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1일 월요일

6월 비농업고용 후기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6월 비농업고용은 예상치인 175K를 크게 상회하는 287K로 발표되었다. 제조업(9K) 쪽은 지역 연은 지수들과 ISM제조업 지수 내의 고용 세부지표로 짐작되던 숫자보다는 괜찮았고, 서비스업(256K)의 호조세가 꽤 강력했다. 특히 서비스업 내에서도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증가폭이 확대되어 디테일에서 지표가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없었다. 실업률과 임금상승률은 기대치보다 조금 부진했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는 정도.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2.6%YoY로 2009년 이후 최고치.

비농업고용이 호조를 보인 것에 비하면 채권과 통화의 흐름은 아주 밋밋했다. 미국채 10년 선물은 35틱 남짓 하락했다가 곧바로 회복해 버렸고, 엔과 유로도 마찬가지. AUD는 회복한 정도가 아니라 도리어 더 강세로 갔다. 가장 일관된 방향으로의 가격 흐름을 보인 것은 주식.  S&P500은 1.53% 상승해 역사적 최고점 수준에 도달.

짧은 시간에 배우고 느낀게 참 많은 이벤트였는데,

1) 미국채 숏 전략 자체가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반응이 약한 것은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는 증거, 라고 김대표님께서 코멘트를 주셨다. 특히 주 중에 나왔던 고용관련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논팜 서프에 대응하는 쪽으로 포지션 구축이 이미 많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표 발표 전에 포스팅했던 불편함들이 현실이 되었다.


2) 6월 고용이 호조를 보인다고 해서 연준이 당장 hawkish하게 돌변할 만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라는 심리가 상당히 강하고 실제로도 그렇다. 즉, 6월 고용은 애초에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나 우려를 확실하게 자극할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었다. 이것도 미리 염두에 두지 못한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고용 숫자가 좋으면 최소 하루 정도는 채권이 약세로 가겠지' 라고 생각했다. 현실은 1분 동안 약세. 지표를 재료로 매매를 하려면 그 지표가 시장의 주제(이번 경우는 연준의 통화정책)를 건드릴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3) 보고 나서 정리했어야 하는 이벤트, 라는 코멘트도 김대표님께 받았는데 나는 '왜 이 정도 반응 밖에 없는지' 라고 생각하던 중에 이미 가격이 다 되돌아와 버렸다. 가야할 곳에서 더 가지 못하면 일단 정리하고 본다는 문장을 내가 모르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몸과 머리는 아주 느렸다. 연륜과 멘탈이 아직 태부족. 특히 청산 테크닉에 대해서는 갈 길이 멀다.

4) 고용 호조에 대한 우려가 선반영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목요일의 미국채 10년 선물 저점과, 금요일의 저점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의미가 있는 레벨에서 가격이 버벅거리면 뭔가 눈치를 챌 줄 알아야 한다.

5) 가격이 회복해 버리면 롱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종가만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장 중 흐름 상 했더라도 별 수익을 얻지 못했을 것.

6) 지표는 좋았지만 연준은 단시일 내 금리를 올릴 것 같지 않고 중국도 아직 잠잠하다. 단기적으로 EM쪽 주식은 꽤 탄력을 받을 수 있겠다. 코스피를 트레이딩한다면 월요일에는 1.5%수준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마인드로 접근.

7) 고용 호조에 대한 반응이 이 정도라면, 과연 금리의 하락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이벤트는 앞으로 무엇이 있을까? 지표의 연속적인 호조, 통화정책 담당자들의 스탠스 전환 정도가 있을 텐데 둘 다 최소 7월 마지막주는 되어야 확인 가능. 그 전까지는 일단 현재의 분위기가 유지된다고 보는게 합리적일 것.


이 날 예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통해, 그리고 김대표님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은 것이 많아 주말 내내 기분이 좋았다. 이제 다시 리서치하며 다음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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