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일 월요일

what the market says (11) - 1월 BOJ

BOJ가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들고 나왔다. 초과지준에 대한 마이너스 금리일 뿐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꽤 많은데, 의미있는 지적이지만 일단 시장의 반응은 그런 견해들의 톤보다는 훨씬 격렬했다. BOJ직전 118.5부근에 있던 달러엔은 발표 직후 121까지 치솟았다가 약 40분간 다시 119초반까지 하락한 뒤, 바로 121근처까지 재반등하여 결국 토요일 새벽 121위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BOJ발표 직후 엔화를 놓고 약세와 강세 베팅이 서로 강하게 치고 받았던 셈인데, 강세 베팅이 유발되었던 것은 보유국채 만기 연장 발표 후 오히려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지난 12월 BOJ의 경험도 한 몫 했을 듯. 그러나 서프라이즈는 서프라이즈였고 엔화는 결국 약세로 갔다.




BOJ발표에 한국 채권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1.62%수준에서 거래되던 3년물이 단숨에 1.56%까지 하락하여 3년물이 1.60% 아래로 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는 내 직전 포스팅을 무색케 했다. 장 중에 엔화에 연동되어 동반 약세를 보이는 원화를 보고 뭔가 잘못 프라이싱되고 있는 듯 하다는 대화를 wclee님과 주고 받았는데 역시나 원화는 약세폭을 다 되돌린 뒤 되려 강세로 마감. 원화는 지금 엔의 약세가 유발하는 달러 강세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통화는 아니다.

BOJ 서프라이즈에 대한 가격들의 반응으로 미루어 봤을때, 글로벌 시장 전반이 기대하는 바는 결국 '금융완화에 대한 기대감'. 이에 대한 내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1. BOJ는 국채매입규모 확대가 불가능해서 할 수 없이 마이너스 금리를 택한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QQE규모 확대는 왜 불가능했을까? Lombard를 위시한 몇몇 아베노믹스 실패론자들의 주장처럼 technical하게 국채를 더 매입할 수 없어서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 (2/1 1시 글 수정)

2. 이번 BOJ의 액션을 보고 이제와서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하지만 중국의 붕괴를 배경으로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3. BOJ의 결정이 연준의 결정에 큰 영향을 줄까? 아직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4. BOJ의 결정이 중국 리스크를 상쇄시킬 수 있을까? 주식시장만 놓고 보면 단기적으로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엔화의 약세가 중국경기 침체를 방어해 낼 수는 없고, 오히려 위안화 약세 리스크는 확대될 수도 있다.

5. BOJ의 마이너스 금리에 BOK의 스탠스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2월 금통위에서 '한국과 일본은 상황이 다른다', '엔화는 기축통화다' 라는 멘트를 반복할 것.


종합해 봤을 때, JPY/KRW long, USD/KRW long 미국채 10년 long은 모두 접고 지표밀집 주간을 맞는게 좋을 듯. 통화 포지션을 떠올렸던 12월 21일과 비교해 보면 JPY/KRW는 972원에서 990.11원으로, USD/KRW는 1183.0원에서 1190.10원으로 올랐지만 만약 중간에 애드를 했다면 본절로 끝났을 것이다. 미국채 10년은 1월 10일 포스팅 당시와 비교해 보면 2.11%에서 1.92%로 하락했으나 사이즈가 작지 않았다면 캐리하기 어려웠을 포지션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단기물 채권 long이 있었다면 이익실현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새로운 전략이 떠오르지는 않고, 내일 중국 PMI와 ISM으로 시작되는 미국지표들을 일단 관찰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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