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7일 목요일

3월 마무리

1월부터 지금까지 9개의 공개글과 4개의 비공개글을 업로드했다. 회사원이라는 제약 때문에 몇몇 글들은 비공개로 설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일주일 1건이라는 목표량은 달성한 셈이다. 3개월에 불과한 기간이었지만 확실히 긍정적 변화를 느꼈다. 쓸 거리를 찾다보니 생각의 방향이 보였고, 쓰다보니 생각의 형태가 잡혔다.

문제는 6개월이라는 목표 기간. 회사생활이 근래 갑자기 바빠졌고, 6월에는 시험이 하나 있다. 반만 채우는 기분이라 내키지는 않지만 6월 첫 주 까지는 1주에 한 개라는 목표량을 잠시 중지하고, 시간이 될 때만 업로딩을 하고자 한다. 이미 쓰기에 재미를 붙였기에 크게 걱정스럽지는 않다.

말로 하는 대화는 비언어적 교류와 효율적 정보교환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고, 글로 하는 대화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의 심층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말이 어눌한 guru는 있어도, 글이 형편없는 guru는 없다.  글쓰기를 올해의 목표로 잡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인 듯 싶다.

2014년 3월 10일 월요일

Trading

일부 차익거래를 제외한 모든 매매는 방향성 베팅이다. 변동성 매매는 변동성의 방향성에, 스프레드 매매도 스프레드의 방향성에 베팅을 하는 것이며, 본인만의 모델을 개발하더라도 결국은 그 모델이 산출해 내는 proxy의 방향성을 보고 판단하게 된다. 시장을 관찰하는 창이 각각 다를 뿐 거래의 본질은 모두 같다.

때문에 트레이딩은 결국 평균회귀와 추세추종으로 귀결된다. 1)펀더멘탈 대비 저평가 된 주식에 투자 하기, 2)과도하게 확대된 스프레드의 축소를 노린 베팅, 3)기술적 밴드지표 하단에서 Long 진입하기는 모두 평균회귀에 해당한다. 반면 1)성장주 투자, 2)스프레드의 추가 확대에 베팅, 3)기술적 밴드지표 돌파 방향에 진입하기는 모두 추세추종에 속한다. 전자는 승률이 높아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단숨에 모든 것을 잃을 수 있고, 후자는 드라마틱한 수익 증가폭에 흥분을 느낄 수 있지만 승률이 낮아 그 수익을 누리기 전에 죽을 수 있다.

양론의 지지자들은 늘 첨예하게 대립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했다. 리처드 데니스의 터틀들은 추세추종으로 한 때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터틀의 수는 많지 않다. 예상했던 추세가 아닐 때 바로 포지션을 정리해도, 그 손절이 쌓여서 손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표면적으로 안정적인 듯 보이는 가치주 매니아들의 상당수는 Index를 언더퍼폼 한다. 시세의 80%가 20%의 기간에 형성되므로 염가에 사서 홀딩하기를 주장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들은 그 80%의 시세의 초입에서 포지션을 정리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분류는 상당히 작위적이다. 시장을 바라보는 Time Frame, 뷰의 성격, 시장 특색에 따라 언제든 뒤바뀔 수 있고, 하나의 트레이딩에 두 개념을 모두 내포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내 기준으로 현재 한국 주식과 채권은 intraday를 제외한 모든 기간에서 평균회귀, 미국 주식은 장기 추세추종/중단기 평균회귀, 독일 주식은 중장기 추세추종/단기 평균회귀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나는 투자자라면 궁극적으로 두 전략을 모두 섭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만 택하면 해당 전략의 소외기간을 절대 견딜 수 없다. 본인 돈이라면 소외기간이 끝나기 전에 그 돈을 인출해야 할 일이 생기고, 남의 돈이라면 소외기간이 끝나기 전에 운용권을 빼앗긴다. 즉, 평균회귀 시장에서는 Box play로 벌다가 추세가 형성되면 과감하게 베팅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최소 본인이 자신있는 컨셉에 들어맞는 다른 시장을 찾아 매매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투자로 벌기 위해서는 해야만 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한 가지 스타일만 확실하게 고수해도 본인만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증하는 글로벌 시장간의 상관성과 ETF의 발달이 그 영역을 침범해 나갈 것이다. 체크해야 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깊이가 폭증하고, 여자인 동시에 남자로 존재해야 할 정도의 철학적 다양성이 요구된다. 시간이 늘 부족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