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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2일)는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주열 총재의 한국은행 창립 기념식 발언으로 한국 채권시장은 약세. 오전 회의에서 의사록과 FOMC 전에 남아 있는 롱도 접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고 나왔는데, 롱 청산 정도가 아니라 숏 진입 찬스였다. 기념식 일정을 몰랐던 것은 아니었지만 기념식에서 정책 발언이 등장할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못했다. 타이밍의 템포를 반박자만 올려 보자는 생각을 요즘들어 하고 있었는데 실행하지 못한 내 불찰. 앞으로도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는 조심해야 한다고 본다. 금통위, 의사록 발표 뿐 아니라 스피치도 포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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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의 발언을 한국 금리인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헤드라인들을 많이 봤다.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비하면 채권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작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실제 한은의 스탠스는 헤드라인과 시장 반응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 즉, 총재의 발언이 언론들의 보도처럼 뚜렷한 인상의 신호는 아니지만, 오늘 채권 시장이 반영한 폭보다는 조금 더 hawkish한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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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에 썼던 로직을 바탕으로 미국채는 84.3bp에 10% 사이즈로 2Y-10Y 스티프너를 가도 괜찮다고 생각(스탑 80bp). 수요일까지 흐름을 관찰 후 애드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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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통화긴축이 시작되면 처음에는 장단기 금리가 같이 상승하지만, 경기가 통화긴축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단기금리만 오르고 장기금리는 다시 하락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중앙은행이 긴축을 할 수록 장기금리는 더 하락해 자산가격을 부스팅 시킨다. 최근 한국 경기가 호전된 것은 사실이나 금리 인상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만약 정말로 한은이 통화긴축을 시작한다면 위 시나리오가 한국에서 관찰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을 오늘 했다고 저녁 자리에서 홍팀장님께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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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파악되는 통화정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더 내리지는 말라'는 것. 총재는 정부의 정책에 순응하겠다는 입장이며 지표는 개선되는 중이다. 그렇다면 총재에게 가장 편안한 선택은 hawkish freeze가 될텐데, 총재가 hawkish freeze를 하면 금통위원들 중 누군가가 인상 소수 의견을 내기 편안해진다는 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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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긴축이라는 말은 맞지 않는다는 총재의 발언으로 채권시장은 다시 강세. 어제오늘 발언을 종합해보면 '경기가 호전되거나 정부 정책이 디레버리징을 지향하면 그에 맞춰 금리를 올릴 수는 있는데, 지금이 워낙 완화적인 상황이니깐 올리는 것을 긴축이라고 볼 수는 없고 완화의 정도를 조금 조절하는 정도일 뿐이다' 라는 말을 총재는 하고 싶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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