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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 광화문 영풍문고에 들러 트럼프 관련 책 두 권을 사고, 다양한 분들을 만나 거리를 걸었다. 핸드폰이 터지질 않아 만나지 못한 친구도 있었지만, 그래도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났다. 오늘 만큼은 나와봐야겠다는 생각을 나만 한 것이 아니었다. 세종문화회관 뒤쪽에서 김대표님을 잠깐 뵙고, 내자동에 들러 wclee형을 기다리는데 옆에 앉아 계신 분들 모두가 wclee형을 기다리고 계시다길래 좀 웃겼다. 제일 나중에 만난 회사 동기랑 통인시장 위쪽까지 다녀온 뒤 집으로 향했다. 전부 사전 약속 없이 당일에 연락이 닿아 성사된 만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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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비는 시간을 활용해 강준만의 도널드 트럼프를 읽었다. 집회가 열리는 곳 인근 카페에서 트럼프 책을 읽자니 그야말로 이보다 확실한 내우외환 체험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커브는 스팁을 더 볼 게 아니라 10Y-20Y 플래트너나 고려해야겠네, 라는 어두운 상상을 하며 책을 펼쳤다. 트럼프를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를 예상하려면 트럼프가 어떤 인간인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일단 책을 통해 느낀 트럼프를 요약하자면 '호평이든 악평이든 (주로 악평이지만) 관심을 먹으며 모멘텀을 유지하는 타고난 선동꾼' 정도에 가까운 듯. 즉, 라이프 컨셉이 하나의 거대한 작전주와도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까지 잘 질주해왔고 관성만으로도 상당폭 더 달릴 것 같지만 반대로 모멘텀이 훼손되면 순식간에 패망할 리스크를 지닌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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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의 관점에서, 이번에 스티프너를 너무 빠르게 청산한 점은 아쉽다. 대선이라는 이슈를 잘라먹고 나온다는 생각이었지만, 메인 주제는 사실 대선이라기보단 트럼프였기 때문에 그의 불확실성이 만드는 가격의 관성을 좀 더 고려했어야 했다. 트럼프의 과격한 공약들의 이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이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팽배한 것만큼 가격의 관성을 유지시켜주는 것에 우호적인 상황은 없기 때문에 대선 직후 관찰된 가격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높게 봤어야 한다는 뜻. 그러나 지금 레벨에서 스티프너나 채권 숏을 바로 재구축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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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손절성 물량이 쏟아지며 국고 금리가 3년 이하 구간마저 크게 올랐다. 나를 포함해서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만 없다면 3년이 1.55~1.60%을 넘겠어?' 라는 생각이 너무 많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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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민 중인 전략은 2Y 롱과 10Y-20Y플래트너의 조합.
저도 2Y 롱이 좋아보였는데...
답글삭제일찍 잡았으면 죽었겠죠. 정말 어려운 장입니다.
네..포스팅했던 월요일 기준으로만 봐도 캐리가 좋길래 눈에 들어왔었는데, 말씀처럼 그 때 들어갔으면 죽었을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숏 장 경험은 처음이라 공부가 많이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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