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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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 공간을 오픈한 이래 가장 오랜 업로드 공백 이후의 포스팅. 지난 글 이후 굵직했던 매매는 8/14 관세 인상 연기에 따른 금리 상승을 매수 찬스로 삼은 것, 8/23 잭슨홀 미팅을 노린 롱을 했다가 리스크 오프 이벤트에 운 좋게 수혜를 받은 것, 8월 ISM이 처음으로 50을 하회했음에도 강세폭이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컨셉으로 숏을 간 것, 추석 연휴 전에 8/23 선물 저점을 전저점으로 보고 롱을 잡았다가 ECB 이후 금리가 상승했던 것, 9월 FOMC 이후의 약세를 롱 찬스로 본 것, 9/25 아시안 타임 강세에 현혹되어 롱을 접지 않은 것, 10/1 9월 ISM의 추가 둔화 가능성을 보고 롱을 잡은 것, 10/11 금리 60일선 근접을 근거로 롱을 잡은 것. 2개월 분량을 짧게 옮겼는데 매우 번잡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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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함 속에 하나의 큰 컨셉은 분명했는데, 연준이 마지막 인하가 단행되기 전까지는 경기 개선 가능성을 포지션에 의미있게 투영시키지 않겠다는 것. 이유는 다음과 같다.


큰 그림에서 미국 금리의 레벨이나 ISM을 봤을 떄, 전망가라면 이제부터는 경기 개선과 금리 상승을 전망하는 것이 훨씬 편익이 클 것이다. 미국 10년이 역사점 저점 근방이고 ISM제조업지수가 50 이하인 지금 상황에서 특별한 경제위기급의 충격이 예상되지 않는다면 슬슬 반전 콜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미. 그렇지만 이러한 중기적 뷰를 나 같은 단기계정 운용자가 차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내가 궁금한 부분은 이러한 뷰가 정확히 어떤 시점부터 워킹하기 시작할 것이냐는 것.

적어도 내가 관찰하거나 읽어 본 범위 내에서 경기를 반전시키는 이벤트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밖에 없었다. 95년, 98년, 03년, 09년, 12년, 16년 경기 하강기를 반전시킨 것은 늘 1) 연준의 충분한 완화 또는 2) 미국의 재정정책이었다. 즉, 통화와 재정정책 없이 경기가 사이클상 저점에 도달했다는 점 하나로 자동적인 반등을 보이기 시작한 경우는 없었다는 의미. 현재 미국 정치 구도상 재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결국 내가 바라보고 있는 반전의 계기는 바로 연준이다. 그래서 1) 미중 협상 타결을 계기로 경기가 반등하기 시작한다거나, 2) 유럽의 재정 확대 논의가 확산되면서 경기가 반등할 것이다, 라는 주장보다는 미중 무역협상 결렬 또는 하드브렉시트와 같은 임팩트 있는 부정적 사건을 계기로 연준이 보다 공격적 완화 스탠스를 취하면서 경기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겠다, 라는 상상을 하는 중이다. 연준이 도저히 안되겠다며 로스컷을 해야 이번 사이클이 끝날 것 같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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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더딘 속도지만 파이썬을 배우고 있다. 영어가 그렇듯이 유창하지는 않더라도 무슨 말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체력과 감정에서 자유로운채로 꾸준히 조언을 던져줄 수 있는 존재를 다루는 능력.

2019년 8월 11일 일요일

19/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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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ECB 대응으로 만든 playbook은, 롱을 먼저 간 뒤 성명문이 dovish하면 기자회견 전에 청산하고 성명문이 hawkish하면 애드하여 기자회견을 맞는 것이었다. 괜찮은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분트가 아닌 미국채로 프록시 접근을 하다보니 스몰 사이즈로만 집행. 이 날에는 ECB 발표를 오피스에서 혼자 지켜봤는데, 어두컴컴컴한 오피스에서 기자회견 이후 금리가 7bp 정도 오르는 것을 보고 있자니 공포영화가 따로 없었다. 리포팅 없는 야간 매매가 팀에서 괜히 금지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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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는 성명서가 dovish하고 기자회견도 dovish할 경우, 성명서는 hawkish한데 기자회견은 dovish할 경우, 성명서는 hawkish하고 기자회견도 hawkish할 경우로 대응책을 구상해뒀는데 성명서는 dovish하고 기자회견이 hawkish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나마 성명서 이후 10년 2.02%에서 델타를 줄여둔 상태라서 기자회견에서 2년이 장중 15bp나 오를 때에도 상대적으로 평정심이 유지됐던 듯. 2년 연견선물 차트 기준으로 월물이 바뀌며 6/1에 발생한 갭까지 가격이 하락했을 때, 같이 출근한 차장님에게 내가 물었다. "2년 이거 사야될 것 같은데요.", "응,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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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발표로 인한 새벽의 광폭한 변동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그 날 오전 아시안 타임에서의 추가 약세 시도였다. FOMC를 보면서 정리해 아침에 발간한 리폿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연준이 통화 완화의 근거로 1) 낮은 인플레이션, 2) 글로벌 경기 둔화, 3) 무역 불확실성을 명시했다. 고용이나 소비, 서비스업이 좋더라도 저 요인들이 부진하다면 완화를 한다는 의미인데, 셋 다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10년 2.05%에서는 여전히 롱이 유리하다' 그렇지만 막상 아시아에서 가격이 2.06%을 터치하니 가지고 있는 롱에 대한 심적 피로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파웰이 매파적이었는데 왜 아직도 롱이냐는 반문도 많이 받았다. 피곤함을 버티고 마침 갑작스러운 저녁 자리도 생겨 포지션을 유지한 채 퇴근 후 곧바로 잠들었는데, 새벽에 일어나니 트럼프의 추가 관세 부과 발언으로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그 이후로는 아시안 타임 시가가 지지될 때는 유지하다가 시가가 깨진 8/6에 포지션을 축소. 연속적인 다이나믹함과 새벽 출근으로 체력은 많이 소모했지만 멘탈은 가장 또렷했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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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지표는 둔화되고 있지만 실물 지표는 견조하니 경기는 좋다' 와 비슷한 맥락에서 내가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문장 중 하나가 '제조업 경기는 부진하지만 서비스와 고용은 좋다' 인 것 같다. 과거 리서치들을 읽어 보아도 그 주장이 맞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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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잭슨홀 미팅의 주제는 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 몇 주 전에 Williams가 공격적인 인하가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서 아시안 타임 시작 직후 금리가 하락하다가 뉴욕연은에서 해명보도를 낸 해프닝이 있었는데, 그 때 Williams의 발표문 제목이 challenges for monetary policy 였다. 정책 여력이 적은 상황에서 경기침체가 오면 통화정책을 펼치기가 까다롭다는 이슈인데, 이 이슈에 대한 연준의(Williams)의 결론은 경기 둔화 초기에 적극적으로 완화를 해서 침체가 오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2019년 7월 18일 목요일

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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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들이 겹치면서 정신없는 반기말, 반기초를 보냈다. 저녁 일정들까지 본의 아니게 일시적으로 폭증하면서 체력적인 버든도 컸다. 주 2~3회 정도의 간단한 근력운동과 컨디셔닝 운동, 주말 1회 테니스 강습 외에 체력을 보강시킬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혼자 식사를 할 때만 채식을 하는 것을 시도해보려는 중. 육류를 줄이는 것 자체 보다는, 줄어든 육류 섭취로 인해 더 섭취하게 될 탄수화물을 얼마나 양질의 것으로 선택하느냐가 더 관건인 듯. 이게 체력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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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순 이후로 미국채는 박스권 접근을 유지했다. 6/12 오전 미국채가 추가 약세를 보이지 못해서 숏을 청산한 것, 6/29에 오사카 회담을 앞두고 숏 오버나잇을 한 것, 7/2에 유가 200이평 근접을 근거로 롱 오버나잇을 한 것, 7/10 하원 증언을 앞두고 스티프너를 간 것 정도가 괜찮았던 기록들. 6월 FOMC 전에 롱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6/25 퇴근 전에 전고점에 청산 오더를 걸어두지 않은 것, NFP 숏 콜을 냈지만 실행할 수는 없었던 것, 7/11에 롱을 많이 줄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던 기록들. 최근의 아쉬운 기록들을 보다보면 드는 생각은 세 가지 정도인 것 같다. 1) 진입보다 청산에 대한 아쉬움이 훨씬 많다는 것. 2) 과감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대부분이지 포지션이 너무 과감해서 문제였다는 기록은 잘 없다는 것. 3) '너무 빨리 청산해서 아쉽다' 라는 기록보다 '덜 청산해서 아쉽다' 라는 기록이 더 많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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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P주에 제공했던 리서치 주제는 '기준금리 인하를 목전에 둔 NFP 발표에서 지표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 이었다.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NFP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영향력은 작을 것이라는 생각'과 'NFP가 호조를 보이면 기준금리 인하 컨센에 금이 가지 않겠냐는 생각' 중에서 어느 쪽이 우세했었는지를 찾아봤던 셈. 90년대말부터 대략 10개 정도의 사례를 찾았는데 NFP 부진 시의 금리 하락폭보다 호조 시의 금리 상승폭이 두 배 수준이었다. 아무리 인하를 앞두고 있더라도 고용이 잘 나오면 일단 얻어맞는다는 얘기. 재밌는 점은 얻어 맞은 이후 5영업일 이내에 약세의 50% 이상을 회복한 경우가 70% 이상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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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새로 배운 것은 '지지/저항을 확인한다' 라는 명제. 확인이 될 때 쯤이면 늦다라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유효성이 낮다고 생각하던 문장이었는데, 대략 어떤 맥락으로 활용이 되는 것인지 알게 되었다. 내가 수급의 카테고리로 분류해오던 것과 비슷한 접근인데, 거기서 재료 보다는 가격의 가중치를 확대시킨 것이었다.

2019년 6월 10일 월요일

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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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에 미국채 10년 2.35%에서 하방 돌파가 나올 때 30% 사이즈의 롱을 가지고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원칙이 배경. 1) 세 번째 돌파 시도는 조심해야 한다는 원칙. 3월말과 5월 중순 두 번의 트라이 후 세 번째 트라이가 5월 23일이었다. 2) 연준과 부합하는 방향으로의 돌파는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는 원칙. 작년 연준의 긴축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10년물이 3%를 돌파해 3.26%까지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만든 원칙이다. 스탠스 전환이 빠르고 한 번 방향을 정하면 의미있게 움직이는 것이 연준이기 때문에 미국 금리는 레벨에 대한 상상력을 꽤 넓게 펼쳐둘 필요가 있다. 한국 채권 매매에 적용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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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이 있었더라도 이 정도의 강세에 30%라는 사이즈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는데 수익의 엣지를 그나마 29일 아시안타임 장중에 살려볼 수 있었다. 무역과 관련해 유화적인 보도들이 일부 있었음에도 전일 미국 주식이 장 막판 힘없이 하락해 끝났으므로, 아시아에서 나스닥 선물 기준으로 중요하게 보던 7300 포인트를 회복하지 못하면 리스크오프 시도가 가열차게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시초가에 100% 사이즈로 빌드업. 2.265%에서 2.225%까지 4bp를 취하고 다시 30%로 오버나잇. 이날 미국 장에서 다시 4bp의 강세폭을 전부 되돌렸는데, 군드라흐가 이날의 되돌림을 보고 숏콜을 했다가 또 한 번 오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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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31일이 가장 아쉬웠던 거래일. 2.21% 하회 시 체이스를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출근을 했는데 아침 회의를 하고 나오니 멕시코 관세 부과 이슈로 이미 가격이 2.188%에 가 있었다. 게다가 '다음주 통화정책 컨퍼런스가 있으니 월요일부터 스티프너를 잡을 계획이다' 라고 보고를 한 뒤 퇴근했는데 그날 밤 미국장에서 거의 2y10y 커브가 단번에 5bp 가까이 스팁되었다. 월요일부터 잡을 계획이었다면 그냥 금요일부터 잡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아시안 타임의 강세를 보면서 불플래트닝에 대한 공포를 느꼈던 것 같다. 캘린더(중요하게 보는 이벤트)상으로 시간이 조금 있어 보여도 가격이 좋으면 일단 잡고 본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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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10년 금리의 2017년 9월 종가 기준 저점이 2.037%. 그 레벨에 거의 근접했고 인하를 기정사실화시키는 고용지표의 부진까지 확인되었다. 당분간 롱은 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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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의 인하를 노리고 들어가는 포지션 중 회의적으로 보는 두 가지. 1) 미국채 2y10y 스팁. 회자되는 95년과 98년 보험성 인하 시기에 2y10y 커브는 생각처럼 스팁되지 않는다. 커브는 1y2y 가 영향을 받을 것. 2) 약달러 포지션. 마찬가지로 95년과 98년에 달러는 크게 약세로 전환하지 않는다. 다른 국가들의 상황이 훨씬 나쁘기 때문. 달러인덱스는 현재 200이평에 도달. 반대로 괜찮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포지션들은 USDJPY 롱, EURJPY 롱, 미국채 숏, FX스왑 개선 베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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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는 금융위기로 인해 태동되었다는 것이 단순히 내 뇌피셜인 줄 알았는데 이것이 의외로 공유경제 업계 내에서도 받아들여지는 정론이라는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태동된 공유경제가 지금은 밀레니얼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해 팽창되었기 때문에, 경기가 다시 확장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공유경제가 사라질 리스크는 거의 없다는 주장이 존재하는 듯. 나는 시각이 오히려 뒤집혀있는데,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하는 경기 과열이 올 가능성이 너무 낮기 때문에 공유경제 비즈니스가 앞으로도 팽창할 것이라는 관점. 가장 흥미로운 포인트는 공유경제의 커뮤니티적 가치가 상당하다고 평가된다는 점. 유저들간에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사람이라는 일종의 동질감이 형성된다는 것인데 듣고보니 꽤 그럴듯했다. 쉐어링 경험이 없는 사람에 대해서 배타적인 시선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쉐어링을 잘 활용하는 사람을 보면 어딘가 쉽게 가까워질 수 있는 구석이 있겠네, 싶은 생각을 하긴 하는듯.


2019년 5월 26일 일요일

1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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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것만 같은 5월이다. 미중발 리스크오프를 근저에 두고 금리가 꾸준하게 하락 압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리스크오프 포지션을 첫주 금요일에 오버나잇으로 가지 않았다면 월중으로는 단기 트레이딩에만 집중해야했다. 단기매매를 할 때에는 재료는 제쳐두고 레벨과 세션별 자산들의 흐름에만 주목하는 것이 승률이 높다. 문제는 그렇게 국면과 상황에 따라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어제까지 지표와 통화정책과 경기 펀더멘털의 디테일을 언급하다가 갑자기 레벨과 세션별 흐름을 근거로 포지션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드문 것 같다. 레벨 대응만 하던 사람이 큰 기조가 전환되는 시점에 레벨을 무시하고 포지션을 애드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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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기준으로는 첫주 논팜에 대해 레벨과 비대칭성을 근거로 롱 대응을 하고, 9일 오전에 전일 새벽 미국 장막판의 주가 하락을 보고 롱을 가고, 16일에 선물 종가 기준 전고점에서 숏 트라이를 해보고, 23일에 리스크오프 전망을 배경으로 롱을 하고, 다음날 시가가 무너질 때 다시 숏 트라이를 하는 것 정도가 의미있었던 기록들. 절대적 수익이 크지는 않았지만 9일과 23일과 같은 대응을 하고 난 뒤가 기분이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둘 다 아침 출근길에 오늘은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강하게 했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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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일이 바쁘기도 했지만 월중에 도쿄로 휴가까지 다녀와 시간이 더욱 부족했다. 도쿄는 거의 4년만에 찾았는데 당시에 공사가 한창이던 마루노우치는 정말 매력적인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화창한 날씨에 널찍하고 반듯하면서 깨끗한 건물숲길을 걸으니 마치 샌프란시스코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 처음 가 본 다이칸야마 츠타야도 인상적. T-site 내 Ivy Place라는 식당 테라스 같은 공간이 거주지 근처에 있다면 선결제를 긁어 놓고 주말 아침마다 가 있을 것 같다. 계획 없이 찾은 공간 중 최고는 긴자의 Tsuki no Hanare였고, 이번 여행의 best bar는 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긴자의 Bar L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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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삭 자료로 시작하는 스터디의 내용 정리 형식. 1) 보고서의 뷰 정리, 2) 뷰의 근거, 3) 실제 경기, 4) 1과 3이 다르다면 틀렸던 포인트, 5) 해당 기간의 시장 흐름,

2019년 4월 29일 월요일

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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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lee형과 저녁을 먹은 것이 4월 2일이었는데, wclee형이 4월의 주제는 중국이기 때문에 미국 지표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말로 운을 뗐다. 미중은 일단 합의가 된다는 전제 하에, 정책적 부양을 배경으로 선행지표가 돌아나오기 시작했으니 포커스는 중국이라는 것. 부정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잘 없어서 다음날 아침 2.45%에서 재진입해 물려있던 소량의 미국채 롱을 정리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미중 무역 합의 관련 뉴스로 추가 약세가 전개되었다. 밸류가 엄청난 저녁 번개였다며 재밌어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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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를 앞두고는 다시 롱을 진입. 1) 레벨이 FOMC 직후 수준이라 가격 매력도가 높았고, 2) 고용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기저효과를 이유로 재료가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 ECB 이후 다시 미중 무역 합의 뉴스 보도 직전 레벨에 도달해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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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 지표와 유동성 지표 호조로 금리가 다시 연초 저점 수준인 2.55% 수준에 도달해 롱을 한 차례 간 후, 다음날 2.59%에서 애드. 근거는 1) FOMC 직전 레벨이니 롱을 시도해볼 만 하고, 2) 대부분의 주가지수도 전고점 근처라는 것. 다음날 금통위에 대한 센티멘트도 분명 몇일 전까지 완화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는데 갑자기 기대보다 덜 완화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길래 달러원 롱을 같이 잡았다. 달러원은 큰 실익 없이 금통위 이후 청산했고 금리는 전고점인 2.52%에서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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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GDP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에 재고 조정이 없었으므로 이번에 재고 조정에 의한 지표의 하방 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레벨 매력도가 낮아 지표가 부진하더라도 채권이 별로 강해질 것 같지는 않다, 라고 생각했었다. 결과는 정 반대. 재고 축적과 순수출 호조로 상방 서프라이즈가 나왔고, 시장 반응은 오히려 추가 강세. '재고와 순수출은 다음 분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표 헤드라인 호조에도 불구하고 채권이 강세로 반응했다' 라는 해석이 논리적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사실은 월중 중국 지표 호조로 롱들이 손절당하면서 숏의 포지션이 더 무거운 상황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실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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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로 하던 포스팅을 한 주 쉬고 오랜만에 하게 되었다. 사실 이번달 들어서는 시장에 대한 고민 보다도 운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훨씬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각자 완전히 독립적인 북을 가지고 매매하는 시스템이 제일 깔끔하지만, 특정 수준 이상으로 조직 규모가 확대되면 이런 시스템은 누군가는 벌고 누군가는 잃으면서 총합은 제로가 되는 시스템이 되기가 쉽다. 때문에 규모를 갖춘 조직은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결론을 향해 같이 움직이는 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그런 시스템 하에서 개별적인 역량들을 어떻게 사장시키지 않고 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 힌트를 얻고자 레이 달리오의 책 '원칙'의 마지막 파트(조직이라는 제목의 파트인데 처음에 읽었을 때 제일 재미없다고 느꼈던 파트다)를 읽어봤는데, 결국 답은 기록을 기반으로 한 원칙의 수립과 수정에 있는 듯.

2019년 4월 1일 월요일

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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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FOMC가 1분기의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행히 포지션이 나쁘지 않아 비교적 편안하게 2분기를 시작하게 됐다. FOMC 직전일과 당일 아시안타임에서 미국채는 롱을 유지하기에는 불편한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었고, 완화적 FOMC는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되었다는 견해도 꽤 많았다. 통화정책 이벤트는 레벨 접근이나 컨트래리안 로직을 무효로 만들 가능성이 높으므로 롱이 더 유리하다, 는 생각을 머리로는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계속 망설여졌지만 실행을 하기는 했다.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실행의 배경이 실행력의 신장은 아닌 것 같고, 1) 새벽에 출근하기로 했으니 롱을 가놓고 새벽에 와서 다시 보자라는 마음과, 2) 만약 결과가 약세라도 스티프너가 일정부분 헷지 역할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들이 겹쳐져 간신히 롱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새벽에 출근해 약간의 체이스를 하고 스티프너를 지우긴 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으나 결단력과 단호함을 발휘했다는 깔끔한 느낌은 사실 크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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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에는 독일 PMI 부진을 보고 추가로 소량의 롱을 애드. 지표를 보고 따라가는 매매는 승률이 낮지만 전일의 FOMC 이벤트 때문에 롱재료에 대한 민감도가 클 것 같다는 점이 근거. 25일에는 아시안타임에서 미국채 선물이 시가를 깨고 내려오길래 일부를 정리했는데 간밤에는 다시 랠리해서 배가 좀 아팠다. 26일에 전저점 지지를 노리고 다시 애드 후 28일 아시안 타임에서 대부분을 청산. 청산의 근거는 1) 언제 청산해야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2) 22일 ~ 25일과는 다르게 청산하고 싶다는 욕구보다 유지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으며, 3) 코스피와 나스닥이 전저점 근처라서. 3월 중에 확대된 한도도 일부 활용하면서 대응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한도로 바이앤홀드를 했던 곳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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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다시 지표를 확인하는 모드. 지금은 지표의 둔화보다는 2분기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더 나은 시점이다, 라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 논리를 근거로 채권 숏을 잡는 것은 자제할 생각인데, 1) 경기 바닥을 잡는 컨셉의 채권 숏플레이 승률이 높지 않고, 2) 지표 보다는 정치나 정책적 이벤트가 추세 반전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 작년 11월만해도 금리의 하락은 late-cycle이 지표로 확인되어서가 아니라, 공화당이 양원 장악에 실패하고 연준의 스탠스가 완화적으로 전환되면서 전개되기 시작했다.

2019년 3월 17일 일요일

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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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GDP를 시작으로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기대로 전환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미국채 10년 선물이 121'20.0을 하향 돌파하지 못해 스티프너는 5일에 전부 청산. 7일 ECB를 앞두고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었다. 숏들의 근거는 ECB의 TLTRO는 이미 노출된 재료이고, ECB가 추가 완화를 하면 오히려 경기에 대한 기대가 생겨 금리가 오르지 않겠냐는 것. 하지만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은 이상 가급적 컨트래리안 접근이나 비트는 컨셉은 하지 않는다는 기록을 믿고 롱 대응을 했다. 다만 가격대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아 큰 사이즈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 비농업 고용 발표를 앞두고는 선물 기준 전고점 레벨이 부담이라서 다시 델타를 축소. 경제지표와 가격이 교차될 때에는 가격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봤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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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기본적으로 FOMC를 노린 롱을 다시 쌓아야겠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10년 122'14.5 지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영국쪽 뉴스플로우로 채권이 약세를 보였던 화요일에 델타를 확대. 브렉시트는 연기되는 쪽으로 선반영이 꽤 되어있다고 생각했고, BOJ도 더욱 완화적 입장을 보이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아무래도 선물 박스 상단이다보니 이 레벨에서 롱이 더 보이냐는 질문들을 많이 받았는데(금요일 퇴근 전에 옆팀 주니어도 와서 같은 얘기를 했다), 재료가 통화정책이면 일단 이벤트 당일 전까지는 동방향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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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채권 숏을 지지하는 진영의 로직은 대략 이런 것 같다. 1) 위험자산의 회복세가 견조하다는 것. 그치만 이것은 1월초에 위험자산이 바닥일 때 위험자산이 회복될 것 같다는 식으로 활용했어야지, 지금와서 위험자산의 회복세가 견조하다는 것을 채권 숏의 근거로 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2) 연준의 스탠스 전환으로 오히려 경기에 대한 기대가 반등할테니 숏이라는 것. 이런 접근은 델타 보다는 커브로 구현해야 승률이 높다고 생각하는데, 30년을 페어로 하면 이미 많은 구간들이 작년말부터 스팁되었다. 3) 경제지표가 1분기를 저점으로 전환되지 않겠냐는 생각. 이건 아이디어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펀더멘털을 근거로 하는 포지션은 트리거가 필요한데 그게 무엇이 될지 아직 모르겠다.

2019년 3월 4일 월요일

19/03/03

-1-
2월 하순에는 비교적 데일리 스윙의 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 미국채 10년물 2.63% ~ 2.70% 레인지가 어지간하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재료 보다는 가격대에 가중치를 높여서 대응. 레인지 뷰를 바꾼 것은 지난주 화요일이었다. 파웰의 의회 증언이 시작되는 첫 날까지만 롱을 유지하고(당분간 미국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에서는 숏은 피한다는 것이 작년말부터의 생각), 그 뒤에는 GDP와 ISM등을 노린 숏이나 스티프너를 가겠다는 것이 제시했던 주간 전략. 1) 수요일 아시안 타임에서 미국 금리가 별로 상승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조금 불편했고, 2) GDP 발표는 목요일이니 하루 정도 기다려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격대가 2월 레인지 하단인 2.63%이므로 포지션을 일단 갔다. 노리고 있는 일정과 가격 레벨이 엇박자를 낼 때에는 역시 가격을 따르고 본다, 는 원칙의 유효성을 믿고.


-2-
GDP를 숏재료로 판단한 이유는, 시장의 우려만큼 미국(또는 글로벌 전반)의 경기둔화의 폭이 깊지 않을 것으로 내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말 주식 시장의 가파른 조정은 1) 감세 효과가 끝나면서 경기가 둔화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2) 연준이 충분히 완화적이지 않다는 점이 배경이었다 (물론 94년~95년의 사례에서 경기는 둔화되고 연준은 커브가 역전될때까지 긴축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견조 점에했다는 점에서 이것도 하나의 스토리일 뿐이긴 하다). 그러나 연준의 스탠스가 충분히 완화적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숏커버성 리스크온이 전개된 것이 1월부터 2월이다. 이제부터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뒤집어가는 것이 시장의 주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미 지난 지표이긴 하지만 4분기 GDP가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지난주 후반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탄력도가 둔화된 상승세를 보였던 것 역시 시장의 컨셉이 경기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현상들.


-3-
돈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 list에 시장 전체 방향에 대한 계절성을 믿는 매매를 추가.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 list에 유동성이 낮은 특정 영역 내에서의 계절성 분석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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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운용역과 일하는 장점은 다양한 뷰를 들고 참고할 수 있으며, 좋은 성과를 가져다 주는 사고방식이 어떤 것인지에 대하여 빠른 속도로 압축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적중하는 뷰 만큼이나 빗나가는 뷰도 많은 도움과 공부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다수와 일하는 단점은 효율적 운용 체계를 확립하기가 어렵다는 부분이 될 듯. 개별 운용역에게 완전한 자율권을 주는 방안과,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안 사이에서 적절한 포인트를 잡는 것이 쉬워 보이지 않는데, 그 포인트를 찾는 출발점이 결국은 레이 달리오가 말했던 면밀한 기록일 듯.

2019년 2월 18일 월요일

19/02/17

-1-
다시 2주만의 포스팅. 연초라는 부담, 설 연휴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자율이나 FX에서 특별한 주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포스팅 수 급감의 주요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주제가 무엇일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강해질 때쯤 꼭 몇주 내로 큰 시세가 났기 때문에 긴장감을 풀지는 못하는 중.


-2-
'미국금리 레벨만 보면 선물 기준 전저점 근방이지만, 소매판매가 잘 나올 가능성도 있고, 아시안 타임에서 코스피가 오른 것도 부담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롱을 갔다.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인들과 가격이 상충되어 보일 때 일단은 가격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입하고 본다는 원칙. 이럴땐 가격적 매력에 반하는 지엽적인 요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좋다.


-3-
포지션 사이즈에 대한 나의 고민은 이렇다. 그동안 기록해온 내 운용 패턴상 풀 사이즈로 베팅을 하는 경우는 1년에 2~4회 정도. 상술했던 것과 같은 통상적인 매매는 많이 가봐야 30%의 사이즈인 것 같고, 펀더멘털적 변화와 가격적 매력이 조합되었다고 판단되는 시기에만 사이즈를 키우는 경향이 짙다.

문제는 그렇게 펀더멘털과 가격이 조합되는 기회가 꽤 긴 시간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계속 내야 한다는 점에 있다. 6개월 이상 플랫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기회가 없었어요'라고 말해봤자 수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뜻. 결국 짧고 일상적인 매매도 크게 해서 변동성이 낮은 시장에서도 수익을 쌓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 분석 중심의 짧은 매매를 큰 사이즈로 하는 것은 아직 어렵게 느껴진다. 예를들어 목요일에 했던 미국채 롱을 50% 이상의 한도로 갈 엄두는 나지 않는 것이다. 경험이 더 쌓여 평상적 매매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면 사이즈도 확대되겠지만 지금 그런 레벨에 도달해 있지는 않은 듯. 이 부분을 연초부터 고민하다가 팀 선배랑 대화하면서 최근 나름의 임시 해결책을 도출해 냈는데, 바로 한도가 실제보다 두 배라는 마인드 세팅을 하는 것. 내 포지션 한도가 두 배라는 생각을 하면 20%의 사이즈만 가더라도 실제로는 40% 사이즈의 베팅이 된다. 조금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일단 이번달에는 효과를 꽤 보고 있는 상황.

2019년 2월 6일 수요일

19/02/06

-1-
만만치 않았던 1월이 끝났다. 연초라는 시기 자체에서 오는 부담도 있었겠지만 역시나 매매가 어려웠던 부분이 컸다. 20일에 포스팅을하고 나름의 반성을 하며 델타를 축소했던 대응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주 FOMC 직전에 다시 큰 폭의 롱 대응은 하지 못했다는 것. '완화적 연준에 대한 기대가 짙으니 FOMC 이후 고용 전에 다시 롱을 가고, 레벨로는 미국채 2년 기준 2.65%를 상단으로 보겠다' 라는 것이 주초의 생각이었지만 생각했던 레벨에 오지 않고 FOMC가 강세의 촉매제가 되어버렸다. 덩달아 원화 금리도 산생(내 예상치가 시장 컨센보다 높았다)까지 보고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으나 스텝이 꼬였다. 스티프너와 FX 수익이 없었더라면 우울할 뻔 했던 한 주.


-2-
1월은 결국 12월에 과했던 흐름들의 반작용이 메인 컨셉이었다.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르는 미국 주가지수가 중심에 있었고 금리나 FX도 FOMC 전까지는 전반적으로 리스크온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었다. 포스팅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데일리로 개인적인 기록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이 1월이었는데, 포지션이 잠깐 꼬였던 영향도 있겠지만 1월이야말로 당시의 상황 기록 없이는 뭔가를 배울 수 없는 장이라고 느꼈던 영향이 더 크다. 몇 년이 지난 후에 올해 1월 상황을 복기하겠다면서 리서치 페이퍼들을 들추더라도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아마 '연초에 파웰이 완화적 스탠스를 보여서 리스크온이 전개되었네. 무역 협상 기대도 있었고' 정도일 것이다. 과거 보고서들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확실히 경험 없이는 채울 수 없는 영역이 너무 크다.


-3-
1) 돈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 A라는 포지션을 B라는 포지션으로 헷지하겠다
- 최근 경기가 좋거나 나쁘니(혹은 실적이 좋거나 나쁘니) 이런 포지션을 잡겠다
- CFTC 수급 데이터
- 전체 시장에 대한 투자주체별 매매 현황
- A라는 재료를 확인하고 포지션을 잡겠다
- 주식이 이렇게 하락한 것을 보니 리세션이다. 혹은 금리가 이렇게 하락하는 것을 보니 리세션이다. 달러원이 오르는 것을 보니 리스크오프다.  (보통 본인이 커버하지 않는 다른 자산을 이런 시각으로 보게 된다)
- 유가가 00불을 넘어가면 채권 숏/롱을 잡겠다
- 어떤 guru가 이런 포지션이더라
- 레벨을 기준으로 체이스 (여기가 뚫리면 끝이다)

2)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 유동성이 낮은 특정 영역 내에서의 수급/포지션 현황 파악
- 법규 변경을 활용한 매매
- 경기(혹은 실적)가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기 어려워 보이니 이런 포지션을 잡겠다
- A라는 재료에 대한 반응이 비대칭적일 것 같다
- 재료가 나오기 전에 먼저 잡고, 재료가 비우호적이면 추가로 애드한다
- 여러 요인이 남아 있지만 이 레벨이면 거의 다 온 것으로 보고 일단 잡는다 (혹은 청산한다)
- 통화/재정/정치가 전환되는 이벤트에서의 체이스
- 내가 내 포지션의 반대 포지셔너라면 어떤 이벤트와 레벨에 주목하고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
- 일정 시간이 지나도 기대되는 흐름이 전개되지 않으면 일단 줄인다


-4-
당분간 개인적인 화두는 사이즈가 될 것 같다. 다양한 호흡의 매매들을 사이즈를 키워서 접근해 보는 것.

2019년 1월 21일 월요일

19/01/20

-1-
연초부터 리스크온 무드가 짙다. 경기도 꺾이고 실적도 부진한데 주가가 왜 이렇게 자꾸 오르냐, 라는 생각들을 딛고 거의 일방적인 주가 강세가 전개 중. 재료로는 셧다운의 해소, 또는 미중 무역 협상 타결이 오히려 리스크온의 마무리를 알리는 신호가 될 것 같고, 미국 주가 기준 레벨은 폭락이 시작된 12월 초의 가격과 200이평 언저리(둘이 비슷한 레벨)를 관심있게 보는 중. 그 지점까지 뚫리면 전고점 트라이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듯.


-2-
만약에 셧다운 해소나 미중 무역 협상 타결과 같은 마지막 숏커버 유발 재료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언젠가 금리의 상승이 또 다시 조정의 빌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실제로 연준이 긴축 모드로 재선회할 가능성은 낮겠고, 뭐라도 조정 재료를 찾고 싶을 정도로 주가가 많이 오른 후의 이야기가 될 것.


-3-
연초의 리스크온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지만, 막상 그런 뷰로 낸 수익이 거의 없어서 생각이 많아지는 중이다. 커버하는 자산 중에 주식이 포함되지 않은 입장에서 구현한 리스크온 포지션이 KRW 롱과 스티프너였는데 둘다 전혀 워킹해주지 않는 상황. 이 현상을 매크로적으로 해석하자면 '리스크온이 되니 연준이 다시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반영되고 있다' 라고 할 수 있겠으나, 실제로는 주식에서 어리둥절한 숏커버가 나오는 것처럼 미국채에서 깊었던 롱들의 스탑이 나오면서 전 테너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 일정 레벨 이상으로 리스크온이 전개되면 커브도 결국 스팁해지긴 할 듯. 문제는 이런 생각을 지난주부터 했는데 아직까지도 발현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


-4-
주제를 리스크온으로 잡았다면 커브를 잡는 것이 아니라 숏을 갔어야 했고, KRW 롱은 페어를 JPY로 했어야 맞는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연준의 스탠스가 바뀐 상황에서 단기금리가 얼마나 더 오르겠으며, 리스크온이 진행되면 역시 장기가 취약하겠다는 관점이 스티프너를 잡은 배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었다면 장기만 팔면되지 단기는 왜 산 것일까. 마치 전략적인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리스크온 방향에 대한 컨빅션이 약해 커브라는 마음만 편한 수단을 택한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복기를 주말에 했다.

지난주에 이런 뉘앙스의 말을 주변에 했더니 몇몇 지인분들께서 '지표 꺾이고 중앙은행 기브업하는데 연초부터 채권을 숏가긴 어려웠지'라는 말씀을 주셨다. 맞는 말씀이고 어떤 면으로는 감사한 격려의 의미도 있겠으나, 내가 알기로 대개 그런 어려운 일들이 돈이 되는 일들이다.

2019년 1월 6일 일요일

2018년 마무리와 해피뉴이어

이번에도 새해 포스팅은 조금 늦게 작성하게 되었다. 이직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고, 무엇보다도 평온했던 운용사와는 달리 일상적 여유가 거의 없는 기관으로 자리를 옮겨온 영향으로 2018년에는 포스팅 수가 확연히 줄었다. 매년 50%YoY 증가하던 포스팅 수가 작년에는 80% 급감.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원화채 관련 생각들은 업로드 하지 않은 영향도 적잖다. 기록들을 사후적으로 올려둘까 생각도 했었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하지 않았다. 이 공간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뷰나 의견은 그때마다 따로 주변 분들과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핵심이 되는 생각들은 주간 단위로라도 간단히 적어두었다.



2018년의 매매는 '1월의 베어스티프닝과 12월의 금리 하락을 취했지만 연 중반에는 변변치 않았다' 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재정확장의 여파와 지속되는 금리 인상을 배경으로 연 중반에 금리 상승 트라이가 있던 시기를 잘 활용하지 못했던 것. 통화긴축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고 추가 재정 확장은 당분간 요원하며 미국 경기는 고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쉽게 숏을 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9월에 캐나다에 출장을 가서도 모두가 late-cycle이라고 말하지만 막상 10년물은 3.5%는 갈 것으로 본다는 것이 참 모순적으로 보였던 기억이 있다. 연준의 통화 긴축이 진행 중인 시기에는 함부로 '통화긴축이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던 한 해. 다행인 점은 연초의 재정정책과 연말의 통화정책 컨셉을 의미있는 사이즈로 취했다는 것.

지금 가지고 있는 2019년에 대한 생각을 요약하자면, 1) 미국채 금리는 낮은 레벨에서 박스권. 2년 기준 2.20% ~ 2.50%. 2) 미국의 성장이 작년대비 둔화되긴 하겠지만 그나마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지켜볼 여유가 있는 것이 미국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오히려 인하를 저울질. 3) 2번의 이유로 달러는 강세 (연준의 인상 중단으로 달러가 약세로 돌고 EM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뷰가 취약해질 가능성을 보는 중) 4) 주가는 전반적으로 강세이며 미국이 가장 아웃퍼폼. 5) 코스피는 박스피. 6) 미중 협상은 타결되어도 타결되지 않아도 중국에게 문제. 7) BOJ가 추가 완화를 단행할 수 있으며 유럽은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동결. 일본의 경우는 지표가 트리거가 될 수 있고 유럽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배경.

써 놓고 보니 미국 금리를 제외하면 좀 급진적인 면이 많아 보이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