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31일 월요일

1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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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가 정교한 재귀이론으로 주식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한 후 주가는 오히려 폭등했다. 반대주장을 편 사람이 소로스에게 그때의 논쟁을 기억하느냐 물었다. '당연하지. 도중에 생각을 바꿔 큰돈을 벌었으니'

from 이영두 전 회장 트윗.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91페이지.



-2-
주말에 접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북한의 대남접촉시도 배경에 중국 경기의 부진이 있다'는 뷰. 북한의 대중국 수출의존도가 호주 이상으로 절대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 주장.



-3-
나는 의미 없는 과음과 폭음은 질색이지만 재밌는 술을 즐기는 것은 좋아한다. 이것을 꽤 오랜 시간 잊고 살았는데, 한국에 잠깐 나온 유학생 친구가 훌륭한 동네 바를 소개시켜줘서 다시 발동이 걸릴 뻔 했다. 라프로익 하이볼이 그렇게 좋을 줄이야.

의식주와 관련된 디테일을 추구하는 것은 즐겁다. 미식을 하고, 멋진 옷을 입는 것에서 사람은 어느정도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셋 중에 압도적인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은 주거 공간. 이유는 주거가 가장 비싸기 때문일 것이다.

신기주 기자님의 신간 '생각의 모험' 인터뷰에서 건축가 황두진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건축에 관심을 가지려면 다른 것들이 꽤 충족된 상태여야 합니다. 음식이나 옷이나 자동차 정도는 자기 자신을 속이고도 선택할 수 있어요'



-4-
한국 경기에 대한 몇몇 긍정적인 전망에서 제시하는 문구는 단 하나 뿐이다. 중국 경기가 다시 부스팅을 받아 고성장을 유지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 그만큼 긍정적 시나리오를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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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동아리 후배 기수인 동갑내기 친구가 내 종목 레포트를 읽고는 '너는 리서치 쪽인가 보네. 난 매매 쪽이야.' 라고 해서 몹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작년부터 올해까지 주위에서 비슷한 말을 네 번정도 들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여전히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참 재밌다. 사실 나의 리서치는 아직도 허접한 편이고, 학생때만 해도 스페셜티는 오히려 기술적 분석과 매매였는데. 나는 아무리 스토리가 좋아도 시세 흐름이 불편하면 매매하지 않고, 심지어 차트에서 먼저 영감을 얻어 리서치를 하는 경우도 꽤 많다.

2015년 8월 28일 금요일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미국 시장의 월요일 변동성은 정말 대단했다. 금융위기 시절 코스피를 매매하며 나름 별별 케이스를 많이 접했다고 생각했는데, 월요일 나스닥과 S&P선물의 움직임은 그 때의 기억을 뛰어넘었다. 특히 나스닥 선물의 경우 개장 전 여러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어 거래가 불가능했을 정도. 화요일과 수요일도 만만치 않았다. 급등 후 급락, 급락 후 급등의 양상을 보이며 시장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엔과 유로의 큰 변동성, 금의 하락,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상승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역시나 금번 조정이 붕괴의 서곡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것은 큰 그림일 뿐 당장 미국주식 long을 가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평균적인 변동성이 높아져 있는 시기에는 중장기적인 뷰와 무관한 가격 흐름이 빈번하게 등장한다.

문제는 그러한 가격 흐름에 일일히 의미를 부여하다가는 다치게 된다는 것. 가격 등락의 함의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가치있는 일이지만, 가끔은 아무 의미 없는 가격의 흐름이 관찰되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러한 움직임에 일일히 의미를 부여했다가는 피곤해질 뿐만 아니라 잘못된 분석 결과를 내놓기 쉽다. 즉,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것들을 의도적으로 간과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해력이 저하될 수가 있는 것. 이것은 비단 마켓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상대방에게 있다 하더라도, '가끔은 이해 불가능한 점이 있다' 라는 부분까지 이해를 하고 넘어가야 상대를 오독하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대부분의 오해와 실패는 모든 것을 이해해 보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2015년 8월 24일 월요일

미국에 대한 생각 - 침체와 번영의 경계에서

지난주 목,금 양일간 미국 주식 시장은 크게 하락했다. 올해 내내 좁은 박스에서 응축되던 시세가 결국 아래로 먼저 뚫렸다. 연준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미국 주식이 가격 조정을 보이면 long view를 가지는 것이 기존 계획이지만, 하락의 기울기가 이 정도로 급격하면 사실 두려움이 앞선다. 단순 가격 조정이 아닌 대폭락의 시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장 7년간의 금융완화를 끝내고 정상 궤도에 본격 진입할 것인지, 아니면 다시 대침체로 회귀할 것인지. 미국은 지금 그 기로에 서 있다. 큰 그림을 체크해 보아야 할 시점.

먼저 미국을 자금순환표 관점에서 조망해보자.


이 자금순환표는 리처드 쿠가 즐겨 활용하는데, 어느 주체가 0% 위에 있으면 순저축자임을, 반대로 아래에 있으면 순투자자임을 의미한다. 해외가 0보다 높다는 것은 미국이 돈을 해외에서 빌리고 있다는 것. '15년 1분기 기준이며, data를 미세 가공하지 않아서 조금 어지럽지만 큰 추이를 보기엔 문제가 없다.

리처드 쿠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경제는 가계가 맨 위에 순저축자로 위치하고, 기업이 맨 아래 순투자자로 위치하며, 정부와 해외는 0 근처에 위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데 만약 대공황, 대침체와 같은 자산가격 폭락 위기가 발발하면 기업과 가계의 대차대조표가 크게 손상되고, 이들이 동시에 순저축에 나서게 된다. 위 그래프로 보자면  기업과 가계가 동시에 0% 위에 위치하는 2009년에 해당. 그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금리를 내리고 QE를 해봤자 기업과 가계가 대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금융완화는 아무 의미가 없고, 정부가 나서서 수요를 창출해줘야 한다는 것이 쿠의 주장이다. 물론 파란색 선을 보면 미국은 재정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나는 대차대조표 불황 하에서의 금융완화는 기업과 가계의 레버리징을 도모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자산 가격 폭락 시 금융완화는 자산 가격의 추가 폭락을 저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대차대조표가 더 망가지지는 않게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이다. 즉, 나는 2008년과 같은 위기에서는 재정과 통화정책을 둘 다 적극적으로 쏟아 부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경제학자는 아니기 때문에 나의 오리지널한 생각이라기 보다는 크루그먼의 의견에 동의하는 것으로 해두면 적절할 듯.

여하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금 체크해야 할 것은 두 가지. 1)대차대조표는 다 회복되었는가, 2)자금순환표 상 지금 주체들의 위치는 어떠한가. 일단 일본이 15년이 걸렸던 것에 비해 미국은 5년이 지난 2013년~2014년경 대차대조표를 회복했다(자료는 추후 첨부). 그리고 현재 자금순환표에서 주체들의 위치는 비교적 이상적인 편.

여기서 가계 부문을 한번 들여다 보자. 그래프에서 보면 가계 부문은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말까지 줄곧 하락한다. 대출을 확대해 소비하고 있었다는 의미. 90년대 말 IT버블이 터지지만 이 추세는 이어져서 급기야 2000년대 중반에는 마이너스권에 이른다. 이것은 지속 불가능한 일이었고 결국 금융위기로 이어진다. 그리고 가계는 다시 저축을 하며 망가진 대차대조표를 회복 시킨 것.

이쯤에서 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중반식의 주식시장 강세에 익숙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제 다시 보라색 그래프가 하락해야, 즉, 가계가 왕창 쓰기 시작해야 강세장이 오는 것이 아닌가' 라고. 그렇다면 가계가 여전히 자본잉여 기조에 있고, 기업과 정부의 투자가 cover하던 60년대  초반에는 주가가 안좋았을까? 그렇지 않다.


중간마다 부침은 있었지만 60년대에는 S&P 500이 60에서 100포인트까지 65%상승하는 약 10년간의 강세장이 연출되었다. 90년대만큼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강세장은 강세장이다. 대공황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기준금리도 normalization 중이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가계의 re-leveraging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강세 뷰를 가지는 게 가능한 것이다. 물론 기업과 정부의 순투자가 전제되기에 이 부분은 계속 관찰해야 한다.

아래 조지프 엘리스의 차트를 보더라도, 65년~80년까지 가계의 잉여세가 반드시 부진한 PCE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전제되는 것은 실질임금의 증가인데, 차트의 우측 끝을 보면 현재 실질임금은 견조한 편.

결국 민간 대차대조표 회복과 자금순환표의 정상화, 실질임금과 실질소비자 지출의 추이를 종합해 봤을 때 최근의 미국 주식 폭락은 대침체로의 귀환 보다는 일시적 가격조정에 가까워 보인다. 그것은 결국 조정의 끝을 예상하긴 어렵지만 이번 조정이 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뷰를 유지.

아래는 살짝 손을 본 기술적 지표로 S&P500을 긴 관점에서 바라본 것.


기술적으로는 1,940 포인트 부근 지지가 어렵다면 1,800포인트까지의 조정도 가능해 보인다. 그리는 김에 여러 지수들을 간만에 살펴봤는데, 첨부하진 않았지만 기술적으로 가늠한 코스피의 '16년 타겟은 1,450포인트. 틀리길 바랄 뿐.

2015년 8월 15일 토요일

천재들의 실패

세상의 모든 매매는 방향성 매매이다. 일물일가를 전제하는 차익거래조차 사실은 일물이 일가로 귀결될 것이라는 방향성에 베팅하는 매매일 뿐이다. 일전에도 포스팅했듯, 방향성 매매는 결국 평균회귀와 추세추종의 두 가지로 나뉜다. '이제 시장이 제 자리로 돌아갈거야' 또는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평균회귀를 '평균으로 회귀할 것에 베팅하는 방향성 매매'로 이해하지 않고, '위험이 거의 없는 차익거래'로 이해하면 망하게 된다. LTCM 처럼.

이 책에서 나를 가장 흥미진진하게 만든 부분은 LTCM의 화려했던 시기도, LTCM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도 아니었다. 간간이 히어로처럼 등장하는 버핏과 소로스가 의자에 구겨져 책을 읽던 나를 고쳐앉게 만들었다. 정말이지 아이언맨과 배트맨이 따로 없다. 다만 이들은 곤두박질 치는 천재들을 돕진 않는다. 책에서 둘의 존재감을 엿볼 수 있는 내용 일부를 첨부.



1)
"나는 다르게 봅니다" 소로스는 그렇게 말했다. 이 투기꾼은 시장을 유기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시장이 진행 중인 사건들과 상호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시장은 불모의 추상적인 시스템이 아니었다. 이 점에 대해 그는 "정상분포 곡선이란 틀린 개념이라고 봅니다. 과거의 경험에 근거해서는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예외적인 현상들이 있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소로스의 펀드가 가까스로 20억 달러를 잃은 러시아는 교수들의 곡선에서 벗어나 있는 그러한 '예외적 현상'의 사례였다.

메리웨더는 조용하지만 설득력 있게 LTCM의 시장들이 원상 회복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본이 풍부할수록 기회는 커진다. 소로스는 가만히 듣고 있었지만, 드러큰밀러가 메리웨더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소로스가 러시아에서 잃은 손실을 빠른 시일 안에 만회할 기회임을 직감했다. 대담하게도 소로스는 LTCM이 추가로 5억 달러를 끌어들여 그들의 자본을 만회할 수 있다면, 1주일 후인 8월 말에 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제의했다.

(천재들의 실패 p231)



2)
10시 25분, 반백의 머리에 눈썹이 짙게 올라간 64세의 거친 시카고 출신 맥도나우가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내고, 회의를 1시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아직 길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덧붙였지만,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CEO들은 깜짝 놀라 어리둥절했다. 나중에 코진과 태인이 맥도나우를 한켠으로 불러 갑자기 새로운 사태 발전을 보고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버핏이 입찰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난 우리가 협력하고 있는 줄 알았소!" 솔로는 화가 나서 소리쳤다. 그러나 맥도나우는 이 천우신조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그는 연방준비은행이 개입하지 않는 해결책을 더 좋아했던 것이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는 지금 몬테나의 대목장에 있는 버핏에게 전화를 걸었다. 버핏은 확인을 해주고, 지금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중략)

골드만삭스의 투자 담당인 크로스가 서류를 준비하는 동안에 버핏은 메리웨더에게 전화를 했다. "존". 그는 특유의 콧소리로 불렀다. "내 이름으로 포트폴리오에 입찰한 것을 보게 될 거요. 그게 나라는 걸 알고 있기 바라오." 메리웨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천재들의 실패 p311~p312)

2015년 7월 29일 수요일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

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해 무지하다. 오래전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를 읽었지만 기억에 남아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나의 '듣는' 행위가 워낙 대중가요적 보컬에 편중되어 있었기에 클래식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 복면가왕에서 아이돌이나 배우가 아니라면 첫소절을 듣고 거의 가수를 맞힐 수 있고, 좋아하는 가수의 라이브들 대부분을 머릿속에서 재생할 수 있는 나지만 클래식 곡을 듣고 작곡가를 떠올리는 일은 잘 하지 못한다. 모르기 때문에 즐길 수 없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는 성향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가끔 의도적인 환기를 한다. 6년전에 그라우트의 서양음악사도 그래서 샀다. 그리고 올 해에는 '음악의 기쁨'을 샀다. 즐길 수 있을 때까지 다시 공부해 보려고. 그렇다면 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편지'는? 그냥 손열음이 좋아서 샀다. 보다 정확히는 손열음의 글이 좋아서.

대부분의 창작가는 본인이 창작하고 싶은 것과 창작물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쓰는 사람이 쓰고 싶은 것과 읽는 사람이 읽고 싶은 것에는 간극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좋은 글에는 그 간극이 없다. 필자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데 독자도 그 글이 읽고 싶고 재밌다. 손열음의 글이 그렇다. 내가 잘 모르는 클래식이 글의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미롭다. 재밌으면서도 진지하고, 솔직하다.

애초에 어느 한 인간이 진지함과 솔직함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행위는 글쓰기 외에는 잘 없을지도 모른다. 현실에서 진지하고 솔직했다가는 외로워진다. 심지어는 금융권 종사자 중에서도 진지하고 솔직하게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다수는 그런 대화보다는 그냥 농담으로 도배된 대화를 좋아한다. 혹자는 현재를 경박단소의 키치의 시대로 규정하고, 진지함과 솔직함이 배척되는 배경을 이 시대의 특성에서 찾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역사상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이 인기있던 시절이 있었던가. 늘 사람은 진지함과 솔직함 보다는 재미를 좇아왔다. 결국 평소에는 재밌는 사람으로 살면서 진지함과 솔직함은 같은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들끼리만 공유하는 것이 진지하고 솔직한 사람들의 최선이 된다.

그런데 좋은 글은 그 최선을 뛰어넘는다. 즉, 진지하고 솔직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재밌기까지 한 것이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이나 대단한 능력이다. 그러한 능력을 가진 손열음이 부럽다. 보러 갈 예정인 8월의 연주를 기대하며.

The key factor of the KRW's devaluation

In my last article, I noted that there are three factors that made the KRW to be depreciated.

(a) The sluggish exports data caused by economic slowdown in China

(b) A few policies to induce overseas investment

(c) A coming of Fed's rate hike

Seemingly, all those factors are reasonable, however, a following chart suggests that the main factor of the depreciation of the KRW is (a).


According the chart above, the recent currency depreciation across the Asian FX market is highly correlated with the export exposure to China. In other words, the slump in Chinese economy has widespread effects on the Asian emerging market.

The thing is, the Chinese economy can't be bounced back in a short time. A growth rate of the Chinese GDP is projected to fall below 7% in the near future, and stock market bubble should be burst anytime soon.

Hence, as long as the Chinese economy remains stagnant, there is no reason to withdraw my outlook of the KRW depreciation. The depreciation of the KRW is not transient but structural.

2015년 7월 23일 목요일

15/07/23

-1-
오늘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발표되었다. 1) 대출 시 담보 보다는 갚을 능력을 위주로 평가할 것이고, 2) 고정금리 비중 확대를 유도할 것이며, 3) 원금도 같이 갚아나가는 쪽으로 유도한다는 내용. 방향성 자체는 맞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간다는 의견들이 많은데 내 생각도 그렇다. 안심전환대출과 같은 파격적 금리 할인이 없다면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고정금리로 많이 갈아타지는 않을 것이고, 원금상환을 유도하려면 대출 만기를 40년까지는 확대하는 등의 구체적 방안이 필요할 것. 게다가 오늘 나온 방안들은 16'년 신규대출부터 적용.

결국 실질적인 대출 억제 효과는 미미한 반면(사실 지금 대출 규모 자체를 억제하는 법안을 내놓기는 대단히 어렵다), 대출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게 됨으로써 부동산 시장의 강세 심리를 자극하게 될 듯. 연말까지 부동산 상승세는 한층 더 강화되지 않을까.



-2-
최근 절하 중인 원화를 보고 있으면 역시나 투자의 최선은 필연을 거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기회, 또는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손해볼 가능성이 낮은' 기회는 산재해 있다. 그것을 찾을 수 있는 안목과 더불어 그 기회에서만 움직일 줄 아는 자기관리 능력이 필요한데 둘 다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 특히 후자는 너무 어렵다.



-3-
주말부터는 일본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 일본 회복의 배경에는 미일공조의 강화가 있고, 미일공조 강화의 배경에는 중국의 부상이 있다. 그런데 중국이 부상은 커녕 넘어져 굴러다니게 된다면 미국 입장에서 미일공조 강화를 유지할 유인이 줄어들지 않을까.

이 고민을 좀 더 자세히 쪼개보면 아래와 같다.
1) 중국은 과연 넘어져 굴러다닐 정도의 위기를 겪을 것인가? 겪게 된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일까?
2) 일본이 미일공조 없는 경기개선 유지가 가능한 자생적 회복력을 갖추는 시기는 언제쯤일까? 즉, 세번째 화살은 언제 과녁에 맞을 것인가?

한마디로 이 고민은 '중국이 넘어지는 것과 일본이 세번째 화살을 맞추는 것 중 어느것이 빠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과 같은데, 나도 하는 고민을 일본이 하고 있지 않을리 없다. 여기에 아베의 지지율이라는 타임리밋까지 감안하면 일본은 지금 스피드 게임을 하고 있는 셈. 결국 중국의 부진은 일본의 추가 부양책 촉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고민의 첫 로직인 '중국 부진->미일공조 약화->일본 경기 약화'가 '중국 부진->일본의 추가부양' 으로 변경되었다. 만약 중국이 의외로 부진 우려를 훌훌 털고 일어난다면 그건 그것대로 미일공조 강화를 지속시켜 일본에게는 긍정적일 것. 내가 좋아하는 필연적 거래의 기회.

이 모든걸 뒤집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리스크는 미국 경기가 약화되는 것. 경기가 아예 침체로 접어들며 불황이 재시작되면 미국채 롱이라도 가겠지만, 가장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금리 인상을 내년 초 정도로 재연기 하면서 경기판단을 애매하게 만드는 상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면서, 중-일 동향을 잘 살피는 것이 나의 하반기 미션.

2015년 7월 21일 화요일

My technical views (6)

The Korean currency has depreciated by 6.87% from May and I forecast this trend will be continued for a while. A view of additional devaluation in Korean currency is supported by following factors; (1) a sluggish Korean exports data caused by an economic slow down in China and a weak Yen, (2) a few policies to induce overseas investment, (3) and the coming of Fed's rate hike.

However, even if I keep my view on Korean currency devaluation, how do I trade this currency practically? Here I introduce an useful technical tool for this kind of trading, Andrew's pitchfork.

Definition of Andrew's pitchfork (from investopedia)
A technical indicator that uses three parallel trendlines to identify possible levels of support and resistance. The trendlines are created by placing three points at the end of identified trends. This is usually achieved by placing the points in three consecutive peaks or troughs. Once the points have been placed, a straight line is drawn from the first point that intersects the midpoint of the other two.

A following chart is an application of Andrew's pitchfork on recent Korean currency market.

If I had a fundamental view of Korean currency devaluation(it means I expect the chart should go up more), I can stick to my USD/KRW long position until the middle line is broken. As the middle line is on upward trend, the stop level(the level that long position cleared) also goes up as time goes by.

There are two significant technical implications on Andrew's pitchfork; firstly, the technical approach is quite flexible because the lines are determined by three consecutive peaks and troughs. It implies that the predetermined technical tools like 20-day moving average are meaningless, and every technical tools need to be adjusted in real time. Secondly, to protect traders from fatal loss cut, the stop level has to go up as time passes. Also, it functions as a trailing stop to protect profit.

In conclusion, as long as USD/KRW is placed above the middle line, I see the Korean currency devaluation is likely to be continued, and I will keep my USD long position against the Korean currency.

2015년 7월 20일 월요일

원화의 미래

책의 도입부를 읽을 땐 왜 제목이 '원화의 미래'인지 의아했다. '경제를 보는 법' 정도로 좀 더 포괄적인 제목을 붙여도 될 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읽고서야 제목을 이해했다. 저자는 마지막 장에서 무려 10년 후를 전망한다. 도입부는 그 전망을 이해시키기 위한 제반 지식의 설명인 것. 많이 배울 수 있는 친절하고 좋은 책.

배운 내용과 짧은 생각들을 섞어서 정리.


1) 고정환율제에서는 통화 완화를 해봤자 환율 유지를 위해 유동성이 재흡수된다. 당연한 내용일 수 있지만 저자의 편안한 설명 덕분에 다시 한번 인지했다. 역시나 머리에 떠오르는 나라는 중국. 고정환율제도 하에서, 특히나 외환보유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의 각종 통화완화는 대단히 허망하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의 주가 부양책들은 실패로 끝날 것이고, 결국 자본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 나는 그 때까지 중국을 거래하거나 예상하지 않을 생각.


2) 기업 설비투자의 대표적 선행 지표는 자본재 수입과 기계류 신규 주문. 그러나 설비투자보다는 재고순환 흐름이 더욱 빠르게 경기를 반영한다. 기업들의 투자 판단은 경기를 확인한 다음 이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 생각해보면 기업의 경영이란 것도 결국은 투자 타이밍의 문제. 경기를 읽고 바닥에서 투자할 줄 아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경기 회복에 대한 뷰가 있다면 투자를 확대 중인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 일본의 어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을까?


3) 원유가격은 수입단가 추세 파악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출단가 추세 파악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이교역지수(미국 내구재 생산자물가/미국 원자재 생산자물가)를 활용한다.


4) '장단기 스프레드의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시그널이다' 라는 문장은 너무도 중요해서 책상 앞에 붙여두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크게 프린트하여 가훈으로 삼아도 좋다.


5) 은행의 예금금리는 일반적으로 정책금리에 연동되는 반면 대출금리는 장기금리에 연동된다. 따라서 커브가 스팁되면 NIM이 개선된다. 미국 은행들이 2007년 서브프라임 대출을 확대했던 것도 커브 역전으로 악화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은 어떠한가?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인상은 당분간 어려워 보이나, 연준의 인상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장기금리는 상승 압력을 받을 것. 따라서 커브 스팁은 지속될 것이고, NIM은 지금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섹터 플레이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은행 비중은 중립 이상으로 담아 두는게 편안할 것.


6) 90년대 초반 동아시아의 고성장은 단순한 요소 투입 증가에 의한 사상누각이었다. 결국 유일한 성장의 원천은 요소생산성의 개선. 각주에 기술된 로렌스 라우, 김종일(1994)의 <동아시아 신흥산업국들의 성장 원인>과 <경제 성장에서 동아시아 신흥공업국들의 인적 자본 역할>, 얼윈 영(1992) 교수의 <두 도시 이야기:홍콩과 싱가포르의 요소누적과 기술 변화> 논문을 읽어봐야 겠다.


7) 재고가 해소되면서 주문이 더욱 증가해야 경제 전반에 비용 상승 압력이 나타난다. 지금 미국은 아직 재고 수준이 높다. 나는 하반기 내에 미국에서 주택시장 호황에 따른 인플레 반등이 관찰될 것으로 기대 중이지만, 본격적인 물가 반등은 역시 재고가 소진된 이후 나타날 것이다.


8) 전체 인구 중 도시 인구 비율이 70%선에 근접하면 도시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2015년 7월 15일 수요일

15/7/15

-1-
지난 토요일 이사를 마쳤다. 집 문제 때문에 루즈해졌던 블로깅, 리서치, 투자, 운동 등의 라이프 사이클 전반을 다시 타이트하게 되돌릴 시간. 새로 옮긴 집은 여러모로 마음에 든다. 평소 다니던 헬스장과 지척이고, 석촌호수와도 3분 거리라 운동하기 좋은 환경. 스타벅스가 가까운 것 역시 장점. 날씨가 좋으면 석촌호수에서, 좋지 않으면 스타벅스에서 책을 자주 보게 될 듯.


-2-
지난주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 소수 의견을 전망했던 나는 틀렸다. 내 생각보다는 하성근 위원의 성향이 강하지 않은 듯. 7월말에 확인되는 6월 산업생산이 전년동월비, 전월비 모두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8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고, 9~10월은 연준의 눈치를 보느라 관망할 듯. 결국 추가 인하를 할 법한 시기는 빨라야 11월. 만약 연준의 인상이 12월에 시작되면 시나리오를 수정.


-3-
빚이 1억이 있는 고등학생이 있다. 고등학교만 졸업 후 허리띠를 졸라매며 아르바이트로 빚을 갚아 나가는 삶이 나을까? 아니면 3천만원을 추가로 대출받아 대학에 진학한 후 좋은 일자리를 얻어 1억 3천만원을 갚는 삶이 나을까? 허리띠를 졸라매는 기간이 너무도 고통스러울 것이라서, 그리고 빚을 갚은 후의 인생도 그리 밝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 전자의 선택은 비판받는다. 반면에 빚이 1억이나 있는데 추가 대출은 미친 짓이라서, 그리고 대학에 진학해 봤자 좋은 일자리를 얻는다는 보장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후자의 선택은 비판받는다. 이것은 현재의 매크로 상황이 직면한 문제와 일치하는 문제다. 나는 후자의 선택을 지지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일본과 미국의 주식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


-4-
원화에 대해서는 1)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통화 완화로 원이 절하되거나, 2) 한국은행의 소극적 대응으로 수출이 깨지고 경상수지 흑자폭이 감소하기 시작하며 원이 절하되는 두 가지 경우를 생각 중이었는데, 안타깝게도 2번의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 특히 중국에 대한 우려가 2번 케이스를 촉진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원화가 절하되었다며 수출 관련주를 낙관하는 것은 넌센스. 지금 관찰되는 원의 절하는 수출을 회복시킬 요인이 아닌 수출 부진의 결과물일 뿐.


-5-
매크로 분석 직무는 현재의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파악할 줄만 알아도 남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전망은 고사하고 지금의 상황이라도 잘 설명할 수 있는 매크로 분석가가 의외로 드물기 때문이다.


-6-
다소 엉뚱해 보일 수 있겠지만, 하반기 시장에 대한 생각을 하던 중 도달한 결론은 빠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엔 내가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것.

2015년 7월 4일 토요일

6월 금통위 의사록

주 초반 공개되었던 6월 금통위 의사록을 정리해 보았다. 위원별 멘트를 간략히 쓰고 밑에는 내 생각을 첨부. 의사록 순서 그대로이며, 위원 매칭은 내가 임의로 추정해 본 것.


위원1(인하) - 함준호 위원 or 장병화 위원
수출은 부진하지만 물가 하락세는 멈췄다. 금리 인하는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 추가 인하는 어렵다.

위원2(인하) - 함준화 위원 or 장병화 위원
수출은 부진하지만 물가는 서서히 반등할 것. 금리 인하는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 인하하여 운용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자.

-> 두 위원 나름 현재 금통위에서 매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별로 가치있는 의견을 내지는 못하는 사람들. 메르스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조악하다(메르스가 아니더라도 한국 경기는 이미 나쁘다). 그럼 메르스가 마무리되면 금리를 올리기라도 할 것인가.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기 보다는 메르스에 왜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두려워 본인들을 선제적으로 방어한 것. 다분히 정치적인 사람들.




위원3(인하) - 하성근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며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다. 디스인플레 추세는 안정화되고 있으나 기조적인 저물가는 여전, 재고출하비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가동률도 최저다.

기준금리가 역사적 최저점에 이른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는 상당한 부작용과 위험이 수반될 수 있다. 그러니 미시감독 강화와 거시건전성조치, 외인자본 유출입 모니터링, 구조개혁 가속화와 같은 요인에 유념하여 경제 및 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 시 적절한 조치가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정책공조를 강화하자.

구조개혁 가속화를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방지하고, 구조개혁에 단기적으로 수반되는 총수요와 물가의 하방 위험을 완화적 통화와 재정정책으로 대응하며, 미시감독 및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자.

-> 역시나 현재 상황을 제일 정확히 평가하고 있는 위원. 두번째 문단은 얼핏 읽으면 추가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말처럼 보이지만, 뉘앙스를 잘 보면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에 더 가깝다. 따라서 하성근 위원은 7월에도 추가 인하를 주장할 확률이 꽤 높다.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면 한국 단기 채권 금리는 꽤나 하락할 것. 지금은 추가 인하 기대감이 전혀 pricing되지 않고 있기 때문.

마지막 문단은 읽으면서 속이 다 시원했다. 지금 한은이 가야할 길을 한마디로 제시.




위원4(동결) - 문우식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 1/4분기 실질국민소득 성장률이 증가한 것을 보면 유가 하락에 의한 저물가는 좋은 디스인플레이션. 메르스로 금리 건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금리 인하하면 전세가 상승을 통한 주거비용 증가나 이자수지 악화로 소비를 제약한다. 기업은 금리를 낮춰줘 봐야 투자할 곳이 없어서 투자하지 않는다. 또한 금리 인하와 환율간의 관계는 한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으므로,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인하로 대응하려는 것은 논리도 약하며 환정책을 위해 통화정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조개혁을 하자.

->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는 것이 당췌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다. 혼자 3% 이하의 성장률을 미리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실질국민소득 성장률이 증가한 것을 보니 디스인플레가 좋다는 것도 이해불가. 물가가 낮기 때문에 실질국민소득이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아주아주 좋은 것이려나.

두번째 문단의 앞부분은 일견 맞는 부분도 꽤 있다. 그러나 환율 부분 부터는 역시나 오징어 같은 주장. 금리와 환이 한 방향이 아닌 것은 맞지만, 중앙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겠다는 스탠스만 명확히 취해도 환은 약세로 간다. 즉, 금리와 환이 한 방향이 아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한은 자신이다.

마지막으로 통화 완화 없이 구조개혁을 하자는 것이 웃기는 소리라는 것은 전에도 포스팅 했었다. 독감 환자에게 약을 주지 않고 '우리나라는 항생제 처방이 과한 나라에요. 그리고 약을 먹고도 독감이 낫지 않는 사례도 있어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서 체질개선을 하세요' 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격. 문장만 놓고 보면 틀린 것 같지 않지만, 말을 뱉는 상황을 같이 고려해보면 이 만큼 바보같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위원5(인하) - 정순원 위원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 감소가 생산 등으로 파급되는 기미가 있다. 물가는 담뱃값 제외 근원인플레가 여전히 낮다. 여기에 원화까지 절상 중.

미 연준이 조만간 인상에 나설 것이므로 정책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체 없이 추가적 금융 완화를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 가계부채는 명목소득 제고를 통해 부채 상환능력을 키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 정순원 위원도 팩트를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문단은 매우 예리하다. 정순원 위원도 7~8월 중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위원6(인하) - 정해방 위원
-> 별로 멘트를 정리할 것이 없다. 성장경로의 하방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데, 전반적으로 본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느낌.




결론적으로 나는 7~8월 금통위의 인하 소수의견을 예상. 그러나 역시 실제 인하는 10월 이후에나 단행될 듯.

2015년 6월 29일 월요일

간략한 하반기 전망

1. 미국

미국 경기는 여전히 좋게 보고 있는데 이유는 소비에 온기가 돌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

5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은 +0.9%MoM을 기록했는데 유가 반등에 따른 gasoline 지출 확대를 제외하면 아직 개선폭이 뚜렷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반기가 유가 폭락의 소비 증대 효과를 기대해 볼 만한 시점이라는 점과, 소매판매를 위시한 각종 소비지표가 잘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소비는 나쁘지 않을 확률이 높다. wage growth의 개선과 꿈틀거리는 주택시장도 하반기 소비 개선 기대에 한층 힘을 실어준다.

내가 '소비'에 포커스를 두는 이유는 무엇인가? 1)현재 미국의 재고 수준이 낮지 않고, 2)달러 강세로 인한 수출 둔화가 관찰되고 있기 때문에, 본격적 경기확장을 위한 전제가 소비의 증대이기 때문. 즉, 수출 둔화를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소비가 올라와줘야 하는 것인데 난 그것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인플레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기준금리를 올려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라는 것이 내 생각이지만 분위기상 연준은 9월에 첫 금리 인상에 나설 듯 하다. 사실 첫 인상 시기가 9월이든 12월이든 별 차이는 없다. 중요한 것은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 그리고 폭발적이지는 않으나 미국 경기는 앞으로도 강할 것이라는 점.

결국 미국 주식은 하락할 때마다 매수 접근. 특히 Tightening 우려로 조정 받으면 적극적으로 매수. 단, 기대했던 대로 소비가 올라오지 못하면 유보. 미국은 본격적 경기 확장의 시작인지, 침체로의 회귀인지 기로에 놓인 만큼 길게 가지고 갈 수 있는 포지션을 잡을 기회는 미국 주식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일본

주식을 할 때 폭발하는 성장주 못지 않는 수익을 안겨주는 것이 턴어라운드주다. 일본은 턴어라운드 하는 나라였고 그래서 닛케이는 폭등했다.

엔저로 기업이익을 확대시켜 생산과 투자를 활성화 시킨 후 임금을 올려 가계도 덕을 보게 하겠다는 그림은 이미 완성 단계다. 세 번째 화살인 구조개혁이 과녁에 적중할지 여부는 미지수이나, 활 시위를 당기고 조준할 시간은 확보된 것이 분명하고, 아베의 정책 방향과 추진력으로 미루어 볼 때 세 번째 화살도 적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향식 문화가 뚜렷한 나라에 탁월한 리더가 자리잡고 있다. 낙관적일 수 밖에 없다.

닛케이 롱의 리스크로는, 미국 경기가 다시 어려워지면서 엔저 용인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과 일본이 뜻 밖의 지진을 겪게되는 정도. 하반기 닛케이는 전에 포스팅했던 how to trade bubble의 관점으로 매매하면 될 듯.



3. 유럽

작년에 유로숏을 보내버린 이후로 유럽에 대한 뚜렷한 뷰가 없다. 통화 완화가 진행되는 동안은 주식을 사자는 주장이 많지만 그런 관점에서 주식을 사려면 일본이 더 편하다. 그리스 때문에 가끔 유로화를 거래할 기회가 있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내 관심 밖.



4. 중국

어제 (6/27) 중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었다. 부동산이 소폭 반등 중임에도 추가 완화 대응을 한 것인데, 어쩌면 부동산이 아닌 주가 부양에 중국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알리는 첫 시그널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난 중국 정부의 부양을 믿고 상해주식을 살 것인가?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다. 미국과 일본 진입을 기다리다가 너무 지루하면 심심해서 거래해 볼 순 있어도, 일정 비중 이상을 중국 자산에 투자하지는 않을 듯. 아직도 모든게 너무 불투명한 나라다.



5. 한국

한국은 서서히 유동성 함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수출이 물량 기준으로도 깨지는 것으로 봐서 하반기에는 경기부진이 지표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두 번 연속 인하할 자신이 없는 한은은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8월과 9월에는 연준의 인상이 두려워 또다시 동결할 듯. 추가 인하는 빠르면 10월 정도가 아닐지. 10월, 12월 내려서 연말 기준금리는 1.00%를 기록한다는 것이 나의 베이스 시나리오.

결국 한국 주식은 인덱스는 박스에 갇히며 몇몇 중소형주만 집중적으로 폭등하는 지금까지의 흐름을 이어갈 것. 채권은 단기물 위주의 롱전략이 유효. 단, 7-8월 중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서면 뷰를 수정한다. 미국에서 일하는 지인이 한국시장에 대한 의견을 물어올 때마다 이런 컨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코멘트를 해주는데, 매번 비슷한 코멘트를 줘서 주는 입장서 참 미안할 때가 많다. 그러나 그게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결론적으로, 베이스 시나리오대로 흘러가면 한국 인덱스는 하반기에 거래하지 않는다. 내가 한국 주식 매니저라면 모르겠으나 굳이 나쁜 시장에서 좋은 종목을 찾으려 애쓸 이유가 없기 때문. 시간 될때마다 달러나 사둘 것.



유구한 지식과 경험의 축적을 기반으로 대침체 터널의 끝을 향하는 미국. 잃어버린 세월을 되찾을 것만 같은 일본. 밍기적거리는 한국.

쓰고보니 기존 뷰에서 크게 바뀐게 없는 것들을 되풀이한 것이 되었다. 정기 레폿을 내야하는 입장도 아닌데 반기라는 시기에 맞춰 전망할 필요가 있을까. 뷰를 바꿀만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바꿀 준비를 해야한다. 기왕이면 그게 한국이면 좋을 듯.

2015년 6월 17일 수요일

15/06/16

- 두 부류

자산운용업계 종사자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월급쟁이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 투자자를 지향하는 사람. 좀 바꿔서 표현해 보자면 중상 수준의 페이에 만족하며 승진을 꿈꾸는 직장인, 그리고 소로스나 버핏을 꿈꾸는 투자자. 나는 운용업계라면 당연히 후자의 비율이 압도적이고, 감탄을 금치 못하게끔 하는 아이디어들의 교환이 끊임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자의 비율이 압도적. 나는 투자자를 지향하지만 그렇다고 월급쟁이 라이프를 몰가치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두 부류 간의 역량이 크게 차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nomaly는 가끔 존재하지만, 대체로 월급쟁이 마인드를 가진 사람의 투자/분석 역량은 투자자 마인드를 지닌 사람의 역량을 따라가지 못한다. 당연한 일이다. 나보다 열심히 하고 잘 하는 사람이 조금만 존재해도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것이 투자이기 때문.



- 좋은 사람들

이번 달에는 평소 즐겁게 투자 이야기를 공유하던 타사 동료 한 명이 업계를 떠나고, 지적으로/인간적으로 엄청난 가르침을 주시는 사내 스승님이 다른 회사로 떠나신다. 회사라는 시스템은 생각보다 강력하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이 떠난다 하여 회사가 단번에 망가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회사가 더 좋아질 기회는 분명히 놓치게 되며, 남아 있는 사람들은 고민하게 된다. 좋은 사람이 자꾸 유출되는 이 회사 또는 업계에 남아도 되는 것인가, 남게 된다면 나는 남아 있는 좋은 사람인 것인가 아니면 단지 바보인 것인가, 에 대하여.



- 이주열 총재

지난 목요일 금통위 기자회견에서의 이주열 총재의 발언은 사실상 '내가 이만큼이나 금리를 내려줬으면 됐지? 이제 구조개혁이랑 재정정책으로 해' 에 가까웠다. 지금 타국의 중앙은행 총재들은 설령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언제라도 경기가 위축되면 완화정책을 펼치겠다' 라고 선언한다.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이젠 정말 더 내리기 싫어' 라고 하는 총재는 지구에 이주열 한 명 뿐.

이번에 이주열 총재는 '메르스 여파에 따른 내수침체 우려로 금리를 내렸다' 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 금통위에서 '현재의 지표 부진은 메르스에 따른 일시적 부진이므로 동결 후 지켜보자' 라며 같은 이유로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 촌극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 능력과 인성

무능하지만 나이스한 사람과 유능하지만 성격이 이상한 사람 중에 뭐가 더 나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한동안 했었는데, 그게 별로 의미 없는 고민이었다는 것을 최근 깨달았다. 어차피 유능하고 나이스한 사람과 관계를 형성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르기 때문.

2015년 6월 12일 금요일

내가 빚으로 집을 지은 이유

최근 나는 빚으로 집을 하나 지었다. 3주 정도 집을 알아보고 계약하느라 블로깅도 뜸했고, 체력도 많이 소비했으며, 공부에도 꽤 소홀했다.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집이라는 자산의 보유 여부와 어느 지역에 거주할 것이냐는 삶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바로 그 집이라는 자산이 꽤 크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기다. 집에 대해 집중해서 관찰하고 결론을 내린 뒤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집을 산 것이니 당연하지만), 나는 앞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특히 투자 목적이 아닌 주거 목적인 경우 매입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전세가 상승

전세가는 왜 올랐을까? '금리가 낮아져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받으려 하기 때문에 전세값이 올랐다'는 주장이 있지만 다소 부정확하다. 그보다는 '금리가 낮아져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었고, 전세물량이 급감해 전세가격이 올랐다'고 보는 것이 맞는 듯 싶다. 집값의 범위 내에서는 전세를 아무리 올려서 받아봤자 어차피 집 매각 대금을 은행에 넣는 것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월세의 주거비용이 비싸다는 것이다.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전세금 1억에 해당하는 월세는 월 40만원 수준으로 전월세 전환률은 약 4.8%에 달한다. 품귀 현상을 보이는 전세, 낮은 이자비용, 비싼 월세는 결국 세입자들의 주택 매수 전환을 촉발한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 기준 전세가율은 약 70% 수준인데, 이는 전세로 살던 세입자가 LTV 30% 정도의 레버리징을 일킨 뒤, 거치기간 동안 월세로 전환하는 것 대비 절반 이하의 월 cash outflow을 부담하면서 기존의 주거조건을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투자목적의 매입세 유입이 활발해져 가격이 같이 상승하게 되는 부분도 꽤 크다. 전세의 본질은 결국 개인간의 무이자 담보대출이기에, 전세가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주담대로 치면 LTV가 대폭 완화되고 있는 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전세가 상승은 1)실수요 매수세 전환을 촉발하고, 2)투기적 매수세 유입을 부추킨다. 그리고 전세제도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겠지만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고, 이는 위 두 요인들을 다시 강화시킨다. 부동산 가격에는 당연히 강세로 작용.



2. 통화정책

매크로 여건상 미국 외 지역의 완화적 통화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해당 지역의 자산가격을 부스팅하게 될텐데 한국만 그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결국 한국은행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며 부동산은 상승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다만 금리 인하의 속도가 문제. 일본의 과거 QE와 달리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QE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부양정책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완화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서야 25bp씩 인하하는 패턴을 답습 중인데, 이 흐름이 지속된다면 종래에는 부양효과 없이 통화정책 운신의 폭만 잃게 될 것. 즉, 이자부담은 낮아져도 집값은 상승하지 않을 가능성도 꽤 높은 셈. 투자목적의 주택이 아닌 주거 목적의 주택 매입만 하는 것이 편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공급

이 부분부터는 따로 블로깅을 하는 것 보다 SK증권 김효진 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하는게 좋을 듯 하다. 5월에 발간된 부동산 시리즈 보고서인데 간결하고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기준의 공급부족 현상은 2016년까지는 진행될 것.





4. 외국자금 유입의 가능성

역시나 김효진 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 외국자금이 국내 부동산에 유입되는 시나리오인데 실현되려면 꽤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장기거주 목적의 주택이라면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는 요인.






결론적으로 주택과 관련해 가장 좋아보이는 부채 전략은 1)변동금리 주담대로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거주 목적의 주택을 매입한 뒤, 2)기준금리 인하가 멈출 때쯤 주금공의 장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 디스인플레이션 시대에는 부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막상 디스인플레가 닥치면 이를 저지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레버리징을 통한 자산 매입 전략이 유효해진다. 마이너스 금리의 함의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 cash outflow(마이너스 금리)를 지불하더라도 자산가격 상승(채권의 capital gain)이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는다는 의미.

최근 읽은 '빚으로 지은 집' 이라는 책은 주택의 증권화를 주장한다. 부채를 증권화해서 거래하는게 아니라 아예 집 자체를 증권화하자는 것. 전체적으로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주담대는 부자가 빈자에게 돈을 빌려 주는 것' 이라는 부분, 그리고 그 때문에 부채가 아닌 지분증권의 개념을 주택에 도입/확대해야 한다는 맥락에는 공감할 수 없다. 주택을 증권화 하면 오히려 기존 자산가들에게만 좋은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 개인이 일정 수준 이상의 부를 일구는 데에는 어차피 레버리징 외엔 별 방법이 없다. 지금은 레버리징을 해야 할 시기.

2015년 6월 4일 목요일

5월 금통위 의사록

어제는 5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었다. 수출이 망가질 수는 있지만 성장경로는 예상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몇몇 주장들을 보고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일단 6월 금통위에서는 4:3 정도로 간신히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자세한 글은 차차 포스팅할 예정. 아래는 제일 정확하게 현재 상황을 판단하고 있는 하성근 위원의 코멘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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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서 중점적으로 유의해야 할 최근의 경제상황 전개는 다음 다섯 가지라고 할 수 있음. 첫째, 수출 및 수입의 감소세 확대, 둘째, 물가의 하방 위험 증가, 셋째, 기조적 개선신호를 보이고 있지 않는 내수 동향, 넷째, 각국의 경쟁적 통화완화정책 및 자국통화 절하정책과 이와 연관된 국내 외환시장의 동향, 다섯째,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 등임.

먼저 수출과 수입의 감소세를 보면 통관기준 수출은 금년 1월 전년동월대비 감소로 전환된 이후 그 감소세가 점차 커져, 4월중 전년동월대비 8.1% 감소하였음. 특히 4월에는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제외 수출은 물론 물량기준 수출도 감소하였고, 일본, EU 등을 중심으로 한 수출 감소도 지속되고 있음.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최근 우리 수출의 부진에는 국제유가 급락 이외에도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회복 지연, 각국의 경쟁적 통화완화정책과 그에 따른 원화절상 기대심리 등 여러 가지 구조적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음. 따라서 최근의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됨. 한편 4월중 수입은 그간 지속된 원자재 수입의 감소에 더해 자본재 및 소비재 수입도 감소하였음. 최근에는 수출둔화에 따른 기업실적 약화 및 내수 부진이 수입 감소 및 경상수지 흑자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추가적인 원화절상 및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대두되고 있음. 특히 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수입도 시설투자 및 소비와 밀접히 연관되는 우리나라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출입 감소가 우리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심각하게 억압할 가능성을 결코 경시해서는 안 될 것임.

물가의 경우 4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0.4% 상승하였음. 이는 담뱃값 상승효과를 감안할 때 세 달 연속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을 말해 주고 있음. 한편 최근 도시가스 요금인하 효과 등으로 5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의 상승률보다도 더 낮아질 것으로 보임. 또한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금년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담뱃값 상승효과를 제외하면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4%에 불과함. 최근의 저물가는 공급측 요인에 의해서 주도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수요측 요인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음. 현 시점에서 물가동향을 다시 종합해 볼 때 지난달 발표한 금년도 물가상승 전망치는 다시 하향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임.

소비의 경우 1/4분기중 민간소비가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소폭 증가하였음. 그러나 월별로 보면 3월중 소매판매지수가 전월대비 감소하였음. 4월에는 소매판매지수가 소폭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지만, 소비 회복세의 기조적인 정착은 여전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에 있음. 그리고 설비투자의 경우 1/4분기 설비투자가 지난해 4/4분기와 동일하게 나타나 여전히 부진함. 또한 4월중 설비투자지수도 기계류 수입액의 감소 등으로 인해 3월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한 것으로 모니터링되고 있음. 다만 설비투자지수의 감소폭이 줄고 일부 기업들의 투자계획도 발표되고 있어,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 개선과 함께 그간 투자를 이연하였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가 부분적으로 재개될 가능성은 있음.

한편 최근 발표된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의하면 2014년중 상장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에 비해 1.5% 감소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던 2009년의 -0.1%를 하회하였으며,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4%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음. 최근의 기업 실적개선이 일부 소수 우량기업에만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기업부문의 활력 저하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음. 또한 2011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온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 3월에도 전월대비 1.5%포인트 하락한 73.6%로 조사된 것으로 발표되었음. 이 가동률 수준은 20095월 이후 최저 수준임.

주요국의 통화완화정책 확대와 국내 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최근 중국, 호주 등을 중심으로 다수 국가에서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 및 자국통화 절하 유도정책을 시행하고 있음. 달러화 대비 원화환율은 4월중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기대 약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증권투자 확대 등으로 하락하였다가 최근 일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음. 그러나 주요국의 통화완화정책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향후 우리 경제의 경상수지 흑자지속 및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금의 유입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원화절상 압력 확대 추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

가계대출의 경우 4월중 은행 가계대출은 8.5조원 증가하여 2008년 통계편제 이후 최대 규모로 증가하였음. 이는 주택경기 개선에 따른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거래 증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에 주로 기인한 것임. 비은행 가계대출도 저축은행 및 신용협동기구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고 있음. 이에 따라 가계대출의 지나치게 빠른 증가 속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음.
또한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하여 우리 경제의 성장, 물가 등 주요 거시상황과 대외여건 전개를 요약해 보면 최근 내수 개선의 약한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수출 및 수입 감소세 확대 등으로 인해 향후 성장경로에 있어서 상당한 하방위험이 새로 부각되고 있음. 물가에 있어서도 추가적인 하방위험을 인식해야 할 상황에 처하고 있음. 그리고 이러한 성장과 물가의 새로운 하방위험에 더하여 보다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다수 국가들의 통화완화 및 절하정책의 확산, 그리고 이와 연관된 국내 외환시장의 원화절상 압력은 통화당국의 적절한 대응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임. 특히 금년 하반기로 갈수록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가 강화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금리 및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시간이 갈수록 통화당국의 정책 운신의 폭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볼 수 있음.

이에 따라 이번 달 당행의 기준금리를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시까지 현재의 1.75%에서 1.5%25bp 하향조정하여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함.

통화완화정책에는 항상 정책비용이 수반되게 되는데 현 상황에서는 가계부채의 급증 문제가 가장 중요한 정책비용이 될 것임. 그러나 현재 우리 가계의 소득대비 부채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 부채증가에 대응하여 가계의 자산도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부채가 단기적으로 거시경제에 심각한 위험요인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임. 다만, 급격한 증가 속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임. 따라서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적절히 관리하되, 그 관리는 거시 통화정책 운용에 의존하기보다는 미시 건전성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음. 아울러 정책당국들은 가계부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질적양적 개선방안은 결국 가계의 명목소득을 제고시킴으로써 자체적인 부채 상환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하고자 함. 한편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구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의 수출감소 배경 파악과 그 대응책 마련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함.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및 비가격경쟁 심화로 인해 기업들이 수출감소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을 한 번 경험하게 되면 그것을 다시 회복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을 갖게 된다는 측면을 감안할 때 수출회복을 위한 기업과 정책당국의 조기 대응노력은 매우 긴요하다고 하겠음. 또한 급변하는 대내외 경제여건 등 다양한 제약조건 하에서 우리 경제의 조속한 활력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거시정책 조합의 모색이 필요함. 따라서 정부는 전례에 없는 통화완화정책 운용과 최적 조합을 이루면서 효과적인 수요 진작 및 생산성 제고 등을 도모하는 재정확대 정책방안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임. 아울러 관련 정책당국은 향후 주요국의 통화완화정책 확산 추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추이 등이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향후 원화의 대외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제반 정책적인 대응노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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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9일 토요일

15/05/08

1.
최근의 글로벌 금리 상승은 일시적일까 추세적일까? 큰 변동폭 때문에 독일 금리가 이슈가 되긴했지만 금리 상승 트렌드의 중심에는 미국의 금리가 있고, 미국의 금리를 움직인 요인은 1)1분기 부진 후 2분기 미국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작년과 같은), 2)연준의 tightening을 앞둔 선반영 시작, 정도인 것으로 보인다.

작년 2분기 경기 반등이 대략적으로 확인되었던 5월말~6월무렵에 미국채 10년이 2.40%~2.70%의 30bp 반등폭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95%에서 2.30%까지 반등한 금번의 미국채 금리 상승은 이미 2분기 경기 반등 기대감을 대부분 반영해버린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만약 오늘 밤 4월 비농업고용이 호조를 보인다 하더라도 1차적인 타겟은 어제의 장 중 고점인 2.30%. 그런데 만약 비농업 공개 이후 2.30%를 크게 상회한 뒤, 다음주 초반 훼손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면, 2분기 경기반등 기대감 뿐 아니라 tightening에 대한 선반영이 시작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할 것.

꺼리는 멘트이긴 하지만. 지금은 논팜 후의 시장 반응을 확인하고 움직여야 할 때인 듯 싶다. 논팜이 부진하거나, 호조여도 미국채 10년이 2.30%을 상회하지 못하면 금리는 하락 조정, 주가는 소폭 반등, 달러는 혼조를 보일 것. 그리고 만약 2.30%을 크게 상회한다면 금리의 상승세는 추세적이되고, 주가는 경기반등과 tightening 우려 사이에서 고민하며 혼조, 달러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듯.




2.
휴일에 서머스와 버냉키의 글들을 쭉 읽어봤다. 서머스는 재정확장을 주장하고, 버냉키는 통화완화를 주장하고, 크루그먼은 둘 다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혹자는 대가들이 블로그를 통해 거침없이 논쟁하는 미국의 문화를 부러워하던데, 그보다도 나는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이 재무장관을하고 통화정책의 효과를 믿는 사람이 중앙은행장을 하는 그 자체가 부러웠다.

2015년 5월 4일 월요일

15/05/03

1.
일이 많냐는 질문을 받을 때, 주말에도 공부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 어떤 대답이 적절한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일과 취미와 공부의 경계가 꽤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일' 이라는 것의 정의를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하기 때문에 하는 것'으로 국한한다면, 일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감당은 가능한 수준인 것 같다. 그리고 공부의 정의를 위와 같게 설정한다면, 가끔 하는 영어 말고는 원하지 않는데 필요해서 하는 공부는 없으니, 공부도 별로 하고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업무 강도는 그럭저럭 괜찮고 주말엔 놀아요'라고 답하게 된다.

작년 이맘때에는 하고 싶지 않은데 해야하는 줄 알았던 공부를 하느라 좋은 계절을 다 날렸었다. 올해는 그런식으로 5월을 보낼 생각이 없다.



2.
3월 한국의 광공업 생산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YoY기준 -0.1%에 그쳐 부진폭이 크지는 않았다. 대신에 재고가 +2.7%YoY로 늘어버렸고, 출하는 정체되어 재고/출하 비율은 작년 최고점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1) 2월과 달리 4월 금통위 의사록에 '지표를 지켜보고 대응하자'는 논조가 없다는 점, 2) 지표의 headline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5월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인하를 하든 안하든 5월 한국 채권 롱은 편하지 않을 듯. 오히려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없고, 원화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되는 국면에서 주식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 간다. 느낌상으로는 중소형주+은행 정도는 좋되 지수 자체는 강력하지 않은 4월 말의 분위기가 연장되지 않을까 싶다.



3.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인하 소수의견을 낸 하성근 위원의 코멘트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다.

'통화정책 결정의 주요 여건과 관련된 최근의 물가, 내수, 수출, 외환시장 그리고 가계대출의 변화 등은 가계대출 변화 추이를 제외하고 모두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의 필요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됨.'

'끝으로 정책당국은 단기적으로 금융 및 재정 완화정책을 통해 경제의 활력 회복을 도모하는 노력에 병행하여 우리 경제의 자체 복원력을 강화하고 일자리와 성장기반을 확충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국민경제의 주요 부문에 있어서 구조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함.'

금리 인하로 더 나아질 것은 없으니,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희극적인 일임을 하성근 위원은 잘 알고 있다. 구조개혁이 절실한 것은 맞지만, 금리 인하 없는 구조개혁이란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비적극적인 통화정책은 한국이 유동성 함정에 빠질 위험을 점점 높이고 있다. 만약 한국이 유동성 함정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통화 완화정책이 비적극적이었다는 부분이 비판을 받을까? 아니면 괜한 인하를 했다며 통화 완화정책 자체가 비판을 받을까?  아마도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위원들은 동결을 주장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 결국 도저히 인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하에서만 인하에 나서는 현재의 패턴을 벗어나기는 꽤나 어려울 듯.



4.
짧은 연휴동안 빅뱅의 신곡을 계속 들었다. 빅뱅의 음악에는 사운드와 멜로디가 늘 공존하고, 예술성과 대중성도 공존한다. 뮤비 초반 30초간 지드래곤의 자유로운 동작들이 너무도 매력적.

2015년 4월 29일 수요일

A discrepancy between economic data and the monetary policy

The industrial production index and the BOK's meeting Minutes are the two key factors that will influence the Korean fixed income market this week, in terms of anticipating BOK's monetary policy for the next couple of months.

According to my industrial production index projection model, considering base effect from strong data last year, the March industrial production index is likely to be more sluggish than what market expected. However, the BOK's Meeting Minutes released today was somewhat more hawkish than I anticipated. None of the committee members concerned about an appreciation of real effective exchange rate of Korean currency, except for the member who cast a dissenting vote last meeting. Moreover, three members still stick to their stance on expecting strong domestic economic recovery later this year, regardless of the BOK's downward revision of GDP projection.

In a word, a sluggish industrial production index in March will suggest an additional rate cut, but a tone of BOK's Minutes is still conservative. All things considered, including stronger-than-expected 1Q GDP data released last week, the BOK will freeze its policy rates next month, and the dissenting votes against rate freeze are likely to be increased to at least two, in my view.

2015년 4월 23일 목요일

My technical views (5) - How to trade bubble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상해지수.

질주하는 시세는 어떻게 거래해야 하는가? 더 오를 것 같긴한데 너무 올라 손이 안나갈 때 어떻게 동참해야 하는가?



진입은,

1) 대충 최근 잘 맞는 것처럼 보이는 이평선을 하나 설정한다.

2) 그 이평선과 현재 가격의 괴리가 멀지 않다면 바로 매수한다. 그리고 해당 이평을 loss cut 라인으로 잡는다.

3) 이평과 가격의 괴리가 멀다면, 그래도 일단 산다. 그리고 매수가 대비 감내할만한 하락 가격(대략 -1~2%내외)에 닿으면 loss cut.

4) 위 두 경우에서 다행히 loss cut을 터치하지 않고 가격이 위로 튀었다면(보통 그렇게 된다), 매수했던 가격, 즉 본전에 stop을 걸어두고 지켜본다.


청산은,

1) 설정한 이평을 타고 시세가 분출해나가면, 종가 기준으로 설정 이평을 하회할 때 청산한다.

2) 설정해둔 이평과의 괴리를 급격히 확대시키면서 폭등한다면, 최고점 대비 일정 %하락을 청산 라인으로 설정한다. %는 자율적이나, 시세와 이평의 중간지점보다는 위쪽으로 설정해 두는 것이 좋다.


사전적인 계획이 있는 매매와 없는 매매는 많이 다르다. 대단히 허접한 마바라 계획처럼 보이겠지만, 결국 버블을 거래하는 대부분의 컨셉은 위 예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2015년 4월 19일 일요일

15/04/18

마크 로스코, no 1970. ⓒ 1998 Kate Rothko Prizel and Christopher Rothko / ARS, NY / SACK, Seoul


1.
지지난주 로스코의 red를 접했을 때 느낀 감정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희열이었다. 그의 마지막이 과연 비극적이었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조금 이상하단 느낌이 들어서 다시 보러 갈 생각. 미술은 재미를 붙여보려 노력하던 와중 입대를 하게되어 흥미가 끊겨버린 분야였는데, 로스코전 관람이 계기가 되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가 오랜만에 책장에서 나오게 되었다.



2.
옵션을 거래하다 보면 시장의 흥분과 기대가 선물과 옵션 가격 흐름의 비대칭으로 나타날 때가 가끔 있다. 예를들어 선물이 횡보하거나 심지어 조금씩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call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이 있는 것인데, vol과 방향성에 대한 기대가 시간가치 하락분을 압도하기 때문에 관찰되는 현상이다. 이럴 때 기초자산에 대한 강세 뷰가 있다면 유리한 매매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시장의 기대감이 내 포지션의 버퍼 역할을 수행해 주기 때문이다. 뷰가 맞으면 기울기가 극대화되고, 틀려도 아주 쉽게 본절에 나올 수 있다.

지난주에는 글로벌 자산간의 흐름에서도 위와 같은 포인트가 존재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닛케이와 나스닥 S&P를 비교했는데, 미국 주가지수 선물들에 비해 닛케이의 흐름에 상승 기대감이 조금 더 탄력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 닛케이 롱에 관심이 갔다. 주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기대감은 급감했지만, 관찰 시점서 1~2일 안팎의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 기대를 버퍼로 조금 편하게 베팅할 수 있는 기회가 옵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3.
평일 저녁 약속을 주 2회 이하로 유지하려고 노력 중인데 어쩌다보니 이번 주에는 매일 약속과 야근이 있었고, 결국 감기에 걸려버렸다. 일주일치 읽을거리가 고스란히 쌓였고, 목소리가 잘 안나와 영화 약속 하나를 캔슬했다. 아무래도 시간의 밀도를 조금 더 높이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듯. 나보다 훨씬 바쁘면서도 더 많이 읽고 쓰고 놀 수 있는 사람이 상당 수 존재한다.



4.
낙하산으로 채용된 금수저 앞에서 말실수를 했다가 큰일날 뻔 했다는 모 회사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하나 들었다. 그리고 그날 또 다른 모 회사의 지인은 나에게 '페이를 너무 적게 주다보니 이 회사에는 오히려 부자들만 남게 되는 것 같아' 라는 말을 했다.

취업의 가치가 급등한 반면 국내 증권/운용 직업의 가치가 급락한 데에 따른 현상들이다. 만성적 취업난과 저물가로 취업의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에, 누군가의 자식이나 지인을 채용해 주는 행위는 상대에게 대단히 비싸고 좋은 선물이 되었다. 그리고 팀을 넘어 본부레벨 이상의 퍼포먼스까지 묶여 흐릿해진 성과급 체계, 실적부진, 바닥에 붙은 운용보수 등으로 제도권 투자 직군의 가치는 급락했다. 주요 대학 증권 동아리들의 인기는 이미 시들해진지 오래다. 표면적으로 그럴듯해보이는 Job title 정도만 남게 된 상황인데, 금수저 청탁취업의 목적이 어차피 좋은 결혼 정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선물용으로 이보다 더 훌륭한 직종을 찾기도 힘들 것이다. 아마도 이쪽 업계의 일자리는 앞으로 더 빈번하게 누군가에게 선물될 듯.

그러나 그러한 현상들이 업계의 쇠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똑똑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의 비율은 여전히 높고, 특히 퍼포먼스의 차별성이 높은 직무일수록 그 비율은 더 높아진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대부분은 '이대로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부분까지 인지하고 있어 다들 나름의 길을 모색 중이다. 그 길들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점은 결국 금융, 특히 자산관리업은 존속하겠으나 서비스의 양극화는 심화될 것이라는 것.

2015년 4월 9일 목요일

6월 이후 원유 가격의 반등을 예상하는 다섯 가지 이유

1. 드라이빙 시즌

5월~9월마다 등장하는 계절적 요인. 드라이빙 시즌 정도의 수요 증대로 재고가 눈에 띄도록 소진되진 않겠지만 센티멘트 개선 정도는 기대해 볼 법.


2. OPEC정상회의

다음 OPEC정상회의는 6월인데, 결과에 무관하게 유가에는 하방보다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감산하지 않았던 것은 이미 반영 중이고, 만약 감산을 한다면 꽤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


3. Rig count 조정의 마무리

2주 전부터 Rig count의 주간 감소폭이 10개 내외로 줄어들고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이번 Rig count의 조정 속도가 역사상 최고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그래프를 현재 기준으로 업데이트 하면 Nov-14(현재)의 파란 선이 Y축 50이하, x축 20 언저리에 위치해 있을 것.

실선들의 시기 중에서 역대급 Crisis였던 97년, 01년, 08년을 제외하면 결국 지금 상황에 가장 가까운 것은 85년의 붉은 선이다. 그래서인지 현재의 저유가를 85년과 비교하는 보고서들도 꽤 있다. 당시의 유가 움직임을 살펴보자.

Sources: National Post with data from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and the Bureau of Labor Statistics

85년말 OPEC 카르텔이 깨지며 50불대에서 20불 초반까지 급락했던 유가는, 급락 후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인 86년 6월~7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하여, 이듬해인 87년 초 30불대 중후반까지 약 70%의 상승률을 기록한다. Rig count 감소세가 둔화된 후, 약 2~3개월 후 반등이 시작된 것인데 지금 상황에 오버랩해보면 역시 중요한 시기는 6월즈음이라는 느낌.


4. 미국의 금리 인상

연준은 경기와 인플레에 대한 강력한 확신이 있을 때 tightening을 시작할 것이다. 바꿔말하면, 연준의 tightening 시작은 미국의 성공적인 QE종료와 본격적인 경기확장기 진입을 의미한다. 강달러와 유가반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90년대 중반식 패턴이 관찰될 가능성이 높다. 정황상 연준의 첫 금리인상 예상시기는 9월 또는 그 이후. 즉, 기준금리 관점에서의 유가 long 타이밍은 8~11월 경.


5. 미국 패권주의적 관점

유가 폭락에 미국의 패권 컨셉을 섞으면 보통 러시아 압박 스토리가 도출되곤 한다. 그러나 미국 패권주의적 관점, 다시 말해 유가가 미국의 손아귀에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유가의 폭락은 러시아 압박 수단이라기 보다는 미국경기 회복의 용도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유가 하락은 중국 입장에서 반길만한 현상인데, 미국이 러시아 제재를 위해 중국 좋은 일을 했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저유가를 만든 목적은 미국 경기회복 강화에 있을 공산이 더 크다. 미국은 현 상황에서 강력한 소비만 뒷받침되면 본격적인 경기 선순환 사이클 진입이 가능하다. 5.8%에 이르는 저축률로 미루어 봤을 때 여력도 충분하다. 즉, 소비진작을 위해 유가를 끌어내렸을 것이라는 상상.

유가폭락으로 정말 소비진작 효과를 누릴 수 있을까? 아직 뚜렷한 소비의 개선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 템플턴의 마테라소의장은 소비자들이 현재의 저유가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소비보다 저축을 늘리고 있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저유가에 따른 소비진작은 언제 가시화될까? 골드만삭스의 권구훈 박사에 따르면, 유가 하락 후 6~9개월이 지나면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작년 11월을 기준으로 잡는다면 대략 5~8월부터 미국 소비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원하는 효과를 거둔 미국은 그 때부터 유가를 누를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이 관점에서도 역시 6월 근처가 중요 시기.




느낌에 불과한 면이 많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종합적으로 봤을 때 하반기에는 유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 6월 전에 50불 부근에서 long을 쌓아둔 후, 하반기에 65불 근처에서 청산하는 매매 시나리오로 접근해 보면 어떨지.

2015년 4월 6일 월요일

신호와 소음

전망을 수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애널리스트가 뷰를 수정한다는 것은, 기존의 뷰가 틀렸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나의 뷰를 받아보던 몇몇 사람들이 분석의 일관성을 의심하게 되지 않을지 걱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뷰를 바꿨는데 시장이 다시 기존의 뷰대로 전개되어 바보가 될까봐도 두렵다. 애널리스트가 아닌 실제 포지션을 잡는 입장인 경우 전망의 수정은 더 어렵다. 위의 불편함과 더불어 손실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심리적 장애요인들을 깨고 현재 시점에서의 최선의 예측을 하는 것, 즉, 예측을 업데이트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예측가의 자세라고 저자인 네이트 실버는 주장한다. 이것을 부화뇌동으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미래에 대한 단서를 꼼꼼하게 수집하고, 새로운 단서를 반영해 전망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동전을 던져 판단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다. 새로 등장한 단서가 전망의 총체적인 수정을 암시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수정된 전망이 틀릴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 확인하여 그 부분을 업데이트하면 다음 전망의 적중률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전망을 수정하면 나의 일관성이 의심받을까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전망을 수정했다고 예측의 일관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전망을 수정해 나갈 줄 아는 사람보다 우위에 있을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베이지언적 접근은 결국 디서플린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어야만 구현 가능하다. 열심히 해서 일정 경지에만 오르게 되면, 번뜩이는 통찰력만으로 한눈에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허상이다. 어제까지 수집한 단서들에 대한 분석의 정밀도는 차이가 있겠지만, 오늘부터 등장하는 단서들을 업데이트하는 것은 일정 경지에 오른 사람에게나 초보자에게나 모두 고단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경력이 쌓이고 일정 경지에 올랐다고 해서 내일을 살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예측가는 예측을 멈추는 날까지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

2015년 4월 1일 수요일

3월 금통위 의사록

월요일 한국 채권시장에는 장 막판에 이르러 양봉 하나가 치솟았다. 전 구간에 거쳐 금리가 2~3bp 가량 하락하는 강세였는데, 다름아닌 한은 총재의 기자회견 보도 때문. 대충 요약하자면,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낮지만 저물가 기조는 우려스럽고,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상당폭 낮을 것이고, 가계부채 문제는 주시하겠으나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내용. 꽤나 dovish한 느낌이었고 시장도 그렇게 받아들였다. 기존의 보수적 스탠스는 상당히 삭제되었고, 어찌되었건 방향 자체는 맞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 취임 1년 기념 기자회견이었는데, 작년 초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이야기하던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늦었지만 대단한 방향 전환이다.

오늘은 3월 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었다. 인하를 주장하는 네 명의 위원을 보면, 공통적으로 1) 1~2월 한국의 경제지표 둔화, 2) 실질실효환율의 절상을 근거로 들고 있다. 저물가에 대한 언급도 있지만, 물가에 대한 판단은 인하를 주장한 의견 간에도 미세한 의견 차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이 지표 둔화, 실질실효환율 절상, 실질 금리 상승, 물가 하락 리스크를 모두 언급했는데 아마도 하성근 위원인 듯하다. 기저효과로 5월 이후 한국 지표의 미약한 headline 개선이 나타난다면, 향후 인하 주장 진영에게 남는 것은 실질실효환율과 물가 정도인데, 환율을 거론하기 싫어하는 한은의 특성 상 5월 이후 금통위원들간의 논쟁거리는 물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한은이 저물가에 대한 언급도 꽤나 꺼려한다는 것. 결국 2분기 내 많아야 2회 정도의 추가 인하 후 또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서게 될 듯.

이번 의사록에서의 압권은 역시 동결을 주장한 두 위원의 발언들. 위원 1은 1)1~2월 수출 물량은 좋았으니 3월 지표도 괜찮을 것이고, 2)물가는 하반기로 갈수록 반등할 것이며, 3)가계부채가 우려된다, 는 점들을 동결의 근거로 들었다. 나는 동의하지 않지만 가능한 주장이다. 특히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가계대출을 제외한 기업대출에만 신용을 공급하다면 가계부채 증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경기부양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추가적 금리 인하는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지 못한 채 한계기업을 연명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구조개혁을 가로막는다' 는 부분은 이해불가. 쉽게 말해 한국의 금통위원들 중 한 명은 '망할 곳들 좀 망해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통화정책이 경기회복을 위한 마법은 아니고, 재정정책을 쓰자' 라는 주장도 참 대단하다. 통화정책의 효과에 회의적인 사람이 통화정책 결정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인데, 효율적 시장 가설을 믿는 사람이 주식매니져를 하고 있는 격이다. 어떤 주식이 좋을지 토론하기 위해 종목회의를 열었더니 하는 말이 종목을 잘 고르는 것이 수익률 개선을 위한 마법은 아니란다.

오늘의 주인공은 동결을 주장한 위원 2. 설명이 필요 없다. 몇 부분만 발췌해 보겠다.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회복되지 못하는 것은 우리 사회시스템 및 이에 대한 국민 신뢰의 위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국민들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잠재성장률의 회복 제고에는 한계가 있음'

'추가적 금리 조정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길을 가는 것. 새로운 길이라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의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등 좀 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저물가에 대한 대책으로) 종래 물가상승기에 도입된 각종 공공요금 및 서비스 요금 억제 관행에 대해서는 해당 정책당국에 정상화를 요청할 필요가 있음'

퇴근하고 읽다가 정말 박장대소했다. 세상에. 최근 블로깅 했던 'A story of the hospital of Korea'가 소설이 아니었던 것이다.

2015년 3월 31일 화요일

On how I project the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A primary economic data in the Korean fixed income market is an industrial production index. This monthly data, although the BOK's monetary policy is not so data-dependent, frequently influences the market because the data represents a condition of manufacturing sector, which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parts in the Korean economy.

Then how can we forecast this data? My recent research suggests that the 'base effect' is a valuable source to anicipate the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index.


Exhibit 1. y-o-y change of the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1)

The charts attached above illustrate y-o-y change of the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from 2012 to 2014. Even in a glimpse view, the headline data tends to be released in the opposite direction of the data released a year ago. A correlation coefficient between series of 2012 and 2013 is -0.81, and between 2013 and 2014 is -0.60.

The reason why this phenomenon occurred is that the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is in a flat trend. See the chart below.


Exhibit 2. y-o-y change of the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2)

Not only the industrial production but also almost every economic indicators in Korea have continued to be flattened since 2012, and it made a base effect dominant. Thus if you want to project Korean industrial production, above all things, check the data of previous years as long as this flat trend is prolonged.

2015년 3월 21일 토요일

장기 보수 시대 & 정의란 무엇인가? & 중국어

1.
신기주 기자님의 신간이 나왔다. 전작인 '사라진 실패'처럼 매력적인 문장들로 가득 차 있어 읽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지인들에게 '사라진 실패'를 빌려줬을 때 반응이 좋았었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일 듯 하다. 다만 눈에 띄는 표지 색상과 제목 때문에 지하철에서 읽을 때 조금 눈치 보이기는 했다. 분명 누군가는 나를 보며 내 백팩 안에 촛불이 있고, 이어폰에서는 나꼼수가 흘러나올 것이라고 상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백팩엔 노트북과 운동 후 갈아입을 속옷이 있고, 이어폰에서는 비긴어게인 OST들이 재생된다.

대부분의 책들은 한 가지 컨셉을 설정하고 그에 부합하는 사례들을 제시한다. Top-down적인 접근이다. 미국 경기가 좋으니깐 주식을 사자고 첫 챕터에 주장하고, 두번째 챕터부터는 섹터별로 왜 좋은지 나열한다. 첫 챕터의 로직만 이해하면 그 다음은 읽지 않아도 무방한 책들이다. 한편 '장기 보수 시대' 같은 책들은 현상의 파편들을 통찰로 꿰어내 결론에 도달한다. Bottom-up적인 접근이다. 현재의 주택 재고 수준과 Single family home sales의 증가세로 미루어 볼 때 미국 부동산이 좋을 수 있다, 는 등의 디테일들을 수 없이 조합해 결국 미국 경기는 좋다고 주장하는 격이다. 책에 버릴 문장이 하나도 없다. 현실에서는 두 접근 모두 의미가 있지만 책으로서의 가치는 후자가 압도적이다.

단점은 읽고 난 후 개인적으로 정리해두기 어렵다는 것. 내 언어로 정리를 하고 나면 책보다 긴 분량이 될 게 뻔하다. 그냥 다시 읽는게 낫다.


2.
유경PSG운용의 강대권 CIO님은 최근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블로깅을 하셨다. '어쩔 수 없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일 때 세상은 어떻게 되는 걸까' 라는 마지막 문단의 글귀는 울림이 크다.

물론 유경PSG가 소송에서 삼성공조를 이겨도 세상이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삼성공조가 백기를 들며 배당을 확대하고, 위기감을 느낀 타 회사들까지 주주들에게 돈을 푸는 아름다운 모습이 목격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지는 않아도 유경PSG는 바뀔 수 있다. 소송에서 지더라도 유경PSG는 궁극적으로 더 좋은 회사가 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때 바뀌는 것은 세상이 아닌 나 자신이다.


3.
중국어 회화를 1:1로 과외 받는 비용이 한 달에 20만원이라는 사실을 오늘 점심시간에 처음 알았다. 최소 40만원은 드는 영어회화 과외에 비해 대단히 싼 가격인데, 역시 나는 당분간 중국어를 배우지 않을 듯 하다. 배움에 지불하는 가격은 그것의 가치와 일치하는 경향이 대단히 뚜렷하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영어가 fluent하지 않은데 중국어를 공부하는 것은 대체로 비효율적인 선택이다.

참고로 앙드레 코스톨라니에 따르면, 투자를 배우기 위해서는 세 번의 파산이 필요하다.

2015년 3월 17일 화요일

My technical views (4)

지난해 7월 내가 회사 동료에게 말했다. 'ECB가 QE를 하면 QE 때문에 유로화가 약세로 갈 것이고, QE를 안하면 유로존이 망가져서 유로화가 약세로 가지 않을까?'

그리고 지난주 지인이 내게 말했다. '그 때 생각대로 했으면 은퇴를 3년은 앞당길 수 있었겠네'

아쉽지만 별 수 없다. 연말만 되어도 또 다른 주인공들이 등장해 있을 것이다. FX 중에 그럴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것은 KRW short. 유로화 때와 비슷한 로직이며, 기술적으로는 1,120원 훼손 여부를 관찰.



2015년 3월 15일 일요일

A story of the Hospital of Korea

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신종플루에 걸렸다. 열이 펄펄 끓어 거동하기도 힘든 몸을 간신히 이끌고 응급실을 찾았다. 다행스럽게도 병원에는 의사가 7명이나 남아 있다. 침상에 누워 헐떡거리는 환자를 두고 어떠한 처방을 내릴 것인지에 대해 의사들간의 토론이 시작되었다.

'타미플루와 해열제를 급히 처방해 신종플루를 낫게 합시다' 라고 한 의사가 주장했더니, 다른 의사가 '위염이 지병인 환자에게 감기약을 처방하다니 제정신이냐' 고 강하게 반박한다. '위염에 감기약을 먹으면 좋지 않은건 나도 알지만, 일단 신종플루를 치료하고 위염 처방은 따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다시 반박하면서 토론은 격화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의사들의 발언이 조금 이상하다. '지금 필요한건 위염 수술이지 해열제가 아니다' 부터 시작해서, '해열제와 타미플루를 처방해도 위염은 치료되지 않는다' 라고 말하는가 하면, '열이 39도면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다' 라는 의견도 나온다. '약을 먹어서 독감이 치료되는 효과와 약 때문에 위염이 악화되는 효과를 같이 고려하면 전체적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거나 부정적이다' 라는 전문적인 소견도 등장하고, 또 다른 의사는 근엄한 목소리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라고 주장한다.

그렇게 4시간 정도가 흐른 뒤, 마침내 온화한 표정의 병원장이 정신이 아득해져가는 환자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일단 타이레놀을 반 알 정도 드릴게요. 지켜본 뒤 차도가 없으면 반 알 정도 더 먹어 봅시다. 참고로 이 처방에는 두 명의 의사가 반대 의견을 냈어요.'

2015년 3월 12일 목요일

15/03/11

1.
홍광호와 박정현의 'Come What May'. 따로 의도한 것은 아닌데 자꾸 박정현을 포스팅하게 된다. 그만큼 나가수 시즌3은 박정현이 타 무대들을 압도하고 있는 듯. 예전에 두 사람의 열애설이 흘러나왔던 적이 있는데 둘의 무대를 보면 왜 그런 오해를 받았었는지 이해가 간다. 홍광호는 드라마틱하면서도 대단히 파워풀한 소리를 가진 궁극의 뮤지컬 배우. 홍광호의 '맨 오브 라만차'는 별 생각 없이 관람했다가 거의 울 뻔 했었다.





2.
중국판 나는 가수다의 黄绮珊(황기산)의 무대. 노래 제목이 离不开你(리불개니)인데 '당신을 떠날 수 없어요'라는 뜻이라고. 내가 중국 노래들을 따로 챙겨 듣지 않는 탓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무대 가창에 무리가 없는 발성을 구사하는 중국 가수는 처음 접한 듯 싶다. 10년간 무명 가수로 활동하다가 주목받게 되었다고 하는데, 나가수 포멧을 중국으로 수출한 것은 대단한 일이나 과연 잘 한 일일까, 금 채굴 기계를 수출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상상.





3.
오늘은 우연히 Raymond Dalio의 글을 읽다가 근래의 주변 상황이 겹쳐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나와 반대의 뷰에 과연 나는 얼마나 세심히 귀기울이고 있는가. '나와 다른 뷰가 있으면 알려줘' 라는 말을 하기 전에 내가 과연 다른 뷰를 진심으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타인에게 비춰지는지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아마 그렇게 비춰진다면 내가 저런 말을 하기도 전에 나와 다른 뷰를 상대가 먼저 제시할 것이다. 그럼 거꾸로 타인의 뷰를 그다지 듣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역시 적당히 동의해 주는 것이 가장 편할 것이다. 그러나 그 뷰의 오류가 너무나도 명백해 보이고, 심지어 그 사람과 같은 배를 탄 입장이라면? 뷰에 동의해주되 다른 로직을 통해 결론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타인의 뷰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 가진 뷰는 사실상 신앙에 가깝기 때문에, 그 뷰의 약점을 아무리 지적해봐야 실익 없이 관계만 나빠진다. 완강한 사람이 'A회사의 신상품이 잘 팔릴 것 같아. 주식을 사자.' 라는 뷰를 제시하면 '같은 상품을 B회사에서 냈다가 쫄딱 망했었습니다' 라고 지적해주기 보다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도가 강하니깐 조금만 지켜보시죠' 라고 말하는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

2015년 3월 11일 수요일

기준금리 인하의 당위성

한국 채권시장과 환율시장의 흐름을 보면, 이미 3~4월 내 한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시장에 60% 이상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여전히 금리 인하에 대한 회의적 의견들이 꽤 있는데, 그 의견들에 대한 나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1. 미국이 금리를 올릴텐데, 한국이 금리를 내리면 자본 유출이 발생한다.

2005년대 중반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었던 사례도 있지만 뚜렷한 자본유출은 관찰되지 않았다는 견해를 이미 블로그에 밝혀온 바 있다.

블로그 글 1 링크 - How much time is left for the BOK?
블로그 글 2 링크 - 불황의 경제학

기준금리 역전은 한은 입장에서 분명한 부담요인이지만 역전까지 룸은 아직 남아있고, 오히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한 달이라도 빨리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침 오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님의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하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인터뷰가 보도되기도 했다.



2. 금리 인하를 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될 것이다.

가계부채 총량의 증가세가 금리 인하 시에 가속화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실질적인 이자비용 부담은 오히려 경감될 것이고, 특히 금리 인하와 함께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 정책이 병행된다면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운신의 폭까지 추가로 획득할 수 있다. 역시 비슷한 맥락의 글을 포스팅했었다. 연습 중인 영어 글쓰기라서 엉망이긴 하지만.

블로그 글 링크 - Will BOK's rate cut aggravate the problem of household debt in Korea?



3. 금리 인하를 해서 더 나아질 것이 없는데 왜 인하를 해야 하나?

교과서적으로 떠오르는 금리 인하의 효과는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이 자금을 싸게 조달해 투자에 나서고, 가계도 레버리징을 해 소비를 한다' 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투자를 할 곳이 없어 기업이 현금을 쌓아놓고 있기 때문에 투자 확대 효과가 없고, 가계는 임금정체와 부채부담 때문에 금리 인하에 따른 소비 확대 효과도 없다는 논리일텐데 꽤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금리를 왜 내려야 하는가? 이유는 간단한데 주변국들이 완화정책을 펼치고 있어 한국이 상대적인 통화긴축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들 내린다고 따라 내려야 하나, 라는 의문은 심정적 거부감에 불과하다. 그런 논리대로라면 미국이 금리 올린다고 우리나라도 따라 올려야 하나.

오늘 공개되었던 금통위 의사록에서 지적한대로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절상 중이다. 2012년 통안채 발행잔액이 164조이고 최근 잔액이 178조 정도인데, 증가율이 8%에 불과하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불태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것은 아니었던 듯하다. 오히려 위 포스팅 링크에서 그렸던 금융계정의 유출이 그나마 원화 강세를 저지해주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것만으로 유로와 엔의 동반 약세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꽤 늦은 감이 있지만 결국은 환율 관리를 위한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다. 원의 강세가 지속되면 수출은 더욱 둔화되고 기업경기도 엉망이 될 것. 최근 수출 부진이 유가하락에 따른 석유/화학 수출 가격 하락에 기인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철강, 자동차, 전기제품 등의 품목도 하향 추세인 것은 매한가지다.


게다가 '금리 인하를 해서 더 나아질 것이 없는데 왜 인하를 해야 하나' 라는 의문은 근거를 떠나 문장 자체에도 허점이 있다. 금리를 동결하면 그야말로 나아지는 것이 단 하나도 없을텐데, 그렇다면 왜 금리 인하를 주저해야 하는가?



4. 1월 지표가 나쁘지 않다.

1월의 한국 산생지표의 전월비 부진은 12월 자동차 밀어내기 생산에 따른 기저효과이며, 물가도 디플레이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백번 양보해서 1월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고 인정하자. 그러나 1월 지표가 좋았다고 인정하더라도 길게 보면 그것은 2012년 이후 3년간 부진에서의 일시적 개선이었을 뿐이다.


'그 관점이라면 지표는 이미 3년째 둔화 중인데, 이제와서 지표를 가지고 금리를 내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내 말이 그 말이다. 왜 이제와서 내리는가? 진작 내렸어야지.



5. 금리 인하는 양극화를 초래한다.

통화완화정책은 자산가격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람의 격차는 확대될 수 밖에 없다. 완화정책의 고질적인 부작용이다. 특히 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의 보유 여부는 한국인에게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화정책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의 부스팅은 많은 논란을 낳는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해 부동산 가격을 끝장내면 어떻게 될까? 드디어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지면서, 그 동안 부동산 투기를 하지 않고 착실히 돈을 벌어온 소위 서민들에게 집을 구매할 기회가 오는 것일까? 실제로는 주담대를 받아 집을 구매한 간당간당한 중산층은 파탄이 나고, 전세로 살며 집값 하락만을 기다리던 가계는 전세 보증금을 돌려 받지도 못하고, 은행의 위기가 기업으로 전염되어 한국 경기는 침체로 접어들 것이다. 아마 집을 제외한 현금을 50억 이상 가지고 있던 기존의 부자들 정도만 폭락을 즐기며 좋은 집을 헐값에 사들일 것이고, 몇년 뒤 경기가 회복되면 엄청난 수익률을 거둘 것이다.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집값의 하락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가, 아니면 집값의 상승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가? 지금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일부 용인하며 경기를 부양해야 할 때인가, 아니면 경기가 망가지더라도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해 통화 긴축을 해야 할 때인가?

2015년 3월 7일 토요일

완전고용을 향해

어제 발표된 미국의 2월 비농업고용은 +295K로 전망치였던 +240K를 크게 상회했다. 달러 강세는 강화되었고, 미국 주식은 장초반 고민을 했지만 tightening을 우려해 하락했고, 미국 금리는 크게 올랐으며, 닛케이는 엔 약세와 미국 주식 약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금리 인상 초기의 각 시장의 반응을 잘 예고해 준 흐름이었다고 생각한다. 비농업고용은 동부 기준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되는데, 어제는 31분까지 BLS사이트가 다운되어 발표가 지연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자율이나 환 트레이더들은 아주 쫄깃한 1분을 보냈을 듯 하다.

미국 비농업고용 수치를 가늠해 보는 데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가장 간단한 것은 역시 주간실업수당청구건수, ADP고용, ISM제조업/서비스의 고용 부문을 확인하는 방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ISM, 주간실업수당, ADP의 순서로 신뢰도가 높다고 본다. 특히 이번에는 제조업ISM의 고용부문은 하락하고, 서비스ISM의 고용부문은 상승해 제조업 고용의 부진과 서비스 고용의 개선을 암시했었는데, 역시나 제조업 +8K 서비스 +259K으로 차별화를 보였다. 다만 서비스 부문의 증가폭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실업률은 드디어 Yellen의장이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시절 언급했던 NAIRU인 5.5%를 기록했다. New NAIRU가 대략 5.2%~5.3%수준임을 감안한다면, 연준이 6월부터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일단 최소 patient 문구는 상반기 내에 삭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비농업고용발표 직후, NAIRU 예측과 무관하게 인플레이션 상승이 관찰되지 않는 한 금리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글을 크루그먼이 썼다. 섣부르게 금리를 올려 버리면 대공황이나 유동성 함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 인상을 조금 늦춰봤자 위험한 일이라곤 2%를 조금 넘는 수준의 인플레이션 뿐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재표명한 것. 지난 의회 증언으로 미루어 볼 때 Yellen의장도 비슷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지금까지도 주목을 받긴 했지만, 미국의 임금 관련 지표는 당분간 더 큰 주목을 받게 될 것.

2015년 3월 4일 수요일

My technical views (3)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의 주인공은 닥스와 닛케이. 닥스는 전형적인 liquidity driven bull market을 연출 중이고, 닛케이는 multiple upgrade를 목전에 두고 있다.

둘 중에 좀 더 관심을 두고 있는 Nikkei의 차트.

1은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가 발표된 날이다. 이 날 닛케이는 4%이상 급등해 마감.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약 2% 상승한 지점에서 시가를 형성해 훼손하지 않았다. 기술적 분석에서 말하는 갭이 발생한 날.

재밌는 것은 그 때 발생한 갭을 약 2개월 넘는 시간 동안 지켜냈다는 점. 2의 지점에서 반등하는 닛케이를 보고 나름 갭의 지지력을 믿어 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추가 유동성 투입과 같은 강력한 매크로 이벤트가 나올 때 발생하는 갭은 신뢰성이 특히나 높다. 전일 발생한 이벤트를 가격이 전부 반영하지 못한 상태에서 장이 종료되고, 글로벌 마켓의 흐름을 통해 이벤트의 논리를 다시 한번 강화시킨 후, 다음날 시가에 모두 반영이 되어 지지되는 것이기 때문. 따라서 그 후 가격이 조정을 받더라도, 해당 이벤트의 방향성에 큰 변화가 없다면 갭은 대단히 유용한 매매 포인트가 된다.

연초 닛케이가 3의 지점에 왔을 때, 회사 동료에게 '닛케이가 올해의 저점에 온 듯 하다'고 말했으나 틀렸다. 얼추 비슷은 했지만 진짜 저점은 4였으니. 이럴 때에는 대충 갭 근처에서 매수해보고, 갭이 완벽히 채워지는 지점을 loss cut 라인으로 잡으면 좋다. 그 라인을 loss cut을 잡는다는 것은, 갭에서 발생했던 매크로 이벤트에 별다른 방향성 전환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갭이 채워지면 시장의 컨센이 이미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일단 발을 뺀다는 것. 역시나 기술적 관점.

향후 닛케이는 어떻게될까. 기본적으로 나는 닛케이 강세론자이기 때문에, 3월 중 어느 때에 적절한 단기 이평의 지지를 받은(것 처럼 보인) 뒤, 재상승 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그게 언제인지, 어느 이평인지는 나도 모른다. 소설을 쓰자면 온갖 기술적 이론을 동원해 쓸 수는 있겠지만 무의미하다. 굳이 테크니컬한 어드바이스를 하자면, 닛케이는 이미 일봉이 아닌 월봉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정도.

2015년 3월 1일 일요일

Will BOK's rate cut aggravate the problem of household debt in Korea?

Will BOK's rate cut exacerbate the problem of household debt in Korea? From the BOK's point of view, the answer is 'yes'. According to the latest Monetary Policy Committee Minutes, all of the meeting members argued that the increase in household debt is a main concern for additional monetary accommodation. Their main argument is that the lower interest rates will cause the increase in total lending to households in Korea.


Exhibit 1.Korean household debt(y-o-y) & the BOK's policy rate
(source : BOK)


The Exhibit 1 shows the y-o-y change in total household debt and the change in policy rate in Korea, as of 3Q 2014. The increasing rate of total household debt has been accelerated, since the BOK's rate cut in 2Q 2012. Accordingly, considering record-high household debt(around 1,040 trillion won), the arguments of the BOK's voting members seem reasonable.

By the way, what if we change our perspective of the 'problem of household debt'? What if we see a pragmatic measurement of household debt instead of a total size of household debt? Here I illustrate two cases like a table below.


Exhibit 2.



The case 1 describes the interest charge to household in case of the current policy rate, with an assumption of 7% annual growth rate of the total household debt. The case 2, on the other hand, represents the interest charge to household in case of 50bp rate cut, with an assumption of 10% annual growth rate of the total household debt.

The Exhibit 2 clearly shows that the rate cut would reduce the burden of the household, because a rate of decrease in interest charge(17%) is much bigger than a rate of increase in total household debt(10%). The reason why this phenomenon occured is that the absolute level of interest rate is already low. If the current interest rates stayed above 5%, the rate of decrease in interest rate should drop to 10%(5% -> 4.5%).

Setting aside the household income accumulation effect driven by a boost in business condition through the rate cut, the BOK's additional rate cut will not aggravate the problem of household debt, in my view. Even if the size of household debt is still agitated, that issue should be controlled by a stricter loan regulation like DTI/LTV, not by a monetary policy.

2015년 2월 26일 목요일

이미테이션 게임

우리는 예의와 규범을 체득하면서, 그리고 다방면의 지식을 습득하면서 '세상에 정답은 없다'는 명제에 지나치게 종속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삶의 상당히 많은 부분에 정답이 존재한다. 공부가 부족해 깨치지 못했을 뿐이거나, 혹은 알아도 타인과의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 침묵할 뿐이다. 기존의 잘못된 통념이 견고할수록 그것을 깨려는 개인의 시도는 더 큰 관계적 비용을 수반한다. 가끔 그것을 깨고 정답을 외치는 사람이 등장해 위대해지지만 필연적으로 외로워진다. 내 생각에 그런 사람은 착한 사람이기보다는 심미성을 추구하는 사람일 확률이 높다. 즉, 저 사람이 잘못된 생각을 가졌다는 점이 안타깝고 답답하고 도와주고 싶어 정답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저 생각의 아름답지 못함을 참을 수가 없는 것이다.

2015년 2월 24일 화요일

불황의 경제학

왜 크루그먼의 책을 이제서야 읽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자책감과, 이제라도 읽기 시작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 중에 어느 것이 더 큰지 잘 모르겠다. 내가 책을 읽으며 따로 북마크를 하지 않는 경우는 둘 중 하나. 1)북마크를 할 만한 문장이 단 하나도 없어서, 2)책 전체를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을 만큼 내용이 알차서, 인데 크루그먼의 책은 후자에 해당했다. 흔히들 어빙피셔의 실패와 케인즈 파산 경험을 예로 들며 경제학 역량과 투자는 상관관계가 없음을 역설하지만, 글쎄, 크루그먼이 투자를 했더라면 적어도 최근 10년 정도의 성과는 훌륭하지 않았을까.

크루그먼에 따르면 국가경제의 신뢰도 차이에 따라 환율 절하 시의 결과가 엇갈리게 된다. 아시아 금융위기 시절 투자자들은 호주달러의 절하를 건실한 경제를 가진 호주에 투자할 좋은 기회로 여겼다. 그에 대한 결과로 호주달러의 하락은 자기제한적인 모습을 보였고, 실제로 호주는 아시아 위기 중에도 호황을 누렸다. 즉, 호주라는 국가의 경제에 대한 신뢰가 실제적인 이득으로 연결된 셈. 반면 지난 20년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의 루피화 가치 하락은 Crisis를 떠올리게 했고, 자본유출이 발생해 실제로 Crisis가 나타났다.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국가들의 환율 절하는 호황의 기회가 되었지만, 신뢰도가 낮은 국가들의 환율 절하는 자본유출을 야기했다는 것. 신뢰도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 국가경제의 신뢰도는 어느 수준일까? 한국은 선진국인가, 아니면 여전히 이머징 마켓인가? 몇 가지 지표와 가격의 움직임들로 미루어 볼 때, 한국은 여전히 이머징 마켓에 속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작년에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절하율과 CDS상승률을 GDP로 가중평균해 추이를 살펴본 적이 있는데, 대체로 코스피의 움직임과 역행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이머징에서 돈이 빠지고 CDS가 상승하면 코스피도 하락세를 보인다. 또 하나의 자료적 근거는 SK증권 이은택 연구원님의 2015년 전망 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의 PER은 이머징 마켓의 PER에 동행한다.

사실 한국이 이머징에 속한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굳이 위와 같은 자료를 제시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김태희가 미녀라는 것에 증명이 필요한가?), 여튼 결론은 그렇다. 한국은 여전히 이머징이다. 그리고 이것이 금리인하를 반대하는 진영의 주된 논거 중 하나일 것이다. 미국이 곧 금리를 인상할텐데, 한국이 금리인하를 하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자본이 유출되어 제2의 IMF가 찾아온다는 것. 이머징에 속한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진다면 돈이 몽땅 빠져나간다는 것.

그러나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내외금리차가 좁혀진다는 사실 자체가 자본 유출을 유발할까? 아래는 국제수지 금융계정과 한-미 3년물 금리차를 함께 그려본 차트.

2012년부터 최근까지의 추이만 놓고 보면, 내외금리차의 축소가 자본유출을 유발했다는 주장이 타당해 보일 수도 있다. 한-미 3년물 금리차가 300bp에서 100bp까지 축소되는 동안, 월간 금융계정 순유출 규모는 월 30억불에서 80억불 수준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시계를 확장해 놓고 보면 내외금리차와 금융계정 순유출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양국의 금리가 역전되기까지 했던 2005~2006년에도 금융계정 순유출 규모는 전혀 확대되지 않았다.

즉, 한국이 이머징급의 신뢰도를 가진 것은 맞다. 따라서 한국에서 위기의 시그널이 포착되면 자본 유출은 대단히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내외금리차가 좁혀지거나 혹은 역전되는 것이 위기의 시그널인가? 그건 아닐 것이다. 미국보다 한국의 금리가 낮다는 것을 이유로 한국에서 돈을 빼려는 유인이 클까, 아니면 한국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해서 가계 이자부담이 폭발하고 기업경기가 엉망이되었을 때 한국에서 돈을 빼려는 유인이 클까? 후자가 더 클 것이다.

다시 환율로 돌아와서, 그럼 달러/원 환율은 어떻게 될까? 주변국의 완화 기조에 이끌려 마지못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되면 원화는 절하되겠지만, 이미 환시는 그런 기대감을 반영 중이기에 폭이 급격하지는 않을 것이고,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선에서 절하는 멈출 것이다. 내외금리차를 인식해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는 엉망이되면서 Crisis를 떠올리게 할 정도의 급격한 원화 절하가 진행되고, 한국은 침체에 빠질 것이다. (쓰다보니 원화 숏은 참 매력적이란 생각이 든다. 기술적으로도 1,120원 안착 시 추가 약세를 기대해 볼 만한 상황.)

결국 현재 일각의 우려와는 정 반대로 한국의 신뢰도는 오히려 금리 인하를 통해서 얻어질 수 있다. 돈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는 격언을, 돈은 국채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국채금리가 높은 나라로 흐른다고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돈은 밸류가 낮은 곳에서 밸류 높은 곳으로 흐를 뿐이다. 문제는 한국이 불황의 경제학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국가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