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6일 월요일

18/02/25

-1-
지난주 FOMC 의사록 발표에 미국 금리는 스티프닝으로 반응. 의사록 내 경기 판단에 대한 내용이 hawkish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에는 공감이 가지 않았는데, 정말로 hawkish했다면 단기금리도 상승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문구에 장기물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아직도 나올 채권 숏이 더 있다는 시그널 정도로만 보였다. 그러나 2.90%대 레벨에서의 신규 숏은 역시 회의적이라 액션은 자제.


-2-
이번주 표면적으로 주목될 재료는 아마도 파웰의 증언과 유럽의 물가 지표들. 잠재적으로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재료는 이탈리아 총선과 독일 SPD 투표. 바꿔 말해, 채권에 대해 강세를 숏 진입으로 활용하는 것 보다, 약세를 롱 기회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 중.


-3-
유로존보다 미국 경기가 먼저 peak out할 가능성이 높다, 라는 견해가 많아 보이는데,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오히려 유로존의 경기 모멘텀이 먼저 꺾일 것만 같은 인상을 남기는 중.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더 가열차고, 달러의 추가 약세가 주춤한 배경에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가 아닌 경기 펀더멘털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 관찰 중인 포인트.


-4-
지지난주에는 북미 채권형 펀드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자금이 유출되고, CFTC 미국 채권 선물 포지션은 2월 들어서야 스티프닝 쪽으로 구축되고 있는 중. '리얼머니가 유출되고 선물 포지션도 스팁 쪽이니 약세가 더 진행될 것이다' 혹은 '버티던 채권 롱들과 플래트너들의 로스컷을 의미하는 현상이니 숏과 스팁이 거의 다 온 것 같다' 라는 해석이 모두 가능할 것이다. 나의 견해는 후자에 가까웠던 편이고, 근거는 가격의 레벨.


-5-
숏 청산의 논리와 롱 진입의 논리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이 되었던 한 주. 둘 간의 미묘한 차이는 재료의 유무에서 유발되는 것이 아닐까.

2018년 2월 18일 일요일

18/02/18

-1-
연휴 동안 뭔가 리서치에 집중이 잘 되질 않았는데, 뚜렷한 뷰가 없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금리에 대해 경제지표 발표는 플래트너로, 재정 이슈는 스티프너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관점은 유지 중. 문제는 당분간 재정확장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없다는 점이다. 즉, 이제부터는 플래트닝, 주가 강세, 달러 약세라는 작년 말의 조합이 다시 관찰될 개연성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래트너에 컨빅션을 갖기 불편한 이유는 1) 한국이 쉬는 동안 이미 플래트닝이 어느정도 진행되었고, 2) 스티프너나 미국 채권 숏이 무겁다는 신호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


-2-
CPI가 예상을 상회하면 주가가 다시 조정을 받으면서 금리 상승이 제한되고, 예상을 하회하면 단기물 중심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미국채 2Y 롱이 어떨까 싶었는데 완전히 틀렸다. 자산들을 두루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전략을 세울 때 다른 자산의 예상되는 반응을 한 축으로 삼아서는 곤란한 것 같다. 순환논리가 된다.


-3-
재정 이슈가 없는 대신에 월말에는 파월 의장의 증언이 있다. 주가가 반등하고 임금과 CPI가 모두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통화정책 이벤트에 대해서는 dovish할 것이라는 기대보다 hawkish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


-4-
CPI 발표 직후 상승했던 미국 장기금리는 목, 금 양일간 반락하면서 커브는 플랫되는 중인데, 이런 현상을 가장 빠르게 예고했던 것은 주식 섹터였다고 본다. 월요일 밤 트럼프의 인프라 계획안이 발표된 후 산업재가 도리어 약세를 보였던 것. 물론 이것을 근거로 장기물 롱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숏을 쌓는 것을 경계할 수는 있게 된다.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18/02/11

-1-
스몰 블랙 먼데이로 인해 참 길게 느껴졌던 한 주. 월요일에 미국채 2년 롱이 좋다고 봤었는데, 1) 그 전주 금요일 비농업 고용에서 임금 호조에도 2년 금리가 오르지 못한 것은 2년 숏이 한계라는 시그널로 보였고 (지표 호조는 단기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던 것이 작년 3분기부터의 흐름), 2)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레벨에 대한 부담도 없었으며, 3) 2월에는 파웰의 증언이나 코멘트가 예상보다 dovish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 즉, 가격은 편안하고, 임금 호조 이후의 반응에서 수급적 단서를 찾았고, 재료는 파웰이라는 조합이었다. 그런데 파웰이 아닌 급작스러운 주가의 조정으로 2년 금리가 월요일부터 크게 하락. 매매에 있어 중요도의 순서는 역시 가격, 수급, 재료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가격과 수급을 근거로 진입하면 지루할 수는 있어도 크게 엇나가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이번처럼 생각하지 못했던 요인이 포지션을 작동시켜주기도 한다. chlee가 평소 자주 말하는 '꼭 기대했던 컨셉이 아닌 다른 컨셉으로 가격이 움직인다' 라는 현상이 무엇이고  왜 발생하는지 대략 알 것 같았다. 그래도 역시 의미있는 포지션은 큰 맥락을 전환시키는 재료에 대한 인지 없이는 어렵지 않나 생각. 파웰을 겨냥하고 월요일부터 점진적인 포지션을 빌딩을 하려던 나는 결국 약간의 롱에 만족해야만 했다.



-2-
1월 위험자산의 강세를 수반한 장기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있었다.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킨 요인이 달러 약세에 따른 유가의 상승이다, 라고 보는 것도 일리는 있지만 일전에도 포스팅했듯 본질은 트럼프의 정책이라고 나는 생각. 이번에 배운 점은 이벤트를 앞둔 기대로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막상 재료가 예상에 부합하면 실현이 나오는 전형적인 전개가 적용되지 않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세제 개혁안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이었지만, 기대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시기는 세제 개혁안이 완전히 통과된 12월부터였다. 이벤트 확정 전까지 반영이 얼마나 되어 있을지가 관건이겠지만, 대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의 전환기에는 재료가 노출된 뒤에 따라가도 취할 수 있는 폭이 어느정도 있는 것 같다.



-3-
경기가 좋아서 장기금리가 오르는데,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주가는 조정을 받는 근래의 패턴은 공교롭게도 스터디를 했던 94년과 많이 닮아 있다. 미국의 성장률이 5%를 넘나들고, 설비투자가 연율 10%를 기록하던 당시에 장기금리 상승과 더불어 연준이 공격적인 긴축에 나서자 주가는 오히려 정체된다. 그러나 주가는 말 그대로 정체될 뿐 약세장으로 접어들지는 않고, 금리는 주가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결국 갈 길을 간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된다는 것이 지금 가진 베이스 시나리오. 당시의 경기 상승세가 지금보다 더 가열차긴했지만, 대신에 지금의 연준은 그때의 연준보다 훨씬 덜 공격적이다.



-4-
한마디로 지난주의 흐름들은 조금 오버라고 생각. 2년 롱은 그래서 화요일 아시안 타임에서 접는 것이 좋다고 봤고, 일련의 소동이 마무리되는 쪽에 베팅하는 수단으로는 KRW롱이 어떨까 싶었다. KRW 롱이 그 동안 지나치게 유행했었다는 것은 사실이나, USDKRW가 갭업 후에도 상승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으로 봤을 때 USDKRW 숏스탑은 대략 다 나온 것이 아닐까 싶었기 때문.



-5-
지금 고려 중인 주요 전환 포인트들은 1) 파웰의 증언이나 인터뷰, 2)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계획 발표 두 가지. 수요일 CPI는 발표 전까지의 우려만 취하고 결과에 대한 베팅은 하지 않거나, 한다면 컨트래리안적 접근이 나을 것으로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