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6일 목요일

채권시장과 달러엔

지난주부터 채권시장의 흐름이 꽤 흥미롭다. 연준의 9월 동결만을 이유로 보기에는 너무 가열차게 월말까지 금리가 하락하더니, 10월 들어 하락했던 폭을 빠르게 만회해 글을 쓰는 현재 미국 10년물 금리는 직전 고점인 1.72%에서 거래 중. 한국 금리 역시 근 2주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갑작스러운 냉탕 온탕에 당황하는 분위기가 꽤 짙은데, 특별한 요인 없이 시장이 움직여서이기도 하지만 시장참여자들이 brexit 이후 극도로 축소되어 있던 변동성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듯.

요인들을 하나씩 생각해보면 금리는 여전히 상승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1) 연준은 12월까지 data dependent하겠지만 지표가 망가지지 않고 무난하게만 나오면 12월 인상에 대한 경계는 점증할 것이고, 2) 유가 기저효과 소멸에 따른 인플레 반등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말 그대로 기저효과일 뿐 물가압력이 높아질 상황은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지는 않는 주장). 3) 그리고 대선은 트럼프 부각 시 risk-off전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누가 되든 재정확대 기대를 자극한다는 점은 변함없고, 4) 미국 3Q GDP에 대한 예상치는 꽤 낮아졌으나 10월 제조업, 서비스업 ISM의 반등으로 경기에 대한 기대도 다시 반등하는 중. 5) 심지어 내 계산에 의하면 한국의 3분기 GDP조차 예상보다 긍정적일 가능성이 높아 10월 수정경제전망에서는 성장률 하향 조정이 없을 수도 있을 듯. 결론적으로 긴 관점에서 금리에 대해서는 숏 뷰를 유지 중이고, 특히 지난 월말과 같은 되돌림을 노리고 금리가 떴을 때 불 플랫을 미리 잡는 것은 리스크가 높을 것으로 생각.

FX쪽에서는 달러엔이 눈에 띈다. 개별 이슈가 있었던 것이 아님에도 상술한 금리 상승 흐름과 동행해 엔화의 약세가 전개되는 중. 퇴근 전 예상보다 부진한 ADP 발표에도 엔화가 강세로 가지 못하길래 '미국 지표가 나빠도 이 정도라면 적어도 논팜 전까지는 약세로 눌리는 힘이 강하겠다' 싶어서 엔숏이 유효하다고 보고 사무실을 나왔는데 택시타고 집에 도착하니 ISM서비스업 호조로 한 레벨 더 약세로 가 있다. 기간으로는 논팜 발표 직전까지, 폭으로는 전고점인 104.3엔까지 짧게 캐리하기에 괜찮을 것.


댓글 2개:

  1. 블로그 내용이 참 좋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더 배울 건 없으신 듯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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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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