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9일 월요일

1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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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lee형과 저녁을 먹은 것이 4월 2일이었는데, wclee형이 4월의 주제는 중국이기 때문에 미국 지표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는 말로 운을 뗐다. 미중은 일단 합의가 된다는 전제 하에, 정책적 부양을 배경으로 선행지표가 돌아나오기 시작했으니 포커스는 중국이라는 것. 부정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잘 없어서 다음날 아침 2.45%에서 재진입해 물려있던 소량의 미국채 롱을 정리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미중 무역 합의 관련 뉴스로 추가 약세가 전개되었다. 밸류가 엄청난 저녁 번개였다며 재밌어했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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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표를 앞두고는 다시 롱을 진입. 1) 레벨이 FOMC 직후 수준이라 가격 매력도가 높았고, 2) 고용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기저효과를 이유로 재료가 희석될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 ECB 이후 다시 미중 무역 합의 뉴스 보도 직전 레벨에 도달해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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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 지표와 유동성 지표 호조로 금리가 다시 연초 저점 수준인 2.55% 수준에 도달해 롱을 한 차례 간 후, 다음날 2.59%에서 애드. 근거는 1) FOMC 직전 레벨이니 롱을 시도해볼 만 하고, 2) 대부분의 주가지수도 전고점 근처라는 것. 다음날 금통위에 대한 센티멘트도 분명 몇일 전까지 완화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는데 갑자기 기대보다 덜 완화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길래 달러원 롱을 같이 잡았다. 달러원은 큰 실익 없이 금통위 이후 청산했고 금리는 전고점인 2.52%에서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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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GDP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에 재고 조정이 없었으므로 이번에 재고 조정에 의한 지표의 하방 서프라이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금리 레벨 매력도가 낮아 지표가 부진하더라도 채권이 별로 강해질 것 같지는 않다, 라고 생각했었다. 결과는 정 반대. 재고 축적과 순수출 호조로 상방 서프라이즈가 나왔고, 시장 반응은 오히려 추가 강세. '재고와 순수출은 다음 분기에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표 헤드라인 호조에도 불구하고 채권이 강세로 반응했다' 라는 해석이 논리적으로는 그럴듯 하지만, 사실은 월중 중국 지표 호조로 롱들이 손절당하면서 숏의 포지션이 더 무거운 상황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실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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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로 하던 포스팅을 한 주 쉬고 오랜만에 하게 되었다. 사실 이번달 들어서는 시장에 대한 고민 보다도 운영 시스템에 대한 고민을 훨씬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각자 완전히 독립적인 북을 가지고 매매하는 시스템이 제일 깔끔하지만, 특정 수준 이상으로 조직 규모가 확대되면 이런 시스템은 누군가는 벌고 누군가는 잃으면서 총합은 제로가 되는 시스템이 되기가 쉽다. 때문에 규모를 갖춘 조직은 어쩔 수 없이 하나의 결론을 향해 같이 움직이는 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문제는 그런 시스템 하에서 개별적인 역량들을 어떻게 사장시키지 않고 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 힌트를 얻고자 레이 달리오의 책 '원칙'의 마지막 파트(조직이라는 제목의 파트인데 처음에 읽었을 때 제일 재미없다고 느꼈던 파트다)를 읽어봤는데, 결국 답은 기록을 기반으로 한 원칙의 수립과 수정에 있는 듯.

2019년 4월 1일 월요일

1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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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FOMC가 1분기의 말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다행히 포지션이 나쁘지 않아 비교적 편안하게 2분기를 시작하게 됐다. FOMC 직전일과 당일 아시안타임에서 미국채는 롱을 유지하기에는 불편한 레벨에서 거래되고 있었고, 완화적 FOMC는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되었다는 견해도 꽤 많았다. 통화정책 이벤트는 레벨 접근이나 컨트래리안 로직을 무효로 만들 가능성이 높으므로 롱이 더 유리하다, 는 생각을 머리로는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계속 망설여졌지만 실행을 하기는 했다. 냉정하게 돌이켜보면 실행의 배경이 실행력의 신장은 아닌 것 같고, 1) 새벽에 출근하기로 했으니 롱을 가놓고 새벽에 와서 다시 보자라는 마음과, 2) 만약 결과가 약세라도 스티프너가 일정부분 헷지 역할을 해주겠지, 라는 생각들이 겹쳐져 간신히 롱을 가져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새벽에 출근해 약간의 체이스를 하고 스티프너를 지우긴 했다). 결과가 나쁘지는 않으나 결단력과 단호함을 발휘했다는 깔끔한 느낌은 사실 크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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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에는 독일 PMI 부진을 보고 추가로 소량의 롱을 애드. 지표를 보고 따라가는 매매는 승률이 낮지만 전일의 FOMC 이벤트 때문에 롱재료에 대한 민감도가 클 것 같다는 점이 근거. 25일에는 아시안타임에서 미국채 선물이 시가를 깨고 내려오길래 일부를 정리했는데 간밤에는 다시 랠리해서 배가 좀 아팠다. 26일에 전저점 지지를 노리고 다시 애드 후 28일 아시안 타임에서 대부분을 청산. 청산의 근거는 1) 언제 청산해야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강했고, 2) 22일 ~ 25일과는 다르게 청산하고 싶다는 욕구보다 유지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 컸으며, 3) 코스피와 나스닥이 전저점 근처라서. 3월 중에 확대된 한도도 일부 활용하면서 대응이 괜찮았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한도로 바이앤홀드를 했던 곳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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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다시 지표를 확인하는 모드. 지금은 지표의 둔화보다는 2분기의 반등 가능성에 베팅하는 것이 더 나은 시점이다, 라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이 논리를 근거로 채권 숏을 잡는 것은 자제할 생각인데, 1) 경기 바닥을 잡는 컨셉의 채권 숏플레이 승률이 높지 않고, 2) 지표 보다는 정치나 정책적 이벤트가 추세 반전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 작년 11월만해도 금리의 하락은 late-cycle이 지표로 확인되어서가 아니라, 공화당이 양원 장악에 실패하고 연준의 스탠스가 완화적으로 전환되면서 전개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