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3일 금요일

FOMC와 BOJ 이후

9월의 메인 이벤트들이 끝났다. 8월 말에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결국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BOJ는 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 규모도 유지했지만 10년물 금리를 0%로 타겟팅하는 사실상의 reverse operation twist를 시행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타겟도 높였다. 발표 직후 JPY가 순간적인 강세를 보인 후 정체되길래 short이 유효하다고 봤었고, 실제로 구로다 기자회견 전까지는 그 생각이 맞았지만 유로 마켓이 열리면서 보합으로 돌아가 버렸다. 닛케이도 현물은 강세 마감했지만 선물은 강세폭의 대부분을 반납했고, 연준의 동결에 랠리한 미국 주식에 연동되지도 못했다.

전폭적 통화완화에서 부작용으로 지적되던 은행수익 저하를 걷어내 보겠다는 BOJ의 금리 타겟팅 정책에 대해서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중. 나는 정책의 방향성 자체는 낙관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고 결국은 재정정책(혹은 준 헬리콥터머니)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커브를 트위스트하는 것은 통화정책의 디테일 파악에 능할 수록 그 정교한 아이디어에 감탄할 수 있는 정책이긴 하지만, 오히려 아이디어가 너무 정교하기 때문에 정책 작동력에 대한 폭넓은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유명하다는 바텐더가 심혈을 기울인 칵테일 한 잔에 일부 매니아들은 감동하지만 대다수는 그 맛이 그 맛이라며 넘어갈 때의 느낌. 일본스럽다, 라는 인상이 강하다.

이어서 오늘 새벽 연준은 금리를 동결. 옐런 의장의 발언은 무난한 수준이었고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긴 했지만 작년처럼 '연내 인상' 이라는 자충수를 두지는 않았다. data dependent하겠다는 톤에 가깝고 그래서 시장도 12월까진 data dependent한 반응을 보일 듯. 다만 지표가 많이 깨지지 않는 이상 센티멘트는 어지간하면 12월에 올리는 쪽으로 기울어저 있는 것은 사실. 시장 반응은 주목도에 비하면 역시 시큰둥한 편이었다.

국내 채권은 오늘 예상보다 큰 반등을 시현했고, 최근의 스팁으로 플래트너 포지션의 캐리 부담도 많이 낮아진 상황. 곧 업로드 하겠지만 월말 국내 지표가 긍정적일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불플래트너를 구축하는 것은 나쁘지 않을듯. 그러나 길게 봤을 때 장기물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변함없는 것 같다. 이제 시선은 짧게는 9월 논팜, 그리고 11월 미국 대선으로.

2016년 9월 19일 월요일

FOMC와 BOJ

비농업고용 이후로 특별히 마켓 관련 블로깅을 하지 않았다. 인상 경계감의 흐름에 따라 가격이 좁은 폭에서 일희일비 하다보니 편안한 전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9월을 나름 기대했었지만 아무래도 이번 FOMC는 흘려 보내게 될 듯.

지금까지의 상황을 요약하자면 1) 비농업 고용으로 소폭 확대되었던 인상 우려가 ISM의 부진으로 망가졌지만 hawkish한 ECB가 장기 금리를 소폭 상승시켰고, 2) 연준 멤버들은 어찌됐건 금리를 올리고 싶어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며, 3) 지표 흐름 상 미국의 3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고 한국의 3분기 성장률은 오히려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여기에 더해 BOJ의 reverse operation twist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데, 미국에 있는 친구가 관련 리폿들을 추천해준 바로 다음날 김대표님께서 리뷰를 업로드해 주셨다. 처음에 언뜻 들었을 땐, 장기금리를 누르기 위해 시행한 것이 QE인데 인위적인 steep을 조장하는 조치가 과연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모건 스탠리의 리폿을 읽다보니 생각보다 탄탄한 논조를 지닌 스토리란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그러한 정책적인 미세 조정을 시장에 잘 이해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도이치에 관점에도 일정 부분 동의하는지라 해당 정책이 발표됐을 때의 JPY의 움직임에 대해선 아직 큰 확신이 들지는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드는 생각들은,

1) 연준이 금리를 9월에 올릴 가능성은 낮지만, 동결하더라도 12월 인상에 대한 경계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역시 금리는 상승 리스크를 염두에 두는 것이 합리적.

2) 그러나 옐런이 작년처럼 '연내 인상'이라는 자충수를 또 둘 것 같지는 않다. '연내 인상이 가능한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다' 는 식의 지난 발언을 되풀이 할 확률이 높다. 생각해 보면 9월에 동결하면서 12월 인상을 확언하는 것은 꽤 이상한 행동이다.

3) 만에 하나 인상하다면 충격은 꽤 클 것. 이 역시 금리 하락 보다는 상승 리스크를 염두에 두도록 하는 요인.

4) 동결되면 주식은 어느정도 반등하겠지만 폭은 미미할 듯. JPY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이상 닛케이도 편안하지는 않다. 대략 6주 정도 들고 있던 닛케이 롱은 연휴 전에 다 접었다.

5) JPY는 아직 뷰가 없다. 만약 BOJ가 JPY를 지나치게 강세로 만들면 FOMC전에 short이 편할 수는 있겠다.

6) 상술한 요인들을 조합하면 국내 채권은 bear steepening 압력을 염두에 둬야 한다.

7) 연준의 인상이 가시화되는 국면에서는 위안화 체크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아직은 잘 방어 중.

2016년 9월 18일 일요일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누군가의 깨달음을 글이나 말로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긴다. 대부분의 투자 관련 서적이 손절의 중요성을, 면밀한 리서치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직접 무너져 본 경험 없이 책만 읽고 손절이나 리서치를 잘 하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가르칠 수는 있되 전할 수는 없다는 바둑 격언은 바둑에만 국한되는 문장이 아닌 것이다.

때문에 철학적이고 경험적인 글들은 이미 그런 철학과 경험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만 재밌게 읽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누군가가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쓰면, 이미 체력을 잘 관리하고 있거나 최소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글이 와닿지만, 오히려 체력 관리를 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나 당연한 글' 정도로 치부한다. 즉, 정작 글을 제일 필요로 하는 부류가 글에서 받는 임팩트는 작고, 별로 필요하지 않은 부류에겐 글이 자기강화의 재료가 된다.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해 나를 바꿔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엄청난 회의감이 들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하지만 아주 드물게 위와 같은 역설을 깨고 대다수의 부류에게 전폭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글이 등장한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사람을 헬스클럽에 등록하게 만들고, 누군가는 새벽부터 일어나 영어 공부를 하기 시작한다. 그런 글들은 다양한 색채를 지닌다. 어떤 글은 까칠하고, 어떤 글은 따뜻하며, 심지어는 독자를 꽤나 불편하게 만드는 글들도 더러 있다. 다만 색채는 다양할지라도 그런 글들은 모두 '매력적'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묘하게 글에 끌리게 된다.

하루키는 책의 도입부에 언급한 소설가가 되기 위한 '자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뚜렷하게 얘기하진 않는다. 소위 말하는 '글 잘 쓰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팁도 많지 않다. 단지 직업으로서 소설가를 하고 있는 하루키 본인의 스토리를 담담하게 전할 뿐이다. 그럼에도 글에서 얻을 수 있는 생각거리는 상당하고,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해야 할 것만 같은 자극도 받게 된다. 원래 소설을 좋아하지 않고 하루키 글의 팬인 적도 없지만 하루키가 인기 있는 이유는 이제 알 것 같다.

2016년 9월 10일 토요일

16/09/09

-1-
어제 점심시간에 김대표님을 뵀다. 궂은 날씨에 여의도까지 와주셨는데 뵐 수 있는 시간이 한시간반뿐이라는 것이 뭔가 죄송스럽기도 하고 또 아쉬웠다. 마치 내 속을 알고 계시듯이 '어디로 옮기고 싶은거니' 라고 먼저 말씀을 꺼내시길래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역시 트레이딩이요' 라고 답을 드렸다. 글을 쓰는 쪽도 잘 어울리겠지만 현재 리서치센터의 보상과 커리어적인 비가역성을 고려하면 가라고 추천하진 못하겠다는 것이 대표님의 생각이고 나도 그런 이유로 리서치는 우선 순위에 올려두고 있지 않다. 운용사는 비즈니스가 존속은 하겠지만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고 조직도 꽤나 갑갑하다. 생각을 구현하는 것이 비교적 자유롭고, 보상이 뚜렷한 편이면서, 높은 흥미도를 지닌 도전적인 일을 찾자니 자꾸 트레이딩을 보게 된다.

문제는 그렇게 매력적인 만큼 리스크도 어마어마 하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나와 같은 스킬셋을 지닌 사람은 커리어적인 보루가 있지 않은 이상 준비를 아주 많이 한 뒤 트레이딩에 뛰어 들어야 한다는 것이 대표님의 조언이었다. 어렴풋이 느낌만 가지고 있던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 주시니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부업이 있거나 재무적으로 엄청난 여유로움을 확보한 사람도 아니고, 이 일을 생업으로 끌고가야 하는 이상 커리어는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밖에 없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앞서가는 마음을 붙잡는 것이 참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이 날은 좋은 사람도 더 많이 만나 보라는 조언이 유난히도 깊게 와닿았다. 특히 일주일에 3일은 사람들 만나고 3일은 나의 계발에 쓰라는 구체적인 말씀이 아주 인상깊었다. 대략 친한 친구들 보는 시간을 제외하면 나는 지금은 저녁 기준 하루이틀 정도 사람 만나는 데에 쓰는 듯. 소위 말하는 네트워킹 확장을 즐기지는 않는 편인데 그게 진심으로 즐거워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으며 삶에 필요한 일이라면 일단은 싫어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조언은 들을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가 조언하는 사람에 대해 대표님이 쓰셨던 팁이라면, '조언을 구할 땐 나를 압도할 수 있는 존재에게' 가 내가 이 날 떠올린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쓸 법한 팁.


-2-
같은 날 단기 자금 시장이 난리가 났었다. 월말도 아니고 지준월초임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급작스레 7조 가까이 회수되다보니 하루짜리 rp 금리가 1.45% 이상까지 치솟아 거래되었다. 덕분에 어제오늘 후임이 완전 생고생을 했다. 반은 시장 때문에 반은 (어쩌면 반 이상) 이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회사 때문에.


-3-
예비군이 오늘부로 끝났다. 카투사들끼리 모여서 정훈교육 비슷한 것을 받았는데 새삼 옛날 생각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유학경험이 없는 내겐 미군부대에서의 군생활은 그들의 정서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엄청난 기회였다. 그 때 오피스 전체 관리를 나와 내 선임에게 맡기고 추천서까지 써줬던 상관과는 아직도 가끔 이메일을 나눈다. 일터에서 말하는 리더쉽이라는 것의 개념은 그 때 거의 확립했던 것 같다.


-4-
한국은 3분기 성장률이 나쁠 가능성이 높아보였지만 7월 지표를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미국은 3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최근 지표를 보면 기대치를 좀 낮출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리고 어찌됐건 연준은 금리를 계속 올리고 싶어 한다.

2016년 9월 5일 월요일

8월 비농업고용

머슬업 연습을 하겠다고 철봉에서 객기를 부리다가 오른쪽 손목을 조금 다쳤다. 그걸 한다고 나에게 큰 이득이 오는 것도 아닌데 괜히 멋져 보여서 따라하다 다치는 바보 같은 일은 스노우 보딩을 접으면서부터 다시 없을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철이 들려면 아직 멀었네, 라는 자평을 하며 철봉에서 내려와 석촌호수 트랙을 달릴 때만 해도 손목 통증이 크진 않았는데 집에 와서 키보드를 두드리려니 꽤 욱신거린다. 연휴에 집중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던 계획은 접어야 할 듯.

8월 비농업고용은 151K로 예상치인 180K를 하회. 서비스업은 시장에서 우려하던 '신학기를 앞둔 8월 고용의 불확실성'이라는 이슈에 비해 무난했지만 goods-producing이 -24K를 기록했다. 애초에 제조업 쪽은 비중도 크지 않고 다소 부진하더라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었지만, 1) 연준 때문에 8월 숫자에 민감해져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를 하회하도록 만든 주범이 제조업 고용인 모양새가 되었고, 2) 8월 ISM이 망가져 제조업 사이클의 하강이 우려되는 상황인지라, 이번에는 제조업 부진에 대한 해석이 상당히 많이 쏟아질 듯하다.

간단하게 생각들을 정리하면,

1) 과연 피셔를 위시한 연준 내 매파적 위원들이 8월 고용을 보고 '내가 틀렸네요. 올리지 맙시다'라고 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연내 인상은 꾸준히 주장할 것이고, 9월 인상론을 재언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 물론 올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고, 실제로 9월에 연준이 인상할 가능성도 높지는 않지만 위 1의 이유로 FOMC전까지 시장은 달러 강세, 채권 약세, 주식 횡보 쪽에 편하게 흘러갈 듯.

3) 만약 2에 동의한다면, 앞으로 2주 동안 제일 편안한 포지션은 엔 숏이나 닛케이 롱이 될 것. FOMC와 같은 주에 BOJ도 있다.

4) 생각해 보면 피셔는 원래 hawkish한 인물인데, 작년 10월과 올 초에만 잠시 dovish했었다. 1) 여러 논거를 들지만 실제로는 중국 문제가 발발하지만 않으면 미국 경제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피셔의 생각인 것으로 추측되고 (피셔 뿐 아니라 많은 이코노미스트들,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의 생각이 이렇다. 심지어 중국 문제가 발발해도 미국은 문제 없다는 의견도 많다), 2) 바꿔 말해 언젠가 중국 문제가 발발하면 피셔와 연준은 완화적 스탠스로 돌아설 수 있다, 는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

5) 9월이 재밌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쩌면 기대보다 밍밍한 한 달이 될 수도 있겠다.

2016년 9월 2일 금요일

인상 경계감이 만들어 낸 변동성

간만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잭슨홀에서 피셔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호키시한 코멘트를 한 것을 계기로 대부분의 자산들이 영향을 받는 중. 가장 뚜렷하고 일관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은 단연 달러엔.

재밌는 점은 한국 시장의 반응이 꽤 선명하다는 데에 있다. 사실 주식시장은 잭슨홀 미팅 전부터 연준의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다. 휴가를 다녀왔던 주에 wclee형이 '주식만 보면 벌써 금리 올린거 같아' 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이번주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채권시장.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초장기 영역을 제외한 전 구간의 금리가 8~10bp가량 상승했다. 오히려 미국 금리보다도 더 큰 반응을 보이다보니 금리가 왜 이렇게 상승하냐는 말이 계속 들려오는데, 금리를 올리고 싶다는 연준 때문에 월초 주요 지표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용 중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어 보인다. 주식, 채권에 비해 비교적 무덤덤한 것은 달러원 환율.

이런 상황에서 방금 ISM제조업 지수가 발표되었는데 headline이 49.4로 6개월 만에 침체 영역에 재진입했고, 세부적으로도 신규주문과 생산 모두 50을 하회해 지표가 좋게 해석될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re-stocking에 따른 미국의 3분기 성장률 반등을 모두가 기대 중인 상황인지라, 8월 지표에서 생산과 주문이 같이 감소한 것은 나름 의미심장하다고 생각. 시장 반응은 주식 약세, 달러 약세, 채권 강세로 누가봐도 합리적인 편.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1) 낮에 관성이 제일 강해 보이는 엔화 숏을 생각했는데, ISM이 발표되고 나서 생각을 바로 접었다. 내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다시 고용지표 경계감이 엔화를 짓누르겠지만 그 폭이 별로 클 것 같지 않고, 만약 폭이 크다면 내일 생각할 기회가 또 있을 것.

2) 내일 한국 채권은 전강후약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논팜이 크게 부진하면 근 일주일 간의 가격 흐름들이 일정 부분 되돌려질 것이고, 큰 호조를 보이면 인상 경계감이 한층 더 고조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논팜에 대해서는 미리 포지션을 구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만약 지표가 크게 잘 나온다면 발표 직후 엔화 숏을 따라잡거나, 여유있게 FOMC 전까지 채권 롱을 쌓아 가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4) 작년에 연준은 ISM 50 이하에서 금리를 인상했지만, 금번 ISM 부진은 그 때보다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만약 이대로 산업 사이클이 다시 하향 추세에 접어들면 위에서 언급했던 re-stocking 시나리오에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산업 경기의 고점이 낮아지게 되는 모양새가 되어 3분기 이후의 경기 전망도 어둡게 만들 수 있다. 당연히 인플레 압력은 더욱 먼 얘기가 되어버린다.

5) 연준의 인상 우려가 부각 중임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잠잠하다. 하지만 논팜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할 듯.

2016년 9월 1일 목요일

8월 금통위 의사록

이번에도 정리 할 필요가 없어 보일 정도로 특별한 내용이 없다. 위원2는 장병화 위원이 확실한 것 같고, 바보 같은 소리의 농도가 제일 짙은 위원1이 이일형 위원이 아닐까 싶다. 나머지 위원들의 매칭 추정은 불확실.

호키시한 의사록이 미리 돌아서 어제 채권시장이 막판에 약세를 보인 듯 하다는 코멘트를 어제 많이 받았는데, 그런식으로 시장을 해석해 버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게다가 의사록이 딱히 호키시해 보이지도 않는다).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투자자나 트레이더가 그런 leaking을 찾아 헤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무엇보다도 그렇게 '나는 알 수 없는 어떤 일'을 가격 움직임의 배경으로 간주해 버리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게 된다. 국고채 발행량 발표일에 자주 떠도는 코멘트들도 마찬가지.



위원 1    이일형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은 상존하나 추경과 그간의 인하를 고려하면 현 스탠스는 적절. 가계대출 쏠림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하고, 물가는 예상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목표 수준 도달에는 시간이 걸릴 것. 건설은 호조지만 가계대출과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부작용 등 금융안정 훼손 우려 존재. 경제 구조가 내수로 옮겨가고 있으니 제조업생산 보다는 상품들의 전환과 혁신을 보자.

 상황에서는 저금리 기조의 유지가 필요. 다만 금융안정이 담보되어야 하므로 거시건전성정책과 통화정책 수단들의 어떤 조화가 효과적일지 고민해야 . 동결.


위원 2    장병화
세계경제의 회복 모멘텀은 미약. 내수는 완만하나마 개선. 7월 전망처럼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음. 물가는 7월 전망 경로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이 있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과 가계부채가 증가해 금융안정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유의. 동결.


위원 3   조동철
정책 효과 소멸로 3분기 들어 내수개선 흐름이 약화.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물가 경로의 하방 위험이 높으며, 수출부진 심화와 구조조정으로 제조업 유휴생산력이 개선되지 못하는 중.

금리가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며 금융안정 측면의 위험요인이 가시화되고 있어 모니터링과 대응이 요구됨. 확대된 유동성이 잘못 배분되고 있고 있으므로 주금공 모기지 점검과 더불어 비은행 가계대출에 대한 거시건전성감독 강화방안이 필요. 또한 주요국 초저금리에 따른 국내 로의 자금유입으로 실질실효환율의 장기균형 이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금융기관의 수익성 저하로 위험 추구 유인이 확대.  


위원 4    고승범 or 신인석 or 함준호 
7 경기 동향은 예상 수준이라 새로운 정책을 고려할 시점은 아님. 소비 정체의 이유는 평균소비성향의 하락 때문인데, 이는 1) 주택 보유 가계의 순자산 가치 하락, 또는 2) 주택 보유가계의 예비적 동기 저축 증대에 기인하는 것인데, 정황상 후자의 가능성이 높아 보임.

저유가와 환율이 물가 상승을 제약하는 지난 2년간의 패턴이 지속. 다만 그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내년 상반기  목표인 2% 접근은 유효해 보임.


위원 5    고승범 or 신인석 or 함준호 
향후의 소비 회복 지속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고, 단시일  수출이 회복되기도 쉽지 않으며, 구조조정에 따른 경제의 불확실성도 상존. 아울러 물가 경로가 예상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 환율도 물가에 부정적.

동결. 가계부채의 건전성 강화는 탄력적인 통화정책 수행을 위한 중요한 필요조건임을 다시   강조.


위원 6    고승범 or 신인석 or 함준호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흐름을 이어갈 . 소매판매와 설비투자의 개선이 하반기에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며,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와 투자심리 약화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 존재. 하반기에도 물가 목표인 2% 하회할 .


지난번 선제적으로 인하했으며 추경도 발표됨. 동결. 완화적 통화정책은 유지하되, 가계부채와 대내외 금융불안 리스크에 대한 분석이 필요. 연준의 인상을 대비한 외환 유출입 상황도 모니터링이 필요하고,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금융사 여건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