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6일 월요일

15/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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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 이라는 평을 받는 사람이 괜찮은 사람을 만나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는 드물다. 알고 보지 않아도, 그냥 딱 봐도 괜찮은 사람이 충분히 많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괜찮은 사람' 을 만나는 사람은, 알고 보니 상대방이 괜찮다는 것을 느끼기 전에 보통 떠나게 된다. 딱 봐도 괜찮은 사람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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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가 우려되어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한국은행의 모습은 대단히 우습다. 그렇다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상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한 명은 현재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한 명은 현재를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고, 세 명은 관망 중이고, 나머지 한 명은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예 모르고 있다. 한국의 중앙은행은 독립성, 신뢰성, 전문성을 버리고 고집, 불신, 매너리즘을 추구하고 있다. 아마도 많이 늦은 시점이 되어서야 매크로 상황에 끌려다니는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다. 지금 이 나라에서는 선구적인 정책담당자라곤 찾아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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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약속이 없으면 포스코사거리의 카페를 찾는다. 오피스 타운이기에 주말엔 타 지역에 비해 꽤 한적한 편.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 카페를 가든 주말 손님의 최소 20%는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도 카페에서 공부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거나, 또는 60 평형 이상의 복층식 주택에 가족의 방해를 받지 않는 개인 서재를 가진 사람일 것이다. 내가 공부를 위해 카페에 지출하는 돈이 한 달에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데, 지금 10만원 더 비싼 월세나 1억 더 비싼 전세로 집을 옮겨도 개인 서재를 갖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나는 앞으로도 당분간 카페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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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Ronson과 Bruno Mars의 Uptown Funk. 펑크가 미국에서 유행했던 것은 70년대인데, 당대의 경제 불황으로 인한 젊은 세대의 반항적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Uptown Funk의 성공은 추세적인가? 추세적이라면 펑크 사운드의 귀환은 현재의 어떤 심리를 반영하는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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