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0일 일요일

아가씨 (스포 포함)


영화 아가씨의 주요 인물들은 각자 저마다의 미학관을 지니고 있다. 코우즈키는 본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변태적 욕망을 통해 표출하고, 백작은 가격을 보지 않고 비싼 와인을 주문하는 태도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그러나 그 둘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타인의 어마어마한 희생을 필요로 한다. 그 누구의 희생도 강요하지 않는 아름다움은 히데코와 숙희의 로맨스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그들이 이루어진다는 결말은 아주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너무 뻔할 정도다.

나에겐 상영시간 내내 몰입할 수 있는 매끄럽고 훌륭한 영화였지만, 이 영화가 불편하고 별로였다는 몇몇 사람들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이해는 간다. 그러나 바로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것에 이 영화의 대단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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