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9일 월요일

1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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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시원하고 깨끗해졌다.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 놓고 온 하늘이 이랬다. G20을 앞둔 중국 공장들의 가동 중단이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었다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런 날씨는 이제 앞으로 일주일 남은 것이니 열심히 즐겨야 한다. 토요일에 걷고 커피 마시면서 이곳저곳에서 책을 세 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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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8개월 정도 검도를 했을 때 체력이 상당히 늘었던 경험이 있다. 근력 위주로만 트레이닝 하다가 인터벌류의 운동을 하니 체력이 업그레이드 되었던 것이다. 문제는 검도 초보일 때 가슴, 어깨, 팔 근육은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는 관장님 말씀에 벌크를 많이 줄여놨었는데, 교정 때문에 검도를 쉬면서 벌크를 되돌리려니 좀처럼 쉽지가 않다는 점. 6~7월에 간신히 무게를 되돌려 놨었지만 무더위와 휴가로 원점이 됐다. 9월에는 무게를 다시 쌓아 나가는 동시에 두 가지 시도를 병행해보려 하는데, 1) 일주일에 두 번은 인터벌 달리기를 하고, 2) 근력 운동은 평소처럼 주 3회 하되 출근 전에 해 보는 것. 인터벌은 석촌호수에서 가로등 두 개 단위로 전력질주와 조깅을 번갈아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방금 나가서 해 봤다가 한바퀴도 돌기 전에 죽을 뻔 했다. 일단 한바퀴 반 정도를 목표로 해 볼 생각. 하루키가 30년 이상 매일 1시간씩 달렸다는 것에 적잖이 자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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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재미없을 수 있었던 잭슨홀은 피셔가 살렸다. 아까 친구가 이런 분위기에서 논팜을 앞두고 있으니 이번주에는 금리가 뜨는 방향으로 진행되겠다고 했는데 나도 동의했다. 다만 친구가 말했던 금요일 장 중 좋은 레벨에서의 진입이 아니었다면, 월요일에 뒤늦게 따라가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기다리다가 금요일 논팜이나 9월 FOMC에서 좋은 찬스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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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오랜만에 신사동으로 셔츠를 맞추러 갔다. 이 곳의 사장님은 원단과 스타일을 설명할 때의 표정이 남다르다. 진지함을 넘어 상담하는 내내 '셔츠를 이렇게 만들면 너무 예쁠테니 사장인 나도 한 장 맞추고 싶다' 는 느낌이 시종일관 강하다. 가끔 바텐더가 칵테일을 건내줄 때 '이건 정말 맛있어서 팔지말고 그냥 내가 마시고 싶다' 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것과 비슷하다. 시장 뷰나 종목에 대한 의견을 들을 때도 스스로를 완전히 설득시킨 사람들에게서 유사한 느낌을 받는다. 생각해보면 그런 셔츠나 칵테일이나 투자는 대개 괜찮았던 것 같고, 그렇지 않더라도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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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전에 멜론에서 몇몇 곡을 다운 받다가 뮤지컬 엘리자벳의 대표 넘버가 음원으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조정은 배우의 버젼으로. 엘리자벳은 몇년 전 박효신, 옥주현 캐스팅으로 봤었는데 음원만 들어서는 내가 상상하는 엘리자벳의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것은 조정은씨인 듯 싶다. 이번엔 꼭 보고 싶었던 몬테크리스토에 캐스팅 되셨다니 오픈되자마자 예매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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