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7일 월요일

what the market says (7) - 밀도가 높았던 한 주

지난주는 그야말로 1년 중 가장 밀도가 높았던 한 주였다. 월요일 위안화 SDR 편입 여부, 화요일 ISM제조업지수, 수요일 옐런 의장 발언, 목요일 ECB, 금요일 비농업 고용까지. 매월 첫 주는 늘 이 정도 수준의 지표밀집도를 자랑하지만, 12월 첫 주가 각별했던 것은 역시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둔 마지막 지표밀집기였기 때문이다.

시장의 흐름도 당연히 격렬했다. 특히 목, 금요일의 변동성은 매우 높았다. 목요일의 주인공은 EUR/USD long. 'ECB의 조치가 시장기대를 하회해서 급반등 했다' 라는 코멘트는 반만 맞는 얘기다. 드라기 총재의 기자회견 전 예금금리 20bp 인하가 발표되었을 때, 그것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조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이미 강세로 달리기 시작했다. 즉, ECB의 조치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켰더라도 유로화는 강세를 보였을 것이다. 통화정책 디커플링이라는 것이 가격에 이미 너무 많이 반영되어 있었다. '가격에 많이 반영되어 있었다' 라고 말하는 근거는? 1) 테크니컬리 하방경직성을 보였고, 2) 수요일 유로존 CPI가 시장 기대를 하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로화는 거의 약세를 보이지 않았다. 가격이 갈 때까지 가 있었다는 뜻이다.

금요일의 주인공은 미국 주식 long. 논팜이 시장 기대수준으로 발표되면,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시 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나는 1) 달러가 조금 더 약세로 진행되거나, 2) 미국 채권금리가 오히려 하락하거나, 3) 미국 주식이 상승할 것이라고 봤는데, 셋 다 맞았지만 3번이 압도적이었다. 한 가지 배운 점은, 미국 주식 선물은 현물 개장 타임 이후의 흐름이 진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 논팜 발표 직후 S&P선물이 밋밋한 흐름을 보이길래 별 볼일 없을 줄 알았는데, 현물시장이 개장하자마자 큰 폭의 랠리를 시작했다. 미국 주식 선물을 볼 땐 현물시장 개장 시장에 유의하자.

아무튼, 일련의 가격 흐름이 의미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1) 연준은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그러나 인상 속도는 매우매우 더딜 것이다.

2) 지금의 달러 레벨은 이미 연준의 12월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서 달러 강세가 더 진행되려면 중앙은행의 액션이 하나 더 추가되어야 한다.

FOMC가 있는 16일까지는 시장이 꽤 한산할 것 같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완화적 기조 자체는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한다는 전망에 동의한다면, 한국 채권은 long을 구축해 놓기에 편안한 한 주. 근 2주간 일평균 수면 시간이 4시간 남짓인데다 운동도 제대로 못해 몸이 꽤 상했는데, 이제 다시 체력을 비축해 놓아야 할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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