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2일 수요일

1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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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아침 단말기에 뜬 고용 증감을 보고, 블룸버그가 전년동월비 기준이 아닌 다른 숫자를 헤드라인으로 쓴 줄로 착각했다. '금리 인하해야겠는데?' 라고 팀 선배가 농담을 했는데 시장이 실제로 거의 그런 반응을 보였다. '경기가 망가지거나 위기가 오면 KRW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통화 약세로 제조업이 부스팅 받아 경기가 회복되는 한국의 구조가 정책 실책으로 깨져가고 있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한국은 반도체라는 원자재가 나는 사우디 같은 나라가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wclee형의 이야기가 자꾸 현실로 다가오는 느낌. 내 직업이 나라 걱정은 아니지만, 그냥 모니터의 금융가격 변수들만 보고 있어도 자동적으로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인상은 당연히 물건너간 것 같은데도 단기물 금리의 반응은 제한적이길래 그 날 FX스왑 만기를 전부 재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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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옮기고 배우게 된 것 중 하나가 소위 말하는 레벨 대응. '금요일까지 A라는 이벤트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될테니 금요일까지 기다렸다가 이벤트 해소에 베팅'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 레벨이면 우려감 반영을 꽤 한 것이니 수요일이지만 일단 진입하고, 금요일까지 우려가 더 진행되면 추가로 더 진입' 하는 것. 가장 좋은 가격에 진입하겠다는 생각이 전자의 행태를 만드는데, 예전 전략과 포지션들을 정리하다보니 그런식으로 결과가 좋지 않았거나 찬스를 놓쳤던 적이 꽤 있다. 쉽게 말해 뷰가 잡혔으면 가격 적당할 때 일단 실행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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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을 나름 면밀하게 해 보는 일, 전망과는 별개로 유리한 전략을 짜는 일, 그 다음에는 전략을 가격과 조합해 의미있게 실행하는 일, 까지가 현재의 진도. 최대의 사이즈로 큰 흐름을 잡아 압도적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다음 스텝과 과제가 무엇일까, 에 대해 wclee 형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직 뚜렷한 답은 못 찾았다. 일단 나는 기록들을 정리하면서 아이디어를 잡아 보려는 중.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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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매파적이어도 장기물이 별로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미국채는 롱 관점. 달러는 확신이 없다. 그리고 애매한 달러, 금리 하락, 미국 주가 정체 가능성이라는 조합에서는 코스닥이 아웃할 것으로 생각.

2018년 8월 15일 수요일

18/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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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 수준에서 매수했던 미국채 10년은 금요일에 2.86% 수준에 청산을 걸어두었는데 체결이 되었다. 3%를 넘어가면 애드할 생각이었어서 사이즈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 BOJ이벤트가 없다면 미국 금리가 약세로 가거나 스팁될 이유가 무엇일지 모르겠다는 것이 진입의 배경, 연준이 긴축을 멈추지 않는 이상 2y10y 스프레드 25bp 근방에서는 10년 롱을 한 번 접고 가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 청산의 배경. 10년 금리가 2.80%을 하회해 더 랠리하기 위해서는 연준 스탠스의 변화가 포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잭슨홀 미팅은 유의해야 할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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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에는 장중에 달러가 약세 조정을 받으면 CPI 발표를 노린 강달러 포지션을 잡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출근했다가, 오전에 특별한 조정이 없길래 포지션 갈 생각을 접었다. 점심 먹고 돌아왔는데 옆 팀에서 '신흥국들 불안한데 달러 좀 사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의논하는 것을 들은 뒤 30분이 채 되지 않아 터키를 빌미로 달러 랠리가 전개. 1) 신흥국이 심상치 않으니 달러를 사는 매매, 2) 장 중 리라 약세를 보고 곧바로 달러원 롱을 잡는 매매를 했었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할 수 있을지도 잘은 모르겠다. 그러나 간밤의 미국 시장 이벤트를 배경으로 하는 뷰가 있다면, 장 중에 유리한 가격에서 잡아보려는 시도와 동시에 구간 돌파를 체이스하려는 준비도 해야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니 원화 채권을 할 때에도 이런 기회가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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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는 오전의 하락폭이 깊지 않아 달러원에서 롱을 잡아 좋았지만 미국채 데이 트레이딩에서 삽질. 화요일에는 KP 매매가 잘 되었다가 달러원에서 삽질. 금요일 밤에 미국채 롱 실현이 잘 되었다고 들떠있었던게 아닐까 싶어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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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소매판매는 분기초 지표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분기 성장률 전망에 큰 영향을 주는 하드데이터이기 때문. 그래서 만약 오늘 발표되는 7월 소매판매가 부진하다면, 미국 2분기 경기 peak-out이라는 컨센이 형성되기 시작할 수도 있다고 생각. 그리고 지금은 미국 지표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EM발 리스크오프로 금리 상승은 자꾸 제약되는 국면. 어제 퇴근 전 2.90%에 작은 사이즈로 다시 롱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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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인 정책 대응으로 가장 먼저 침체에서 빠져나온 미국이 긴축을 시작하고, 통화정책 방향성의 괴리로 인해 강달러가 전개된다. 미국 경기 반등을 따라 나머지 국가들도 회복하면서 달러는 다시 약세 전환.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외 지역의 경기 반등이 먼저 꺾이기 시작하면서 미국 독주 형태의 달러 강세가 전개. 향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는 1) 미국 독주만 강화되면서 나머지 국가는 더 망가지는 것, 2) 미국의 호조가 연장되면서 나머지 국가들도 다시 회복되는 것, 3) 미국도 꺾이고 나머지 국가들도 더 힘들어지는 것, 4) 미국은 꺾이면서 나머지 국가들은 회복하는 것. 시장이 프라이싱 중인 것은 1번이고, 4번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구도이며(유럽, 일본만 놓고 보면 가능할 수는 있겠다), 2번은 확인되려면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때문에 3번으로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인 듯.

2018년 8월 6일 월요일

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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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달리오의 책을 읽고 매매 기록을 체계화시키는 작업을 주말에 시작했다. 진입할 때 가격, 수급, 재료 등등의 요인 중에서 어떤 것에 방점을 두고 진입한 것인지, 재료의 주제가 통화정책인지, 지표인지, 아니면 정치적 이벤트인지 등으로 세분화하는 것. 2016년의 기록으로 거슬러 올라가 거기서부터 작업을 진행해보려 한다. 2017년의 paper trading 기록까지 포함하면 꽤 재밌을 것 같다. 언젠가 이렇게 해두어야겠다는 생각만 해오던 일인데, 책에서 자극을 받아 이제서야 시작하게 되었다. framework만 결정하면 기록을 채워 넣는 것은 길지만 흥미로운 작업이 될 듯. 일지만 써두는 것보다 이 쪽이 실수와 약점을 잡아내기에 더 효율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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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에는 오전에 코스피가 무역 이슈를 반영하며 급락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원의 반응이 미미하길래 1119.20에 50% 사이즈로 롱을 진입해 전고점 부근에서 나눠서 청산. 금요일에는 CNH 약세를 보고 달러원을 30% 사이즈로 따라갔다가 로스컷 비용만 0.4원 지불. 이를 두고 '자산들간의 흐름을 컨셉으로 따라잡는 매매는 반응이 아직 미미한 쪽을 공략하는 것이 유효하고, 동방향으로 가격이 이미 꽤 진행도니 쪽은 따라가봐야 리스크가 더 높다' 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좀 더 체계적으로 누적된 기록이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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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이벤트 당일에는 정책변경이 없다는 헤드라인에 트레져리 롱을 가서 돈을 버는 줄 알았다가, 구로다 기자회견으로 인해 벌었던 폭을 거의 다 반납. 기자회견 일정을 몰랐던 것도 아니었으면서 청산을 미리 하지 못한 것은, 금요일 고용지표 이후까지 롱을 보유하겠다는 기존 계획 때문이었다. 즉, BOJ 이벤트 해소로 시작해 미국 지표의 둔화 가능성으로 주제가 옮겨가면서 금리가 더 하락하길 기대했다. 하나의 컨셉을 취하면 일단 나오고 본다는 원칙에 위배되었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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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취약한 편이라 이번 여름의 폭염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는 중. 오히려 극도로 조심하다보니 체력 손실이 덜한 것도 같다. 앞으로 딱 2주 정도. 심신의 번아웃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