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4일 월요일

15/05/03

1.
일이 많냐는 질문을 받을 때, 주말에도 공부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 어떤 대답이 적절한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일과 취미와 공부의 경계가 꽤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일' 이라는 것의 정의를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하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국한한다면, 일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감당은 가능한 수준인 것 같다. 그리고 공부의 정의를 위와 같게 설정한다면, 가끔 하는 영어 말고는 원하지 않는데 필요해서 하는 공부는 없으니, 공부도 별로 하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업무 강도는 그럭저럭 괜찮고 주말엔 놀아요'라고 답하게 된다.

작년 이맘때에는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하는 줄 알았던 공부를 하느라 좋은 계절을 다 날렸었다. 올해는 그런식으로 5월을 보낼 생각이 없다.



2.
3월 한국의 광공업 생산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YoY기준 -0.1%에 그쳐 부진폭이 크지는 않았다. 대신에 재고가 +2.7%YoY로 늘어버렸고, 출하는 정체되어 재고/출하 비율은 작년 최고점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1) 2월과 달리 4월 금통위 의사록에 '지표를 지켜보고 대응하자'는 논조가 없다는 점, 2) 지표의 headline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5월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인하를 하든 안하든 5월 한국 채권 롱은 편하지 않을 듯. 오히려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없고,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주식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간다. 느낌상으로는 중소형주+은행 정도는 좋되 지수 자체는 강력하지 않은 4월 말의 분위기가 연장되지 않을까 싶다.



3.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낸 하성근 위원의 코멘트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다.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여건과 관련된 최근의 물가, 내수, 수출, 외환시장 그리고 가계대출의 변화 등은 가계대출 변화 추이를 제외하고 모두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의 필요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됨.'

'끝으로 정책당국은 단기적으로 금융 및 재정 완화정책을 통해 경제의 활력 회복을 도모하는 노력에 병행하여 우리 경제의 자체 복원력을 강화하고 일자리와 성장기반을 확충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국민경제의 주요 부문에 있어서 구조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함.'

금리 인하로 더 나아질 것은 없으니,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희극적인 일임을 하성근 위원은 잘 알고 있다. 구조개혁이 절실한 것은 맞지만, 금리 인하 없는 구조개혁이란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비적극적인 통화정책은 한국이 유동성 함정에 빠질 위험을 점점 높이고 있다. 만약 한국이 유동성 함정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통화 완화정책이 비적극적이었다는 부분이 비판을 받을까? 아니면 괜한 인하를 했다며 통화 완화정책 자체가 비판을 받을까?  아마도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위원들은 동결을 주장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결국 도저히 인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하에서만 인하에 나서는 현재의 패턴을 벗어나기는 꽤나 어려울 듯.



4.
짧은 연휴동안 빅뱅의 신곡을 계속 들었다. 빅뱅의 음악에는 사운드와 멜로디가 늘 공존하고, 예술성과 대중성도 공존한다. 뮤비 초반 30초간 지드래곤의 자유로운 동작들이 너무도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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