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가씨의 주요 인물들은 각자 저마다의 미학관을 지니고 있다. 코우즈키는 본인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변태적 욕망을 통해 표출하고, 백작은 가격을 보지 않고 비싼 와인을 주문하는 태도에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그러나 그 둘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타인의 어마어마한 희생을 필요로 한다. 그 누구의 희생도 강요하지 않는 아름다움은 히데코와 숙희의 로맨스에서만 나온다. 그래서 그들이 이루어진다는 결말은 아주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너무 뻔할 정도다.
나에겐 상영시간 내내 몰입할 수 있는 매끄럽고 훌륭한 영화였지만, 이 영화가 불편하고 별로였다는 몇몇 사람들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이해는 간다. 그러나 바로 그들이 불편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는 것에 이 영화의 대단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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