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7일 화요일

15/01/26

재무나 경제 교과서에서 배운 이론들을 현실에서 발견해 나가는 작업은 즐겁다. 그러나 대리인 비용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것은 대단히 불쾌한 일이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의 무능함에는 바닥이 있으나, 유능함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늘은 무능함에도 한계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교하고 깊은 무능함은 다소의 유능함을 가진 자가 악의를 가질 때 나타난다. 그런 사람은 존재 자체로 주변을 무기력하게 만들지만, 정작 본인은 잘 먹고 잘 살고, 그것이 주변에 무기력을 다시 한번 불어넣는다. 내가 언젠가는 투자로만 생활할 날을 꿈꾸는 것도 결국 이 때문이 아니겠는가? 나는 손실을 기록할 때의 고통보다도, 조직의 부조리함과 비효율이 주는 무기력이 더 싫고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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