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8일 화요일

옐런과 연준의 선택,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나의 대응

지난주 크루그먼이 9월에 금리인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썼다. 90년대 말의 예를 드는데, 요점만 말하자면 97년 1회의 섣부른 금리 인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금리가 5%대이던 당시엔 금리를 다시 3번 인하해 대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정책금리가 0%이기 때문에 그러한 대응이 불가능 하다는 것. 즉, 제로금리에서의 normalization 시에는 금리를 섣불리 인상할 때의 리스크가 뒤늦게 인상할 때의 리스크보다 크다는 의미다. 평소 크루그먼이 하던 주장.



크루그먼이 부연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괜히 90년대 말을 예로 든 것은 아닐 것이다. 아시아의 위기와 미국의 독주라는 지금의 경제 상황은 90년대 말의 경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지금은 아시아 위기의 중심에 중국이 있고, 미국이 독주는 하지만 그렇게 건강하지만은 않다는 점 정도가 그 때와 미묘하게 다를 뿐이다. 당시 연준은 결국 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쪽을 택했다. 이번엔 어떻게 할 것인가?

주변 여건만 놓고 보면 역시 금리 인상은 9월 이후의 언젠가 쯤으로 연기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미국의 펀더멘탈 자체가 1회의 금리 인상에 무너질 정도로 약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주식시장과  FX시장 등을 중심으로 금융불안정성이 너무 커졌다. 만약 지금의 시장 변동성 확대가 단순히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둔 우려'에만 기인했다면 연준은 인상을 해도 문제가 없다. 오히려 연준의 인상이 불확실성을 한층 낮춰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관찰된 금융불안정성 확대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연준 외 이슈로 출렁이는 시장에 금리 인상을 가한다면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이 차이나 리스크는 단시일 내 마무리될 이슈도 아니다. 오늘 발표된 8월 중국 외환보유고는 전월비 939억 달러 감소한 3조5천57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위안화 절하 압박이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source : 's tweeter, Bloomberg)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옐런을 비롯한 몇몇 연준 인사들이 뿌려놨던 '9월 금리 인상 발언' 그 자체다. 엘런 스스로가 9월 인상을 암시해 왔기에, 9월에 인상하지 못하면 이는 자칫 연준이 미국의 경기가 약하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버릴 수 있다. 물론 옐런은 인상 시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9월이라는 시점을 암시해 온 것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자충수가 되어버린 격. 본인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아마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옐런이 '여기서 인상하지 못하면 경기가 나쁘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어'. '연준은 펀더멘탈에 의거해 통화정책을 펼치지 주식시장이 하락했다고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건 아니야' 등의 생각을 하며 과감하게 9월에 금리를 인상해 버리는 것. 단언할 수는 없지만 시장은 패닉할 가능성이 꽤 높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금리 인상을 미루면서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확실하게 시장에 전달하는 것. '미국 경제만 놓고 보면 한 번의 금리 인상 정도는 사실 큰 문제가 없다. 중국의 위기도 미국과 중국의 낮은 trade linkage를 감안하면 미국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다만 financial linkage는 무시할 수 없다. 8월의 주식 폭락에서 보았듯 투자 심리 악화는 때로는 전혀 다른 지역 자산시장의 엄청난 투매를 촉발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그 투매 자체가 실물경제의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우리는 굳이 소나기가 오는 날 새 구두를 신고 나가고 싶지 않다' 정도의 톤으로. 내가 써놓고도 너무 디테일해서 조금 웃기지만 그래도 이것이 최선이 아닐까. 이렇게 된다면 미국 주식시장은 다시 본 궤도(상승)로 회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옐런과 연준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옐런과 연준의 선택에 대해 나는 어떤 대응을 할 것인가? 나는 후자의 시나리오를 기대하지만, 그렇다고 미국 주식을 왕창 사 놓고 기다릴 수 있을 정도로 지금 시장이 만만하지는 않다. 지금 이건 미리 베팅해서 다칠 필요가 없는 게임이다. 시장의 평균변동성은 이미 상당하다. 면멸히 준비해서 확인 후 대응하더라도 남는게 꽤 많을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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