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일 금요일

인상 경계감이 만들어 낸 변동성

간만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잭슨홀에서 피셔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호키시한 코멘트를 한 것을 계기로 대부분의 자산들이 영향을 받는 중. 가장 뚜렷하고 일관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은 단연 달러엔.

재밌는 점은 한국 시장의 반응이 꽤 선명하다는 데에 있다. 사실 주식시장은 잭슨홀 미팅 전부터 연준의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다. 휴가를 다녀왔던 주에 wclee형이 '주식만 보면 벌써 금리 올린거 같아' 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이번주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채권시장.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초장기 영역을 제외한 전 구간의 금리가 8~10bp가량 상승했다. 오히려 미국 금리보다도 더 큰 반응을 보이다보니 금리가 왜 이렇게 상승하냐는 말이 계속 들려오는데, 금리를 올리고 싶다는 연준 때문에 월초 주요 지표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용 중이라는 것 말고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어 보인다. 주식, 채권에 비해 비교적 무덤덤한 것은 달러원 환율.

이런 상황에서 방금 ISM제조업 지수가 발표되었는데 headline이 49.4로 6개월 만에 침체 영역에 재진입했고, 세부적으로도 신규주문과 생산 모두 50을 하회해 지표가 좋게 해석될 여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re-stocking에 따른 미국의 3분기 성장률 반등을 모두가 기대 중인 상황인지라, 8월 지표에서 생산과 주문이 같이 감소한 것은 나름 의미심장하다고 생각. 시장 반응은 주식 약세, 달러 약세, 채권 강세로 누가봐도 합리적인 편.


떠오르는 생각들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1) 낮에 관성이 제일 강해 보이는 엔화 숏을 생각했는데, ISM이 발표되고 나서 생각을 바로 접었다. 내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다시 고용지표 경계감이 엔화를 짓누르겠지만 그 폭이 별로 클 것 같지 않고, 만약 폭이 크다면 내일 생각할 기회가 또 있을 것.

2) 내일 한국 채권은 전강후약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3) 논팜이 크게 부진하면 근 일주일 간의 가격 흐름들이 일정 부분 되돌려질 것이고, 큰 호조를 보이면 인상 경계감이 한층 더 고조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논팜에 대해서는 미리 포지션을 구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만약 지표가 크게 잘 나온다면 발표 직후 엔화 숏을 따라잡거나, 여유있게 FOMC 전까지 채권 롱을 쌓아 가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4) 작년에 연준은 ISM 50 이하에서 금리를 인상했지만, 금번 ISM 부진은 그 때보다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만약 이대로 산업 사이클이 다시 하향 추세에 접어들면 위에서 언급했던 re-stocking 시나리오에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산업 경기의 고점이 낮아지게 되는 모양새가 되어 3분기 이후의 경기 전망도 어둡게 만들 수 있다. 당연히 인플레 압력은 더욱 먼 얘기가 되어버린다.

5) 연준의 인상 우려가 부각 중임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잠잠하다. 하지만 논팜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 반응을 보이기 시작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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