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1일 월요일

what the market says (9) - 위안화 절하, 12월 비농업고용

지난번 글에서 USD/KRW, JPY/KRW long을 본 것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연초부터 위안화 절하와 중국 증시 폭락이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강화시키면서 JPY/KRW는 거의 USD/KRW의 레버리지 자산처럼 움직였다. 그러나 한국 자동차 섹터 long을 본 것은 완전히 틀렸다. 엔에 대해 원화가 절하되면 한국 자동차 섹터에 유리한 FX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생각에 근거한 전망이었는데, 엔에 대해 원화가 절하된 이유가 중국 리스크 확대였고, 그 리스크가 KRW 절하라는 긍정적 요인을 압도해 버렸다. 작년 7월 15일에 KRW 절하의 추이를 보며 '원화가 절하되었다며 수출 관련주를 낙관하는 것은 넌센스. 지금 관찰되는 원의 절하는 수출을 회복시킬 요인이 아닌 수출 부진의 결과물일 뿐' 이라고 썼었는데, 잘 써놓고도 같은 부분에서 틀려버린 셈.

지난 금요일에는 미국의 12월 비농업 고용이 발표되었다. 결과는 예상치인 203K를 뛰어넘는 292K였고, 시간당 임금은 예상치인 +2.7%YoY에는 못 미친 +2.5%YoY였지만 아주 나쁘지는 않은 수준. 발표 직후 주식은 상승하는 척 했지만 하락 반전해 버렸고, 미국채 금리도 상승하는 척 했다가 바로 하락해버렸다. 장 중의 가격 흐름으로 보건데, 고용지표 뿐 아니라 유가의 하락도 위와 같은 흐름에 어느 정도는 영향을 준 듯.

최근의 위안화 절하, 그리고 12월 비농업 고용을 보고 떠오르는 생각들은,


1. 고용이 잘 나왔는데 미국채 10년 금리가 왜 하락했을까. 1) 시간당 임금이 기대치를 하회해서, 또는 2) 고용 호조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리면 경기에 부담이 되어서, 일텐데 후자의 가능성에 무게. 그렇다면 금번 고용이 부진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래도 미국채 금리는 하락했을 것.

2. 경기부진+통화의 평가절하 압력을 자본통제로 방어했던 사례가 있는가? 있다. 크루그먼의 '불황의 경제학'에 따르면, 90년대 말 홍콩에서는 홍콩 주식을 공매도하고 그 대금을 달러화로 바꾸는 헤지펀드들의 거래가 유행했다. 홍콩주식, 홍콩달러를 둘 다 short 하는 것인데, 통화가 절하되면 홍콩달러 포지션에서 돈을 벌고, 홍콩당국이 금리를 올려 통화를 방어하면 주가가 망가질테니 홍콩주식 포지션에서 돈을 버는 구조. 그러나 홍콩통화청은 통화를 방어하고도 남을만한 달러를 가지고 있었고, 홍콩당국은 그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해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막아냈다.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p161)

그럼 중국도 홍콩처럼 위안화 절하를 방어해 낼 수 있을까? 난 불가능하다고 본다. 1) 지금의 상해증시 폭락과 위안화 절하는 헤지펀드들의 공격이 주된 요인이 아니고, 2) 중국은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는데 연준은 계속 올리려는 중이며, 3) 핫머니 통제에 성공해도 이미 위안화 절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어 버렸기에 무역업체들의 환전 래깅만으로도 절하 압력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종합해보면, USD/KRW, JPY/KRW long은 유지하는게 맞을 듯. 그리고 유가의 급반등 리스크 정도에 유의하면서, 미국과 한국의 10년물 채권 long도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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