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9일 수요일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무지하다. 오래전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를 읽었지만 기억에 남아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나의 '듣는' 행위가 워낙 대중가요적 보컬에 편중되어 있었기에 클래식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 복면가왕에서 아이돌이나 배우가 아니라면 첫소절을 듣고 거의 가수를 맞힐 수 있고,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들 대부분을 머릿속에서 재생할 수 있는 나지만 클래식 곡을 듣고 작곡가를 떠올리는 일은 잘 하지 못한다. 모르기 때문에 즐길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는 성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가끔 의도적인 환기를 한다. 6년전에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도 그래서 샀다. 그리고 올 해에는 '음악의 기쁨'을 샀다.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다시 공부해 보려고. 그렇다면 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는? 그냥 손열음이 좋아서 샀다. 보다 정확히는 손열음의 글이 좋아서.

대부분의 창작가는 본인이 창작하고 싶은 것과 창작물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쓰는 사람이 쓰고 싶은 것과 읽는 사람이 읽고 싶은 것에는 간극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좋은 글에는 그 간극이 없다. 필자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데 독자도 그 글이 읽고 싶고 재밌다. 손열음의 글이 그렇다. 내가 잘 모르는 클래식이 글의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롭다. 재밌으면서도 진지하고, 솔직하다.

애초에 어느 한 인간이 진지함과 솔직함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행위는 글쓰기 외에는 잘 없을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진지하고 솔직했다가는 외로워진다. 심지어는 금융권 종사자 중에서도 진지하고 솔직하게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다수는 그런 대화보다는 그냥 농담으로 도배된 대화를 좋아한다. 혹자는 현재를 경박단소의 키치의 시대로 규정하고, 진지함과 솔직함이 배척되는 배경을 이 시대의 특성에서 찾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역사상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이 인기있던 시절이 있었던가. 늘 사람은 진지함과 솔직함 보다는 재미를 좇아왔다. 결국 평소에는 재밌는 사람으로 살면서 진지함과 솔직함은 같은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들끼리만 공유하는 것이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들의 최선이 된다.

그런데 좋은 글은 그 최선을 뛰어넘는다. 즉, 진지하고 솔직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재밌기까지 한 것이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대단한 능력이다. 그러한 능력을 가진 손열음이 부럽다. 보러 갈 예정인 8월의 연주를 기대하며.

The key factor of the KRW's devaluation

In my last article, I noted that there are three factors that made the KRW to be depreciated.

(a) The sluggish exports data caused by economic slowdown in China

(b) A few policies to induce overseas investment

(c) A coming of Fed's rate hike

Seemingly, all those factors are reasonable, however, a following chart suggests that the main factor of the depreciation of the KRW is (a).


According the chart above, the recent currency depreciation across the Asian FX market is highly correlated with the export exposure to China. In other words, the slump in Chinese economy has widespread effects on the Asian emerging market.

The thing is, the Chinese economy can't be bounced back in a short time. A growth rate of the Chinese GDP is projected to fall below 7% in the near future, and stock market bubble should be burst anytime soon.

Hence, as long as the Chinese economy remains stagnant, there is no reason to withdraw my outlook of the KRW depreciation. The depreciation of the KRW is not transient but structural.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15/07/23

-1-
오늘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발표되었다. 1) 대출 시 담보 보다는 갚을 능력을 위주로 평가할 것이고, 2) 고정금리 비중 확대를 유도할 것이며, 3) 원금도 같이 갚아나가는 쪽으로 유도한다는 내용. 방향성 자체는 맞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내 생각도 그렇다.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파격적 금리 할인이 없다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로 많이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고, 원금상환을 유도하려면 대출 만기를 40년까지는 확대하는 등의 구체적 방안이 필요할 것. 게다가 오늘 나온 방안들은 16'년 신규대출부터 적용.

결국 실질적인 대출 억제 효과는 미미한 반면(사실 지금 대출 규모 자체를 억제하는 법안을 내놓기는 대단히 어렵다), 대출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게 됨으로써 부동산 시장의 강세 심리를 자극하게 될 듯. 연말까지 부동산 상승세는 한층 더 강화되지 않을까.



-2-
최근 절하 중인 원화를 보고 있으면 역시나 투자의 최선은 필연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기회, 또는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손해볼 가능성이 낮은' 기회는 산재해 있다. 그것을 찾을 수 있는 안목과 더불어 그 기회에서만 움직일 줄 아는 자기관리 능력이 필요한데 둘 다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 특히 후자는 너무 어렵다.



-3-
주말부터는 일본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 일본 회복의 배경에는 미일공조의 강화가 있고, 미일공조 강화의 배경에는 중국의 부상이 있다. 그런데 중국이 부상은 커녕 넘어져 굴러다니게 된다면 미국 입장에서 미일공조 강화를 유지할 유인이 줄어들지 않을까.

이 고민을 좀 더 자세히 쪼개보면 아래와 같다.
1) 중국은 과연 넘어져 굴러다닐 정도의 위기를 겪을 것인가? 겪게 된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일까?
2) 일본이 미일공조 없는 경기개선 유지가 가능한 자생적 회복력을 갖추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즉, 세번째 화살은 언제 과녁에 맞을 것인가?

한마디로 이 고민은 '중국이 넘어지는 것과 일본이 세번째 화살을 맞추는 것 중 어느것이 빠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과 같은데, 나도 하는 고민을 일본이 하고 있지 않을리 없다. 여기에 아베의 지지율이라는 타임리밋까지 감안하면 일본은 지금 스피드 게임을 하고 있는 셈. 결국 중국의 부진은 일본의 추가 부양책 촉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민의 첫 로직인 '중국 부진->미일공조 약화->일본 경기 약화'가 '중국 부진->일본의 추가부양' 으로 변경되었다. 만약 중국이 의외로 부진 우려를 훌훌 털고 일어난다면 그건 그것대로 미일공조 강화를 지속시켜 일본에게는 긍정적일 것. 내가 좋아하는 필연적 거래의 기회.

이 모든걸 뒤집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리스크는 미국 경기가 약화되는 것. 경기가 아예 침체로 접어들며 불황이 재시작되면 미국채 롱이라도 가겠지만, 가장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금리 인상을 내년 초 정도로 재연기 하면서 경기판단을 애매하게 만드는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면서, 중-일 동향을 잘 살피는 것이 나의 하반기 미션.

2015년 7월 21일 화요일

My technical views (6)

The Korean currency has depreciated by 6.87% from May and I forecast this trend will be continued for a while. A view of additional devaluation in Korean currency is supported by following factors; (1) a sluggish Korean exports data caused by an economic slow down in China and a weak Yen, (2) a few policies to induce overseas investment, (3) and the coming of Fed's rate hike.

However, even if I keep my view on Korean currency devaluation, how do I trade this currency practically? Here I introduce an useful technical tool for this kind of trading, Andrew's pitchfork.

Definition of Andrew's pitchfork (from investopedia)
A technical indicator that uses three parallel trendlines to identify possible levels of support and resistance. The trendlines are created by placing three points at the end of identified trends. This is usually achieved by placing the points in three consecutive peaks or troughs. Once the points have been placed, a straight line is drawn from the first point that intersects the midpoint of the other two.

A following chart is an application of Andrew's pitchfork on recent Korean currency market.

If I had a fundamental view of Korean currency devaluation(it means I expect the chart should go up more), I can stick to my USD/KRW long position until the middle line is broken. As the middle line is on upward trend, the stop level(the level that long position cleared) also goes up as time goes by.

There are two significant technical implications on Andrew's pitchfork; firstly, the technical approach is quite flexible because the lines are determined by three consecutive peaks and troughs. It implies that the predetermined technical tools like 20-day moving average are meaningless, and every technical tools need to be adjusted in real time. Secondly, to protect traders from fatal loss cut, the stop level has to go up as time passes. Also, it functions as a trailing stop to protect profit.

In conclusion, as long as USD/KRW is placed above the middle line, I see the Korean currency devaluation is likely to be continued, and I will keep my USD long position against the Korean currency.

2015년 7월 20일 월요일

원화의 미래

책의 도입부를 읽을 땐 왜 제목이 '원화의 미래'인지 의아했다. '경제를 보는 법' 정도로 좀 더 포괄적인 제목을 붙여도 될 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읽고서야 제목을 이해했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무려 10년 후를 전망한다. 도입부는 그 전망을 이해시키기 위한 제반 지식의 설명인 것. 많이 배울 수 있는 친절하고 좋은 책.

배운 내용과 짧은 생각들을 섞어서 정리.


1) 고정환율제에서는 통화 완화를 해봤자 환율 유지를 위해 유동성이 재흡수된다. 당연한 내용일 수 있지만 저자의 편안한 설명 덕분에 다시 한번 인지했다. 역시나 머리에 떠오르는 나라는 중국. 고정환율제도 하에서, 특히나 외환보유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각종 통화완화는 대단히 허망하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의 주가 부양책들은 실패로 끝날 것이고, 결국 자본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 나는 그 때까지 중국을 거래하거나 예상하지 않을 생각.


2) 기업 설비투자의 대표적 선행 지표는 자본재 수입과 기계류 신규 주문. 그러나 설비투자보다는 재고순환 흐름이 더욱 빠르게 경기를 반영한다. 기업들의 투자 판단은 경기를 확인한 다음 이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 생각해보면 기업의 경영이란 것도 결국은 투자 타이밍의 문제. 경기를 읽고 바닥에서 투자할 줄 아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뷰가 있다면 투자를 확대 중인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일본의 어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을까?


3) 원유가격은 수입단가 추세 파악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출단가 추세 파악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이교역지수(미국 내구재 생산자물가/미국 원자재 생산자물가)를 활용한다.


4) '장단기 스프레드의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시그널이다' 라는 문장은 너무도 중요해서 책상 앞에 붙여두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크게 프린트하여 가훈으로 삼아도 좋다.


5) 은행의 예금금리는 일반적으로 정책금리에 연동되는 반면 대출금리는 장기금리에 연동된다. 따라서 커브가 스팁되면 NIM이 개선된다. 미국 은행들이 2007년 서브프라임 대출을 확대했던 것도 커브 역전으로 악화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은 어떠한가?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인상은 당분간 어려워 보이나, 연준의 인상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장기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 따라서 커브 스팁은 지속될 것이고, NIM은 지금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섹터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은행 비중은 중립 이상으로 담아 두는게 편안할 것.


6) 90년대 초반 동아시아의 고성장은 단순한 요소 투입 증가에 의한 사상누각이었다. 결국 유일한 성장의 원천은 요소생산성의 개선. 각주에 기술된 로렌스 라우, 김종일(1994)의 <동아시아 신흥산업국들의 성장 원인>과 <경제 성장에서 동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의 인적 자본 역할>, 얼윈 영(1992) 교수의 <두 도시 이야기:홍콩과 싱가포르의 요소누적과 기술 변화> 논문을 읽어봐야 겠다.


7) 재고가 해소되면서 주문이 더욱 증가해야 경제 전반에 비용 상승 압력이 나타난다. 지금 미국은 아직 재고 수준이 높다. 나는 하반기 내에 미국에서 주택시장 호황에 따른 인플레 반등이 관찰될 것으로 기대 중이지만, 본격적인 물가 반등은 역시 재고가 소진된 이후 나타날 것이다.


8) 전체 인구 중 도시 인구 비율이 70%선에 근접하면 도시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2015년 7월 15일 수요일

1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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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이사를 마쳤다. 집 문제 때문에 루즈해졌던 블로깅, 리서치, 투자, 운동 등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을 다시 타이트하게 되돌릴 시간. 새로 옮긴 집은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평소 다니던 헬스장과 지척이고, 석촌호수와도 3분 거리라 운동하기 좋은 환경. 스타벅스가 가까운 것 역시 장점. 날씨가 좋으면 석촌호수에서, 좋지 않으면 스타벅스에서 책을 자주 보게 될 듯.


-2-
지난주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 소수 의견을 전망했던 나는 틀렸다. 내 생각보다는 하성근 위원의 성향이 강하지 않은 듯. 7월말에 확인되는 6월 산업생산이 전년동월비, 전월비 모두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8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고, 9~10월은 연준의 눈치를 보느라 관망할 듯. 결국 추가 인하를 할 법한 시기는 빨라야 11월. 만약 연준의 인상이 12월에 시작되면 시나리오를 수정.


-3-
빚이 1억이 있는 고등학생이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 후 허리띠를 졸라매며 아르바이트로 빚을 갚아 나가는 삶이 나을까? 아니면 3천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대학에 진학한 후 좋은 일자리를 얻어 1억 3천만원을 갚는 삶이 나을까? 허리띠를 졸라매는 기간이 너무도 고통스러울 것이라서, 그리고 빚을 갚은 후의 인생도 그리 밝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전자의 선택은 비판받는다. 반면에 빚이 1억이나 있는데 추가 대출은 미친 짓이라서, 그리고 대학에 진학해 봤자 좋은 일자리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후자의 선택은 비판받는다. 이것은 현재의 매크로 상황이 직면한 문제와 일치하는 문제다. 나는 후자의 선택을 지지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일본과 미국의 주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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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에 대해서는 1)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로 원이 절하되거나, 2) 한국은행의 소극적 대응으로 수출이 깨지고 경상수지 흑자폭이 감소하기 시작하며 원이 절하되는 두 가지 경우를 생각 중이었는데, 안타깝게도 2번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특히 중국에 대한 우려가 2번 케이스를 촉진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원화가 절하되었다며 수출 관련주를 낙관하는 것은 넌센스. 지금 관찰되는 원의 절하는 수출을 회복시킬 요인이 아닌 수출 부진의 결과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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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분석 직무는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파악할 줄만 알아도 남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전망은 고사하고 지금의 상황이라도 잘 설명할 수 있는 매크로 분석가가 의외로 드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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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겠지만, 하반기 시장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도달한 결론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엔 내가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것.

2015년 7월 4일 토요일

6월 금통위 의사록

주 초반 공개되었던 6월 금통위 의사록을 정리해 보았다. 위원별 멘트를 간략히 쓰고 밑에는 내 생각을 첨부. 의사록 순서 그대로이며, 위원 매칭은 내가 임의로 추정해 본 것.


위원1(인하) - 함준호 위원 or 장병화 위원
수출은 부진하지만 물가 하락세는 멈췄다. 금리 인하는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 추가 인하는 어렵다.

위원2(인하) - 함준화 위원 or 장병화 위원
수출은 부진하지만 물가는 서서히 반등할 것. 금리 인하는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 인하하여 운용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자.

-> 두 위원 나름 현재 금통위에서 매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별로 가치있는 의견을 내지는 못하는 사람들. 메르스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조악하다(메르스가 아니더라도 한국 경기는 이미 나쁘다). 그럼 메르스가 마무리되면 금리를 올리기라도 할 것인가.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기 보다는 메르스에 왜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두려워 본인들을 선제적으로 방어한 것. 다분히 정치적인 사람들.




위원3(인하) - 하성근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며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다. 디스인플레 추세는 안정화되고 있으나 기조적인 저물가는 여전, 재고출하비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가동률도 최저다.

기준금리가 역사적 최저점에 이른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는 상당한 부작용과 위험이 수반될 수 있다. 그러니 미시감독 강화와 거시건전성조치, 외인자본 유출입 모니터링, 구조개혁 가속화와 같은 요인에 유념하여 경제 및 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 시 적절한 조치가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정책공조를 강화하자.

구조개혁 가속화를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방지하고, 구조개혁에 단기적으로 수반되는 총수요와 물가의 하방 위험을 완화적 통화와 재정정책으로 대응하며, 미시감독 및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자.

-> 역시나 현재 상황을 제일 정확히 평가하고 있는 위원. 두번째 문단은 얼핏 읽으면 추가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말처럼 보이지만, 뉘앙스를 잘 보면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에 더 가깝다. 따라서 하성근 위원은 7월에도 추가 인하를 주장할 확률이 꽤 높다.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면 한국 단기 채권 금리는 꽤나 하락할 것. 지금은 추가 인하 기대감이 전혀 pricing되지 않고 있기 때문.

마지막 문단은 읽으면서 속이 다 시원했다. 지금 한은이 가야할 길을 한마디로 제시.




위원4(동결) - 문우식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 1/4분기 실질국민소득 성장률이 증가한 것을 보면 유가 하락에 의한 저물가는 좋은 디스인플레이션. 메르스로 금리 건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금리 인하하면 전세가 상승을 통한 주거비용 증가나 이자수지 악화로 소비를 제약한다. 기업은 금리를 낮춰줘 봐야 투자할 곳이 없어서 투자하지 않는다. 또한 금리 인하와 환율간의 관계는 한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으므로,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인하로 대응하려는 것은 논리도 약하며 환정책을 위해 통화정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조개혁을 하자.

->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는 것이 당췌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다. 혼자 3% 이하의 성장률을 미리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실질국민소득 성장률이 증가한 것을 보니 디스인플레가 좋다는 것도 이해불가. 물가가 낮기 때문에 실질국민소득이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아주아주 좋은 것이려나.

두번째 문단의 앞부분은 일견 맞는 부분도 꽤 있다. 그러나 환율 부분 부터는 역시나 오징어 같은 주장. 금리와 환이 한 방향이 아닌 것은 맞지만, 중앙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겠다는 스탠스만 명확히 취해도 환은 약세로 간다. 즉, 금리와 환이 한 방향이 아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한은 자신이다.

마지막으로 통화 완화 없이 구조개혁을 하자는 것이 웃기는 소리라는 것은 전에도 포스팅 했었다. 독감 환자에게 약을 주지 않고 '우리나라는 항생제 처방이 과한 나라에요. 그리고 약을 먹고도 독감이 낫지 않는 사례도 있어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서 체질개선을 하세요' 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격. 문장만 놓고 보면 틀린 것 같지 않지만, 말을 뱉는 상황을 같이 고려해보면 이 만큼 바보같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위원5(인하) - 정순원 위원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 감소가 생산 등으로 파급되는 기미가 있다. 물가는 담뱃값 제외 근원인플레가 여전히 낮다. 여기에 원화까지 절상 중.

미 연준이 조만간 인상에 나설 것이므로 정책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체 없이 추가적 금융 완화를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 가계부채는 명목소득 제고를 통해 부채 상환능력을 키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 정순원 위원도 팩트를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문단은 매우 예리하다. 정순원 위원도 7~8월 중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위원6(인하) - 정해방 위원
-> 별로 멘트를 정리할 것이 없다. 성장경로의 하방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데, 전반적으로 본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느낌.




결론적으로 나는 7~8월 금통위의 인하 소수의견을 예상. 그러나 역시 실제 인하는 10월 이후에나 단행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