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7일 수요일

미국에 대한 생각

올해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뷰는 여전히 엇갈린다. 평균적으로는 3분기, 빠르면 2분기, 늦으면 4분기 정도로 보는 분위기였는데, 지난 FOMC서 옐런의장의 'next couple of meetings' 발언에 4월 금리인상론이 제기되며 평균적인 뷰가 조금 앞당겨지는 듯 했다. (5.0%로 수정된 3Q GDP와 고용지표 호조도 한 몫 했다.) 그러나 그리스 우려와 주가 조정 등으로 미국채 10년이 다시 2.00%에 근접하자 조기금리인상 목소리는 다시 잦아드는 중.

결국 금리 인상 시기와 관련된 컨센 이동의 중심에는 미국채 10년 금리가 있다. 즉, '기준금리를 올리기엔 장기물 금리가 너무 낮다'는 인식이 있는 것.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32번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전후의 장기물 금리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대체로 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4~12개월 전부터 장기물 금리는 상승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측면에서만 봐도, 2~3분기의 금리인상이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미국채 10년 금리가 오르지 않는 것은 대단히 불편한 시그널일 수 밖에 없다.

(source : Goldman Sachs)

미국채 장기 금리가 상승하지 않는 이유로는 1) 달러 강세라서 미국채 수급이 좋다 2) 인플레이션 압력이 너무 낮다 3)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의 세 가지가 지목되고 있다. 1의 경우 틀리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주된 요인은 아닐 것이며 입증하거나 활용할 방법도 없다. 2와 3이 역시 주 요인일텐데, 둘은 사실 같은 말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미국의 장기 금리는 오를 것인가? 나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임금 상승과 함께 인플레가 결국은 반등할 것이라고 본다. 현재 미국의 고용개선이 뚜렷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추세로 실업률이 5% 초중반까지 하락한다면 임금상승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고용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작년까지 생산 위주로 성장한 미국 산업 업황이 올해도 좋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부분에서, 생산-재고 확장 사이클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실업률을 달성하기 전에 down turn 할 수도 있지 않는가, 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유가가 상상 이상으로 폭락했고, 이는 미국소비를 일시적으로 증진시키고 있다. 덕분에 생산-재고 확장을 좀 더 연장할 수 있게 되었다. (쓰다보니 유가 폭락의 목적은 러시아 견제가 아닌 미국의 회복이 아닐까, 라는 상상까지 든다.)

요약하자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실업률 수준에 도달하면 미국경기는 본격적인 선순환 사이클에 진입할 것이고, 그 실업률 도달을 위해서는 산업의 확장 사이클이 그 때까지 유지되어야 하는데, 유가 하락에 따른 일시적 소비 개선으로 그 사이클이 늘어난 것. 즉, 나는 2015년에 미국 경기 호조가 본격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는 셈.

다시 금리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미국의 장기 금리는 언제,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 개인적으로 실업률이 5.5% 아래로 내려가는 시점 즈음부터, 금리는 약 3.5%대까지 상승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대단히 불투명하다. 장기 미국채의 방향성 트레이딩만 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사실 굳이 지금 미국채 short을 외치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레버리지를 써서 금리 인상시기에 가장 확실한 포지션인 curve flattener를 구축하는 것이 낫지 않을지.


미국 주식도 현 시점에서 strong buy를 외치기는 어렵다. 연 중 언젠가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주가는 단기적 충격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strong buy는 그 단기적 충격에서 외쳐야 한다.

결국, 내가 만약 미국 금융시장을 거래하는 투자자라면, dollar를 long한 뒤 미국채 커브플랫에 베팅해두고, 주식 매수 시점을 계속 저울질하고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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