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18/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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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로 출장을 다녀왔다. 나름 얻은 것도 많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 컨퍼런스. 기관 방문 일정이 있거나, 또는 장소가 아예 뉴욕이었다면 좀 더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이 가능했을 것 같다. FOMC 주간에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토론토까지 날아갈 여유가 있는 것은 역시 독립투자가, Family office, 연기금 정도인 듯 (국내사는 추석이었으니 그렇다치더라도). 컨퍼런스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지금 이보다 더 좋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미국 경기는 late cycle 국면임이 확실해 보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을 다시 침체로 향하게 할 요인이 무엇인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라는 것. 미국의 기축통화 지위 상실론, 국가 부채 위기론과 같은 의미 없는 주장을 하는 연사들이 초청되었다는 것 자체가, BCA가 얼마나 미국 침체 요인을 찾으려 고민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소득 불평등이 하나의 세션으로 존재했던 것 역시 같은 맥락. 후기를 최대한 간략히 정리해서 공유했지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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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다녀와서 일주일정도 더 무리를 하다가 결국 이번 주초에 몸살. 밤새 앓다가 출근한 뒤 병원을 들렀더니 열이 39.1도. 본의 아니게 한글날 휴일을 온통 잠으로 채운 뒤 완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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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후 포스팅을 쉬는 동안 시장 변동성은 상당했던 편. 롱 재료에 거듭 강세 반응을 하지 못했던 미국채 금리는 결국 3.25%까지 상승했고, 이번주에는 금리 상승을 빌미로 위험자산들의 조정이 전개되면서 다시 금리가 반락. 지금 금리를 들어 올리는 스토리는 연초와 같은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아닌 실질금리의 상승이다 (미국 10년 break even rate은 2.15% 근방에서 거의 정체 중.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는 징후도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8월 임금이 기대치를 상회했던 것에 난 별로 의미를 두지 않는 중.). 즉, 미국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더 연장될 수 있고, 이에 연준이 금리를 조금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점을 시장이 프라이싱하는 과정인 것. 만약 점도표대로 향후 5번의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본다면 상방은 3.5%까지도 열어 두어야 한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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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적 FOMC에도 불구하고 3% 아래로 금리가 내려가지 못했던 때가 숏 찬스였고, 마지막 기회는 기대치를 소폭 하회한 ISM 제조업지수 발표날에 있었다고 본다 (기대치를 약간 하회한 것 뿐이었지만, 그 레벨에서 롱이 될 상황이었으면 그정도 재료라도 강세가 나와줬어야 한다). 나는 3%에서부터 3.10%까지 레벨 관점으로 롱 대응을 하다가 이번 숏 찬스는 못 살렸다. 3.12%라는 전고점을 상향 돌파할 정도의 숏 재료가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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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펀더멘털 지표에 대한 기술적 판단이 전제된 분석 접근에 대해서 꽤나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특히 침체권에 있던 인덱스가 상승하면 '이제 이 지표는 침체를 멈추고 상승하기 시작했다' 라고 상정하고 들어가는 류의 분석을 매우 불편하게 느낀다. 정말로 어떤 그래프를 보고 '상승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판단할 능력이 있다면 지표를 볼 것이 아니라 상승하기 시작한 주식을 사면 될 것이다. '지표가 더 좋아지기 힘든 레벨에 도달했다' 라는 접근 역시 유혹적이지만 자주 틀리게 되는 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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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채는 레인지를 보되 살 때는 장기물, 팔 때는 단기물이라는 구도를 유지. 미중 갈등 격화 문제에 대해서는 KRW나 CNH을 건드리기보다 EUR이나 JPY를 사는 것이 더 편안해 보인다. 컨퍼런스에서 BCA 측이 이탈리아나 중간선거는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진짜 정치적 리스크는 무역갈등이라고 주장한 것에 공감했었는데, 그런 면에서 이번주는 여러모로 높은 긴장감을 가지고 맞이하게 될 듯.



댓글 2개:

  1. 중간선거는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된다는건 어디에 기인한 의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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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이후 주가 조정이 전개된 경우가 거의 없고, 2)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더라도 조세 개혁과 같은 트럼프의 재정부양책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이 주요 근거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계감이 조금씩 미리 반영되고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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