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eekly comment
미국 금리의 향방을 고민하다가, 90년대부터 지금까지 IT버블과 금융위기 외에 눈에 들어오는 국면들을 간단히 정리했다.
A : 93년 말 ~ 94년 말
93년 4분기 성장률 5.4%를 시작으로 capex 중심의 강력한 경기 반등이 관찰된 시기. 93년 9월 50.8이던 ISM제조업지수는 94년 10월 59.4까지 상승한다. 동 기간 미국 10년 금리는 5.37%에서 7.89%까지 치솟고, 연준은 94년 2월부터 연말까지 금리를 3%에서 5.5%까지 대폭 인상시킨다. 이 시기 미국의 투자 중심의 경기 호조는 1) 플라자 합의 이후 10년 가까이 진행된 달러 약세, 2) 80년대 말 경기 침체 대응을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3) IT(컴퓨터)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물로 보여진다. 흥미로운 부분은 세 가지. 첫째,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했음에도 금리가 상승하고 연준이 긴축을 하니 94년 내내 미국주가는 제 자리에 머물렀다는 점. 오히려 성장이 둔화되고 연준의 인상에도 10년물 금리가 상승하지 않았던 94년 12월부터 주가는 랠리하기 시작한다. 둘째, 유가와 인플레이션이 모두 (당시 기준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 인플레를 억제시킨 다른 요인이 있었던 것인지, 연준의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인상으로 인플레가 유발될 틈이 없었던 것인지는 다소 불분명하다. 셋째, 93년 말 97 수준이던 달러 인덱스가 94년 말 88까지 하락하고, 95년 1분기에는 82까지 추가 하락했다는 점. 미국 외의 국가들에도 경기 개선의 온기가 전해지던 시기였고, 92년 연준의 인하 사이클 종료 이후 달러인덱스가 이미 79에서 97까지 상승해 있었다는 점에서 통화 정책 방향성 선회를 미리 반영하고 있었던 부분도 커 보인다. 정리하자면, 성장률은 폭발하는데 인플레는 플랫하고, 기준금리와 10년물 금리가 모두 상승했으며, 주가는 정체되고 달러는 약세였던 기간.
B : 98년 말 ~ 99년 말
이 시기 미국의 분기 평균 성장률은 5%로 A 시기의 4.5%보다도 높다. 98년 9월 4.4%였던 미국 10년 금리는 99년 12월 6.4%를 기록. 흥미롭게도 연준은 아시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98년 9월 5.5%였던 기준금리를 11월 4.75%까지 3회 인하한다. 연준의 인하가 경기와 장기금리를 크게 부스팅시킨 것. ISM제조업지수는 98년 9월 48.7에서 99년 11월 58.1로 상승. 소비자물가는 core는 정체되면서 headline만 오르는데, 동 기간 유가가 10불 언저리에서 26불까지 폭등하기 때문. 100포인트 근방에서 거래되던 달러인덱스는 연준의 인하에 93까지 하락하지만, 곧바로 회복해 99년 12월에는 101포인트를 기록한다(이후 2002년 2월 120까지 상승). 또한, 당시에는 10년물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가 역시 강세.
C : 2000년대 중반
2003년 3분기부터 2006년 2분기까지의 평균 성장률은 3.5%. 50을 하회하던 ISM제조업지수는 2003년 7월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2004년 5월 61.4를 정점으로 금융위기까지 서서히 둔화된다. 연준의 인상은 2004년 6월에 시작되었지만, 그 전부터 10년 금리는 의미있게 상승하지 못하고 박스권 등락을 반복한다. 30불 정도 하던 유가가 147까지 오르는 것이 2000년대 중반인데, 금리가 유가에 일정 부분 연동되긴 하지만 폭은 미미한 수준. Core CPI는 이 때도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달러인덱스는 2003년 중반 100포인트에서 금융위기 직전 72포인트까지 하락세. 달러는 ISM제조업지수가 반등했던 2005년에만 잠시 강세를 보인다. 미국 주식은 상승하지만 아시아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덜 했던 시기.
D ;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마침 경기도 반등하면서 금리가 상승했던 한 해. 인플레는 낮았고, 달러는 플랫했으며, 주가는 강세였다.
E : 2014년
금리가 반락하고 유가가 폭락하기 시작. ISM제조업지수가 금리에 후행에 이끌려 내려간다. 일본 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통화완화에 가세하면서 달러는 강세. 주가 강세는 지속된다.
F: 2016년 말
트럼프의 등장으로 미국이 독주하는 형태의 경기 개선 기대감이 형성된 시기. 달러 강세, 금리 상승, 주가 강세.
정리 후에 드는 생각들.
(1) 90년대부터 지금까지 경기 개선(ISM제조업지수의 상승) 없는 장기금리의 반등은 없었다. 그러나 ISM제조업지수의 상승이 반드시 장기금리의 상승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2000년대 중반처럼 연준의 연속적인 인상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면 경기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장기금리가 쉽게 상승하지는 못한다.
(2) 인플레 상승 없이 ISM지수만 개선되어도 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 (94년도). 특히 core 기준으로만 관찰하면 더더욱 그렇다. 인플레와 금리의 단기적 향방에 대한 유가의 영향력은 꽤 큰 편.
(3) 지금과 가장 비슷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 당시 유가가 강세였다는 부분만 다르다.
(4) 2012년 이후로 금리가 의미있게 상승했던 것은 테이퍼 탠트럼과 트럼프 두 번. 하나는 통화 긴축에 대한 갑작스러운 어나운스, 다른 하나는 재정 확대 기대감.
(5) 결국 정책 기대감이 재확산되거나, 연준이 오히려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장기 금리가 상승할 수 있을 텐데, 후자의 가능성은 너무 낮으므로 지금 기대해 볼 수 있는 약세 요인은 결국 전자. (후자에 대한 기대감은 차기 연준의장 임명에 따라 좌우될 수는 있을 것)
(6) 특별한 위기가 발발하지 않는 이상 주가의 강세 트렌드가 훼손되기는 참 어려워 보인다.
2. Trading note
주말에 고민하던 부분을 위클리로 썼다. 내가 이번에 틀린 것은 'ISM제조업지수의 상승 없는 장기금리의 반등은 없었지만, ISM제조업지수의 상승이 반드시 장기금리의 상승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점. 결국 미국 채권과 주식 모두 매수 관점인데, 일단은 조정을 기다려야하는 레벨이라고 생각. 원화채는 아직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없다. 위안화 강세로 중국이 다시 통화정책을 완화적인 쪽으로 선회시킬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관심을 두고 지켜보는 중. 만약 중국이 여기서 다시 통화완화를 한다면 큰 자산버블을 경험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P&L 테이블은 추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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