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2일 월요일

ethics

궁극적 목표 도달과 관련도가 낮은 일을 하는 것은, 그 일의 절대적 강도와 무관하게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지금 준비 중인 시험이 그렇다. 학부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깊이라 배우는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취득이 투자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타인의 돈을 운용하는 직업을 계속 하는 데에 레퓨테이션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는 있겠으나, 이런 자격증을 보고 레퓨테이션 증강을 느끼는 수준의 사람의 돈이라면 맡아봐야 피곤해질 것이 뻔하다. 게다가 나는 내 자본만을 가지고 운용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시험의 가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최고로 좋은 계절을 즐기지 못하도록 마음의 여유를 빼앗을 만한 가치는 없어 보인다. '크게 쓸모는 없지만, 남들도 다 귀찮아 하는 일을 해냈다는 증명' 이 필요한 나이는 아주 오래전에 지났다.

아마도 경외시되겠지만, 시험 과목 중 실제로 제일 중요한 파트는 윤리라고 생각한다. 신의성실을 지켜 타인의 자산을 맡아야 한다는 문장은 상상 이상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측량과 규제가 불가능하기에, 앞으로도 이 부분은 완전히 관리되기는 힘들 것이다. 타인의 머리를 빌릴 때 발생하는 회피 불가능한 리스크다.

그리고 내가 협회의 담당자라면, 윤리 과목에 아래 내용들을 추가할 것이다.

1. 투자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다.

2.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시작했음을 잊지 않는다. 투자 자체에 심취해 더 중요한 것들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

두 항목 모두 평소에 인지하고 있지 않으면 어기기 쉽다. 특히 2번이 그렇다. 예전에 스노볼을 읽으면서, 나는 과연 버핏처럼 살고 싶은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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