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9일 목요일

6월 이후 원유 가격의 반등을 예상하는 다섯 가지 이유

1. 드라이빙 시즌

5월~9월마다 등장하는 계절적 요인. 드라이빙 시즌 정도의 수요 증대로 재고가 눈에 띄도록 소진되진 않겠지만 센티멘트 개선 정도는 기대해 볼 법.


2. OPEC정상회의

다음 OPEC정상회의는 6월인데, 결과에 무관하게 유가에는 하방보다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감산하지 않았던 것은 이미 반영 중이고, 만약 감산을 한다면 꽤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


3. Rig count 조정의 마무리

2주 전부터 Rig count의 주간 감소폭이 10개 내외로 줄어들고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이번 Rig count의 조정 속도가 역사상 최고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그래프를 현재 기준으로 업데이트 하면 Nov-14(현재)의 파란 선이 Y축 50이하, x축 20 언저리에 위치해 있을 것.

실선들의 시기 중에서 역대급 Crisis였던 97년, 01년, 08년을 제외하면 결국 지금 상황에 가장 가까운 것은 85년의 붉은 선이다. 그래서인지 현재의 저유가를 85년과 비교하는 보고서들도 꽤 있다. 당시의 유가 움직임을 살펴보자.

Sources: National Post with data from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and the Bureau of Labor Statistics

85년말 OPEC 카르텔이 깨지며 50불대에서 20불 초반까지 급락했던 유가는, 급락 후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인 86년 6월~7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인 87년 초 30불대 중후반까지 약 70%의 상승률을 기록한다. Rig count 감소세가 둔화된 후, 약 2~3개월 후 반등이 시작된 것인데 지금 상황에 오버랩해보면 역시 중요한 시기는 6월즈음이라는 느낌.


4. 미국의 금리 인상

연준은 경기와 인플레에 대한 강력한 확신이 있을 때 tightening을 시작할 것이다. 바꿔말하면, 연준의 tightening 시작은 미국의 성공적인 QE종료와 본격적인 경기확장기 진입을 의미한다. 강달러와 유가반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90년대 중반식 패턴이 관찰될 가능성이 높다. 정황상 연준의 첫 금리인상 예상시기는 9월 또는 그 이후. 즉, 기준금리 관점에서의 유가 long 타이밍은 8~11월 경.


5. 미국 패권주의적 관점

유가 폭락에 미국의 패권 컨셉을 섞으면 보통 러시아 압박 스토리가 도출되곤 한다. 그러나 미국 패권주의적 관점, 다시 말해 유가가 미국의 손아귀에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유가의 폭락은 러시아 압박 수단이라기 보다는 미국경기 회복의 용도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유가 하락은 중국 입장에서 반길만한 현상인데, 미국이 러시아 제재를 위해 중국 좋은 일을 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저유가를 만든 목적은 미국 경기회복 강화에 있을 공산이 더 크다. 미국은 현 상황에서 강력한 소비만 뒷받침되면 본격적인 경기 선순환 사이클 진입이 가능하다. 5.8%에 이르는 저축률로 미루어 봤을 때 여력도 충분하다. 즉, 소비진작을 위해 유가를 끌어내렸을 것이라는 상상.

유가폭락으로 정말 소비진작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아직 뚜렷한 소비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 템플턴의 마테라소의장은 소비자들이 현재의 저유가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소비보다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저유가에 따른 소비진작은 언제 가시화될까?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박사에 따르면, 유가 하락 후 6~9개월이 지나면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작년 11월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대략 5~8월부터 미국 소비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원하는 효과를 거둔 미국은 그 때부터 유가를 누를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관점에서도 역시 6월 근처가 중요 시기.




느낌에 불과한 면이 많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하반기에는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6월 전에 50불 부근에서 long을 쌓아둔 후, 하반기에 65불 근처에서 청산하는 매매 시나리오로 접근해 보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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