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3일 토요일

17/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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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유로 그만 만날까 싶었던 여자친구가 어느날 갑자기 먼저 이별을 통보하며, '내 친구가 그러는데 네가 다른 여자랑 만나려는 것 같대. 뭐, 딱히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야. 그냥 우린 잘 안 맞는 것 같아. 신뢰가 회복되면 다시 만나자.' 라고 하면 남자가 무슨 생각이 들까. 이게 뭔 황당한 얘기인가 싶어 잠깐 멘붕이 오겠지만, 진작 헤어지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소개팅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번주에 읽은 소설 내용인데 몇몇 지인분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그런 소설을 신경써서 읽을 필요가 있냐는 답을 받았다. 맞는 말이라서 그만 읽고 공부나 하기로. 나를 신경쓰고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에 새삼 감사함을 느꼈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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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팀장님이 '나도 그렇지만 너도 멘탈이 참 강하긴 해' 라는 말씀을 하셔서 멘탈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과거의 멘붕 경험, 멘붕의 깊이, 마인드 컨트롤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핵심은 역시 자신감. 어떻게든 다시 잘 하면 된다, 라는 생각이 있어야 멘탈이 빠르게 반등한다. 다시 벌면 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손실에 비교적 초연할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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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의사록 요약을 포스팅했더니 윤면식 부총재가 위원2가 아니겠냐는 의견을 주신 분들이 몇몇 계셨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위원2가 '지난 금통위에도 언급하였듯이' 라고 발언했다는 점에서 나는 위원2가 윤면식 부총재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 단기 지표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경기를 판단하겠다는 윤면식 부총재의 발언이 어제 있었는데, 이는 위원1의 발언 맥락과도 일치. 4분기에 지표가 더 둔화되더라도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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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어려움이 과연 철학이나 의지를 어디까지 훼손할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일이다. '고생도 좀 해봐야 해' 라는 말은 고생을 선사하는 사람이 하면 웃긴 것이지만, 고생에 직면한 당사자에게는 필요한 마인드. 고생을 찾아다닐 필요는 절대 없지만, 일단 만나면 잘 치환해서 발전의 에너지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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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 Red에 가입했더니 다시 음악을 많이 듣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새로운 음악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듣던 음악만 듣게 되었는데, 자동으로 비슷한 음악들을 추천해 재생해주니 지평이 다시 넓어지기 시작. 공부하거나 책을 읽을 땐 역시 재즈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요즘은 윌리엄스버그의 한 카페에서 들었던 Hank Mobley의 Soul station을 가장 많이 틀어두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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