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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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공간을 오픈한 이래 가장 오랜 업로드 공백 이후의 포스팅. 지난 글 이후 굵직했던 매매는 8/14 관세 인상 연기에 따른 금리 상승을 매수 찬스로 삼은 것, 8/23 잭슨홀 미팅을 노린 롱을 했다가 리스크 오프 이벤트에 운 좋게 수혜를 받은 것, 8월 ISM이 처음으로 50을 하회했음에도 강세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컨셉으로 숏을 간 것, 추석 연휴 전에 8/23 선물 저점을 전저점으로 보고 롱을 잡았다가 ECB 이후 금리가 상승했던 것, 9월 FOMC 이후의 약세를 롱 찬스로 본 것, 9/25 아시안 타임 강세에 현혹되어 롱을 접지 않은 것, 10/1 9월 ISM의 추가 둔화 가능성을 보고 롱을 잡은 것, 10/11 금리 60일선 근접을 근거로 롱을 잡은 것. 2개월 분량을 짧게 옮겼는데 매우 번잡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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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함 속에 하나의 큰 컨셉은 분명했는데, 연준이 마지막 인하가 단행되기 전까지는 경기 개선 가능성을 포지션에 의미있게 투영시키지 않겠다는 것. 이유는 다음과 같다.


큰 그림에서 미국 금리의 레벨이나 ISM을 봤을 떄, 전망가라면 이제부터는 경기 개선과 금리 상승을 전망하는 것이 훨씬 편익이 클 것이다. 미국 10년이 역사점 저점 근방이고 ISM제조업지수가 50 이하인 지금 상황에서 특별한 경제위기급의 충격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슬슬 반전 콜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미. 그렇지만 이러한 중기적 뷰를 나 같은 단기계정 운용자가 차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궁금한 부분은 이러한 뷰가 정확히 어떤 시점부터 워킹하기 시작할 것이냐는 것.

적어도 내가 관찰하거나 읽어 본 범위 내에서 경기를 반전시키는 이벤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밖에 없었다. 95년, 98년, 03년, 09년, 12년, 16년 경기 하강기를 반전시킨 것은 늘 1) 연준의 충분한 완화 또는 2) 미국의 재정정책이었다. 즉, 통화와 재정정책 없이 경기가 사이클상 저점에 도달했다는 점 하나로 자동적인 반등을 보이기 시작한 경우는 없었다는 의미. 현재 미국 정치 구도상 재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결국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반전의 계기는 바로 연준이다. 그래서 1) 미중 협상 타결을 계기로 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한다거나, 2) 유럽의 재정 확대 논의가 확산되면서 경기가 반등할 것이다, 라는 주장보다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또는 하드브렉시트와 같은 임팩트 있는 부정적 사건을 계기로 연준이 보다 공격적 완화 스탠스를 취하면서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겠다, 라는 상상을 하는 중이다. 연준이 도저히 안되겠다며 로스컷을 해야 이번 사이클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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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더딘 속도지만 파이썬을 배우고 있다. 영어가 그렇듯이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체력과 감정에서 자유로운채로 꾸준히 조언을 던져줄 수 있는 존재를 다루는 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