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초반 공개되었던 6월 금통위 의사록을 정리해 보았다. 위원별 멘트를 간략히 쓰고 밑에는 내 생각을 첨부. 의사록 순서 그대로이며, 위원 매칭은 내가 임의로 추정해 본 것.
위원1(인하) - 함준호 위원 or 장병화 위원
수출은 부진하지만 물가 하락세는 멈췄다. 금리 인하는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 추가 인하는 어렵다.
위원2(인하) - 함준화 위원 or 장병화 위원
수출은 부진하지만 물가는 서서히 반등할 것. 금리 인하는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 인하하여 운용하면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자.
-> 두 위원 나름 현재 금통위에서 매파로 분류된다. 그러나 별로 가치있는 의견을 내지는 못하는 사람들. 메르스 때문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논리는 너무도 조악하다(메르스가 아니더라도 한국 경기는 이미 나쁘다). 그럼 메르스가 마무리되면 금리를 올리기라도 할 것인가. 메르스에 대한 선제적 조치라기 보다는 메르스에 왜 아무 대응을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두려워 본인들을 선제적으로 방어한 것. 다분히 정치적인 사람들.
위원3(인하) - 하성근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며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다. 디스인플레 추세는 안정화되고 있으나 기조적인 저물가는 여전, 재고출하비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가동률도 최저다.
기준금리가 역사적 최저점에 이른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는 상당한 부작용과 위험이 수반될 수 있다. 그러니 미시감독 강화와 거시건전성조치, 외인자본 유출입 모니터링, 구조개혁 가속화와 같은 요인에 유념하여 경제 및 금융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 시 적절한 조치가 적기에 시행될 수 있도록 정책공조를 강화하자.
구조개혁 가속화를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을 방지하고, 구조개혁에 단기적으로 수반되는 총수요와 물가의 하방 위험을 완화적 통화와 재정정책으로 대응하며, 미시감독 및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자.
-> 역시나 현재 상황을 제일 정확히 평가하고 있는 위원. 두번째 문단은 얼핏 읽으면 추가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말처럼 보이지만, 뉘앙스를 잘 보면 추가 금리 인하를 위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에 더 가깝다. 따라서 하성근 위원은 7월에도 추가 인하를 주장할 확률이 꽤 높다.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면 한국 단기 채권 금리는 꽤나 하락할 것. 지금은 추가 인하 기대감이 전혀 pricing되지 않고 있기 때문.
마지막 문단은 읽으면서 속이 다 시원했다. 지금 한은이 가야할 길을 한마디로 제시.
위원4(동결) - 문우식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 1/4분기 실질국민소득 성장률이 증가한 것을 보면 유가 하락에 의한 저물가는 좋은 디스인플레이션. 메르스로 금리 건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금리 인하하면 전세가 상승을 통한 주거비용 증가나 이자수지 악화로 소비를 제약한다. 기업은 금리를 낮춰줘 봐야 투자할 곳이 없어서 투자하지 않는다. 또한 금리 인하와 환율간의 관계는 한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으므로,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인하로 대응하려는 것은 논리도 약하며 환정책을 위해 통화정책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구조개혁을 하자.
-> 당초 예상했던 성장 경로로 가고 있다는 것이 당췌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다. 혼자 3% 이하의 성장률을 미리 예상하기라도 했다는 것인가. 그리고 실질국민소득 성장률이 증가한 것을 보니 디스인플레가 좋다는 것도 이해불가. 물가가 낮기 때문에 실질국민소득이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 논리대로라면 디플레이션은 경제에 아주아주 좋은 것이려나.
두번째 문단의 앞부분은 일견 맞는 부분도 꽤 있다. 그러나 환율 부분 부터는 역시나 오징어 같은 주장. 금리와 환이 한 방향이 아닌 것은 맞지만, 중앙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겠다는 스탠스만 명확히 취해도 환은 약세로 간다. 즉, 금리와 환이 한 방향이 아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한은 자신이다.
마지막으로 통화 완화 없이 구조개혁을 하자는 것이 웃기는 소리라는 것은 전에도 포스팅 했었다. 독감 환자에게 약을 주지 않고 '우리나라는 항생제 처방이 과한 나라에요. 그리고 약을 먹고도 독감이 낫지 않는 사례도 있어요. 평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서 체질개선을 하세요' 라는 말만 되풀이 하는 격. 문장만 놓고 보면 틀린 것 같지 않지만, 말을 뱉는 상황을 같이 고려해보면 이 만큼 바보같기도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위원5(인하) - 정순원 위원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거나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 감소가 생산 등으로 파급되는 기미가 있다. 물가는 담뱃값 제외 근원인플레가 여전히 낮다. 여기에 원화까지 절상 중.
미 연준이 조만간 인상에 나설 것이므로 정책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지체 없이 추가적 금융 완화를 단행하는 것이 바람직. 가계부채는 명목소득 제고를 통해 부채 상환능력을 키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 정순원 위원도 팩트를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두 번째 문단은 매우 예리하다. 정순원 위원도 7~8월 중 소수의견을 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위원6(인하) - 정해방 위원
-> 별로 멘트를 정리할 것이 없다. 성장경로의 하방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자는데, 전반적으로 본인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느낌.
결론적으로 나는 7~8월 금통위의 인하 소수의견을 예상. 그러나 역시 실제 인하는 10월 이후에나 단행될 듯.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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