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11일 일요일

1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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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있을 이탈리아 총선과 독일 사민당 투표가 시장에 크게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니, 채권 롱으로 주말을 넘기는 것이 어떨까 싶었던 것이 지난 주의 생각이었다. 그치만 금요일 기준으로 1) 미국 금리 레벨이 이미 롱을 가기에는 불편했고, 2) BOJ 이슈와 한은 총재 연임에 따른 한국 채권시장의 약세도 좋은 시그널은 아닌 것 같아 관망했다. 주말의 이슈들이 무난히 해소된다면 이제부터는 경제지표와 중앙은행 이벤트가 촘촘한 기간이 시작된다. 만약 주말 이벤트가 없었다면 숏 콜을 하기는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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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나 지표를 주제로 하는 매매에서 이벤트 자체가 아닌 기대나 우려를 취하듯이, 테크니컬한 매매도 주요 포인트를 앞둔 기대나 우려를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최근 가지고 있었는데 같은 맥락의 글을 대표님이 써 주셨다. 특정 기술적 지점이 돌파되는 것을 확인한 후 가담하겠다는 것은 지표가 잘 나오는 것을 보고 따라잡겠다는 것 만큼이나 리스크가 높은 것 같다. 큰 구조를 변화시키는 이벤트에서만 체이스가 유효한 것 처럼, 가담이 가능한 기술적 돌파라는 것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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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1, 2 번은 지난주말에 저장해둔 글의 일부. 회사를 옮긴 뒤로 데일리 일지는 아주 간략하게만 써두고, 포스팅은 가끔 하고, 조금 긴 호흡의 글은 거의 쓰지 못했다. 그래도 새로운 템포에 라이프가 나름 많이 적응된 편이라, 본격적인 봄이 되면 조금 래깅해서라도 다양한 기록을 해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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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대응 전략으로는 지표가 잘 나오면 단기 금리의 상승폭이 클 것 같고, 지표가 부진하면 장기물의 하락폭이 두드러질 것 같아 플랫이 유력하다고 봤지만 틀렸다. 게다가 지표의 디테일이 헤드라인 호조와 임금 부진의 조합이라 금요일의 반응으로 시장 포지셔닝을 유추하는 것도 어렵다고 생각. 레벨은 롱이 조금 편안하고, 수급적 단서는 거의 없으며, 향후의 이벤트들은 숏에 가깝다. 이런 코멘트를 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지만 금리는 참 애매한 지점. 그리고 이 애매함을 잘 즐기고 있는 것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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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에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지표들을 쪼개보고, 전망하고 전략을 세우는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처럼 빡빡한 일상은 절대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끔 든다. 특정 시기에 해 두어야 하는 공부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꼭 해 두어야만 하는 과제는 무엇일까. 연초에 홍팀장님을 뵀을 떄 이 이야기를 드렸었는데 지금은 어렴풋이나마 윤곽을 잡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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