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29일 월요일

18/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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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목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의 근거를 유가의 상승에서 찾는 분석도 많이 접하게 되는 중. 그것이 틀리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전후관계가 바뀐 순환논리식 해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나를 비롯한 스터디 멤버들의 생각. 유가가 특별한 공급적 이슈로 인해 상승을 하고 (오일쇼크 시절처럼), 기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가 뒤따라 반응한 것이라면 그 해석이 맞겠으나, 지금은 오히려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서 유가도 상승하고 있는 국면에 가깝다고 본다. 그렇다면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인 요인이 과연 무엇인지가 문제인데, wclee형과 나는 그것이 트럼프의 감세안 통과라고 보고 있다. 즉, 지금은 모든 자산이 재정 정책 드리븐 마켓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 따라서 경제 지표 발표를 엣지로 삼는 전략은 아직 자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만약 지표를 전략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재료 소화 후 기존 트렌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트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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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 2년 금리가 10년 금리를 열심히 따라 오르면서 10년 금리가 오른 폭에 비해 커브는 별로 스팁되지 않은 상황.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승으로 인해 그만큼 연준의 긴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을 단기물 금리가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 미국채 2년이 3회 인상을 완전히 반영하는 레벨인 2.20% 근처에 도달하게 된다면, 그 시점부터는 단기물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커브도 스팁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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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짧은데 일주일은 짧지 않고,  한 달은 꽤나 멀게 느껴진다. 해야 할 일들은 눈앞에 쌓여 있고, 기다리는 일은 대략 한 달 뒤일 때 생기는 시간 인지의 왜곡이다. 작년 가을에도 이미 한 번 경험했었다. 이럴 때 기다림을 촘촘한 일상으로 채우며 완전히 상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바쁘다고 해서 기다림이 사라지지는 않는 것이다. 어차피 존재하는 기다림을 기왕이면 생산적인 일을 하며 흘려보내겠다, 라고 생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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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지인들을 방에 초대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아직 원하는 만큼 다 꾸미지 못했고, 심지어 휴업 상태라 재료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1월 16일 화요일

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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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분리 때문에 개인 파일 관리와 Fx모닝 공유가 참 불편하다. 지난 주에도 워드 저장 버튼을 습관적으로 눌렀다가 텍스트를 pc에서 꺼내지 못하는 일이 두 번이나 발생. 번역도 틈틈이 하다보니 모닝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시간에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사내에도 모닝을 재밌게 읽을 분들이 꽤 계신 것 같아 기대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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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화요일 미국채 스티프너를 잡았는데 근거는 두 가지. 1) 그 전 금요일 고용 발표 이후 미국 금리의 추가적인 플래트닝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4분기부터의 지표나 이벤트는 거의 모두 플래트너 구축의 기회로 활용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저그런 고용과 임금에 플랫이 제한된다는 것은 플래트너 포지션이 많다 뜻이라고 생각했다. 2) 금요일 CPI 발표를 앞두고 CPI가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는 (채권 입장에서의)기대 보다는 기대치를 상회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 클 것 같았다. 다만, 지표의 결과가 아닌 지표를 앞둔 기대나 우려만 발라서 취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에 금요일 CPI 발표 전에 스티프너는 모두 청산. 1)이 수급적 단서, 2)가 재료라고 보면, 남은 문제는 가격이었는데 화요일 유럽 시장이 열리고  미국채 선물이 전 저점을 하회하길래 체이스.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가격이 조금 불편해 사이즈를 작게 간 것이 아쉬운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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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의 상방 리스크가 높은 것은 사실. 기저효과는 6월로 갈수록 강해질 것이고, 작년의 일시적 물가 요인들이 해소되었으며, 유가는 상승 중이고, 달러는 약하며, 주택 가격의 상승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지표의 호조가 미국 장기물 금리를 의미있게 상승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표는 지표로 인해 통화정책의 경로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 때에만 장기금리에 큰 영향을 준다. 그리고 통화정책의 전환이 장기물 금리를 상승시키는 시기는 통화정책 전환의 초반기로만 국한된다. 그 외에 장기물 금리를 상승시키는 것은 재정지출의 증가. 결국 올해 장기물 금리가 오르려면 1) 연준이 연내 4회 인상을 고려하거나(이 경우 장기물 금리는 일시적으로 상승), 2)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로 포커스가 이동해야 한다. 둘 다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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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주말부터 한 달 동안은 일에 대한 몰입도를 더 끌어올리려 한다. 만들거나 공부해야 하는 일들이 산더미. 밀도 높게 버닝하다보면 이곳이 추운 겨울인지 따뜻한 동남아일지 구분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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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한국 채권 시장 약세가 정말로 금통위 경계감에 의한 것이라면, 달러원이 1,060원 하향 돌파를 강하게 트라이하지 못한 것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 어떤 사건이 발생하고 가격이 사건의 방향을 따라갈 때,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가격이 예상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 때, 중에서 나는 후자에 조금 더 관심을 두는 것 같다.

2018년 1월 13일 토요일

조금 늦은 해피뉴이어

회사와 거처가 바뀌어서 정신이 없는 가운데 연말과 연초라는 시기적 요인까지 겹쳐 2018년이 되고 2주일이 지나서야 새해 첫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지난 4년 동안 거의 384개의 글을 포스팅했는데, 최근 2년간은 포스팅 개수가 매년 약 +50%YoY씩 늘어났다. 특히 작년에는 위클리와 가상 포지션을 보다 적극적으로 포스팅하면서 꽤나 많은 생각들을 기록할 수 있었다.  글이 많아진 것이 생각의 깊이나 실력의 신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 공간 자체에 대한 애착의 사이즈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라는 약간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쓰지 않으면 생각 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어렵고, 또 정리하는 것도 어려운 나 같은 사람에게 글쓰기가 해로울 가능성은 아주 낮은 것 같다. 쓴다고 더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쓰지 않았더라면 좋아지길 기대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2017년의 시장 난이도가 2016년 보다 높게 느껴졌었고, 시장 외적인 라이프에서도 엄청난 부침을 겪었던 시기가 작년이다. 다행인 것은 어려움이 있었던 만큼 배운 점도 꽤 많았다는 것. 전망과 전략과 실행간의 차이를 대략적으로나마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 2016년이었다면, 2017년에는 전략의 호흡과 실행의 사이즈에 대한 디테일을 고민했던 것이 가장 값졌던 것 같다. 그리고 경제지표에 경도되는 경험을 한 덕분에, 지표는 지표가 정책에 영향을 줄 것 같을 때에만 시장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고, 과연 무엇이 장기금리를 의미있게 상승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개인적인 결론도 내릴 수 있었다. 시장 외적인 라이프에서의 어려움은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돌파가 가능했는데, 역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도움과 지지와 관심을 받아서 보은이 막막한 정도.

몇 주 전에 포스팅했듯이, 이제는 예전처럼 시장에 대한 생각을 실시간으로 기록하지는 않을 생각이라 어쩔 수 없이 포스팅 수는 줄어들게 될 것 같다. 본업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가 글을 공유하는 것이었지 글쓰기 자체가 목적은 아니기 때문이고, 아이디어가 있다면 내부에서의 공유도 충분히 가능한 곳에서 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단 시장에 대한 생각들은 약간씩 래깅하여 공개글로 기록해 놓을 계획.

많은 변화가 있었던 2017년이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의 시기는 단연 6월이었다. 아마도 6월이 없었다면 하반기의 부침이 수십배는 힘겨웠을 것이다. 늘 새해 계획을 이 공간에 포스팅하곤 했지만, 2018년의 계획은 부산에 있는 어떤 작은 바에 두고 왔다. 바깥과는 시공간이 완전히 분리된 신비로움이 가득한 바였어서, 그곳에서 계획을 세우면 어디선가 말을 할 줄 아는 토끼라도 나타나 '계획이 다 접수되었어'라고 말 할 것만 같았다. 모두가 연초에 잡은 목표와 계획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2018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