고려하면 상방 위험을 남겨둔 보수적인 조정. 반면 7월의 전망치 상향은 소비 정체로 인해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상하방 위험이 병존. 올해 2.8% 성장하면 3 2.8% 5 평균은 2.9%인데 잠재성장률을 3% 가정하면 마이너스 GDP 규모는 작은 . 그러나 잠재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락 중이고 경제의 구조변화가 빠르다는 점에서 이는 전반부의 마이너스갭이 사라져가는 상황이라 있음.

실물경제의 균형경로 전망에도 물가경로에 변화가 없는 것은 가지 가설을 생각 가능. 1)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이 과거치에 의존하기 때문에 개선된 전망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전통적인 케인지안 가설. 2) 인플레이션 기대는 경제전망을 반영하고 있는데 경제전망이 여전히 밝지 않다는 가설, 3) 여러 이유에 의한 글로벌 저물가 환경이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 1) 맞다면 물가가 오르기 전에 통화정책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지만 소비 부진과 글로벌 물가 동조화를 고려하면 2) 3) 유력. 특히 2012 이후 저축률 상승을 동반한 소비와 물가 정체로 미루어 봤을 2) 적합성이 높아 보임.

금리를 수준으로 유지할 부담이 되는 최대 위험요인은 가계부채. 안정화에 실패할 경우 금융불안정 위험이 상승. 동결하면서 소비 개선여부, 물가경로의 추이, 가계부채의 안정여부를 지켜보자.



위원 5  –  고승범 or 신인석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건설투자도 양호. 추경을 고려하면 성장률의 추가적 상승 가능성도 존재. 민간소비가 본격적 회복세를 보일지 좀 더 면밀한 분석 필요. 물가는 하반기에는 공급측면의 상승 압력은 줄어들겠지만 수요측면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커질 것 (왜지?). 내년 후반에 가면 GDP 마이너스 갭도 해소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완화기조를 유지하며 전망이 현실화되는지 확인할 필요. 특히 물가는 당분간 목표치를 기조적으로 상회하지 않을 듯.

가계부채는 정책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하반기에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더 지켜봐야. 가계부채를 포함한 금융안정 이슈가 통화정책에 부담요인으로 작용. 다만 금리 상승은 가계부채 규모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음. 동결하면서 지켜보자.

17/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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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는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성장은 어느정도 지지되겠지만 주택과 레버리지는 우려스러우며 AUD는 특히 제발 좀 상승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 dovish한 성명은 예상되어 있었고, 금리와 환율 모두 예상된 이벤트가 소화되면서 기존 방향을 강화시키는 흐름을 보이는 중. dovish한 성명으로 호주금리가 하락하면 거꾸로 숏을 노리는 전략은 장 중으로 보면 나쁘지 않았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하지 않은 것은 역시 미국 금리 상승 관점과 상충할 수 있는 포지션이기 때문. 1) EM의 통화와 자산 시장의 강세, 2) 철광석을 위시한 상품 가격 상승 등이 호주의 통화 강세와 금리 상승의 배경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미국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잠시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레벨 부담도 상당한 영역이라 기대되는 폭이 크지 않은 점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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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 statement를 읽다가 동생에게 카톡으로 WSJ Fed statement tracker를 보여주며 아무 문구나 두 개 복사해 붙여넣으면 이렇게 비교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냐고 물어봤다.  양식이 일정하다면 쉽지만 그렇지 않으면 생각보다 복잡할 수 있다는데 한 번 찾아보겠다고 한다. (댓글로 Changwon Kim님께서 https://text-compare.com/ 라는 사이트를 알려주셨는데 요긴하게 쓸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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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월이다, 라는 생각을 주말부터 하다가 문득 9월이라는 기간이 지닌 아쉬움이 벌써부터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9월에 리폿을 하나 써 보려고 계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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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 제조업지수는 56.3으로 발표되며 컨센인 56.4에 부합. 신규주문과 생산 부문이 소폭 둔화되었지만 가격지수는 55.0에서 62.0으로 크게 상승. 미국 금리의 단기 박스 하단인 2.28%을 하향 돌파시킬 수 있을 만한 재료는 아니고, 그렇다고 다시 2.33% 시도가 유도될 것 같지도 않다. 만약 2.28%을 크게 하회한다면 지표 호조를 기대한 숏베팅이 지나치게 많았었다고 봐야 하지 않을지. 그렇다면 고용지표 대응 전략은 또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