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과 독일
미국 금리를 전고점인 2.42% 위로 밀어 올릴 재료가 무엇일지 모르겠지만, ECB가 버티고 있으니 롱은 자제하면서 기다리자는 것이 지난주의 견해였는데 생각 이상으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미국 금리는 월요일부터 브레이너드 발언과 트럼프 주니어 뉴스로 하락하기 시작해, 화요일에는 옐런 증언 내용이 dovish하게 해석되면서 추가 하락. 'dovish하게 해석되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많은 분들의 견해처럼 엄밀하게 따지자면 증언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기존 스탠스와 크게 다르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 다만, 나는 이런 경우 '증언 내용이 dovish하지 않은데 시장이 과민 반응했다'는 해석보다, '증언 내용이 dovish하지 않았는데도 크게 반응한 것을 보니 시장이 원래 롱으로 가고 싶었나 보다' 라는 해석을 지지하는 편. 결국 이 날 중요하게 보고 있던 ISM 발표 직전 레벨인 2.32%도 훼손당했다. 목요일에는 드라기의 잭슨홀 미팅 참여 소식으로 금리가 소폭 반등했지만, 금요일 CPI와 소매판매의 동반 부진에 다시 하락. 흥미로운 부분은 금요일 미국 지표 부진에도 미국채 강세는 30분 남짓 유지되었을 뿐 곧바로 약세로 전환되었다는 점. ECB를 앞둔 미국의 마지막 주요지표 발표였던만큼, 지표 발표에 따른 강세가 ECB를 인식한 약세 베팅으로 활용된 것이 아닐까 싶다. 미국 금리가 상승 전환했음에도 유로를 중심으로 FX시장의 반전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시장의 주제가 ECB라는 것을 지지하는 부분. 따라서 이번 주에는 ECB 경계감으로 미국 금리에는 다시 2.40%을 향한 상승 압력이 가해질텐데, ECB가 매우 hawkish한 인상을 남기지 않는 이상(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2.40% 돌파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 지난주 미국 금리는 2.30% ~ 2.40%에서 상하방 제한 레벨을 확인한 셈이고, 이 레인지의 의미있는 돌파를 위해서는 ECB가 아닌 미국의 요인이 필요하며, 그 요인은 월말로 예정된 2분기 GDP속보치가 될 것으로 생각. ISM이 지지되는 상황 하에서 2Q GDP는 기대치 상회 시 금리 상승 요인, 부진 시 일시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 될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이번주 초반에는 2.30%과 최대한 가까운 레벨에서 숏을 일부만 구축한 뒤, ECB 이후 레벨에 따라 GDP 대응 전략은 다시 수립할 계획.
미국과 달리 독일 금리 차트에는 ECB에 대한 경계감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8월 잭슨홀 미팅에서의 드라기 발언이 예정되면서, 7월 ECB가 기대만큼 hawkish하지 않더라도 8월을 다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독일 10년물을 0.50%에서 지지시켰다. 적어도 ECB전까지는 상승 압력이 지속될텐데, 이미 0.60%까지 상승한 시점에서 신규 숏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전망은 가능해도 콜은 무리인 상황. ECB가 기대보다 덜 hawkish해 금리가 하락하면 잭슨홀 전에 숏 진입을 다시 노려볼 수는 있겠다. 일단 관망하기로.
2. 한국과 중국
대내적 요인이 옅은 국면이라 한국 금리는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는 흐름을 보이는 중. 이유를 알기 힘든 강/약세, 전일 미국 시장 흐름을 추종하지 않는 장 중 흐름, 등은 모두 한국 금리가 미리 움직일 때 관찰되는 현상이다. 목요일 금통위에서는 별다른 메시지가 없었고, 금통위 이후 추가적인 강세가 전개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경계 심리가 일정 부분 형성되어 있었던 듯. 한은의 스탠스 전환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되어 있다고 보지만, hawkish 금통위 베팅은 레벨이 좋을 때에만 하는 것이 맞다. 역시나 ECB가 버티고 있어 이번주는 약세 압력이 우위를 점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연중 레인지를 돌파시킬 요인이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주말에 발표된 최소임금인상은 논리만 따지자면 단기적인 금리 상승 요인, 장기적인 금리 하락 요인이나(논리의 디테일은 부엉이님 글에 동의), 이것을 당장의 트레이딩 재료로 삼는 것은 무리일 듯. 한국은 미국금리와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
중국 금리는 6월부터 지난주까지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 중. 지난주 인민은행은 역레포 공급을 3주만에 재개했다. 중국의 역레포 순 공급 규모는 1월 +800억, 2월 -6900억, 3월 -4300억, 4월 -800억, 5월 -2300억, 6월 +3700억, 7월은 현재까지 -6500억 위안 수준. 6월에 인민은행이 역레포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순공급하고 금리 상승이 멈추면서 철광석 가격이 반등해 호주 금리와 AUD에도 영향을 줬는데, 7월들어 흡수 중인 자금이 커서 주시하는 중이다. 유동성 관리 스탠스를 정확하게 추적하려면 약 2500억 위안의 월간 무역 흑자와 자본유출입 규모까지 고려해야겠으나, 2016년 초부터는 역레포 추이만 살펴도 대략적인 파악은 가능했다. 지난주 MLF를 통한 3600억 위안의 유동성 공급이 헤드라인을 장식했었지만, 7월 만기 규모가 약 3500억 위안이라는 점에서 순공급 규모는 크지 않고, 애초에 꾸준히 증가 중인 MLF잔고는 인민은행의 단기적인 유동성 관리 스탠스를 읽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음주부터 역레포 공급 규모를 계속 확대해 나갈지 여부에 관심.
3. The risk rally is always and everywhere a monetary phenomenon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지수는 S&P가 나스닥을 아웃퍼폼하게 될 것이고, 글로벌리는 EM대비 DM의 아웃퍼폼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6월 말에 가졌던 관점. 드라기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해 어느정도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던 이 관점은, 6월 비농업 고용이 발표되던 날을 기점으로 급격한 되돌림을 경험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달러 약세와 금리 하락이 조합되면서 다시 기술주와 EM 중심의 강력한 강세가 전개. 이번주 ECB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더라도, ECB driven 금리 상승은 EUR 강세 경로를 통해 달러 전체에 약세 압력을 가하게 되어 EM 주식의 조정을 완충시켜주는 면이 있다. 결국 현재 진행중인 랠리의 진짜 반전은 달러 강세를 수반하는 미국 금리의 상승에서 시작될텐데, 월말 GDP 속보치 전까지 미국 자체 요인을 찾기는 어려운만큼 당분간은 유동성 확장 컨셉 랠리의 지속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 실적 시즌이 랠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4. 한국은행의 수정경제전망
한국은행은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0.2%p 상향. 지난 4월 전망치는 상반기 2.6%, 하반기 2.7%였는데, 이번엔 상반기 2.8%, 하반기 2.9%로 각각 0.2%p씩 상향 조정되었다. 부문별 연간 수치를 보면 민간소비는 2.0%에서 2.2%로, 설비투자는 6.3%에서 9.5%로, 건설투자는 4.5%에서 6.5%로 전부 상향. 수출 전망치 상향이 3.3%에서 3.5%로 오히려 낮은 편인데, 그나마도 상반기 수치를 4.0%에서 4.3%으로 상향한 영향이 컸고 하반기는 2.6%에서 2.7%로 0.1%p 조정되었다. 소비는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될 듯 하고, 예상보다 설비투자 개선폭이 크며, 건설투자 둔화는 가시적이지 않고, 수출의 추가 호조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한은의 생각인 듯. 조금 적나라하게 바꿔 말하자면, 한국 경제를 전망함에 있어 수출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수치에 칼질을 했다는 것은 사실상 전망을 바꾼 것이 아니라는 의미. 한은의 관망적 스탠스가 그대로 반영된 수정경제전망이라고 생각한다.
5. Trading note
관건은 ECB인데 앞서 언급했듯 지금 레벨에서 독일 금리나 유로에 들어가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ECB 자체보다 ECB라는 이벤트가 소화된 이후의 시장을 그려봐야 할 듯. 미국채는 2.30% 근방에서 10% 사이즈의 숏을 트라이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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