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이다. 회사에 줄 리서치는 거의 막바지. 오랜만에 여행을 가지 않는 휴가를 얻어 체력을 잘 충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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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고용에 대한 미국채 전략으로, 지표가 잘 뜨면 장기물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고 망가진다면 2년물이 더 하락할테니 스팁을 잡아 두는게 어떨까, 라는 대화를 지난 일요일 chlee와 나눴는데 유가 때문에 커브가 미리 스팁되어 애매한 상황이 됐다. 레벨이 매력적이지 않아 커브 전략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오히려 미국 주식 롱을 고려하는게 나아 보인다. 달러 강세와 레벨 부담 등으로 지수가 잠시 지지부진하지만, 지금의 달러 강세는 미국의 상대적 강세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아직 달러가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는 이르다고 생각.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의 상승은 언젠가 미국 경기 부담 요인으로 인식되겠지만, 그건 최소 내년에 걱정해야 할 문제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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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 연준의 인상은 작년 12월과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작년처럼 인상 시점을 시작으로 달러 약세, 채권 강세가 전개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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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김대표님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몇몇 지인에게 공유겸 여기에 잠시 복붙.
소비에 대한 간략한 이야기를 아래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소비여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 가처분소득의 추이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처분소득은 가계소득에서 세금,이자와 같은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나머지를 뜻합니다. 2012년부터 명목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꾸준한 하향 트렌드를 유지 중인데, 그래프에서 확인 가능하듯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하락은 가계소득 증가율의 하락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처분소득의 하락세가 비소비지출 확대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가계소득의 하락세에 기인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통념과는 달리 한국 가계소비여력 정체의 원인은 세금이나 이자 부담이 아닌 소득증가율의 하락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실질 기준으로 바꿔보면 더 처참합니다. 한국의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은 거의 2년째 마이너스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가계소득이 이 지경이 된 것인지 지표를 뜯어 봤는데, 가계소득의 두 축인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모두 하향 추세에 있다는 것을 확인 가능했습니다. 특히나 사업소득은 그래프를 보는 것 만으로도 고통스럽습니다.
왜 2012년부터 지표가 망가지기 시작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해석이 가능하겠으나, 결국은 경기가 망가지고 있는데 아무런 거시정책적 대응이 없었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경기 상황을 체크 가능한 한은의 제조업 BSI가 80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한 것도 이 때부터 입니다.
이처럼 큰 틀에서 봤을 때 한국 가계의 소비여력은 2012년부터 망가져 왔고, 앞으로도 개선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것이 지금의 상황인데 왜2016년의 소비지표는 호조를 보였을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2016년 소비 호조의 이유는 또 '기저효과'에 있습니다. 일전에도 이 공간에 언급을 했었지만, 한국 지표가 플랫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대부분의 지표가 이 기저효과로 설명이 되고 소비지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매월 발표되는 소매판매 지표를 하나씩 뜯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지표 내에서 약 2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내구재입니다. 내구재 내에는 다양한 품목이 있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품목은 자동차입니다. 차트에서 확인 가능하듯 작년 10월부터 확대된 판매 증가세가 올 6월까지 유지되었는데 아시다시피 개소세 인하로 인한 부스팅이었습니다. 개소세 인하가 종료된 지금은 이제 단순 기저효과의 영역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그 말은 결국 올 10~12월 내구재판매는 크게 망가질 개연성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다음으로는 약 23%의 비중을 차지하는 준내구재입니다. 준내구재의 대표 품목은 의류입니다. 준내구재의 증가율의 중기 방향성은 플랫한 편이라서 역시 기저효과 영향력이 큽니다. 작년 메르스로 망가졌던 준내구재판매 증가율이 9월까지 낮게 유지되었었고, 이것이 올해 6~9월 준내구재 판매 증가율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작년 추이를 통해 대략 짐작해보면 앞으로 10월, 11월은 지표가 깨질 것이고 12월에는 조금 반등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52%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비내구재입니다. 비내구재의 대표 품목은 음식료입니다. 전체 소매판매에서 먹고 마시는 비중이 제일 큽니다. 이 역시 준내구재와 마찬가지로 작년 메르스 시기에 판매율이 둔화되었던 것에 따른 부스팅 효과를 누렸습니다. 올해 남은 10월, 11월, 12월은 9월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김영란법 효과와 정치적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기울기는 완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토대로 내년 소매판매를 예상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수치가 정확하긴 어려워도 대략적으로나마 지표 흐름을 예상해 두면 실제 지표를 확인할 때 꽤 편안합니다.
결론적으로 올 해 남은 기간에는 소비가 대체로 부진하다가 내년 1~2분기에 잠시 반등하고, 3분기 조정을 거쳐 4분기에 재반등하는 모양새가 그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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