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4일 월요일

리스크온 랠리는 언제 마무리될까

월초 ISM제조업지수 발표 이후 시장 전반에 리스크온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상황이다. S&P는 4%가까이 올랐고 미국 10년물은 1.70%에서 1.99%까지 거의 30bp 상승. 지난 목요일 ECB에 따른 유로 언와인딩이 잠시 노이즈로 작용했지만 금요일에는 다시 기존 분위기로 복귀해 마감. 주초에 회사 동료 넷과 매월 하는 국내외 주식 롱숏 수익률 내기 종목을 적어 가져오기로 했는데, 나를 포함한 다섯 명 전부 리스크온 포트를 짜왔다. 뷰가 일치하는 것이 좋은 현상은 아니지만 어찌됐건 모두가 최소 한 달은 리스크온을 보고 있는 셈.

이러한 스몰 랠리는 1)중국 문제가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고, 2)연준이 근시일 내 추가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황에서, 3)미국 경기가 아주 나쁘지는 않다는 점이 지표로 확인되며 유발되었다. 그러나 지금와서 리스크온 포지션을 새로 구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이고 이제는 다음 흐름을 미리 염두에 두기 시작해야 할 듯. 바꿔 말해 리스크오프 컨셉으로 다시 갈아탈 시기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슈를 제외하고 조금 큰 그림에서 중국과 미국을 두 축으로 놓고 작년부터의 시장 흐름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작년 하반기들어 연준의 9월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었지만 8월 위안화 절하에 따른 시장 충격으로 연준은 9월 인상을 포기한다. 연준의 9월 동결 이후 시장은 다시 안정을 되찾고, 안정된 시장을 보고 편안함을 느낀 연준은 12월에 인상을 단행한다. 그런데 인상 직후 올 1월이 되자마자 중국발 쇼크가 재발해 시장이 난리가 나고 미국의 지표 흐름도 다소 둔화된다. 연준은 다시 3월 추가 인상에 대한 생각을 접어 둔다. 그리고 시장은 다시 안정을 되찾는다. 여기까지가 지금의 상황이다.

즉, 중국 리스크 확대로 연준이 한 발짝 물러나면 시장은 안정화되지만, 시장의 안정화는 연준으로 하여금 다시 추가 인상을 고려하게 만들어 중국 리스크를 재확대시킨다. 결국 현재 시장은 어느정도 안정되었으니 미국 지표의 반등이 추가로 관찰된다면 연준은 추가 인상 의사를 내비칠 것이고, 그 때쯤 리스크온 랠리는 막을 내리게 될 개연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그 시기를 기자회견이 있는 다음 FOMC인 6월로 보는 의견도 꽤 있는 듯한데, 나는 그것보다 훨씬 빠른 4월만 되어도 지금의 랠리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source : Bloomberg)

위 차트는 FFR 선물에 내재된 연준의 인상 가능성과 CNY를 그린 그림. 인상 가능성은 가장 가까운 3월, 6월. 9월. 12월 FOMC를 기준으로 이어서 그렸다. 예를 들어 15'년 9월~12월 까지는 12월 인상 가능성을, 15'년 12월 ~ 현재 까지는 16'년 3월 인상 가능성을 이어 그려 놓은 것.

대략적으로 보면 기자회견이 있는 다음 FOMC에서의 인상 가능성이 45%이상일 때 위안화의 약세 압력이 거세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금주로 예정되어 있는 3월 FOMC가 끝나면 기자회견에 있는 다음 FOMC는 6월인데, 현재 FFR에 내재된 6월 인상 확률은 이미 40%에 육박한다 (즉, 그래프를 계속 그리면 파란선이 노란색 음영처럼 올라서 출발하게 된다). 만약 미국 지표가 조금만 더 호전되거나 연준 인사들의 메시지가 hawkish해지면 6월 인상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고, 그 때는 다시 시장의 흐름이 안전자산 선호로 옮겨가기 시작할 것.

결론은,

1) 리스크온 랠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2) 특히 지금부터는 미국 지표 호조가 리스크온 요인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것.

3) 금주 FOMC가 에상보다 hawkish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온 포지션을 캐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4) 같은 맥락에서 4월 초 지표밀집 기간을 리스크온으로 대응하는 것도 무리.


다음 흐름의 엣지가 어디서 걸릴지는 아직 모르겠다. 긴 관점에서 한국 채권은 이제 천천히 채우기 시작해도 되겠지만 딱히 편안한 포지션은 보이지 않는 상황. 유가가 40불을 터치하면 short을 고려해 보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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