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3일 월요일

방콕 휴가 (130108 ~ 130112)

나름 결의에 차 보이는 첫 글을 썼는데, 두 번째 글은 방콕에서 휴가를 보내며 쓰게 되었다. 올해 어머니께서 환갑이시기도 하고 동생도 대학원에 진학하는지라 지금이 가족여행을 갈 적기라고 생각되어 기획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잘한 일 같다. 특히 숙소를 힐튼으로 잡은 것은 최상의 선택이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인테리어를 갖춘 라운지와 수영장에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휴가를 만끽할 수 있다.

내가 방콕 여행에서 가장 즐기는 것은 마트 구경이다. 대형마트에서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눈에 보이는 곳들은 거의 다 들어가 본다. 타국 관광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함인지 태국 마트의 제품들은 유난히 다양하다. 규모가 큰 곳은 스낵 진열대만 천장 높이로 네 줄에 이를 정도라서, 지난번 여행에서는 마트에서만 4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태국은 유통/식품 재벌들이 재계를 꽉 잡고 있는 나라이기에, 나처럼 마트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영 의미없는 일은 아니다.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자면, 태국경제를 이끄는 이들의 사업장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포브스 아시아에서 발표한 태국의 재계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Dhanin Chearavanont (CP그룹) - 음식료, 유통을 주력으로 부동산, 통신등의 다양한 사업 영위. 태국내 세븐일레븐 소유,

2. Chirathivat 가문 (센트럴 그룹) - 유통업. 창업주 치랏티왓은 3명의 아내와 25명의 자녀를 두고 있고, 이들이 그룹을 나눠서 경영 중.

3. Charoen Sirivadhanabhakdi (ThaiBev) - 태국의 맥주 Chang 소유주.

4. Yoovidhya 가문 - 에너지드링크 레드불을 공동 소유.

5. Krit Ratanarak - 태국의 방송 Channel 7의 대주주. 은행, 시멘트, 부동산 회사에도 지분 투자.

6. Chamnong Bhirombhakdi (Boon Rawd Brewery) - 싱하맥주

7. Vanich Chaiyawan (Thai Life) - 태국 생보사 회장.

8. Vichai Maleenont (Bec World) - 방송채널.

대략적으로 보아도 유통/식품과 관련된 재벌들이 상위권에 대거 포진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아니라 이들은 타 재벌들의 순위가 변동할 때에도 늘 본인들의 랭킹을 사수하는 데에 성공했다.

태국은 일찍이 외국인투자를 개방하여 HDD와 자동차생산량이 많은 나라인데, 상위 랭킹에 IT제조나 차부품 관련 재벌이 없는 점은 흥미롭다. CP그룹 하에 차량관련 사업부가 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공부를 더 해봐야 알겠지만 FDI를 통해 기술력은 자국화시키지 못하고, 생산공장 노릇만 해 왔던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이라면, 최근의 HDD수요 감소와 제조업의 선진국 회귀 트렌드는 향후 태국에게 재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풀바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다 보니 두서가 없다. 휴가 중이라도 블로깅은 해야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힌 영향도 크다. 2년 뒤엔 필력이 향상되어 수영을 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글을 빠르게 뽑아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귀국하여 더 찾아보고 싶은 자료들
- 바트환율과 태국 부동산가격
- 스쿰빗 일대(한국으로 치면 강남) 부동산 상승률
- CP그룹의 성장 스토리
- 50대 부호 내 IT/자동차 재벌 존재 여부
- 태국 내 IT/자동차 생산 공장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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