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20일 수요일

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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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ECB가 dovish하면 유로약세발 강달러, 시장의 기대보다도 더 hawkish하다면 risk-off' 라는 생각을 배경으로 목요일에 달러원 롱을 잡아 근래들어 가장 만족스러운 매매를 했다. 레인지 상단이라 레벨은 부담이었지만 통화정책 이벤트에서는 재료가 가격을 이길 수 있다고 봤다. 그래도 오버나잇이 부담이긴 해서 개인 한도의 50% 사이즈만 갔었는데, 같은 팀 선배가 좀 더 잡아도 될 것 같다는 피드백을 주셔서 75%의 사이즈로 캐리. 금요일 200일 이평에서 절반, 종가 근처에 나머지를 실현했다. FX 한도가 작기 때문에 절대적 수익은 미미하지만 로직과 타이밍이 깔끔해서 만족도가 높았던 듯.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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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유럽의 재정 통합 가능성을 자주 언급하지만, 유럽의 GDP내 정부지출의 비중이 독일조차도 45% 수준이라는 사실을 스터디에서 처음 알고는(부끄럽게도 그 전까지는 몰랐다) 유럽의 재정 통합이라는 주제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 되어버렸다. 재정을 통합해봤자 지출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 것이며, 확대가 되더라도 결국 독일의 여유를 남유럽에 지원하는 형태를 벗어나기는 힘들지 않을까.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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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 금리는 방향은 롱을 보지만 따라잡고 싶지는 않고, 달러원은 더 오를 것 같고, 주가는 단기적인 약세 리스크가 있어 보이는 것이 지금 드는 느낌들. 한 마디로 리스크오프를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연준은 매파적이고, 무역전쟁은 재점화되고, 독일과 영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부각되는 조합이 만들어 낸 느낌인 것 같다.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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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끄적여 저장해둔 것들 중 일부를 붙여넣어봤는데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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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이 제로인 테마주에 투자하겠다는 지인이 있다면, 일단은 말려볼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누군가 뭔가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을 뜯어 말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행운을 빌어주는 것이 최선. 다만 지인의 스탠스에 따라 내 반응이 다를 것 같기는 하다. 1) 이 테마주야말로 인류의 미래라며 가짜 스토리에 홀린 지인. 정신차리고 리서치를 더 해보라며 한 번 더 뜯어 말린다. 2) 이 테마가 사기인 것은 알지만 그래도 사면 오를 것 같다는 지인. 나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잘 되길 응원해준다. 3) 이런 어처구니 없는 테마주가 각광 받을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 배경이 사라지는 매도 시점까지도 미리 가늠해보고 있는 지인. 혹시 금리는 어떻게 보시냐고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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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만 긴축을 시작할 수 있었던 상황을 반영한 달러 강세, 글로벌 성장 동조화에 따른 미국 외 지역의 긴축 동참을 반영한 달러 약세를 지나, 이제는 다시 연준만의 긴축을 배경으로 하는 달러 강세 국면. 각 국면의 길이와 폭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지금의 상황이 아주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 중이다. 이 상황은 1) 미국 외 지역의 경기 개선세가 다시 뚜렷해지거나, 2) 연준이 dovish해져야 반전이 가능할텐데, 전자는 너무 요원해 보이고 결국 노릴 수 있는 것은 후자가 아닐지. 연준을 doivsh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1) 지금보다 훨씬 요란한 risk-off, 2) 미국 지표의 부진. 즉, 지금은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Bad news is the good news'  상황.

2018년 6월 11일 월요일

18/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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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또 포스팅을 패스. 주말과 휴일의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냈다. 7월부터는 강제로 pc가 꺼지기 때문에 그 전까지 루틴한 업무들을 최대한 자동화시키고, pc가 꺼지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이것저것 많은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향후의 칼퇴를 위하여 이번달을 야근과 주말근무로 도배해야만 하는 것이다.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집에서 일을 하다가 출근하자마자 간신히 모닝 미팅을 하고, 강제로 퇴근당했다가 뭔가 문제가 생겨 어쩔 수 없이 회사로 돌아가야만 하는 일상들이 예상된다. 아마 7월부터는 점심 약속을 아예 잡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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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로 읽고 있던 주간 보고서의 분량이 98년도부터 급증한 관계로, 이제부터는 2주에 한 번 1개월치 분량씩 잘라서 보기로 했다. 다들 긍정적인 측면에서 일상의 밀도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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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양방향 변동성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서 나의 약점들이 무엇인지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1) 데일리 매매가 아닌 일봉 관점 이상에서의 특별한 요인이 없어 보이는 돌파를 잘 체이스하지 못한다. 여기까지는 그렇다치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 돌파라면 반대의 기회를 노릴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것도 잘 하지 못한다. 적어도 둘 중 하나는 할 줄 알아야 한다. 2) 청산. 타깃에 못 미치더라도 트레일링 스탑은 역시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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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중심은 유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월초부터 가지고 있다. ECB나 이탈리아가 아닌 독일의 스탠스 변화나 EU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MS의 생각과 비슷. 정확하게는 유럽이 중심이 된다기 보다는, 유럽이 중심이 되는 줄 알았다가 결국 별 것 아닌 것으로 마무리되는 가능성을 높게 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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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다니던 모 학원의 선생님이 강의 중에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열심히 하지 않았거나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을 열심히 했다는 뜻이다" 라고 하셨던 것을 아직까지도 기억한다. 아마 그 말에 꽤 공감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기억을 하는 것 같다. 과연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인지, 필요한 부분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인지를 자문하는 과정은 늘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만약 중요한 것에 열중하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거기서 더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무제한적이지 않다는 점이 문제이지만, 그래도 더 해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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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 글들(래깅해서), 스터디 정리, 보고서 정리. 이 공간에 기록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들. 주 52시간 근무 강제가 시작되면 모닝 브리핑은 출근 전에 정리한 레터 형식의 데일리로 대체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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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불편함들의 합이 만들어낸 예민함과, 하나의 큰 불편함에서 유발되는 예민함은 다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같다. 전자의 경우라도 그 중 가장 큰 불편함만 하나 해결되면 예민함은 전부 사라진다. 하나의 큰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모든 것을 체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먹어서 풀리는 스트레스라면 애초에 배가 고픈 것이 스트레스였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