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0일 월요일

짧은 생각

내년도 전망을 하는 중인데 생각할수록 한국은 암울하기만 하다.

경기는 하방리스크가 더 크고, 물가가 상승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가계부채와 임금정체로 내수 확대 여력은 없고, 미국 경기가 더 개선되더라도 reshoring에 따른 교역량 감소로 한국이 받는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소비 관련주로 버티는 주식시장은, 언젠가 중국 소비재 기업들의 점유율 침식이 가시화되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위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최경환의 등장에 나를 포함한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기대감을 가졌지만, 추진력과 성과는 아직까지 기대 이하이다. 문제는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추진력이라는 점이다. 올바른 정책의 방향성과 함께 빠른 속도가 필요한 국면인데, 속도가 붙을만한 신호는 포착되지 않는다. 사실 이미 많이 늦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좀처럼 희망적인 면을 찾기 힘든 요즘이지만, 그래도 나는 금융시장에 참가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가 정말로 암울해 보인다면, 나는 암울함에 베팅하는 포지션으로 돈을 벌면 될 뿐이다. 돈을 벌지 못한다면 그것은 나의 부족함 때문이지, 경기가 엉망이라서가 아니다. 실력만 있다면 언제든지 돈을 벌 수 있지만, 실패에 따른 원망의 전부를 스스로가 감당해야 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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