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11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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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투자를 '돈을 버는 행위'라고 정의했었다. 그 후에는 '통찰적 뷰를 갖는 것', '손실을 방어하는 것', '넓고 깊은 리서치를 기반으로, 타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호기심을 풀어 나가는 것' 등의 다양한 표현들로 투자를 정의해보려 했다. 돌이켜보니 다 맞는 말이고, 특히 처음 내렸던 정의가 제일 중요한 듯 싶다. 그런데 최근들어 그 부분에 약간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해 짜증이 난다. 그것도 시장을 잘못 읽어서가 아닌, 시스템적인 이유들로 인해. 보상이 낮은 현 구조에서, 바보같은 행정이 지속된다면 결국 이 업계에는 남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만 남게 될 것이다.

특별한 지표 발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꽤 큰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 10년물은 2.40대 마저 위협받았고, S&P와 나스닥의 조정폭도 예상보다 깊었다. 미국채는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지 않는 한, 먹을 수 있는 데까지 전부 먹어보겠다는 심리가 여전한 듯 하다. 미국채 숏 뷰를 접지 않았으면 꽤나 괴로웠을 뻔 했다. 미국 주식은 아직 밸류에이션, 테크니컬 분석 양 측면 모두에서 견조한 것으로 판단 중이다.

목요일 금 가격의 장중 움직임으로 미루어 볼 때, 러시아와 이라크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시장 전반에 어느정도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그 불안감을 가중시킬 것 같지는 않다. 심지어 나는 미국의 이라크 공습 결정 덕분에, 미-러 충돌이라는 최악의 가능성이 한층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금요일 미국 시장의 반응만 보면 시장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은 지켜 볼 일.

오히려 내가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것은 DAX의 가파른 하락세이다. 금요일에 이어 다음 주에도 반등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현재의 하락 폭은 독일(을 포함한 EU전반) 경기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제조업, 생산 관련 독일 지표들은 둔화되고 있지만, 중국의 독일향 수출은 아직 견조한 편. 어느 요소가 문제로 작용하고 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무엇이 핵심인지 파악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럴 때 포지션을 무겁게 해 볼만 할 텐데. '경기 조정 사이클에 러시아 불안감이 겹친 것에 따른 결과'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편하겠지만, 편안하게 분석하면 계좌가 불편해진다.

정책 기대감에 따른 코스피의 반응은 강렬했으나, 길고 좁은 박스를 단번에 깨고 나갈 정도는 아니었다. 가격의 박스는 길고 좁을수록 그것을 인지하는 참여자들의 수가 증가한다. 코스피는 1800~2050의 박스를 약 3년간 형성했고, 박스 상단으로만 최소의 3번의 try가 있었다. 복원력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많은 투자자들이 수-목 양일간 2050 포인트의 지지를 노렸겠지만, 그래서 코스피는 박스권으로 회귀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테크니컬한 뷰일 뿐. 중장기적으로 코스피를 좋게 보는 것은 변함없다.


두서 없는 블로깅의 마무리로는 이번 주말 봤던 TED 강의를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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