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8일 월요일

19/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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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2주만의 포스팅. 연초라는 부담, 설 연휴 등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이자율이나 FX에서 특별한 주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포스팅 수 급감의 주요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다음 주제가 무엇일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강해질 때쯤 꼭 몇주 내로 큰 시세가 났기 때문에 긴장감을 풀지는 못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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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금리 레벨만 보면 선물 기준 전저점 근방이지만, 소매판매가 잘 나올 가능성도 있고, 아시안 타임에서 코스피가 오른 것도 부담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롱을 갔다.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인들과 가격이 상충되어 보일 때 일단은 가격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입하고 본다는 원칙. 이럴땐 가격적 매력에 반하는 지엽적인 요인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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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 사이즈에 대한 나의 고민은 이렇다. 그동안 기록해온 내 운용 패턴상 풀 사이즈로 베팅을 하는 경우는 1년에 2~4회 정도. 상술했던 것과 같은 통상적인 매매는 많이 가봐야 30%의 사이즈인 것 같고, 펀더멘털적 변화와 가격적 매력이 조합되었다고 판단되는 시기에만 사이즈를 키우는 경향이 짙다.

문제는 그렇게 펀더멘털과 가격이 조합되는 기회가 꽤 긴 시간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계속 내야 한다는 점에 있다. 6개월 이상 플랫한 퍼포먼스를 가지고 '기회가 없었어요'라고 말해봤자 수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뜻. 결국 짧고 일상적인 매매도 크게 해서 변동성이 낮은 시장에서도 수익을 쌓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가격 분석 중심의 짧은 매매를 큰 사이즈로 하는 것은 아직 어렵게 느껴진다. 예를들어 목요일에 했던 미국채 롱을 50% 이상의 한도로 갈 엄두는 나지 않는 것이다. 경험이 더 쌓여 평상적 매매에 대한 확신이 강해지면 사이즈도 확대되겠지만 지금 그런 레벨에 도달해 있지는 않은 듯. 이 부분을 연초부터 고민하다가 팀 선배랑 대화하면서 최근 나름의 임시 해결책을 도출해 냈는데, 바로 한도가 실제보다 두 배라는 마인드 세팅을 하는 것. 내 포지션 한도가 두 배라는 생각을 하면 20%의 사이즈만 가더라도 실제로는 40% 사이즈의 베팅이 된다. 조금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일단 이번달에는 효과를 꽤 보고 있는 상황.

2019년 2월 6일 수요일

19/02/06

-1-
만만치 않았던 1월이 끝났다. 연초라는 시기 자체에서 오는 부담도 있었겠지만 역시나 매매가 어려웠던 부분이 컸다. 20일에 포스팅을하고 나름의 반성을 하며 델타를 축소했던 대응은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주 FOMC 직전에 다시 큰 폭의 롱 대응은 하지 못했다는 것. '완화적 연준에 대한 기대가 짙으니 FOMC 이후 고용 전에 다시 롱을 가고, 레벨로는 미국채 2년 기준 2.65%를 상단으로 보겠다' 라는 것이 주초의 생각이었지만 생각했던 레벨에 오지 않고 FOMC가 강세의 촉매제가 되어버렸다. 덩달아 원화 금리도 산생(내 예상치가 시장 컨센보다 높았다)까지 보고 사면 되겠다고 생각했으나 스텝이 꼬였다. 스티프너와 FX 수익이 없었더라면 우울할 뻔 했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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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은 결국 12월에 과했던 흐름들의 반작용이 메인 컨셉이었다. 불안의 벽을 타고 오르는 미국 주가지수가 중심에 있었고 금리나 FX도 FOMC 전까지는 전반적으로 리스크온에 연동되는 경향이 짙었다. 포스팅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데일리로 개인적인 기록을 가장 많이 했던 것이 1월이었는데, 포지션이 잠깐 꼬였던 영향도 있겠지만 1월이야말로 당시의 상황 기록 없이는 뭔가를 배울 수 없는 장이라고 느꼈던 영향이 더 크다. 몇 년이 지난 후에 올해 1월 상황을 복기하겠다면서 리서치 페이퍼들을 들추더라도 도달할 수 있는 결론은 아마 '연초에 파웰이 완화적 스탠스를 보여서 리스크온이 전개되었네. 무역 협상 기대도 있었고' 정도일 것이다. 과거 보고서들을 읽고 공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확실히 경험 없이는 채울 수 없는 영역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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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이 잘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 A라는 포지션을 B라는 포지션으로 헷지하겠다
- 최근 경기가 좋거나 나쁘니(혹은 실적이 좋거나 나쁘니) 이런 포지션을 잡겠다
- CFTC 수급 데이터
- 전체 시장에 대한 투자주체별 매매 현황
- A라는 재료를 확인하고 포지션을 잡겠다
- 주식이 이렇게 하락한 것을 보니 리세션이다. 혹은 금리가 이렇게 하락하는 것을 보니 리세션이다. 달러원이 오르는 것을 보니 리스크오프다.  (보통 본인이 커버하지 않는 다른 자산을 이런 시각으로 보게 된다)
- 유가가 00불을 넘어가면 채권 숏/롱을 잡겠다
- 어떤 guru가 이런 포지션이더라
- 레벨을 기준으로 체이스 (여기가 뚫리면 끝이다)

2)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들
- 유동성이 낮은 특정 영역 내에서의 수급/포지션 현황 파악
- 법규 변경을 활용한 매매
- 경기(혹은 실적)가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기 어려워 보이니 이런 포지션을 잡겠다
- A라는 재료에 대한 반응이 비대칭적일 것 같다
- 재료가 나오기 전에 먼저 잡고, 재료가 비우호적이면 추가로 애드한다
- 여러 요인이 남아 있지만 이 레벨이면 거의 다 온 것으로 보고 일단 잡는다 (혹은 청산한다)
- 통화/재정/정치가 전환되는 이벤트에서의 체이스
- 내가 내 포지션의 반대 포지셔너라면 어떤 이벤트와 레벨에 주목하고 있을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
- 일정 시간이 지나도 기대되는 흐름이 전개되지 않으면 일단 줄인다


-4-
당분간 개인적인 화두는 사이즈가 될 것 같다. 다양한 호흡의 매매들을 사이즈를 키워서 접근해 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