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리폿을 벤치마크하는 것을 목표로 일단 위클리, 혹은 바이위클리 정도의 텀으로 다양한 자산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들을 써 보려고 한다. 내 수준에서 특정 텀을 정해놓고 글을 쓰면 동어반복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고, 글을 억지로 많이 써 두면 틀리게 되는 내용들도 많아지지만 그래도 나는 의무적인 다작의 순기능을 지지하는 편이다. 어차피 전망이나 생각을 담아둔 글과 포지션은 약간 다른 차원의 문제라 틀리는 전망을 하더라도 실보다 득이 훨씬 많다는 것이 내 생각. 주제는 6개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1. 주요 경제지표와 미국채
트럼프가 강력한 재정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와 트럼프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미국 채권 시장에는 병존 중이다. 주말에 화제가 되었던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은 국제정세적 긴장감을 높여 risk-off 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인간이라면 재정정책도 정말 강력하게 쏟아부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자극하므로 한 방향으로의 해석이 쉽지 않다. 주 중에 발표될 2월 ISM 제조업지수, 1월 비농업고용 등의 주요 경제지표는 미국채 금리에 롱보다는 숏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FOMC 역시 최근의 옐런 발언으로 미루어 봤을 때 다소 hawkish한 statement가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을 반영해 미국채 선물은 주요 이벤트 발표 전까지 고점을 낮춰나갈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1월 미국채권이 상하방으로 뚜렷한 한계를 보였던 레벨들이 꽤 견고하다는 데에 있다. 1월 ISM의 호조에도, hawkish했던 옐런 의장 발언에도 2.50%상향 돌파에는 실패했고, 1월 고용 부진, 하드 브렉시트 등의 이슈에도 2.30%은 지지되었다. 즉, 1) 재정에 관련된 트럼프의 돌발 행동이나, 2) 연준의 3월 인상을 자극할 이벤트가 없는 한 레인지 트레이딩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 (해당 레벨 근처에서의 지표나 이벤트가 기회를 제공할 것). 후자의 경우로 간다면 기자회견이 없는 FOMC보다는 1월 비농업 고용의 서프라이즈가 트리거가 될 듯.
2. 한국의 일드커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한국은행, 한국의 지표 반등, 미국 금리의 상승 가능성을 조합한 3Y-10Y 스팁 뷰가 많았지만, 실제로 한국의 일드커브는 1월 내내 정체되었다. 특히 미국채 금리가 오르더라도 한국 단기물 금리의 상승폭이 장기물 금리의 상승폭을 따라잡는 현상이 계속 관찰되는 상황. 이는 한국 커브가 더 스팁되기 위해서는 1)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거나, 2) 트럼프 재정 랠리가 한 단계 더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1)의 경우는 아직 요원해 보일 뿐만 아니라 한국은 대개 인하 기대감이 형성될 정도면 장기물 금리가 먼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인하를 워낙 느리게 하니깐), 결국 지금 한국 커브 스티프너를 구축한다는 것은 트럼프 재정 랠리에 베팅한다는 것이 된다. 한마디로 한국 커브 스티프너는 그렇게 편안한 포지션은 아니다. 차라리 지난 금요일과 같은 조정에서 2Y 구간 롱을 가는 것이 낫다.
3. BOJ watch
BOJ의 채권매입규모 조절로 테이퍼링 논란이 잠시 있었지만, BOJ가 근시일 내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JGB 10년물 타겟팅이 BOJ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뚜렷한 시그널이 아직 없고, 통화완화와 재정확대의 조합을 꾀하는 일본이 긴축적인 스탠스로 선회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강달러를 불편해하는 트럼프 때문에 BOJ의 긴축이 시작될 것이라는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BOJ는 FX시장에 개입한 적이 없고, 단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왔을 뿐이다. JPY의 약세가 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미국이 일본의 통화정책에까지 개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BOJ 입장에서 10년물 금리 타겟팅은 FX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JPY를 약세로 보낼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그리고 중국을 견제하고 싶어 하는 미국에게는 여전히 일본이 필요하다. 따라서 만약 BOJ의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가 현재 JPY에 반영되고 있다면 JPY short을 고려하겠으나 아직은 시장도 별로 신경쓰고 있지 않고 있는 듯.
4. 유로존 금리의 상승
미국 금리에 비해 유로존 금리는 1월 들어 꽤 일관적인 상승세를 연출했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묘사하면 미국 금리가 하락할 때는 약하게 연동되다가, 금리가 상승할 땐 유로존 금리가 오히려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 금리의 상승세가 부각되는 이유로는 1) 유로존 경제지표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2) 그에 따른 ECB의 테이퍼링이 연중에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지목되고 있는 분위기다. 스터디에서도 잠깐 나왔던 이야기이고, 나도 일정 부분 동의하는 뷰이다. 다만, 1월 유로존 금리의 상승을 국가별로 봤을 때 이탈리아(49bp), 프랑스(36bp), 독일(24bp)의 순서로 상승폭이 컸다는 점이 불편해 상술한 이유를 근거로 하는 포지션에는 손이 잘 나가지 않는다. 만약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하는 채권 약세였다면 독일 금리의 상승폭이 기타 우울한 나라에 비해 뒤쳐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방향이든 우울한 나라들의 금리 변동폭이 원래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래서 나는 최근 관찰된 유로존 금리의 상승의 배경에 '경기 펀더멘털 개선'이 아닌, '펀더멘털 대비 지나치게 낮은 금리를 지불하던 우울한 나라들의 채권 가격 정상화'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 중이다. 그치만 risk-off 포지션을 잡을땐 미국채로, risk-on을 노릴 때는 분트를 활용하는 선택은 당분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시각을 들려주신다니 기대됩니다. :-)
답글삭제감사합니다. 생각들이 자꾸 휘발되는 것 같아 써 보려는 것인데 조악해질까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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