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31일 화요일

1월 금통위 의사록

특별한 부분은 없어 보인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 쯤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는 있겠다는 기존의 뷰를 유지. 전반적인 톤이 저번보다 약간 호키시하지 않냐는 부엉이님 의견에 동의. 연내 언젠가 잠재성장률을 깎은 다음 마이너스 갭이 축소되었다고 주장할까봐 조금 불안하다. 시장 영향력은 거의 없을 듯.




위원 1  – 함준호
수출이 개선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내수는 완만한 성장. 올해 재정, 건설투자, 민간소비는 둔화 되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의 개선이 모멘텀을 보완할 것. 다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고, 물가도 공급측 요인 중심이라 근원 인플레는 낮을 듯. 제조업 유휴생산력은 다소 개선되었고, 내외금리차 축소로 자금 흐름의 잠재적 불안은 높아졌으며 기업신용의 하강국면도 지속,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통화완화의 필요성이 생성되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과 금융안정을 고려하면 동결의 효익이 상대적으로 . 마이너스 갭의 상당 부분이 대외수요 부족이라 기준금리 조정 대응은 한계 있고, 글로벌 제조업과 교역여건도 회복 조짐이 있으니 지켜봐야. 동결하면서 정책 여력을 확보하자.



위원 2  –  이일형
성장률과 물가는 전망치를 달성할 듯. 일드커브의 스팁은 금융안정을 위협하던 비효율적 자금배분을 어느 정도 완화. 수출이 회복되면 중립금리가 올라 현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 시간이 주어질 때 구조개혁을 빠르게 추진하고 가계가 레버리지에 의한 지출에서 소득에 근거한 지출로 전환하도록 환경을 조성하자.

불확실성이 높고 금융안정의 부담까지 있으므로 통화정책은 한국경제의 노미널 앵커인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주력할 때. 동결.



위원 3  – 고승범 or 신인석
완만한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거시경제의 하방위험에 주목할 필요. 수출의 반등을 감안하더라도 성장세가 가시적으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 수출보다 내수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임을 감안하면 기조적인 물가 상승을 기대하기도 어려움. 가계부채는 증가 추세를 이어가겠으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임.

경기의 방향성과 주택시장, 가계부채 등을 관찰하자. 가계부채 관리와 재정확장을 위해 당국과의 대화채널도 유지하는 것도 바람직. 동결.



위원 4  –  조동철
내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의 개선은 미흡. 다만 제조업 가동률의 반등, 건설기성액의 증가 반전, 반도체 활황을 배경으로 하는 수출의 반등 등은 긍정적 시그널.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 전망치 2.5%는 중립적.

통화정책의 시차를 고려하면 이제 고민해야 할 것은 유가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난 후의 물가 흐름. 근원물가가 완만하지만 추세적인 하락이 예상되므로 향후 주목해야 할 것.

가계부채는 12월에 안정 조짐이 나타났으나, 계절적 요인 등을 감안하면 안정화 여부 판단은 좀 더 지켜본 다음 내릴 필요.

자본 유출입 부분에서는 비정상적인 자본흐름의 징후는 없다. 특히 한미 금리역전은 향후에도 금융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음.

요인들을 종합해 봤을 성장, 물가의 마이너스 갭은 다소 확대된 상황이나, 1) 미국 경기회복과 통화정책의 긍정적 효과, 2) 잠재성장률 변동에 따른 마이너스 측정 오류 가능성, 3) 가계부채 추이 등을 고려하면 1 금리는 동결하는 것이 적절.


위원 5  –  장병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둔화되겠지만 수출과 설비투자는 개선되어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 그러나 1) 가계부채, 2)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이 소비와 투자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 (나는 이 문장이 한국은행과 총재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낸다고 본다). 수출은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리스크 요인. 물가 상승 압력은 확대되겠으나 안정 목표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근원인플레는 조금 더 낮을 것. 앞으로도 구조개혁 노력을 기울이며 완화적 재정, 통화 정책으로 경기를 뒷받침해야.

향후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경기 부양이 필요하고, 물가도 2%에 미치지는 못할 것이므로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 경기 움직임을 지켜보며 가계부채 상황,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모니터링 하자. 동결.



위원 6  –  고승범 or 신인석
4분기 성장은 다소 둔화되었지만 지난 전망과 부합.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은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에 비추어 적절한 것으로 판단. 잠재성장률이 종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낮아졌을 가능성 존재. 물가는 안정목표에 근접하거나 1%후반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물가전망 경로의 상하방 리스크는 중립적인 듯.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완화기조를 유지하되 금융안정에 유의한다는 기존의 스탠스를 견지 필요. 동결.

Weekly (or biweekly) (1)

MS의 리폿을 벤치마크하는 것을 목표로 일단 위클리, 혹은 바이위클리 정도의 텀으로 다양한 자산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써 보려고 한다. 내 수준에서 특정 텀을 정해놓고 글을 쓰면 동어반복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고, 글을 억지로 많이 써 두면 틀리게 되는 내용들도 많아지지만 그래도 나는 의무적인 다작의 순기능을 지지하는 편이다. 어차피 전망이나 생각을 담아둔 글과 포지션은 약간 다른 차원의 문제라 틀리는 전망을 하더라도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는 것이 내 생각. 주제는 6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1. 주요 경제지표와 미국채

트럼프가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와 트럼프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 채권 시장에는 병존 중이다. 주말에 화제가 되었던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국제정세적 긴장감을 높여 risk-off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인간이라면 재정정책도 정말 강력하게 쏟아부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자극하므로 한 방향으로의 해석이 쉽지 않다. 주 중에 발표될 2월 ISM 제조업지수, 1월 비농업고용 등의 주요 경제지표는 미국채 금리에 롱보다는 숏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FOMC 역시 최근의 옐런 발언으로 미루어 봤을 때 다소 hawkish한 statement가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미국채 선물은 주요 이벤트 발표 전까지 고점을 낮춰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1월 미국채권이 상하방으로 뚜렷한 한계를 보였던 레벨들이 꽤 견고하다는 데에 있다. 1월 ISM의 호조에도, hawkish했던 옐런 의장 발언에도 2.50%상향 돌파에는 실패했고, 1월 고용 부진, 하드 브렉시트 등의 이슈에도 2.30%은 지지되었다. 즉, 1) 재정에 관련된 트럼프의 돌발 행동이나, 2) 연준의 3월 인상을 자극할 이벤트가 없는 한 레인지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 (해당 레벨 근처에서의 지표나 이벤트가 기회를 제공할 것). 후자의 경우로 간다면 기자회견이 없는 FOMC보다는 1월 비농업 고용의 서프라이즈가 트리거가 될 듯.




2. 한국의 일드커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한국은행, 한국의 지표 반등, 미국 금리의 상승 가능성을 조합한 3Y-10Y 스팁 뷰가 많았지만, 실제로 한국의 일드커브는 1월 내내 정체되었다. 특히 미국채 금리가 오르더라도 한국 단기물 금리의 상승폭이 장기물 금리의 상승폭을 따라잡는 현상이 계속 관찰되는 상황. 이는 한국 커브가 더 스팁되기 위해서는 1)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거나, 2) 트럼프 재정 랠리가 한 단계 더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의 경우는 아직 요원해 보일 뿐만 아니라 한국은 대개 인하 기대감이 형성될 정도면 장기물 금리가 먼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인하를 워낙 느리게 하니깐), 결국 지금 한국 커브 스티프너를 구축한다는 것은 트럼프 재정 랠리에 베팅한다는 것이 된다. 한마디로 한국 커브 스티프너는 그렇게 편안한 포지션은 아니다. 차라리 지난 금요일과 같은 조정에서 2Y 구간 롱을 가는 것이 낫다.




3. BOJ watch

BOJ의 채권매입규모 조절로 테이퍼링 논란이 잠시 있었지만, BOJ가 근시일 내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JGB 10년물 타겟팅이 BOJ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뚜렷한 시그널이 아직 없고, 통화완화와 재정확대의 조합을 꾀하는 일본이 긴축적인 스탠스로 선회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강달러를 불편해하는 트럼프 때문에 BOJ의 긴축이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BOJ는 FX시장에 개입한 적이 없고, 단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왔을 뿐이다. JPY의 약세가 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일본의 통화정책에까지 개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BOJ 입장에서 10년물 금리 타겟팅은 FX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JPY를 약세로 보낼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그리고 중국을 견제하고 싶어 하는 미국에게는 여전히 일본이 필요하다. 따라서 만약 BOJ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현재 JPY에 반영되고 있다면 JPY short을 고려하겠으나 아직은 시장도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고 있는 듯.



4. 유로존 금리의 상승

미국 금리에 비해 유로존 금리는 1월 들어 꽤 일관적인 상승세를 연출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면 미국 금리가 하락할 때는 약하게 연동되다가, 금리가 상승할 땐 유로존 금리가 오히려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 금리의 상승세가 부각되는 이유로는 1) 유로존 경제지표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2) 그에 따른 ECB의 테이퍼링이 연중에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되고 있는 분위기다. 스터디에서도 잠깐 나왔던 이야기이고, 나도 일정 부분 동의하는 뷰이다. 다만, 1월 유로존 금리의 상승을 국가별로 봤을 때 이탈리아(49bp), 프랑스(36bp), 독일(24bp)의 순서로 상승폭이 컸다는 점이 불편해 상술한 이유를 근거로 하는 포지션에는 손이 잘 나가지 않는다. 만약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하는 채권 약세였다면 독일 금리의 상승폭이 기타 우울한 나라에 비해 뒤쳐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방향이든 우울한 나라들의 금리 변동폭이 원래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래서 나는 최근 관찰된 유로존 금리의 상승의 배경에 '경기 펀더멘털 개선'이 아닌,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지불하던 우울한 나라들의 채권 가격 정상화'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 중이다. 그치만 risk-off 포지션을 잡을땐 미국채로, risk-on을 노릴 때는 분트를 활용하는 선택은 당분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월 27일 금요일

12월 광공업생산 예상

지난달엔 생산지표 포스팅을 빼먹었다. 연간전망을 두 개 쓰느라 정신이 없어서이기도 했고 한국 지표가 전혀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라 굳이 기록해 둘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했다. 11월부터 지금까지 금융시장은 크게 봤을 땐 트럼프 랠리와 트럼프 조정의 반복인 셈이고, 그 안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스탠스와 굵직한 대외 경제지표들이 몇몇 기회들을 제공해 줄 뿐이라서 대내적 요인들이 이슈가 될 틈이 없다. 마켓 드라이버가 대외 요인에(그것도 정치에) 치중되면 한국채권 전략 수립하기가 피곤해진다. 미국채가 미국에서 있을 이벤트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기 시작하면, 한국채권은 그 기대감에 대한 기대감을 아시아 타임에서 프라이싱하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스텝이 빨라야 하고, 테크니컬한 분석과 트레이딩에 능해야 하는 국면. 하지만 그렇다고 지표 체킹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짧게라도 기록해두려 한다.



일단 주 중에 발표된 4Q GDP 역시 전혀 영향력이 없었다. +0.4QoQ로 발표가 되었는데 나를 포함해 훨씬 더 낮은 성장률을 예상하던 사람들이 틀린 이유는 1) 3분기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었고 (3분기가 하향조정되면 4분기 QoQ 숫자가 힘을 받는다), 2) 건설투자가 거의 둔화되지 않았으며 (QoQ기준으로는 둔화지만 YoY 기준으로는 여전히 +11.8%), 3) 재고와 설비투자도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기 때문. 4분기 GDP가 선방한 대신에 올해 1분기 GDP 숫자가 나빠질 리스크는 조금 높아졌다.

다음주에 발표될 12월 광공업생산은 +2.7%YoY, 0%MoM수준을 예상. 유가 관련 섹터의 수출액 반등이 이어지고 있는 동시에 반도체는 무려 +22.4%YoY를 기록 중. 자동차 생산 데이터는 작년에 워낙 미리 깨져놔서 12월부터 올해 말까지 데이터가 아주 나쁘게 보이지는 않을 듯. 지금은 단가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 중인 상황이라 수출 데이터를 통해 광공업생산을 예측하는 것에 노이즈가 많고(생산은 실질 기준이니깐), 어차피 전망치가 컨센과 거의 비슷해 별로 전략에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월 23일 월요일

휴가

-1-
금요일 하루 휴가를 내고 오사카로 가족 여행을 갔다. 새벽에 내린 폭설로 출발이 지연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니나다를까 탑승시간이 한 시간 늦춰졌다. 한 시간 정도면 양호하다고 생각했지만 탑승한 뒤에도 비행기가 움직이질 않는다. 눈이 오면 기체에 붙은 얼음이나 눈을 털어내는 de-icing을 해야 하고, 그 de-icing은 특정 장소에 가야만 할 수 있는데, 활주로가 미끄러워 그 곳까지 이동할 수가 없어 따로 조치(아마도 비행기를 끄는 차)를 기다리고 있단다. 우여곡절 끝에 de-icing을 하고 '이제 이륙을 할 수 있습니다'는 방송이 나오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4시간짜리 지연은 지연이라기 보다는 조난에 가깝다. 다른 항공편들의 지연 시간을 체크해보니 내가 탔던 제주항공의 연착이 제일 심했다. 내부 사정은 잘 모르지만 아마도 항공편들의 스케쥴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내가 탔던 항공편의 배치는 뒤로 많이 밀려난 듯 했다. LCC를 탄다는 것은 공항 상황을 크레딧으로 하는 후순위채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LCC도 지연이 3시간이 넘어가면 죄송하다며 에너지 바 하나를 간식으로 준다는, 굳이 배울 필요 없는 점을 하나 배웠다.


-2-
특별하게 정해진 일정 없이 편하게 먹고 관광할 목적의 여행이었어서 타격은 거의 없었다. 1년 반쯤 전 혼자 여행왔을 때 익혀놨던 길 중심으로 구경하며 열심히 먹고 마셨다. 그 때에 비해 중국인과 한국인이 더 많은 느낌이지만, 이런 단편적인 느낌을 근거로 '관광수요가 높다'거나 '소비가 좋다'는 식의 결론을 쉽게 내리는 것을 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매크로 뿐만 아니라 개별 주식 분석에서도 마찬가지다. 카페에 사람이 많으니 카페 주식을 사자는 류의 분석을 나는 가급적 지양한다. 현장에서는 느낌과 아이디어만 받아가면 된다. 진짜 리서치는 어차피 책상에서 한다.


-3-
일본이나 대만을 여행하다 보면 길거리에서 얻는 아이디어나 느낌에 하나의 맥락이 있다. 이들은 좁은 곳에서 살고, 비교적 다양한 개성이 반영된 패션을 즐기며, 먹는 것은 로우엔드부터 하이엔드까지 두루 엄청나게 발달해 있다. 의식주를 비싼 순서로 나열하면 주, 의, 식이다. 좋고 넓은 곳에 사는(혹은 살 수 있는) 사람은 의, 식도 잘 즐길 수 있다. 좁은 곳에 살지만 의, 식만 즐길 수 있는 사람들도 있다. 마지막으로 좁은 곳에 살고, 좋은 옷도 부담이 되는 사람이라도, 먹는 것은 어느정도 즐길 수 있다. 먹는다는 것은 최후까지 남는 취향 표출 수단이자 저렴한 사치의 수단이 된다. 그래서 불황이나 저성장이 장기화될수록 '주', '의' 대비 '식'의 상대적 발달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다.


-4-
도톤보리 근처를 거닐다가 어떤 걸그룹이 길거리 공연 중인 것을 발견했다. 공연을 관람 중인 사람들도 제법 많다. 공연장 앞 펄럭거리는 현수막에 '가면여자'라는 글씨가 보인다. 몇년 전 아베노믹스를 주제로 하는 다큐에서 봤던 기억이 있는 걸그룹이다. 가사에 양적완화, 인플레이션 2%, 아베노믹스 등의 단어가 등장하는 노래를 불렀던 그 걸그룹. 실제로 보게 될 줄이야.


-5-
돌아오는 날은 내 비행편만 3시간 지연되어 잠을 거의 못 자고 출근했다. 난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제주항공은 피하게 될 듯.

2017년 1월 19일 목요일

17/01/19

-1-
미국채는 가격 기준 1월 레인지 하단이라 반은 접는게 좋아 보인다. 10%중 절반은 2.425%에  빠져나오는 것으로 (오전 8시). 어제 오전에 흐름이 너무 밋밋해서 사이즈를 줄인 것이 조금 아쉽다. 어제처럼 오늘 아시아 장에서 힌트가 또 나오지 않을까 생각 중.


-2-
부엉이님 덕분에 오전에 역대 미국 대통령 취임 연설을 가볍게 훑어봤다. 과거 연설들을 보면, 트럼프가 이번 취임 연설에서 시장에서 주목 중인 재정지출,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 것이 사실. 때문에 취임식 전후를 기점으로 트럼프 랠리에 대한 조정이 시작되고, 향후 재정 계획이 가시화되면서 트럼프 랠리가 재개되는 시나리오가 반대의 시나리오보다 합리적이다. 다만 전망과 전략은 다르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 이러한 전망을 배경으로 당장 트럼프 랠리 조정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 내 기준에서는 아직 상황이나 가격이 불편하다.


-3-
환율 조작국 지정에 대한 이런저런 리폿과 뷰를 취합해 보고 있다. 지정 여부 자체에 대한 결론은, 지금의 기준들로 조작국 지정은 어렵지만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게다가 트럼프니깐) 얼마든지 가능은 하다는 것. 오히려 뷰가 갈리는 부분은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인데, 1) 중국, 또는 중국을 포함한 몇몇 주변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갈 것이라는 전망과, 2) 환율 조작국 지정은 플라자 합의만한 강제성은 없으면서 risk-off 심리만 자극할테니 아시아 통화는 오히려 약세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병존. 초반에는 전자에 가깝게 진행되다가, 결국 후자로 넘어갈 것 같은 느낌만 있는데 리서치를 더 해봐야 할 듯.


-4-
휴가 다녀와서 MS 리폿과 비슷한 형태로 가상 P/L 표를 만들어야겠다.

S&P long, 2252 -> 2252, 사이즈 20%
UST 10Y long, 2.495% -> 2.3625%, 사이즈 40%
Kospi short, 268.65 -> 268.35, 사이즈 10%
KTB 10Y long, 125.83 -> 125.70, 사이즈 10%
UST 10Y short, 2.32% -> ??? , 사이즈 10%


-5-
한국 채권선물은 시가를 회복하지 못했고, 분트도 장 초반 분위기가 약세라 남아있는 미국채 10년 숏은 조금 더 캐리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만약 오늘 밤에도 약세를 이어간다면 타겟은 월초 ISM발표 직전 레벨인 2.50%.

(20일 밤 11시 30분)
휴가 내고 여행 중. 트럼프 취임은 역시 노포로 가거나, 10년 금리 레벨은 오히려 트럼프 랠리 조정에 편해진 상황이라 미국채 10년 숏은 전부 정리하는게 맞다고 본다(2.48%).

2017년 1월 17일 화요일

하드 브렉시트 논의

(9시 55분)
아침에 콜은 했는데 따로 기록할 시간이 없었다.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국채 10년물 레벨은  편안한 편이라 125.83에 10% 사이즈의 롱은 괜찮다고 생각. 논의 중인 하드 브렉시트의 주목도에 비해 한국 채권의 반영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125.70이 스탑.

(11시 10분)
다른 일을 보고 돌아오니 10틱정도 밀려서 스탑이 간당간당. 보도된 연설문의 일부로 미루어 봤을 때 오늘 메이 총리의 연설에서 하드 브렉시트가 언급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반응이 거의 없다. 파운드는 따라가기 힘든 레벨이고, 미국채 선물은 고점과 너무 가까워서 AUD나 한국채권을 고려한 것인데 별 일 없이 스탑을 터치하고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2시 15분)
원, 위안, 호주달러 전부 강세전환하고 10년 선물도 스탑을 터치. 오늘도 하드 브렉시트 이슈는 별로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게 진입의 논거이긴 했지만), 다시 대응을 해서 오버나잇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호흡이 조금 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역시 취임식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상책일 듯. 확신의 강도가 약한 아이디어는 작은 사이즈로 트라이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그 정도로 확신이 없으면 포지션을 구축할 필요가 없는 것인지 고민이 되지만 나는 아직 전자를 지지하는 쪽.


(밤 12시 5분)
메이 총리의 코멘트만 보면 싱글 마켓을 버리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주말에 형성된 브렉시트 우려에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생각. 양원 표결 때문에 파운드가 강세로 간다는 보도에는 동의하기 어렵고, 월요일부터 반영이 많이 되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을 듯. 이제 관심은 옐런 스피치와 트럼프의 취임식으로 이동할텐데, 1) 옐런이 어떤 dovish하게 나오더라도 장기물 금리가 크게 하락할 것 같지는 않고, 2) 하드브렉시트라는 risk-off 요인을 앞두고 금리의 강세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었으며, 3) 기술적으로 트럼프 이후 11월 중순까지 밀렸던 레벨에서 추가 강세가 제한되는 상황이라 미국채 10년 숏을 20% 사이즈로 가 볼만 하다고 본다(2.32%). 스탑(2.305%)을 가깝게 잡을 수 있어서 부담이 덜 한 편.


(오전 10시 30분)
2.334%에 사이즈를 10%로 축소. 분트나 한국 채권에 비해 미국채 반응이 너무 없다. 글을 다시 써야겠다.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17/01/15

-1-
가격 레벨들이 불편하고 트리거도 없어 매매 아이디어를 떠올리기가 참 애매한 상황이다(꼭 이런 소강 국면에 대한 기록을 하면 조만간 시장이 움직이긴 했었다). 그래도 채권 선물은 작년 2분기처럼 일중 변동성이 붙어 있지는 않아 이런저런 단기매매는 가능한 듯. 자산들간의 미묘한 차이와 기술적인 흐름을 근거로 하는 매매도 공부를 더 해둘 필요가 있다.


-2-
버냉키크루그만이 재정에 대한 글을 썼다. 크루그만이 트럼프 당선 이후 멘붕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기대 이하일 수도 있다는 두 경제학자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그치만 연간전망에도 썼듯이, 시장은 재정의 디테일 보다는 시행 여부와 규모에만 주목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땅에 돈을 묻어뒀다가 삽질로 다시 퍼내는 정책을 하더라도, 일단 시장은 가긴 갈 것이다.


-3-
94년도 리서치를 읽다보면 '역시 설비투자가 확대 사이클에 진입해야 경기가 제대로 달아오르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성장률이 단순 기저효과의 영역에서 벗어나 탄력을 받으려면 capex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일각의 주장처럼 트럼프의 당선 자체가 기업들의 animal spirit을 자극해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현재의 가동률이나 내구재 주문 증가율로 봤을 때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 투자는 재정안 확정으로 가동률과 주문이 반등하는 것을 확인한 뒤에 주목하기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


-4-
금요일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8%에서 2.5%로 낮췄다. 소비는 작년보다 나쁠 것이고, 투자는 작년에 부진했던 기저효과로 반등할 것이며, 건설투자는 둔화되고,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것이 한국은행의 전망. 일반적으로는 중앙은행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통화 완화 기대감을 자극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 롱 재료가 된다. 그러나 내 생각에 한은은 성장률 전망치를 미리 깎아 놓고, 실제로 성장률이 둔화되면 '예상했던 성장 경로' 라며 완화 대응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자회견에서 잠재성장률을 계산해보겠다는 발언이 있었는데 아마 2.7%~2.8% 수준을 제시할 듯.


-5-
1분기 시장의 트리거는 트럼프겠지만 주제는 환율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는 아직 변함이 없다. 다음주 휴일들을 활용해 몇몇 궁금한 점들을 자세하게 리서치 할 계획.

2017년 1월 11일 수요일

트럼프 기자회견

(오후 3시 39분)
채권이나 FX는 가격들이 전부 애매해서 트럼프 기자회견을 노릴 마땅한 전략이 떠오르지 않고, 코스피를 10%의 사이즈로 종가에 숏 오버나잇 해볼만 하다고 생각. 섹터 흐름상 트럼프 기대감이 작용 중인 것으로 보여지는데, 1) 오늘 정도의 상승폭이라면 단기적으로 트럼프의 재정 확대 발언에 대한 기대는 상당 부분 반영한 듯 하고, 2) 만약에 기자회견이 실망스러워 미국 주식이 하락하면 내일 하락폭이 클 것이며, 3)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재정 확장 발언으로 미국 주식이 더 상승하더라도 그런 상황이라면 아시아 통화가 약세로 가면서 내일 코스피의 상승갭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배경. 하지만 외인 매수세나 시장의 분위기, 삼전의 견조함이 불편해서 큰 사이즈는 부담스럽다.


(12일 새벽 1시 15분)
왜 늦나 트럼프. 자다가 잠깐 일어난건데 아시아 시장에서 조용했던 FX시장이 이제서야 들썩거리는 중.


(2시 30분)
약가 관련 발언을 빼면 시장이 특별히 주목할 내용은 없지 않았나 싶다. 당분간 달러 약세와 채권 강세 기조가 옅게 유지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엣지를 걸만한 포인트는 없는 듯. S&P가 상승해서 마감하더라도 내일 코스피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할 것으로로 보인다. 크루그만은 'So the new commander-in-chief is a moral and ethical monster. On the other hand, he has no clue about policy. Thanks, Comey.' 라고 트윗. 자야겠다.


미국 지수는 소폭 상승했지만 어제 너무 달렸던 코스피는 하락 압력을 받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압력이 강할지는 의문이고 무엇보다 시장의 컨셉이 불분명한 상황이라 시가에 정리 후 다음을 노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 어제는 댓글에서도 언급해주셨던 AUD의 움직임이 비교적 특징적이었다. 근 몇일간 아시아 시장에서, 그리고 기자회견 직전의 일시적인 달러 강세에서도 약세 압력을 거의 받지 않다가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다시 강세. 다만 AUD도 이제 12월 FOMC 직전 레벨에 거의 도달한만큼 따라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시 지표와 펀더멘털을 체크해야 하는 시기.

2017년 1월 9일 월요일

17/01/09

-1-
연초부터 시장이 참 빠르다. 월초의 주요 지표 밀집 구간에서 시장은 정확히 기대감만큼만 움직였다. 논팜이 발표된 이후 미국채의 반응을 보며 금요일 한국 채권시장이 아주 똑똑한 것이었다는 감탄을 지인들과 주고 받았다. 미국채 전략이 비교적 만족스럽긴 했지만 금요일 한국 채권 숏까지 봤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가격이 생각했던 것과 반대되는 흐름을 보일 때, 왜 이렇게 가는 것인지 논리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을 때가 기회가 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채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한국 채권이 강세를 보이지 못했던 오전에 눈치를 채고, 오후에는 추가 약세 시 따라잡을 준비를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
지난 목요일 약달러와 관련된 재밌는 시나리오를 접했는데, 뷰 자체도 흥미로웠지만 내가 약달러와 관련된 뷰를 처음 접한 것도 아닌데 왜 전에는 이런 뷰에 공감을 하지 못했나 싶은 생각이 주말 내내 들어 리폿들을 다시 찾아 읽어 봤다. 다시 읽다 보니 '미국이 달러 약세를 원하기 때문에 달러를 약세로 만들 것이고, 그래서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다' 라는 부분부터 자료를 건성건성 읽었던 기억이 난다. 두 가지를 새삼 다시 느꼈다. 1) 글을 읽을 땐 공감이 어려운 부분이 나오더라도 나머지는 최대한 면밀하게 읽는다. 2) 쓸 때는 로직이 헐거워 보이는 부분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애쓴다.


-3-
치아교정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주 치과에 갔더니 점검이 끝난 후 의사선생님이 또 다시 '최순실이랑 최경환이랑 짜고 금리 내렸던거에요' 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눈빛에서 느껴지는 컨빅션으로 미루어 보아 괜히 내가 다른 말을 했다가는 내 치아에 이로울 것이 없어 보여 그냥 잘 들어 드렸다. 어떤 상황에서는 분명 누군가가 나의 말을 같은 맥락으로 잘 들어 넘겨줄 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병원 건물 계단을 내려왔다. 통념에 반대되는 것을 타인에게 이해시키는 데에는 많은 시간과 관계적 비용이 들고 그걸 아는 많은 사람들이 침묵한다.


-4-
지난 금요일 밤 만난 미국에서 일하는 지인이 '회사에서 시장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눌 사람이 생각보다 잘 없다' 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나도 회사 내에서는 그런 사람을 두 명 정도 만났을 뿐이고(이것도 운이 좋아 많은 편이고), 결국 회사 밖에서도 그럴 만한 사람을 계속 찾아다닐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내 대답.


-5-
이제 다시 트럼프의 행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지금 시장만 봐서는 기대 보다는 우려가 조금은 더 강하게 작용 중이라고 봐야할 듯.

2017년 1월 6일 금요일

12월 비농업 고용을 앞두고

(9시 42분)
타겟 근처에 와버려서 UST 10년 롱은 2.36%에 절반은 청산하고 보는게 좋다고 생각.

(오후 4시 14분)
아시아와 유럽마켓에서 약세로, 미국장을 열면 강세로 가는 금주의 채권시장 패턴이 불편하고, 고용 부분은 많이 반영되었다는 생각에 UST는 2.365%에 다 스퀘어로.

주초에 포스팅했던 ISM과 미국채 롱은 지표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미국 금리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배경으로 하는 아이디어였고, ISM을 포인트로 잡았지만 사실상 노리는 것은 역시 고용지표였다. 문제는 예상보다 덜 hawkish한 FOMC의사록이 금리를 한 단계 끌어 내렸고, ISM서비스업 지수 내 고용 세부지표와 ADP의 부진으로 비농업고용 부진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이미 형성되어 버렸다는 것. 이렇게 되면 지표의 방향에 따라 시장의 상하방 가능성이 다 열려 버리기 때문에 지표를 확인하기가 불편해진다.


그리고 내가 한 가지 더 염두에 두고 있던 것은 트럼프 쇼크 후 12월 FOMC 직전까지의 박스 상단 레벨. 안 좋은 지표 때문에 미국채가 강세를 보인다면 저 레벨 까지는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그보다 더 위로 가려면 트럼프 재정에 대한 기대가 깨지는 이벤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취임식 전후로 그럼 흐름이 관찰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미리 예상하기는 어려우니 일단 타겟에 도달하면 정리하기로 한 것.

오늘 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채권의 약세가 강력했다는 점도 불편한 요인이다. 오늘 한국채권 약세의 이유를 1) 최근 한국 경제지표의 호조, 2) 미국 고용지표에 대한 우려감 등에서 찾으려 해봤지만, 1)은 그게 왜 하필 오늘 작용했냐는 물음에는 답할 수 없게 되는 요인이고, 2)는 동시간 미국채 금리는 상승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렇게 설득력이 높지는 않다. 때문에 나는 오늘의 약세를 '고용 결과가 나쁘더라도 금리가 더 하락할 룸이 작은 레벨까지 미국채 금리가 어제 이미 하락해버렸고, 한국 금리는 설령 미국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영향이 제한될 만큼 이미 미국 금리의 하락을 많이 반영한 레벨에 도달해 있었다' 는 다소 복잡한 뜻으로 받아들였다. 돌이켜 보면 분트나 한국채 금리는 이미 지난 월말부터 꾸준히 하락해 FOMC 이전 레벨을 밑돌고 있던 상황.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미국채 청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채권 숏을 소량 오버나잇 해 보는 것도 괜찮겠네, 라는 이야기를 지인들과 나누긴 했지만 콜을 하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지표 부진에 대한 기대감만 취하고 나오게 된 셈. 앞서 언급했듯 기대가 미리 형성되었기 때문에 논팜을 겨냥하고 미리 취할 편안한 포지션은 잘 보이지 않는다. 만약 지표 호조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AUD 숏 타이밍을 고려해 보는 정도. 아마도 다음 기회는 FX에 있지 않을까 기대 중.

2017년 1월 4일 수요일

12월 금통위 의사록

12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었다. 경기에 대한 톤이 전반적으로 꺾이는 모양새인데, 내 생각으로는 수출과 산생의 반등 때문에 1월 금통위에서는 12월 의사록에 비해 호키시한 분위기가 조성될 듯. 경기 둔화 리스크를 이 정도로 인지했던 회의에서도 금리를 내리지 않은 한은이, 경제 지표 반등이 관찰될 가능성이 높은 1~2분기에 인하를 암시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위원3은 이번에도 지표를 정성껏 뜯어 보셨고, 위원4는 저러다가 인상 소수의견을 내시지 않을까 싶어 심히 우려된다. 이번에도 위원별 매칭은 임의로.


위원 1  – 고승범 or 신인석
최근의 장기물 급등은 이례적으로 평탄화되었던 수익률곡선의 정상화일 금융시장은 안정세 유지 . 경기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하방 위험 증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서비스업 생산도 감소하며 경기가 예상경로를 하회하고 있을 가능성. 정치 불확실성 확대도 부담 요인. 물가는 기조적인 상승세는 없고 근원물가가 1% 중반에서 정체되는 중이라 경기 하방 위험을 고려하면 2% 타겟 수렴도 어려울지도.

성장과 물가의 하방 위험 확대 정도에 따라 금리정책을 가늠해야 . 미국 금리정상화와 관련해 우리의 통화정책은 우리나라 거시경제 금융시장 상황에 맞추어 운용될 필요가 있음. 재정정책과의 공조 필요하다. 동결.


위원 2  –  고승범 or 신인석 (or 장병화)
수출은 소폭 반등했고 내수도 부진이 다소 완화. 1)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 증대와 경제심리 위축으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는 , 2)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의 시장 영향력, 3)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 중이라는 점을 이번 기준금리 결정에서 고려했음.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경기 하방리스크와 금융안정리스크가 함께 높아진 상황에서는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재정정책의 역할이 긴요. 통화 완화를 지속하면 자금 유출 압력도 높아지고 가계부채 제어가 어려워짐. 따라서 재정정책이 확장적으로 운용될 있도록 정부와 적극 협의 필요. 동결.


위원 3  – 조동철
실물경기의 하방 위험이 상당히 높아짐. 생산지표를 보면 2분기를 정점으로 둔화 중이고, 소매판매도 하반기의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며, 건설기성도 다소 조정. 다만 11 수출을 보면 미국 경기 회복이 대미수출은 물론 대중국 가공무역에도 긍정적 영향을 보이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제기.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제일 좋은데 일단 지켜봐야 .

요약하면 건설투자와 소비의 둔화는 뚜렷한 반면 수출의 회복세는 아직 이를 완충할 수준에 미치지 못함. 수출이 급속히 확대되어 낙수효과로 설비투자와 가계소비 증가로 연결되지 않는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임.

물가는 내년 상반기 2% 근접 전망을 했던 것은 유가 기저효과 때문. ,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내년 중반 이후 물가가 목표치에서 유지될 있을 것인지가 관건. 근원물가를 보면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하반기 들어 둔화 중인 경기를 반영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 가능. 때문에 경기 추이가 지속되면 근원물가는 1% 중반 머무를 가능성. 다만, 대외여건 변화로 기대인플레이션이 올라오는 것은 물가의 상방 요인이니 관찰 필요.

가게부채 증가율은 점차 안정될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 다만 경기 둔화 때문에 소득대비 부채 규모가 안정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

종합하면, 경기 하방 위험은 높아진 가운데 물가의 하방위험도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어 거시여건은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 다만 금융불안과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동결.


위원 4  –  이일형
재정정책과 구조개혁 포함한 총체적 정책 조화에 대한 제고가 필요. 완화적 통화정책의 마감을 예기한 미국의 금리인상은 우리의 통화정책의 여지를 확대해 주는 측면이 있다(?).

통화완화는 경제를 견인해 주고는 있으나 여러 부작용을 수반하고, 미국 금리인상은 해외 자산투자 수익률과 수출증대에도 기여(?)하고 생산적인 투자 수익률을 증대시켜 부동산 쏠림을 완화. 기준금리로 커브의 단기부분을 조절(?)하면 완화적 기조의 부작용 해소뿐 아니라 정책 여력 확보도 가능.

중기적 물가목표 달성 위해서는 일방적 거시정책의 확대가 아니라 효율성을 제고하는 구조개혁이 중요. 완화적 통화정책과 더불어 부작용이 적은 재정확장으로 하방압력을 견제해야. 선진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우리에게도 재정비할 있는 좋은 기회(??). 동결.


위원 5  –  장병화
수출부진이 다소 완화 중이지만 대외수요 개선이 여전히 미흡해 소비와 건설에 의존한 성장흐름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과 서비스업도 약화되면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점증. 내년 성장경로는 수출 회복의 정도와 정치적 불확실성의 경기 파급효과에 따라 좌우될 . 물가는 점진적으로 오르겠지만 상하방 위험 혼재. 수요 측면 압력이 강하지 못하니 향후 경기부진이 지속되면 물가목표 접근이 지연될 위험에 유의. 확대된 제조업 유휴생산력과 유휴노동력 상황이 고착화되는 모습.

금융상황은, 시장금리 추가 상승 금융 완화 정도가 유의하게 축소될 가능성을 점검. 가계부채는 증가세를 지속 중이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취약부문의 부실위험이 가시화될 위험에 신중히 대비해야.

종합해보면, 중단기 시계에서 성장 물가의 하방위험이 점증. 다만 향후 경로 변화 예단은 불확실성이 높으니 대내외 위험요인의 전개과정을 지켜보자, 동결.


위원 6  –  함준호
대내외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정치가 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정확한 판단은 어렵지만 내년 경제전망이 밝아 보이지는 않음. 민간소비는 심리 위축으로 부진할 전망이고, 설비투자도 근시일 폭의 개선은 어려우며, 수출은 금년에 비해 나아지겠지만 보호무역주의가 걱정. 유휴생산능력 판단지표로 , 실물경제 부진 우려는 커지는 .

이러한 상황 고려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여지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또한 상존. 미국 시장금리 상승의 국내 채권시장 영향력과, 연준 인상의 여파, 그리고 가게부채가 통화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들.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지켜봐야 . 동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