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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들.
갑 위치의 어떤 사람이 동석한 을 위치의 타사 직원에게 은근슬쩍 취업 청탁을 한다. 그 직원은 '추천'이라는 제도가 회사에 있으니 가능할 것이라고 답한다. 이어서 그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출신 대학을 한 명씩 물어보더니, 한 여직원에게 'ㅇㅇ여대 출신이 아직 시집을 잘가' 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내 경험상 이렇게 시작되는 말들은 거의 안하는게 나은 말들) 오래간만에 20대 여성분들과 술을 먹으니 참 좋네' 라고 첨언하니, 옆 사람이 신나서 '제가 아까 형님 앉으시라고 그 자리(여직원 옆자리)를 비워 놨었어요' 라고 외친다.
나는 그 술자리에서 신조어인 '개저씨'가 무엇인지 아주 제대로 목격했다. 아니, '개저씨' 뿐 아닌 한국의 미개한 단면들을 집약해서 경험했다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최소 10년 안에는 이딴 불편한 술자리를 언제든 박차고 나올 수 있을만큼 자유로워져야 할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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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제2롯데월드 몰에서 쇼핑을 했다. 안전 우려만 해결되면 코엑스보다야 롯데몰 쪽이 좀 더 잘 될 수도 있을 듯.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하며 입점해 있는 음식점 곳곳에서 10%정도 할인을 해 주고 있었는데, 소비를 어떻게든 밀어보려는 정책 당국의 부질없는 노력이 느껴져 한숨만 나왔다. 한국은 가계와 기업이 경기 부진의 고통을 맨 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나라다. 참 대단하기도 하지만, 대단하다는 점을 온 몸을 불사르며 증명해 내고 있다는 점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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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중국과 관련된 레폿들을 다 정리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하지 못했다. 좋아하는 글들을 읽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많이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는 자랑할 거리가 되지 못한다. 연말까지의 스케쥴 흐름상 이번주는 좋아하는 글 보다는 필요한 글을 공부했어야 했다. 가장 하기 싫은 일부터 손을 대야한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아직도 잘 행하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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