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30일 수요일

11월 금통위 의사록

11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었다. 늘 그렇듯 의원별 매칭은 임의로.

위원1과 위원6은 성장 둔화 가능성이 뚜렷해지면 추가 인하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고, 위원3은 성장이 아무리 둔화되어도 동결을 고집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위원들의 스탠스는 명확하지는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자면,

1) 문장의 패턴이나 구조개혁 언급 등으로 미루어 볼 땐 위원2가 장병화 부총재일 확률이 꽤 높아 보이는데, 장병화 부총재인 것 치고는 경기에 대한 하방리스크를 꽤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하긴 내가 계산해도 4분기 성장률이 QoQ기준 -0.2%정도가 뜨는데, 한은이라면 당연히 인지하고 있을 듯. 나는 내년 성장률도 2% 미만으로 보는 것이 문제지만.

2) 한은이 성장률 둔화 리스크가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더라도 근시일 내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가계부채, 미국의 인상, 잠재성장률 하락,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등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동결의 근거로 들고 나올 단골 재료들이 산더미다. 성장률 둔화가 확실해질 때 쯤 인하 소수의견 정도나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한데, 그런 기대가 뚜렷해지기 전부터 시장은 프라이싱을 시작할 것이다.

3) 한국은행은 건설투자의 둔화를 설비투자와 수출의 반등이 상쇄해 줄 것이라는 기대로 내년 성장률을 2.8%로 잡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8%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아주 낮고 결국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치는 또 다시 낮아질 것이다. 다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은이 기대하는 지표 흐름이 잠시 관찰될 수도 있다는 점이 문제.

4) 예전에도 의사록에 왕왕 등장한 적이 있지만, 역시 금통위원들은 직전월 생산, 소비 모니터링 지표를 미리 가지고 회의를 들어가는구나.


아래는 의사록 정리 내용.



위원 1  – 함준호
전반적으로 내수의 개선흐름이 미약. 저유가 영향 약화로 물가오름세는 확대될 . 대내외 여건 악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점증.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선이 문제인데, 내년 성장률 전망(2.8%) 대외여건 호조를 전제로 이라서 면밀한 모니터링 필요. 대내적으로는 소비와 설비투자의 감소가 우려됨.

리스크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으므로 향후 경제상황이 전망보다 악화될 경우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강화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필요 있음. 현재 통화정책 수행의 고려요인은 가계부채와 미국 금리인상인데 이를 지켜보자. 동결.


위원 2  –  장병화 (or 고승범 or 신인석)
제조업 생산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도 둔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전반적으로 약화. 4분기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며 향후 성장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은 확대. 물가는 10 전망경로에 부합 중이지만 유가와 환율 변동 등의 불확실성은 잔존해 있고, 수요측면의 물가압력도 충분히 견조하지 못한 상황. 다만 글로벌 기대인플레가 반등하는 것을 보니 디플레 우려는 약화되고 있는 . 재고조정, 가동률 하락, 투자 부진으로 제조업 유휴생산력은 개선되지 못하는 .

가계대출과 주택경기 상관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가계의 신용순환이 정점을 지나 하락 전환될 가능성이 점증.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과정을 신중히 점검하면서,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복원력을 높이는 한편, 과도한 비관론이 자기실현적 기대로 성장률을 훼손하지 않도록 심리 안정에도 힘쓰자. 동결.


위원 3  – 이일형
외생변수들의 불확실성은 증대되었지만 물가는 기존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동결. 다음은 동결의 가지 이유,

재정정책은 경기를 부양해주지만 고령화를 대비해 중장기적으로는 재정 건전성을 보장해야 하고, 통화완화는 실물경제 활성화 효과보다는 금융안정 저해 부작용이 뚜렷함. 창업 기업 활성화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타겟된 거시건전성 정책을 고려하자.
(통화정책이 효과가 없고 부작용만 크다고 믿는다면 금통위원직을 그만 두면 된다. 차라리 하이퍼인플레가 우려되니 금리를 내리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이 자리에 어울리는 행동. ‘금융중개지원대출 비슷한 신산업창원지원대출따위를 조만간 제안하시지 않을까 생각.)

대외 변수가 불확실하다. 선진국들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을 많이 소진했기에 통화정책에 의지해 오는 . 그러나 채권매입이 한계에 도달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금리추세를 전환시켜 자금흐름이 변화할 리스크가 존재.
(통화정책 소진 재정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선진국들의 상황인데 뭔가 파악하고 계신 . 일부 국가들에서 채권매입 한계설이 돌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QE 커녕 금리도 내리고 있는 나라의 중앙은행이 그런 나라들을 예로 들며 동결을 주장하는 것은 넌센스.)

비전통적 수단을 도입했음에도 실물경제 부양이 되지 않은 이유는 통화정책에 과도하게 의존했기 때문. 구조적인 성장률 하락을 수요부족으로 인식해 금리를 펀더멘털보다 낮춘 부작용 있다고 판단됨.
(성장률이 구조적인 이유로 하락하면 GDP마이너스갭이 확대된 것은 아니니 금리를 낮추면 된다는 잘못된 주장의 반복. 성장률이 구조적으로 하락하면 금리도 구조적으로 낮아져야 뿐이다.)


위원 4  –  고승범 or 신인석
9 내수지표와 10 수출은 부진했지만 일시적이고 불규칙한 요인에 기인했고, 10 내수가 반등한 것으로 모니터링된다는 점에서 완만한 성장흐름은 이어지고 있는 . 대선 등으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자. 동결.


위원 5  –  고승범 or 신인석
수출부진을 건설 호황으로 완충하며 미약한 성장세 유지 . 기조적인 물가상승률도 여전히 1% 중반에 머물러 있지만 추가 하락 압력은 조금씩 완화. 그러나 김영란법이 소비 둔화로 연결될 우려,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들의 효과, 대내외 정치적 리스크 등의 불확실성 요인들이 산재.

따라서 위와 같은 불확실성들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주택시장 과열 확산 가능성을 억제하는 정책들의 중요성을 인식하자. 통화정책에 비해 민간 금융불균형 누적이라는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재정정책과의 조화도 적극적으로 모색하자. 동결.


위원 6  –  조동철
4 전산업생산의 부진은 5월에 바로 회복되었지만, 9 부진 이후의 10월의 반등폭은 모니터링 지표로 미루어 미약한 . 소매판매도 9 부진에 비하면 10 반등폭이 낮다. 수출은 하락폭은 줄었지만 마이너스. 건설투자는 10 신규주택물량이 높다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성장률을 지탱하는 .

최근의 성장세 약화는 10 전망 어느 정도 감안하긴 했지만, 지표 추이를 보니 4분기 성장률이 전망을 밑돌 가능성이 높아 보임. 물론 갤럭시 판매중단과 자동차 파업 등의 교란요인은 유의해야 . 내년은 건설은 둔화되는 반면 수출과 투자의 반등을 기대 인데, 예상 외의 대선 결과로 미래를 가늠해 보기가 어려운 상황. 물가는 상대적으로 전망에 부합되는 편이며 내년 상반기 목표치인 2%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가계부채는 10 증가세도 가파른데, 금융시스템의 위험을 크게 상승시킬 정도는 아니나 가계소비 정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적지 않은 . 당분간 주택시장 추이를 지켜보자.

종합하면, 물가는 괜찮지만 성장 불확실성은 높아졌고 가계부채 증가율은 여전히 부담인 상황. 교란 요인이 많아 지금 예단하기는 어려우므로 일단 지켜보자. 동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