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he Fed's hawkish hike
연준은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자산 매입 축소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예상보다 hawkish한 인상을 시장에 남겼다. hawkish FOMC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 둔 것은 아니었지만 스티프너라는 대응 전략은 빗나갔는데, 예상 외로 자산 매입 축소 이슈가 장기물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 연준이 시장의 기대보다 더 dovish하다면 단기금리가 더 크게 하락하고, 자산 매입 축소를 구체화하며 hawkish하다면 장기금리가 더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던 것인데 후자의 설정이 틀렸던 셈. 시장은 어떤 수단이든 간에 긴축은 긴축일 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자산 매입 축소가 수급적으로 장기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효과보다, 자산 매입 축소라는 형태의 긴축이 경기에 부담을 주면서 장기 금리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더 큰 것. 궁극적으로 후자가 진행되더라도 처음에는 전자의 효과가 더 클 수도 있었지만, FOMC 전후로 발표된 지표들이 부진하다보니 금리가 상승할 틈이 거의 없었던 영향도 적잖다. 향후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 시작 시기를 명시하게 될 때 장기물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은 있겠으나, 이번 시장 반응으로 미루어 보건데 그 때도 장기물 금리는 경기 상황에 더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게 될 듯. 경기 확장에 대한 기대가 강력하지 않은 상황 하에서의 자산 매입 축소는 커브를 플랫시킨다.
2. Data dependence
연준의 추가 긴축 경로에 대한 기대는 이제 다시 지표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수요일 발표된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하회했고, 세부 내용에서도 특별히 긍정적인 면을 찾기는 힘들었지만, 계절조정이 아닌 원계열 기준 YoY 증가율은 5.2%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 실제로 hard data에 기반해 성장률을 예상하는 애틀란타 연은은 이 날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2%로 상향했다 (금요일 주택 착공 부진을 반영해 현재 전망치는 다시 2.9%로 하향 조정된 상태). 때문에 수요일 미국 채권시장 강세에 영향을 미친 것은 소매판매 보다는 CPI일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 미국의 core CPI는 1월 +2.3%YoY를 기록 후 줄곧 하락해 2013~2014년 저점인 +1.6%YoY에 근접한 +1.7%YoY를 기록 중이다. 나는 CPI의 상방 리스크는 매우 낮다고 생각하지만, 기조적인 하락 리스크 역시 낮다고 보는 입장인데 1) 달러 강세 압력이 없고, 2) 미국 주택시장이 견조한 상황이기 때문 (CPI 내에서는 shelter의 비중이 33%로 가장 높다). 최근 판매와 착공 중심으로 주택 관련 지표의 둔화가 관찰되긴 했지만. 낮은 주택재고와 타이트한 건설업 고용시장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주택 시장의 확장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확인된 지표들이 기대처럼 강력한 2분기 성장률 반등을 지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연준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만큼 성장률과 물가가 둔화될 것이라는 명확한 단서도 찾아보기 힘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결국 7월에 발표되는 6월 지표들을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
3. The world is flat
연초에 비해 대부분 국가의 일드커브가 플랫되고 있는 상황인데, 국가별 장단기 스프레드 추이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
(1) 연초에는 독일보다 미국의 일드커브가 더 스팁되어 있었는데, 트럼프 이슈가 부각된 5월 초를 기점으로 미국의 커브가 더 플랫해지지만 괴리가 더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ECB가 완화적 스탠스를 고수하면서, 유럽 경기 호조에 대한 전망가들의 톤에 비해서는 독일의 커브가 스팁되지 못하는 중.
(2) BOE 내 인상 소수의견이 더 많아졌지만 영국 커브가 추가로 플랫되지는 않았다.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소수의견이 실제 인상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시장은 일단 판단하는 중.
(3) 호주는 지난주 고용지표 호조에도 커브가 스팁되지 않았는데, 고용 호조를 경기 개선의 신호탄으로 간주하기엔 무리인 반면 RBA의 스탠스 전환 리스크만 높아졌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생각. 호주 채권에 대해서는 플래트너나 10Y 롱 진입 찬스를 다시 노려볼 수 있을 듯.
(4) 한국도 한은의 미묘한 스탠스 전환, 상고하저의 경기 패턴 전개 가능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플래트닝이 유력해 보인다. 대외 요인으로 스티프닝 조정이 관찰되면 플래트너 진입 기회로 활용 가능할 듯.
(5) 아직 먼 이야기이긴 하지만 역시 BOJ의 10년 금리 타게팅 정책 철회는 나중에 시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 중국 커브를 보면 호주나 한국 커브의 장기 전망도 플랫으로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4. Trading note
FOMC 전략이 빗나가면서 한국 플래트너 기회도 놓쳤다. 스스로도 FOMC 전략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고, 같은날 발표된 CPI와 소매판매로 시장의 포지션을 짐작해 사이즈를 키우지 않았던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컨빅션을 강하게 가져갈 수 있는 부분이 보이지 않는 국면이고, 이번주는 중요한 지표 발표도 없다. 중국 A주의 MSCI 편입 여부는 주목 중인데, 추가적인 긴축을 하지 않는 PBOC와 달러 약세 트렌드가 조합되어 뜬금없이 중국 자산 시장이 랠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 한국 커브와 KRW, 중국, 연준 인사들의 발언 정도를 관찰하면서 하반기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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