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6일 월요일

신호와 소음

전망을 수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애널리스트가 뷰를 수정한다는 것은, 기존의 뷰가 틀렸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의 뷰를 받아보던 몇몇 사람들이 분석의 일관성을 의심하게 되지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뷰를 바꿨는데 시장이 다시 기존의 뷰대로 전개되어 바보가 될까봐도 두렵다. 애널리스트가 아닌 실제 포지션을 잡는 입장인 경우 전망의 수정은 더 어렵다. 위의 불편함과 더불어 손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심리적 장애요인들을 깨고 현재 시점에서의 최선의 예측을 하는 것, 즉, 예측을 업데이트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예측가의 자세라고 저자인 네이트 실버는 주장한다. 이것을 부화뇌동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미래에 대한 단서를 꼼꼼하게 수집하고, 새로운 단서를 반영해 전망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동전을 던져 판단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새로 등장한 단서가 전망의 총체적인 수정을 암시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수정된 전망이 틀릴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확인하여 그 부분을 업데이트하면 다음 전망의 적중률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망을 수정하면 나의 일관성이 의심받을까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전망을 수정했다고 예측의 일관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전망을 수정해 나갈 줄 아는 사람보다 우위에 있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베이지언적 접근은 결국 디서플린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야만 구현 가능하다. 열심히 해서 일정 경지에만 오르게 되면, 번뜩이는 통찰력만으로 한눈에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허상이다. 어제까지 수집한 단서들에 대한 분석의 정밀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오늘부터 등장하는 단서들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일정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나 초보자에게나 모두 고단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경력이 쌓이고 일정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내일을 살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예측가는 예측을 멈추는 날까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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