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31일 월요일

Weekly (17. 07. 30.)

1. 지표 밀집 주간

지난 주, 시장의 중심이 미국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미국 금리는 특별한 방향성 없이 일별로 등락을 반복했다. hawkish FOMC에 대한 베팅이 진행되다가 statement 발표 직후 실현되고, GDP 호조를 노린 포지션이 쌓이다가 지표 발표에 청산되는, 기대에 대한 베팅과 재료 노출에 따른 청산의 연속. FOMC 이후 금리 하락의 근거로는 인플레이션 관련 문구 변경이, GDP 이후 금리 하락의 이유로도 물가 지수의 부진이 지목되는 중. 그러나 1) 물가 보다는 성장률이나 실업률에 집중하는 것이 90년대 이후의 연준이고, 2) 물가 부진을 근거로 9월로 예상되는 자산매입 축소를 미룰 가능성은 낮아 보이므로, 두 이슈는 단기적 포지션 청산의 빌미가 될 수는 있어도 지속적인 금리 하락 재료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두 이벤트가 모두 소화되었으므로 관건은 이번 주의 ISM과 고용지표. 오바마 케어 폐지 좌절로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고, 금요일의 금리 반락으로 인해 금리 레벨 자체도 지표 부진 보다는 지표 호조에 베팅하기 조금 더 편안한 상황으로 보인다. 특히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가 모조리 망가져 있는 상태라서, 고용지표 내 임금상승률에 대해서도 부진 보다는 호조에 시장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 다만 포지션이 기울어져 있다는 단서는 없는 상황이라, 기존 숏만 유지하고 추가적인 전략은 ISM 이후를 노려야 할 듯.



2. Buy on dips

목요일 미국 주가 하락에 이어 코스피도 금요일엔 꽤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조정의 이유로는 다양한 요인들이 지목되고 있는데, 애초에 언제 조정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지점에서의 조정은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유를 찾자면, 1) 조정의 시작이 닥스였다는 점, 2) 조정이 주로 FANG을 위시한 기술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역시 금리 상승과 긴축에 대한 우려가 조정의 배경이 아닐까 싶다. 특히 목요일 미국 주가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금리가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가 하락 자체가 시장의 드라이버가 아니라는 견해를 뒷받침 해 주는 부분. 이 컨셉이 맞다면 지금의 주가 조정은 매수 찬스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1) 만약 정말로 경기 개선과 금리 상승이 연출된다면 EM 보다는 DM이, 그리고 나스닥 보다는 S&P가 안전할 것이고, 2) 금리가 하향 안정화 된다면 다시 EM과 기술주가 각광받게 될 것. 여기서 후자의 경우라도 S&P가 하락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다음주 주가가 추가 조정을 받으면 S&P 500 롱을 고려할 수 있겠다고 생각.



3. 미국 2분기 GDP 리뷰

미국의 2분기 GDP는 연율 2.6%로 컨센 수준으로 발표되었다. 개인소비지출이 2.8%로 1분기 1.9%에 비해 개선되었는데 2010년 이후 평균이 2.5%라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수치. 서비스보다는 상품 소비가 가파르게 개선되는 모습이었는데, 자동차 판매가 부진했음에도 내구재 판매가 6.3%를 기록. 전체 소비에서 상품 소비가 약 35% 정도를 차지하고, 상품 소비 내에서 내구재가 약 40%를 차지하며, 다시 내구재 내에서는 자동차가 25%를 차지한다. 자동차 외 가구와 레크리에이션 관련 내구재 소비가 좋았다는 의미. 착공을 비롯한 주택 지표들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건설투자의 하락을 예고했었는데 실제로 주택 투자는 -6.8%을 기록. 2분기 숫자가 부진하긴 했지만, 고용시장이 견조하고 주택 재고가 낮은 국면이라 결국 가격을 올리면서 주택을 더 짓게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렇게 되면 CPI 상승률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될 것. 비주택 투자는 1분기 7.2%에서 2분기 5.2%로 상승률이 소폭 둔화되었지만 지난월 ISM제조업지수의 호조로 미루어 봤을 때 3분기에도 상승세 자체는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재고는 1분기에 축소된 부분을 이번에 확충하지 못해 3분기 생산 확대를 다시 기대해 볼 수 있는 모양새가 되었다. 무난해 보이는 소비,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과 주택 투자, 재고 확충 기대, 달러 약세에 따른 수출 회복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성장률이 부정적일 것 같지는 않다.



4. 한국 2분기 GDP 리뷰

목요일 발표되었던 한국 2분기 GDP는 +0.6%QoQ, +2.7%YoY를 기록. 예상보다 민간소비가 나쁘지 않았고 (+2.2%YoY), 설비투자의 확대가 (+17.2%YoY) 두드러졌다. 2분기 건설투자는 견조한 모습이지만 월별 건설기성의 트렌드로 봤을 때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률은 더욱 둔화될 듯. 소비와 투자의 호조로 수입은 증가(+6.9%YoY)했는데 수출이 하락한(-0.1%YoY) 점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나는 2분기의 상황이 하반기에도 연속될 것으로 보는 입장. 즉, 1) 소비는 개선되고, 2) 설비투자도 기저효과로 개선되는 상황에서, 3) 수입의 증가가 수출 증가보다 많아 순수출은 부진하고, 4) 건설투자는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한마디로, 경기 회복세는 어느 정도 지지되겠지만 수입 확대로 성장률이 3%를 기록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



5. Trading note

관점을 조금 길게 가져가기로 한 지 2주째인데, 그렇지 않았더라면 지난 주에는 위아래로 힘들기 딱 좋았을 듯. 이번 주에는 상술했듯 S&P의 조정과 ISM 이후의 미국채를 잘 관찰할 계획. RBA는 의사록 내 중립금리 관련 멘트의 여파를 무마하려고 시도할텐데, 그 시도로 만약 호주 금리가 하락한다면 오히려 숏 찬스로 활용해 보려고 생각 중이다. 호주 금리 상승에는 RBA 긴축에 대한 우려 보다도 중국 경기 및 자산시장의 호조가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 다만 이 관점은 미국 금리 상승 뷰와 상충하는 측면이 있어 트라이 하더라도 사이즈는 작을 듯.


2017년 7월 28일 금요일

17/07/28

-1-
산생 예상이 요즘 자주 빗나가서 이리저리 뜯어봤는데 아무래도 반도체 가격과 생산의 변동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월초 수출 데이터로 예상하다보니 가격 변화에 대한 리스크가 높은 상황에서, 재고까지 감소 사이클에 놓여 있어 생산 예상치가 마구 빗나간다. 어제 포스팅했던 수치도 왕창 틀렸다. 국내 지표 영향력이 매우 낮은 국면이라는 것이 그나마 다행.



-2-
어제 생산지표 내 반도체의 하위 부문을 보니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실리콘웨이퍼로만 나뉘어져 있고 각각 5.34%YoY, 14.95%YoY, 3.36%YoY로 상승 중임에도 총 반도체 생산지수는 하락 중인 것이 이상해 통계청에 전화를 해봤다. 전화를 걸자마자 수화기에서 '2018년! 평!창!' 이라는 외침이 흘러나오길래 번호를 잘 못 눌렀나 싶어 놀라면서 전화를 바로 끊었다. 다시 확인해보니 맞는 번호. 아마도 모든 공공기관 전화의 컬러링이 평창으로 설정되어 있는 듯. 여튼, 실제 집계하는 반도체 내 하위 부문은 훨씬 더 많은데 저 셋만 공개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특히 디램 생산량처럼 민감한 정보는 공표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 얘길 hschoi와 메신져로 나누다가 주제가 관세청 수출 데이터로 빠졌는데, 관세청에서 아이템 코드를 따서 그에 맞는 세율을 붙이기 위한 아이템 설명 자료가 생각보다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 산업 공부할 때 유용하다는 팁을 들었다. 아래와 같은 식으로 작성된 디스플레이 장비 세율표만 264장이라는 듯.

AMOLED(Active Matrix 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제작과
장에서 초음파·오존수·초순수와 희석된 HF용액을 Dispensing 하면서
Glass를 Spin시켜 Glass 상의 유기물, 산화막, Particle을 제거하는
세정기임
ㅇ AMOLED : TFT를 각각 화소부 스위치로 사용하여 화소부에 증착된
유기 EL (Electro-Luminescence) 박막을 발광시켜 화면을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2. 결정사유
□ 관세율표 제84류 주9에서 “제8486호의 표현을 만족하는 기계는 이 표의
다른 호로 분류하지 않으며, 제8486호로 분류한다.”라고 규정
□ 관세율표 제8486호의 용어에 “평판디스플레이의 제조에 전용되거나 주
로 사용되는 기계와 기기”를 분류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 동 호의 해설서에서 “(C)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및 기기”를 설
명하면서 “(1) 식각, 현상, 잔류감광액 박리장비, 세척용의 기기”를 예시
하고 있음
□ 따라서 본 물품은 AMOLED(Active Matrix Organic Light Emitting
Diode)의 제작과장에서 초음파·오존수·초순수와 희석된 HF용액을
Dispensing 하면서 Glass를 Spin시켜 Glass 상의 유기물, 산화막,



-3-
지난 주에는 회사 공용 폴더가 랜섬웨어에 걸려 잠깐 멘붕했는데, 이번 주에는 월요일부터 뜬금없는 진화작업에 나서야만 했다. 어제부로 대충 마무리는 되었고 이제 남은 것은 잔불 관리. 아주 오래전에 마켓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일상으로 전이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는데, 요즘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마켓으로 전이시키지 않는 연습을 하는 기간인 듯. 이 정도는 뭐 할 만하다. 서포트해주시는 분들 덕분.



-4-
원화채는 내가 다루는 상품이다보니 세세한 포지션을 이 곳에 기록하는 것은 자제하는 편. 긴 호흡으로 끌고갈 아이디어가 생기면 기록해 둘 텐데 아직 뚜렷한 것이 없다. 다음 주 미국 금리의 추가 반등 가능성을 보고 있는 입장이라 일단은 국내 시장에 대해서도 다소 보수적인 마인드. 내가 시장에 들어온 이후로는 가장 긴 7개월간의 박스권이 이어지는 중이다.



-5-
24일에 포스팅했던 글에 대한 지인분들의 피드백 중에는 본인 스스로도 뒤돌아보게 되었다는 식의 코멘트가 꽤 있었다. 나도 쓰면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Korea data preview: why the discrepancy between the figures has developed

Korea's industrial production release for May(+0.09%YoY) has turned out to be well below my expectation(+0.6%YoY) for three consecutive months. As my projection model is based on exports data, the combination of a sluggish semiconductor production(-0.4%YoY) and a strong semiconductor exports(+52.0%YoY) increases the risk of inaccuracy. I noted last month that several semiconductor producers making equipment replacement may explain why this discrepancy has developed. Looking at the data closely, however, it seems that the discrepancy between production and exports is largely due to not only the equipment replacement but also the rising semiconductor prices. The change in prices is reflected in exports data but production data comes in real terms. For the last two months, the shipments and the inventories of semiconductor have decreased simultaneously, with the export price growth having remained at elevated levels (see exhibit). Hence, the production has been flat at the same period while exports has shown sharp rise.



Considering this price impact on export data, I see industrial production in June should be improved by +2.5%YoY (+2.4%MoM). Even should the data beat the market expectations(1.63%YoY), there will be no influence to the fixed income market as participants are still focusing on the DM central banks.

2017년 7월 25일 화요일

17/07/24

-1-
8월 19일부터 일주일 휴가를 가게 되었다. 일주일짜리 휴가는 작년 8월 미국 서부 여행 이후 딱 1년만이다. 행선지는 다시 미국.


-2-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타인에게 지나친 관심을 두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된다. 알고 모르고가 본인의 인생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음에도 이들의  관심은 그칠 줄 모른다. 나는 인간이 상대적이고 사회적인 존재인 이상 이런 행태는 일정 부분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타인과 나를 완전히 독립된 존재로 인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특히 스스로의 상태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희박한 사람일수록, 타인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두려는 경향이 짙다. 타인의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것 외에는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남이 잘 되면 불안하고 남이 잘 되지 않으면 안도한다. 정도의 차이일 뿐 대부분의 인간이 조금씩은 이처럼 비겁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가십과 관련된 모든 비즈니스는 이러한 본성을 양분으로 자라난다.

나는 그런 본성을 발현시키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는다. 연예인의 불륜설이나 연애담, 지인의 결혼설 등에 눈빛을 반짝이는 것이 문제가 될 리는 없다. 그리고 그런 관심이 질투심이나 저렴한 동정심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것까지도 그럴 수 있으려니 생각한다. 자의식이 강한 사람은 애초에 관심이 없고, 성품이 훌륭한 사람은 관심을 두더라도 질투심이나 동정심을 가지지 않으며, 양심이 있는 사람은 관심이 질투심이나 동정심으로 잠시 발전하더라도 감정의 가책이 자정기능을 발휘하겠지만, 모든 사람에게 자의식이나 성품이나 양심을 기대하는 것은 어차피 무리다. 그래서 누군가가 연예인이나 지인의 성공담을 듣고 '운이 좋았네' 라고 말하는 것을 보더라도 나는 딱히 불편함을 느끼진 않는다.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본성을 발현시키다 못해 적극적으로 발산시켜버리는 존재들이다. 즉, '연예인 A씨의 외도' 라는 기사 헤드라인을 클릭해서 읽고 친구들과 공유해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그치만 기사를 출력해 지하철 입구에서 나눠주고, 연예인 A의 집이나 기획사에 전화해 외도의 사실 여부를 묻는 행동들은 이해되기가 참 어렵다. 따로 악의가 있거나,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매너나 배려가 결여되었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어떤 쪽이든 가까이 할 이유는 없는 부류.


-3-


주말에 현대 미술관에서 본 그림인데, 작품명이 <어디든 어디도 아닌>이라는 것을 방금 온라인 전시 페이지를 보다가 기억해냈다. 위 네이버 백과 이미지보다 실물의 느낌이 더 자유분방하다. 그리고 실물보다 내가 찍은 사진이 훨씬 더 고혹적이다.

2017년 7월 24일 월요일

Weekly (17. 07. 23.)

1. ECB 이후

ECB 종료 이후 채권과 외환시장은 다소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목,금 양일간 EURUSD는 1.1510에서 1.1659로 상승했지만, 독일 10년 금리는 0.543%에서 0.506%%로 하락. 1) ECB 긴축에 대한 포지셔닝이 FX보다 채권시장에 더 무겁게 형성되어 있었고, 2) 긴축이 무리 없을 정도로 경기가 강력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잔존해 있으며, 3) ECB 이후 독일 금리 하락에 연동해 미국금리도 하락하면서 양국의 금리차가 유지되었다는 점이 모두 두 시장간의 괴리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듯. 특히 화요일부터 중앙은행의 긴축 우려가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만들고, 그 리스크오프 분위기 때문에 금리가 오히려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 연출되었는데 , 금요일에는 이러한 역설적인 흐름이 극대화되었다. 8월 잭슨홀까지 시간이 꽤 남았으므로, 여기서 독일 금리가 다시 상승하기 위해서는 지표나 경기에 대한 확신이 필요할 것. 그러나 주 초반에 발표되는 PMI나 IFO는 지표 호조 보다는 부진 시의 반응폭이 클 개연성이 있어 독일 금리 숏을 미리 잡기에는 부담이 커 보인다. 기술적으로도 모두가 보는 지지선인 0.5%를 하회해 숏 청산을 한 번 유발하고 가는 것이 오히려 편안할 것으로 판단. 0.45% 근처로 도달 시 숏을 고려할 계획.




2. 포커스는 미국으로

ECB를 재료로 2.15%에서 2.40%까지 상승했던 미국 금리는 다시 하락해 2.25%를 하회. ECB라는 이벤트가 해소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자산매입축소라는 정책 계획은 많이 노출이 된 상황이므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기자회견이 없는 FOMC 보다는 2분기 GDP를 포함한 경제지표들이 될 듯. 미국 2분기 성장률은 컨센이 2.5% 수준인데, 만약 지표가 컨센을 하회해 금리가 하락한다면 오히려 그 다음주 주요 지표 밀집 구간을 노린 숏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 어떤 이벤트가 발생해야 금리를 전저점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월 중 지역연은지수들이 부진했다는 점은 금리 상승을 기대하는 입장에서는 리스크 요인.




3. 미국의 capex

매월 발표되는 미국의 내구재 주문은 capex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5월 기준 월 주문액은 총 2300억 달러 수준이고, 이 중 운송이 730억 달러로 약 30%의 비중을 차지. 작년말부터 반등 중인 내구재 주문에 IT슈퍼사이클이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 지 찾아보려 했는데, 부엉이님 덕분에 주문에는 반도체가 아예 포함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컴퓨터 및 전자기기는 209억 달러로 전체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 남짓이며, 비국방 항공 주문과 더불어 전년 대비 주문 증가율이 마이너스인 몇 안되는 섹터(16년 5월 210억 달러에서 17년 5월 209억 달러로 소폭 하락). 결국 지금 관찰되는 미국에 내구재 주문 반등에는 교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 않은 셈. 2015년부터 워낙 부진했던 것이 투자이기에 단순 기저효과일 리스크를 점검하려 절대 금액과도 비교해보았는데, 6개월 평균 절대 금액 역시 상승 중이다. 트럼프발 재정 기대가 거의 사라졌음에도, 중기적인 채권 롱 전망에는 자꾸 거부감을 갖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




4. RBA

6월 초부터 전개된 AUD 강세와 호주 금리 상승의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깔려 있다. 1) 중국이 긴축을 멈추면서 중국 자산가격과 상품가격이 탄력을 받았고, 2) 달러 약세가 심화되었으며, 3) DM 중앙은행들이 hawkish한 스탠스를 보이면서 RBA의 긴축에 대한 기대도 일정 부분 형성되었다. 사실 1)이 가장 크게 작용했고, 3)의 영향력이 작았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중립금리를 3.5%로 추정한다는 내용이 담긴 지난 RBA 의사록 발표에 스탠스 전환에 대한 기대도 형성되고 있는 상황. RBA의 스탠스가 전환된 것이 맞다면 플래트너를 노려볼 수 있겠지만, 1) 스탠스 전환에 대한 단서가 아직 부족하고, 2) 위안화와 상품가격의 강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포지션을 지금 구축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 현재의 분위기가 반전되기 위해서는 호주 지표의 부진보다는 미국 금리의 의미있는 상승이 필요하다고 본다.



5. Trading note

주 중에 포스팅했듯 4월부터는 전체 수익률 기준 5bp를 한도로 작은 콜만 계속했는데 이번에는 폭을 다소 넓게 잡는 것을 시도해 보는 중. 한도 자체를 확장하려는 생각도 있지만, 스탑을 해도 어차피 재진입을 노릴 레벨이라 콜을 회수하는 의미가 별로 없어보여서이기도 하다. 다만 라필 네거티브 캐리로 다른 호흡을 시도하게 된 것이 조금 아쉽다. FX P&L이 추가된 파일을 만들었으니 다음주부터는 그 테이블을 사용할 듯.


2017년 7월 22일 토요일

베스트 오퍼 (스포 포함)

버질은 그의 본업인 경매와 친구 빌리를 통한 미술품 매집을 통해 상당한 성공을 거둔 노신사다. 그는 진품과 가품을 구분할 수 있는 예리함과 더불어 미술품의 가치를 한 눈에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심미성도 지니고 있다. 대다수의 심미적인 사람들이 그렇듯 버질도 취향이 분명하고, 조금은 까칠하다. 취향이 분명하고 까칠하면 외로워지는 경우가 많다. 즐겨 찾던 레스토랑에서 그를 위한 생일 축하 디저트를 준비하지만 버질은 입에 대지도 않고 자리를 뜬다. 혼자 그 디저트를 먹었다가는 더 외로워질 것 같기 때문이다. 버질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달래 줄 수 있는 것은 그의 여성화 컬렉션들뿐이다. 그러나 인간의 외로움을 예술로만 채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그리고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이 컬렉션들뿐이야, 라고 버질은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여성화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방 한가운데 앉아있는 버질의 표정은 쓸쓸하기만 하다. 컬렉션 룸의 벽면이 훌륭한 작품들로 빈틈없이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버질은 공허함에 사로잡힌다.

외로운 버질의 삶에 언제부턴가 클레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바쁜 버질에게 전화로 징징대며 감정을 의뢰하는 클레어는 짜증나는 존재다. 워커홀릭인 버질은 처음엔 클레어가 아닌 클레어의 저택에서 발견한 로봇 부품에 호기심을 가진다. 그리고 클레어가 버질과의 약속을 잡고 취소하기를 반복하는 밀당을 시전하면서 버질의 호기심은 부품에서 클레어로 이동한다. 업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나를 바람 맞히는, 저택의 벽 안에서 수 년간 생활했다는 클레어가 누구인지 버질은 궁금하다. 그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저택에 숨어 벽 밖으로 나온 클레어의 아름다운 모습을 훔쳐본다. 그리고 클레어에 대한 호기심은 순식간에 사랑으로 바뀐다. 외로웠던 버질이 가짜 사랑에 현혹되는 안타까운 순간이다. 벽 안에서만 생활하던 여인이 저런 모습일 수가 없다는 현실적인 의심을 버질은 하지 못한다. 또는 의심이 들더라도 이 정도로 아름답다면 그게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해 버린다. 버질은 클레어에게 완전하게 빠져든다
.

광장공포증으로 벽에서 나올 수 없는 클레어를 버질은 도와주고 싶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벽에 갇혀있는 클레어가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주면 클레어가 자신에게 마음을 줄지도 모른다고 버질은 기대한다. 곤경에 처한 상대를 구해 마음을 얻겠다는 연약한 로맨스다. 연약하다고 쓴 이유는 겉보기와 달리 그런 로맨스에는 구원하는 쪽의 근본적인 자존감 결여가 내재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이들은 상대의 곤경을 해결해주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대에게 나를 어필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나를 어필하기 위해 상대를 일부러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경매사로 성공한 버질의 인생에 클레어만한 매력을 지닌 여자가 과연 한 명도 없었을까. 버질은 클레어의 신비로움에 매료된 것이기도 하지만, 곤경에서 구해내기만 하면 신비로운 클레어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상황 자체에도 이끌린 셈이다. 괴한들의 습격을 받고 쓰러진 버질을 보고 클레어가 집 밖으로 뛰쳐나오면서 그녀의 공포증은 치유된다. 나의 곤경으로 상대의 곤경이 해결되었다는 사실에 버질은 감격한다. 그리고 그의 컬렉션을 클레어에게 보여주며 프러포즈한다. 그의 일생을 건 베스트 오퍼다. 진품과 가품을 평생 구별하던 그가 제일 저렴한 가짜 로맨스에 가장 비싼 가격을 부른다. 클레어와 그녀의 일당은 버질의 컬렉션을 모두 훔쳐 잠적한다
.

모든 가짜 속에도 진짜의 면모가 녹아 있다는 버질의 말은 사실이다. 가짜는 진짜를 모방하려 애쓰기 때문에 많은 가짜가 진짜의 아름다움을 상당 부분 공유한다. 때문에 심미성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가짜에 쉽게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 감각만을 확장시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환상에 불과하다. 버질도 그림을 밸류에이션 할 때에는 작품의 아름다움에서 한 발짝 떨어져 분석적 안목을 발휘한다. 그러나 사랑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로맨스가 현실적 눈을 가리자 버질은 감정의 제물이 된다. 결국 가짜 사랑에 올인해 모든 것을 잃은 그는 '사실은 그 사랑이 진짜가 아니었을까' 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프라하에서 클레어를 기다린다. 클레어와의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전부 가짜였을 리 없다고 버질은 생각하지만, 그것은 위작을 앞에 두고 이렇게 잘 그린 그림이 가짜일 리 없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일이다. 클레어는 프라하로 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로맨스 속에는 위험한 면모가 녹아 있다. 그러므로 사랑에서도 현실적이고 분석적일 필요가 있다, 라는 것이 과연 이 영화의 메시지일까. 내 생각에는 어차피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이 영화의 메시지.

2017년 7월 21일 금요일

ECB 이후

ECB미팅이 마무리되었다. 가을에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단서만 던지면서, 나머지 부분에서는 최대한 시장의 발작을 억제하려는 멘트를 쏟아낸 드라기다운 기자회견. 어제 채권시장 반응에 대한 해석은 1) 드라기가 가을 발언을 하며 hawkish했는데도 금리가 상승하지 않았다, 2) 드라기가 우려처럼 hawkish하지 않았는데도 금리가 하락하지 않았다, 둘로 나뉠 것 같은데 나는 후자를 지지하는 쪽.

유럽 통화정책에 대한 다음 이벤트는 이제 8월 잭슨홀 미팅이 될 것이고, 당분간은 다음주 FOMC와 미국 2분기 성장률, 그리고 그 다음주 월초 미국 주요지표 밀집 구간까지 미국 금리가 주도권을 잡게 되지 않을까 싶다. 월초 ISM의 개선세와 상당히 낮아져 있는 정부 정책 기대감을 고려했을 때, 미국 금리가 지금 레벨 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 미국채 숏은 2.261에 10% 애드가 가능해 보인다 (스탑은 전부 2.10%)

지금 고민이 되는 부분은 어제부터 관찰되고 있는 유로와 독일 금리와의 괴리. '가을'이라는 언급에 유로는 강세로 갔지만 독일 금리는 왜 상승하지 못했을까. 6월말 드라기 발언 이후의 주제는 ECB의 긴축 가능성이었고, 그래서 독일 금리 상승과 유로 강세는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이벤트가 있던 당일에 괴리가 발생한 것. 여러가지 생각이 가능할텐데,

1)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에 금리보다 통화가 더 민감하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일 수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도 아닌 테이퍼링이 주제이고, 스탠스 변환 초기에서는 금리도 같이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이 관점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무리일 듯.

2) 두 시장간의 단순한 포지션 차이. 채권은 롱숏 모두 치열했고, 유로는 레벨 부담으로 롱 누적이 덜한 상태에서 오히려 ECB전까지 숏 트라이가 많았다. 아주 매끄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가능한 해석인데, 이 경우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어느 한 쪽이 틀렸다는 것이 뚜렷해질 것.

3) 독일도 미국도 긴축을 감당할 정도로 경제가 강력하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긴축을 진행하면 장기금리는 오르지 못하거나 오히려 하락하고, 특히 미국 장기금리의 하락은 달러 약세를 촉발한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EM주식과 통화는 강세를 보인다. 5월초부터 6월 중순까지가 이 컨셉에 해당했다. 어제 오늘의 현상을 가장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 관점이지만, 지금 경기가 그 정도로 부진한 상황인가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주말에 생각을 더 정리할 필요가 있을 듯. 시장의 관심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가는 국면이라, 달러 약세처럼 기존에 형성된 트렌드를 체이스하는 것은 리스크가 높아 보인다. 다만 미국 주식은 섹터 선택의 문제일 뿐 강세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

2017년 7월 19일 수요일

17/07/19

-1-
어제 미국채 스탑 레벨을 낮춰 포스팅을 수정해놨는데 아슬아슬하게 터치하지 않았다. 아예 스탑을 2.20%으로 수정. 컨빅션 없는 작은 트라이는 전체 P&L에 미치는 영향이 5bp 수준이 되도록 설정했었고, 또는 그 정도 수준으로 스탑이 가깝다고 판단될 때에만 진입 기록을 했었다. 1월을 제외하면 이번이 버퍼를 넓게 잡는 첫 시도인 셈.


-2-
자산매입축소가 미국 장기물을 얼마나 들어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 자산매입축소를 강행하면 오히려 장기물은 하락하고, 경기가 좋을때 진행하면 장기물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겠다는 것이 내 생각. 즉, 내가 지금 미국 금리 숏을 노리는 것은 QT 때문이 아니라 미국 경기와 지표 개선에 대한 기대 때문. 특히 월초 ISM의 개선은 꽤 긍정적인 시그널이었다고 본다.

지난주 김대표님과의 대화.

'연준이 자산매입축소를 하면 장기물 금리가 뜰까요?'
'그래도 좀 뜨지 않을까'
'경기가 안 좋은데 강행하면 못 뜨지 않을까요?'
'경기가 안 좋으면 자산매입축소를 안 하겠지'


-3-
1996년 미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이슈가 있었다. 시간당최저임금을 2년에 거쳐 $4.25에서 $5.25로 높이는 방안. 연간 대략 12%를 올리게 되는 셈. 최저임금구간에 해당하는 근로자 비율이 약 4%이므로 연간 임금 성장률이 약 0.4%p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표면적인 견해였다. 다만, 최저임금이 평균임금의 1/3에 불과해 employment cost index에서의 비중은 4%보다 낮고, 최저임금법에서 제외되는 근로자들도 있기 때문에 위처럼 계산하면 수치가 과장될 수 있다는 것이 JP모건의 분석.


-4-
어제 부엉이님이 미국 factory orders의 자본재 주문에서 반도체가 포함이 되는지 궁금해하셔서 찾아봤더니, 반도체는 shipments에서만 computers 항목에 포함이 된다. 즉, 자본재 주문의 반등에는 IT사이클 확장이라는 요소가 덜 반영되어 있는 것.


-5-
아침에 폭염주의보 문자를 보면서 호들갑이라고 무시했는데 아니었다. 점심시간에 건물 밖을 나섰더니 몸에 남아 있는 에어컨의 냉기를 폭염에게 전부 빼앗기고 땀이 나기까지 30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오피스로 돌아와 땀을 식히면서, 더워도 짜증이 하나도 나지 않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약간 신기했다.


-6-
오늘은 wclee형, D형과 간만에 저녁. 포지션과 사이즈와 스탑에 대해 다양한 대화를 나눴다. 스탑을 설정하지 않을 정도로 확신이 있는 아이디어에서만 크게 진입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큰 시세를 큰 포지션으로 잡지 않는 이상 의미있는 점핑은 어렵다는 점에서 맞는 말이라고 생각. 정확하게는, 스탑을 설정하지 않을 정도로 확신이 있는 아이디어를 배경으로, 스탑을 걸고 좋은 가격에서 크게 진입해야 하는 것이 아닐지. 결국은 리서치, 전략, 가격, 그리고 실행력의 문제.

2017년 7월 17일 월요일

17/07/17

-1-
지난주에 반기 요청 자료들을 마무리했다. 이번주부터 월말까지는 자유로운 리서치를 하는 기간. 이번 위클리는 떠오르는 생각들을 여과 없이 적었더니 글이 난잡해진 면은 있어도 스스로의 관점은 정리가 잘 되는 느낌이다. 계획대로 2.315%에서 미국채 10년을 10% 사이즈로 숏을 다시 트라이해도 될 듯 (스탑 2.27% -> 2.25%로 18일에 수정).


-2-
6월 유로존 CPI 확정치는 발표되었고, 내일 독일 ZEW만 지나면 ECB전까지 유로존 지표는 없다. 미국 금리는 다음주 2분기 GDP가 부진하더라도 지난 금요일의 저점 이상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 10% 사이즈만 먼저 제시한 이유는 아직은 시장 전반이 ECB의 영향권 하에 놓여있기 때문.


-3-
지난 금요일에는 정말 오랜만에 만취. 잠이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즐겁고 기분 좋을 수 있는 흔치 않은 만취였다. 그렇게 많이 마신 것은 아니었는데, '가끔은 멘탈을 조금 이완시켜도 괜찮다' 라고 스스로 생각한 날이었던 것 같다. 더워서 체력이 급감한 영향도 꽤 있는 듯. 아까 운동 전에 체중을 체크해보니 2kg이 빠져 있다. 이럴땐 식사량과 탄수화물 섭취를 왕창 늘려야 한다. 난 확실히 추위보다 더위에 훨씬 취약한 체질.


-4-
지난 한 달간 마포와 공덕 근방을 거닌 시간이, 그 전까지 마포와 공덕이라는 동네를 돌아다녀 본 시간보다 월등히 길다. 덕분에 정말 괜찮은 동네라는 것을 직접 체감 중. 시내와 여의도의 중간이라는 지리적 이점과 속도감 있는 개발로 핫한 지역이라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강남과의 스프레드가 이 정도로 축소되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알 수 없는 심리적 거부감이 있었는데 그런 찜찜함이 완전히 사라졌다. 오히려 교육이 아니라면 주거여건에서 강남이 더 나은 점이 무엇일지 의문이 들 정도. 이런 관점에서 내 또래의 지인들이 가장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지역은 역시 목동인 듯.

Weekly (17. 07. 16.)

1. 미국과 독일

미국 금리를 전고점인 2.42% 위로 밀어 올릴 재료가 무엇일지 모르겠지만, ECB가 버티고 있으니 롱은 자제하면서 기다리자는 것이 지난주의 견해였는데 생각 이상으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미국 금리는 월요일부터 브레이너드 발언과 트럼프 주니어 뉴스로 하락하기 시작해, 화요일에는 옐런 증언 내용이 dovish하게 해석되면서 추가 하락. 'dovish하게 해석되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많은 분들의 견해처럼 엄밀하게 따지자면 증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기존 스탠스와 크게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 다만, 나는 이런 경우 '증언 내용이 dovish하지 않은데 시장이 과민 반응했다'는 해석보다, '증언 내용이 dovish하지 않았는데도 크게 반응한 것을 보니 시장이 원래 롱으로 가고 싶었나 보다' 라는 해석을 지지하는 편. 결국 이 날 중요하게 보고 있던 ISM 발표 직전 레벨인 2.32%도 훼손당했다. 목요일에는 드라기의 잭슨홀 미팅 참여 소식으로 금리가 소폭 반등했지만, 금요일 CPI와 소매판매의 동반 부진에 다시 하락. 흥미로운 부분은 금요일 미국 지표 부진에도 미국채 강세는 30분 남짓 유지되었을 뿐 곧바로 약세로 전환되었다는 점. ECB를 앞둔 미국의 마지막 주요지표 발표였던만큼, 지표 발표에 따른 강세가 ECB를 인식한 약세 베팅으로 활용된 것이 아닐까 싶다. 미국 금리가 상승 전환했음에도 유로를 중심으로 FX시장의 반전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시장의 주제가 ECB라는 것을 지지하는 부분. 따라서 이번 주에는 ECB 경계감으로 미국 금리에는 다시 2.40%을 향한 상승 압력이 가해질텐데, ECB가 매우 hawkish한 인상을 남기지 않는 이상(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2.40%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 지난주 미국 금리는 2.30% ~ 2.40%에서 상하방 제한 레벨을 확인한 셈이고, 이 레인지의 의미있는 돌파를 위해서는 ECB가 아닌 미국의 요인이 필요하며, 그 요인은 월말로 예정된 2분기 GDP속보치가 될 것으로 생각. ISM이 지지되는 상황 하에서 2Q GDP는 기대치 상회 시 금리 상승 요인, 부진 시 일시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 될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 초반에는 2.30%과 최대한 가까운 레벨에서 숏을 일부만 구축한 뒤, ECB 이후 레벨에 따라 GDP 대응 전략은 다시 수립할 계획.



미국과 달리 독일 금리 차트에는 ECB에 대한 경계감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8월 잭슨홀 미팅에서의 드라기 발언이 예정되면서, 7월 ECB가 기대만큼 hawkish하지 않더라도 8월을 다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독일 10년물을 0.50%에서 지지시켰다. 적어도 ECB전까지는 상승 압력이 지속될텐데, 이미 0.60%까지 상승한 시점에서 신규 숏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전망은 가능해도 콜은 무리인 상황. ECB가 기대보다 덜 hawkish해 금리가 하락하면 잭슨홀 전에 숏 진입을 다시 노려볼 수는 있겠다. 일단 관망하기로.






2. 한국과 중국

대내적 요인이 옅은 국면이라 한국 금리는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는 흐름을 보이는 중. 이유를 알기 힘든 강/약세, 전일 미국 시장 흐름을 추종하지 않는 장 중 흐름, 등은 모두 한국 금리가 미리 움직일 때 관찰되는 현상이다. 목요일 금통위에서는 별다른 메시지가 없었고, 금통위 이후 추가적인 강세가 전개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경계 심리가 일정 부분 형성되어 있었던 듯. 한은의 스탠스 전환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고 보지만, hawkish 금통위 베팅은 레벨이 좋을 때에만 하는 것이 맞다. 역시나 ECB가 버티고 있어 이번주는 약세 압력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연중 레인지를 돌파시킬 요인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주말에 발표된 최소임금인상은 논리만 따지자면 단기적인 금리 상승 요인, 장기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나(논리의 디테일은 부엉이님 글에 동의), 이것을 당장의 트레이딩 재료로 삼는 것은 무리일 듯. 한국은 미국금리와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



중국 금리는 6월부터 지난주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 중. 지난주 인민은행은 역레포 공급을 3주만에 재개했다. 중국의 역레포 순 공급 규모는 1월 +800억, 2월 -6900억, 3월 -4300억, 4월 -800억, 5월 -2300억, 6월 +3700억, 7월은 현재까지 -6500억 위안 수준. 6월에 인민은행이 역레포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순공급하고 금리 상승이 멈추면서 철광석 가격이 반등해 호주 금리와 AUD에도 영향을 줬는데, 7월들어 흡수 중인 자금이 커서 주시하는 중이다. 유동성 관리 스탠스를 정확하게 추적하려면 약 2500억 위안의 월간 무역 흑자와 자본유출입 규모까지 고려해야겠으나, 2016년 초부터는 역레포 추이만 살펴도 대략적인 파악은 가능했다. 지난주 MLF를 통한 3600억 위안의 유동성 공급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었지만, 7월 만기 규모가 약 3500억 위안이라는 점에서 순공급 규모는 크지 않고, 애초에 꾸준히 증가 중인 MLF잔고는 인민은행의 단기적인 유동성 관리 스탠스를 읽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음주부터 역레포 공급 규모를 계속 확대해 나갈지 여부에 관심.



3. The risk rally is always and everywhere a monetary phenomenon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지수는 S&P가 나스닥을 아웃퍼폼하게 될 것이고, 글로벌리는 EM대비 DM의 아웃퍼폼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6월 말에 가졌던 관점. 드라기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해 어느정도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던 이 관점은, 6월 비농업 고용이 발표되던 날을 기점으로 급격한 되돌림을 경험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조합되면서 다시 기술주와 EM 중심의 강력한 강세가 전개. 이번주 ECB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더라도, ECB driven 금리 상승은 EUR 강세 경로를 통해 달러 전체에 약세 압력을 가하게 되어 EM 주식의 조정을 완충시켜주는 면이 있다. 결국 현재 진행중인 랠리의 진짜 반전은 달러 강세를 수반하는 미국 금리의 상승에서 시작될텐데, 월말 GDP 속보치 전까지 미국 자체 요인을 찾기는 어려운만큼 당분간은 유동성 확장 컨셉 랠리의 지속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 실적 시즌이 랠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4. 한국은행의 수정경제전망

한국은행은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0.2%p 상향. 지난 4월 전망치는 상반기 2.6%, 하반기 2.7%였는데, 이번엔 상반기 2.8%, 하반기 2.9%로 각각 0.2%p씩 상향 조정되었다. 부문별 연간 수치를 보면 민간소비는 2.0%에서 2.2%로, 설비투자는 6.3%에서 9.5%로, 건설투자는 4.5%에서 6.5%로 전부 상향. 수출 전망치 상향이 3.3%에서 3.5%로 오히려 낮은 편인데, 그나마도 상반기 수치를 4.0%에서 4.3%으로 상향한 영향이 컸고 하반기는 2.6%에서 2.7%로 0.1%p 조정되었다. 소비는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될 듯 하고, 예상보다 설비투자 개선폭이 크며, 건설투자 둔화는 가시적이지 않고, 수출의 추가 호조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한은의 생각인 듯. 조금 적나라하게 바꿔 말하자면, 한국 경제를 전망함에 있어 수출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수치에 칼질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전망을 바꾼 것이 아니라는 의미. 한은의 관망적 스탠스가 그대로 반영된 수정경제전망이라고 생각한다.




5. Trading note

관건은 ECB인데 앞서 언급했듯 지금 레벨에서 독일 금리나 유로에 들어가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ECB 자체보다 ECB라는 이벤트가 소화된 이후의 시장을 그려봐야 할 듯. 미국채는 2.30% 근방에서 10% 사이즈의 숏을 트라이할 생각.


2017년 7월 13일 목요일

옐런 증언과 금통위

어제 옐런 의장의 증언이 dovish하게 받아지면서 미국 채권시장은 거의 3주만에 의미있는 폭의 강세를 보였다. 중립금리 레벨은 낮고, 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유지할 것이며, 자산매입 축소는 조만간 시작한다는 내용인데, 1) 자산매입 축소는 FOMC의사록에서 이미 확인되었던 부분이라 인플레이션이나 기준금리 인상 경로 관련 발언에 더 포커스가 맞춰졌고, 2) 금리 레벨도 약세보다는 강세 재료에 민감했던 상황이었으며, 3) 나를 포함해 증언이 당연히 hawkish할 것이라는 기대가 너무 많았던 것 같다. 금요일 고용지표 이후의 시장 반응, 어제의 Brainard 발언 등 채권 숏에 다소 불편한 단서들이 있었음에도, 다음주 ECB가 버티고 있으니 큰 반응은 없을 것이라는 뷰를 유지했던(위클리에도 그렇게 썼다) 것은 안일한 태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2.42%라는 전고점 타겟 레벨 설정과 ISM발표 시 레벨을 스탑으로 잡은 것도 너무 기계적인 측면이 있고, 애초에 좋은 가격에서 포지션이 시작되지 않으면 편안하게 취할 수 있는 폭은 제한적이라는 점을 다시 절감. 타겟 설정에 대해 어제 많은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은 따로 정리를 해 두려고 한다.

금리 인상은 늦추고 자산매입 축소를 진행하겠다는 옐런의 증언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미국의 커브는 스팁되어야만 할 것 같지만 시장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여러번 포스팅했듯 나도 자산매입 축소가 장기물 금리에 상승 요인으로만 작용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자산매입 축소도 긴축의 한 형태이므로, 만약 경기가 충분히 강하지 않은데 자산매입 축소를 강행하면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것. 자산매입 축소가 행사하는 수급적 영향력보다 경기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기대가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 지금은 월초 지표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어제 관찰된 미국 채권의 강세가 지속되는 것도 쉽지는 않을 듯. 미국이나 독일 금리는 약세로 재반전될 기회를 노리는 것이 나아 보인다.

오늘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 위클리에 썼던 3년 숏을 어제까지 계속 고민했지만, 레벨이 크게 매력적이지 않아 계속 보류. 어제 미국 채권 강세에 비해 오전 한국 채권의 강세가 제한적인 이유를 금통위 경계에서 찾는 것은 조금 무리인 듯 싶고, 주초부터 이미 미국 채권의 강세를 한국이 선반영한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본다. 보험성 단기물 숏에 대한 유혹이 강렬하지만 단서나 전략이 뚜렷하지 않고 레벨도 편안하지 않아 관망할 계획.

2017년 7월 10일 월요일

Weekly (17. 07. 09.)

1. 6월 비농업 고용

6월 비농업 고용은 +222K로 예상치인 +175K를 상회했고, 전월치는 +138K에서 +152K로, 4월 수치도 +174K에서 +207K 상향 조정. 민간 고용은 +187K로 전월의 +159K와 큰 차이는 없었지만 정부 고용이 -7K에서 +35K로 확대된 것이 헤드라인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고용은 ADP에서 암시되었 바와 같이 플랫한 모습을 보였고(+1K), 건설은 +9K에서 +16K로 확대되었지만 건설 업체 고용은 줄고 하도급 업체 고용은 증가하면서 디테일은 다소 혼조. 서비스업 내에서는 소매업체 고용이 소폭 개선된 부분 외에는 특별한 부분이 없었다. 한편, 시간당임금은 예상치인 +0.3%MoM을 하회한 +0.2%로 발표되었고 전월치는 +0.2%MoM에서 +0.1%MoM으로 하향 조정. 결과적으로 고용자 수 증가폭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으나 임금 상승률 둔화와 실업률의 상승으로 해석이 애매한 상황이 되었다. 고용지표가 금리나 달러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하지는 못했는데, 그것이 주가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 연준 입장에서는 긴축을 더욱 서두르거나 늦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준의 지표라 긴축 경로에 대한 연준의 기존 입장은 유지될 듯.




2. 시장의 중심은 유럽

지난 월요일 ISM제조업지수의 호조로 미국 금리가 글로벌 금리의 상승을 잠시 주도하는 듯 했지만, ECB 의사록과 독일 10년물 금리의 박스권 상향 돌파로 무게 중심은 다시 독일로 돌아왔다. 그리고 금요일 고용지표가 혼조를 보이면서 미국 채권시장은 주도권 탈환에 실패. 이번 주에는 옐런 의장의 증언과 CPI, 소매판매 등의 미국 지표 발표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 정도 미국의 이벤트나 지표로 미국 금리가 2.42%를 돌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매파적 내용이 포함된 FOMC 의사록 공개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가 낮았다는 점에서, 옐런 의장 증언의 영향력도 높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 이러한 상황이나 금리의 레벨만 고려하면 미국채는 추가 숏보다 롱이 다소 유리해 보이지만, ECB라는 주요 이벤트가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으므로 채권 롱은 잠시 유보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본다. 즉, '미국 금리를 여기서부터 추가로 상승시킬 이슈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ECB의 긴축 이슈가 배경에 있는 한 롱은 자제' 라는 다소 따분해 보이는 전망인 셈. 무게감 있는 유로존 지표 발표 일정은 없지만 독일 금리는 기술적, 심리적으로 상방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채권시장은 BOC의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80% 이상 반영하고 있어,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시장 영향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



3.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업데이트

작년 말 연간 전망을 할 때 나는 한국 성장률을 2.2%로 잡으며 경기에 대해 비관하는 입장이었는데, 수출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투자도 기저효과 이상으로 개선되며 2.2%란 숫자는 대차게 틀린 전망이 되어 버렸다. 소비가 의미있게 회복될 단서가 보이지 않고, 가동률이 낮아 설비투자는 기저효과 이상의 반전을 기대하긴 어려우며, 건설은 하반기로 갈 수록 둔화될 상황 하에서 수출 홀로 경기를 지탱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그 때의 생각. 그러나 강력한 수출 개선에 힘입어 설비투자와 생산이 따라 반등하면서, 건설의 둔화는 가시적이지 않은 것이 지금의 상황. ISM 제조업 지수의 신규 주문 호조나 수출 물량의 반등 등으로 미루어 봤을 때, IT 사이클의 둔화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수출 경기는 당분간 견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설비투자도 최소 3분기까지는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뜻. 그 동안 부진했던 소비도 자산시장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와 최근의 심리지표 반등을 조합하면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 다만, 수입이 수출과 투자와 소비의 함수라는 점에서 성장률 반등의 상단을 일정 부분 제한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하반기 성장률은 YoY로는 소폭 개선되면서 QoQ로는 플랫한 모양새를 그릴 것으로 예상. 새로 계산한 연간 성장률은 대략 2.6%~2.7% 수준.




4. BOK watch

중국은 디레버리징을 목표로 올해 들어 가장 빠르게 긴축을 시작한 나라다. 이제 BOC는 기준금리 인상을 목전에 두고 있고, BOE도 물가 부담으로 스탠스를 전환했으며, ECB도 완화의 페달에서 발을 떼려는 중. 이에 RBA의 스탠스 전환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었으나 지난 주 RBA는 일단 기존의 중립적 스탠스를 고수했다. 이번 주에는 한은 금통위가 예정되어 있는데 1) 지난달 매파적 코멘트를 했던 총재, 2) 수정경제전망에서의 성쟝률 상향 조정 가능성, 3) 디레버리징 의지를 지닌 정부 등을 종합해 보면 리스크는 매파적인 쪽으로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걱정이 되는 부분은 앞에서 언급한 소비의 개선 가능성. 대부분의 금통위원들이 수출과 투자의 개선은 상수로 두고 소비의 반등 여부를 관찰하자는 입장을 지니고 있는데, 특별하게 소비를 망칠 요인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기저효과 만으로도 상저하고의 패턴을 보일 섹터가 바로 소비다. 즉, 소비까지 개선이 되고 있으니 긴축을 고려하자는 위원이 하반기 내에 등장할 리스크는 상당히 높다고 생각. 수정경제전망은 0.1%p 상향한 2.7%로 발표될 것으로 보이며(많이 올렸다가 나중에 다시 내려야 하는 리스크를 짊어지고 싶어 하지는 않을 듯), 총재 발언의 색채는 대체로 중립적이겠으나 '완화의 폭 조절'과 같은 코멘트 리스크에는 유의해야 할 것.



5. Trading note

미국채는 사이즈에 대한 아쉬움이 조금 있다. 특히 ISM 이후 조건부 애드를 20%는 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 총 비중이 40%였으면 월요일에 절반은 줄이는 것이 낫다고 보지만 25%에서 5%를 줄이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보여 관망. 대신 10% 부분에 대해 전고점 부근을 타겟으로 설정했다.

한국 금리 레벨이 지금처럼 상승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금통위 직전 단기물 숏을 노려봤을 것 같다. 지금은 3년과 10년 선물 모두 연 저점 근방이라 신규 숏이 편안하지는 않은 레벨. 글로벌리 금리 상승 압력이 잔존해 있는 상황이라 플래트너도 무리가 있다. 때문에 다른 이벤트로 목요일 전에 금리가 하락 조정을 받거나, 장기물 금리 상승에 대한 회피성 단기물 매수가 심화되는 단서가 뚜렷해지는 조건 하에서만 3년 숏을 트라이할 계획.


2017년 7월 7일 금요일

비농업고용을 앞두고

미국 지표가 밀집된 주간이니 채권시장의 주도권도 미국채가 잡게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ECB 의사록과 박스권 돌파가 트리거가 되어 어제까지도 독일 금리가 키를 놓지 않는 형국이 되었다. 오늘 비농업고용이 발표되어야 비로소 다시 미국채에 포커스가 맞춰지게 될 듯.

지난주 드라기의 매파적 발언 이후 어제까지 진행된 미국 금리의 상승을 보며 드는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6월 중순과 비교했을 때 경기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은 없는 것 같은데 금리가 왜 이렇게 뜨는 것이냐, 라고 묻는 지인들이 상당히 많았다. 금주 ISM지수들이 호조를 보이긴 했으나 그 외에는 경기 개선 기대감을 자극할 수 있는 뚜렷한 이벤트가 없었던 것이 사실. 따라서 최근의 미국 금리 상승은 1) 추가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 등장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기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금리가 눌려있던 상황에서, 2) 드라기의 매파적 발언과 독일 금리 상승이 촉매가 되어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던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은 것, 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 경기나 정책에 대한 인식 측면에서는 아직 뚜렷한 변화가 없는 것이 맞다. 이는 바꿔 말해 지표 개선으로 경기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금리는 지금보다 더 상승할 수도 있다는 뜻.

2) 최근 금리가 많이 올라 레벨 부담은 크지만, 포지션이 숏으로 쏠려 있다는 증거는 없다. 월요일 ISM제조업지수는 호조였지만 금리가 이미 꽤 상승해 있던 시점이라 신규 숏 유입이 활발하지 않았다. 수요일 매파적인 FOMC 의사록 공개에도 금리가 더 상승하지 못한 것은 숏에 좋은 신호는 아니나, 자산매입 축소 계획이 상당 부분 노출되어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 어제 ADP 부진 직후의 흐름은 소폭의 데이터 부진을 채권 숏 기회로 활용하려는 플로우가 대기 중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포지션 상태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단서의 조각들이 너무 작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고용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대응을 예상해보면,

1)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 금리는 한 레벨 더 상승해 전 고점인 2.42%도 돌파할 수 있을 것.

2) 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소폭 부진한 수준에 그치면, 채권시장은 순간적인 강세로 이벤트를 소화한 뒤 기존 트렌드인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생각. 다만, 이 경우 2.42% 상향 돌파는 어려울 듯.

3)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 오늘 금리는 꽤 하락하겠지만 향후 시간이 지날 수록 상향 안정화 될 것으로 예상. 금리가 하락해도 ISM 제조업지수 발표 직전 레벨인 2.30%을 하회할 것 같지는 않다.


결론적으로, 지표 발표 직후 예상되는 시장의 반응이 완전히 비대칭적이지 않아 포지션을 미리 구축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기존에 확보한 폭을 버퍼로 베팅성 홀딩이 나을 듯. 2.305%에 5% 사이즈, 2.33%에 10% 사이즈, 2.358%에 10% 사이즈인데 스탑을 전부 2.31%로 수정. 2)로 진행되는 경우 2.42%에서 50%는 실현.

2017년 7월 5일 수요일

17/07/05

-1-
오늘은 FOMC 의사록이 공개되는데, 나머지 지표들의 중요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독일과 미국 금리가 미리 약세를 보이기 시작. 숏에 유리한 수급 여건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여 미국채 10년은 2.356% 상회시 10% 추가 숏 애드가 가능하다고 생각 (추가분의 스탑은 2.325%).


-2-
같은 회사에 계시던 분과 저녁 모임이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같이 보게 되었다. 어제 오늘 외주 시스템 업체의 프로그램 변경으로 인한 파일 업데이트를 하느라 쌓인 피로감이 조금 풀리는 기분. 예전 시리즈에서는 일상과 히어로 라이프와의 간극에 영화의 초점이 맞춰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마블의 세계로 들어온 스파이더맨의 고민은 주로 자기 존재감의 증명에 집중된다. 결국 스파이더맨의 존재감을 완전하게 확인시켜주는 존재는 대중도 아이언맨도 아닌 스파이더맨 자신. 내가 진짜 누구인지 파악하는 과정이 지닌 처절함과 고단함은 무너진 건물에서 탈출하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라고 마블은 이야기한다.


-3-
주 업무가 채권운용인 비슷한 또래의 업계 지인 중 가장 존중하는 분인 부엉이님이 FA시장에 나오게 되셨다. 시장이 효율적일수록 압도적으로 좋은 매물은 빠르게 체결이 되는데, 부엉이님 같은 분이 순식간에 체결되지는 않는 것을 보면 Job market의 효율성은 아주 낮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다소 차이가 날 뿐 결국 높은 가치에 부합하는 정당한 프라이싱을 받게 되시겠지만.

2017년 7월 3일 월요일

17/07/03

-1-
ISM을 앞두고 미국채 선물이 단기 이평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 5% 사이즈로 미리 숏을 진입해 볼 수 있겠다고 생각 (금리로 2.305%, 스탑 2.23%, 타겟 2.40%). 세 번째 지지나 저항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지표 호조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 독일 금리는 정체되고 있는데 이번주에도 금리가 상승하려면 역시 미국 금리가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
ISM 호조에 10%를 애드 (2.33%). 타겟은 같고 스탑만 2.285%로. 시장 반응이 생각처럼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종가는 더 밀려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레벨은 부담이 되지만 지금부터 숏을 캐리해서 고용 직전에 청산하는 것이 괜찮은 전략일 것으로 생각.



-3-
가격이 전저점을 이탈했지만 추가 약세가 진행되지는 않는 중. 보통 이렇게 되면 반발 매수세가 바로 유입되어야 하는데 지표가 디테일까지 좋다 보니 그게 쉬운 상황은 아니다. 반대로 레벨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숏이 잘 유입되지 않는 중. 그치만 결국은 지표를 따라 갈 것으로 본다. 다만 이런 경우 작은 강세 재료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



-4-
1) 내일은 독립기념일이라 잠시 독일 금리가 주도권을 잡을텐데 오늘 박스권을 돌파하지 못했고, 2) 미국 채권시장은 지난 주 약세 트렌드에서 시현해왔던 폭만큼 오늘 약세를 다 보인 상황이라, 지금부터는 추가 매도세 유입이 만만치 않을 듯(12시 35분). 지표 호조로 인해 나스닥 대비 S&P500의 상대적 강세가 뚜렷하다.

Weekly (17. 07. 02.)

1. mini tantrum

유럽판 잭슨홀 미팅으로 알려진 Sintra 회의에서의 드라기 총재의 매파적 발언이 트리거가 되어 지난주 글로벌 채권 시장 전반이 약세 압력을 받았다. 유럽 지표가 나쁘지 않다보니 상반기 내내 시장에서는 hawkish ECB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지만, 그런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이어가던 것이 드라기 총재였다. 그만큼 드라기 총재의 매파적 발언은 의미가 있다. 하루 다음 날 '시장이 드라기 총재의 메시지를 오독했다' 는 ECB측의 견해가 보도되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장의 과잉 반응을 관리하기 위한 코멘트 개입은 있겠지만 큰 방향성은 긴축 쪽으로 선회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듯.


이런 이유로 관심의 중심이 되었던 독일 10년 금리는 박스권 상단에 도달해 있는 상황. 1) ECB의 hawkish한 코멘트가 추가되거나, 2) 유로존 지표가 호조를 보여야 박스를 돌파할텐데, 주 중에 무게감 있는 일정이나 지표는 없는 듯. 이번 주의 포커스는 역시 ISM과 고용 발표가 있는 미국이다. 따라서 독일 금리의 상승에 연동되어 미국 금리가 상승했던 것이 지난 주라면, 이번 주에는 미국 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독일 금리의 향방이 좌우될 것. 만약 미국 금리가 더 상승한다면 독일 금리도 박스권을 상향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의미.

미국 지표 일정을 크게 나누면 월요일의 ISM제조업지수, 화요일의 헬스케어 법안 상원 표결, 수요일의 FOMC 의사록, 목요일의 ADP와 ISM서비스지수, 금요일의 비농업고용 정도. 시장 영향력이 큰 것은 ISM제조업지수와 비농업고용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주에 이미 약세 트렌드가 형성이 되었으므로, 만약 ISM제조업 지수가 부진해 지표 기대감이 축소되어 금리가 다시 하락하면 비농업고용을 노린 숏을 구축하기에 편안한 상황이 된다. 문제는 월요일부터 지표가 호조를 보여 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면 포지션 진입이 어려워진다는 것. 특히 지난 금요일 시카고 PMI의 호조로 후자의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월요일 아시아 타임에서 미리 소량을 진입한 후, ISM에 대해서는 강세 시 숏 조건을 걸어 두는 전략을 고려 중. 지표 부진을 노린 채권 롱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2. 한국 금리

드라기 발언의 영향으로 한국 채권시장에도 전반적인 약세 압력이 가해지며 커브도 소폭 스팁. 지난월 초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 이후로는 마땅한 대내적 요인이 없어 대외 요인에 종속되는 흐름을 보이는 중이다. 지난 주에 포스팅했던 하반기 전망에서 1)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더 좋을지 미지수이고, 2) 한은의 스탠스가 더욱 매파적으로 전환될 리스크를 고려해 플래트너를 떠올렸지만, 글로벌 채권시장이 약세 분위기인 상황에서 플랫을 미리 잡는 것은 무리. 다만, 금통위가 다음주로 다가왔기 때문에, 금주 미국 금리의 추가 상승으로 3Y-10Y 스프레드가 고점에 재근접하면 금통위까지 짧게 캐리할 플래트너 구축을 고려할 계획. 연준, BOE, BOC, ECB 등 대다수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전환되는 국면이라 한국은행에 대한 경계감도 형성될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



3. 장기금리와 주가

주식 시장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진원지인 유럽의 주식 시장은 ECB의 긴축 신호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 장기금리와 주식시장의 관계는 생각보다 꽤 오묘하다. 이를테면 경기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장기금리가 급등하면 주가는 경기 개선이라는 호재와 장기금리 급등이라는 악재(유동성 축소) 사이에서 갈등한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상하고 주가는 상승은 하지만 지표로 확인되는 경기 상황에 비하면 상승폭은 미약하다. 94년이 그랬다. 이제 경기가 다소 냉각되지만 침체로 접어들지는 않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오히려 인하 한다. 주가가 본격적인 부스팅을 받는 것은 이 시기다. 그리고 중앙은행이 경기 대비 과도한 인상을 진행하게 되면 랠리는 막을 내린다.

이런 스킴에 입각해보면 드라기 발언이 촉매가 되었던 지난 주의 금리 상승이 주가에 악재였다는 점이 더 뚜렷해진다. 지표 호조에 따른 금리의 상승은 주가에 중립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지표 호조를 수반하지 않는 중앙은행발 금리 상승은 유동성 긴축 시그널일 뿐이다. 특히나 상반기에 주가를 강세로 이끌었던 요인이 경기의 확장 보다는 금리의 하락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드라기 발언의 영향력은 더 컸다. 앞으로가 문제인데, 만약 미국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 주가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고, 지표가 둔화되면서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미국 주식의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전자의 가능성이나 시장 민감도를 높게 보는 내 입장에서는 성장주보다 가치주의, EM보다는 DM(정확히는 미국, 일본)의 아웃퍼폼을 예상하는 중.



4. RBA watch

6월에 호주 채권시장은 꽤 일관적인 약세를 보였는데, 호주 지표 자체보다도 중국의 통화 긴축 중단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인민은행은 연초부터 진행한 통화 긴축을 6월 들어 중단했고, 이에 중국 채권 금리의 상승세도 잦아 들면서 주가와 철광석은 강세를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통화 긴축을 중단했음에도 위안화의 약세는 제한적이었고, 특히 지난 주 인민은행은 꽤 가파른 절상 고시를 이어갔다. 문제는 현 상황에서 내일부터 홍콩을 통한 중국 본토 채권 시장으로의 직접투자가 시작되면, 중국 금리 안정화와 위안화 강세라는 조합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데에 있다. 두 조합이 이어지면 철광석이나 주가의 강세가 연장될 수 있고 이는 호주 채권시장에 꾸준한 약세 압력을 가한다. 지난월 발표된 GDP와 고용 호조에도 불구하고 RBA가 매파적 견해를 강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중국 자산의 부스팅 가능성이 상존하는 이상 호주 채권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관점을 유지할 계획.



5. Trading note

6월말까지 위험자산을 하나 캐리하고, 7월초 지표 밀집기를 앞두고 채권 숏을 구축하는 것이 기존 계획이었다. 그런데 닛케이 선물은 26일 오전 flash crash로 스탑을 터치하고, 금리는 드라기 발언으로 미리 상승해 이곳에 기록도 하지 못했다. 전망과 전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전략을 구현하거나 표현하는 수단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한 주. 조금 어색하더라도 일단 콜을 기록하는 스타일을 바꾸려는 시도를 해 볼 생각. 5월 이후로 P&L table에 FX 추가하고, 위클리에 MS 커브 모니터와 비슷한 것을 추가하는 단순 작업이 속도를 못 내고 있다. 분기 초라 당장은 어렵겠지만 밀린 리서치 몇몇을 포함해 7월 안에는 마무리가 가능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