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 연휴 시작 직전인 지난 금요일 밤에는 미국의 비농업 고용 발표가 있었다. 예상치인 190K보다 부진한 151K였고, 노동시장참여율의 반등으로 실업률은 4.9%로 내려왔지만 U6실업률은 전월과 동일한 9.9%를 기록. 세부항목을 보면 날씨 탓에 숫자가 부진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다만, 뜬금없이 견조한 제조업 고용(+29K)은 현재 제조업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조만간 다시 망가질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 임금은 +0.5%MoM으로 예상치인 0.3%MoM을 상회했다.
고용지표에 대한 반응은 시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났다. 미국채는 발표 직후엔 전구간 약세를 보였지만 장중 약세폭을 전부 회복했고, 지난 몇일간 조정을 받던 USD는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 특히 엔과 유로보단 호주달러와 같은 아시아통화에 대한 강세가 뚜렷했다. 가장 반응이 격렬했던 것은 주식으로 S&P는 -1.85%, 나스닥은 -3.25%폭락.
논팜 발표와 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보고 드는 생각은,
1) 연준의 3월 인상이 어렵다는 점을 채권시장에는 이미 1월 초부터 프라이싱하기 시작했었고, 지난주부터는 더들리와 피셔의 일보 후퇴한 발언들로 FX시장에도 인상 연기 가능성이 반영되고 있었다. 그렇게 인상 지연 가능성이 시장에 만연함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별다른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만큼 약세장이라는 뜻이었고 결국 고용지표 발표에 주식시장은 하락했다.
즉, 이번 고용지표가 호조였다면 연준의 인상에 대한 우려로 주식은 하락했을 것이고, 고용지표가 부진했다면 경기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연준의 인상 연기 기대감을 압도하며 주식은 역시 하락했을 것이다. 금번 비농업 고용은 두 케이스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스킴인데도 불구하고 미리 인지하고 미국주식 숏 포지션을 떠올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울 뿐. 생각을 부지런하게 하지 못한 결과.
2) USD의 단기 향방은 고용지표보다는 수요일 옐런의장의 증언에 달려있는 듯. 증언 전까지 USD가 다시 약세로 간다면 옐런의장의 증언은 hawkish하게 받아들여질 듯 하고, USD가 미리 강세로 많이 가 놓는다면 증언은 dovish하게 받아들여질 듯. 한마디로 증언은 중립적일 듯하고, 발언 직전의 환 레벨이 더 중요해 보인다.
3) 미국채는 레벨로 봤을 땐 3월 인상 가능성을 거의 10%초반 수준으로 낮게 프라이싱 중. 그러나 2-10년 커브는 상당히 플랫되어 있으며, 설령 3월에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10년물 금리가 의미있게 뜰 가능성은 낮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
옐런의장의 증언을 재료로 하는 2번 컨셉의 USD 매매가 나빠 보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썩 내키지도 않는다. 회사에 구축한 한국물 커브 플랫은 최소 금통위 전까지는 유효하겠으나 그것도 운용사 롱온니 펀드 입장에서나 편할 것. (운용사 롱온니 펀드에서 플랫이란 결국 3년물 비중을 BM보다 낮게 하고 10년물 비중을 높이는 것을 의미하는데, 지금 처럼 3년물이 1.50에 머물러있으면 플랫을 갈 때의 캐리 기회 손실이 0이 된다. 3년물 비우고 남게된 현금이 어차피 1.50초반의 하루짜리 콜이나 레포로 운용되기 때문. 즉, 플랫 포지션을 역캐리 부담 없이 갈 수 있다.)
명절 연휴 기간 동안의 미국시장 흐름과 춘절 이후 위안화의 방향까지는 일단 지켜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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